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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강론 82
요한계시록 21:5-8
이루었도다
성경에서 ‘말씀’이라고 할 때 히브리어 ‘다바르’는 말과 행동을 분리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에게 있어서 말씀이란 ‘말과 행동’이 같이 포함된 의미이다. 선포하시는 것과 그 말씀대로 성취되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다. 이런 점에서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언약으로 주신 것들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어떻게 온전히 성취되었는가를 보여준다.
“보좌에 앉으신 이가 이르시되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하시고 또 이르시되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되니 기록하라 하시고”(5절). “보좌에 앉으신 이”는 20:11에서 “크고 흰 보좌와 그 위에 앉으신”, 즉 예수 그리스도를 말씀한다. “보라”(헬, ‘이두’)는 여기에 집중하라는 의미의 표현이고 “만물”의 헬라어 ‘파스’는 ‘모든, 온갖, 각각의 모든’이라는 뜻이다. 단순히 모든 피조물이라는 차원에서 만물이 아니라 새 하늘과 새 땅, 거룩한 새 예루살렘이 된 존재를 지칭한다.
여기서도 “새롭게”는 ‘카이노스’로 이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것이다. 그런데 “새롭게 하노라”라는 말씀이 현재형으로 표현되어 계속 새롭게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4절에서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라고 하였는데 ‘아페르코마이’는 ‘떠나갔다’라는 뜻이다. 결국 새롭게 한다는 것은 창조 세계를 통해 보여주신 이 땅의 것으로 물질적이고 모형적인 것들이 다 떠나가고 새 하늘과 새 땅으로, 거룩한 새 예루살렘의 상태로 되었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교회가 되었다는 차원에서 표현하자면 옛 사람인 겉 사람이 떠나가고 새 사람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13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 14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15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16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17 또 오셔서 먼 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시고 가까운 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18 이는 그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엡 2:13-18)
9 너희가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고 10 새 사람을 입었으니 이는 자기를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자니라(골 3:9-10)
“이 말은” 하나님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신실하고”란 ‘피스토스’로 ‘믿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한다. “참되니”라는 말의 ‘알레디노스’는 어원적으로 ‘가리워져 있지 않음’을 뜻하는 ‘알레데스’에서 유래한 단어로 여기서 ‘진리’라는 ‘알레데이아’가 왔다. 진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렇다면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되니 기록하라”라는 표현은 오직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만 믿음이시고 진리가 되신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강조하여 기록된 말씀으로 주셨다는 의미이다. 1:1에서 선언하고 있듯이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이다. 따라서 요한계시록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복음을 말씀한 책이다.
“또 내게 말씀하시되 이루었도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라 내가 생명수 샘물을 목마른 자에게 값없이 주리니”(6절). “이루었도다”라는 말씀의 ‘기노마이’는 ‘생겨나다, 일어나다, 되다, 만들어지다, 행해지다’라는 뜻으로 16:17에서 일곱째 대접을 쏟으며 성전의 보좌로부터 “되었다”라고 선언한 것과 동일한 단어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동사직설법 완료 3인칭 복수로 쓰고 있다. 즉 ‘그들이 이루었다’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새 하늘과 새 땅,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인 교회를 온전히 이루었다는 선언이다. 누구에 의해 이루었는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이루어졌기에 ‘그들’이란 예수 그리스도와 한몸된 교회를 가리킨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상에서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요 19:30)
“머리를 숙이니”라는 말의 ‘클리노’는 머리를 ‘두셨다’라는 뜻이고(참고 마 8:20, 눅 9:58), “영혼”이란 ‘영, 성령’이고, “떠나가시니라”의 ‘파라디도미’는 ‘넘겨주셨다’라는 뜻이며, “다 이루었다”라는 말의 ‘테텔레스타이’(원형 : ‘텔레오’)는 ‘끝내다, 완성하다, 성취하다, 수행하다’라는 뜻이다. 즉 십자가 죽음으로 하나님의 언약이 온전히 성취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령을 넘겨주심으로 교회의 머리가 되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모든 것을 다 이루셨기에 진리 안에서 믿음이 된 자들이 교회이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라”라고 선언하신다. 이사야서에 보면 “이스라엘의 왕인 여호와, 이스라엘의 구원자인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나는 처음이요 나는 마지막이라 나 외에 다른 신이 없느니라”(사 44:6)라고 말씀한다. 그렇다면 구약에서 언약을 말씀하신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로 오셨기에 예수 그리스도 역시 알파와 오메가이며 처음과 마지막이 되신다. 언약으로 시작하신 분이 언약을 성취하심으로 완성하셨다.
16 만물이 그에게서 창조되되 하늘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과 혹은 왕권들이나 주권들이나 통치자들이나 권세들이나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 17 또한 그가 만물보다 먼저 계시고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섰느니라 18 그는 몸인 교회의 머리시라 그가 근본이시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신 이시니 이는 친히 만물의 으뜸이 되려 하심이요(골 1:16-18)
그래서 “내가 생명수 샘물을 목마른 자에게 값없이 주리니”라고 말씀하셨다. “이루었도다”라는 말씀 안에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목마른 상태에 있다. 왜냐하면 이 땅에서는 늘 윗물이 아닌 아랫물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씀 역시 구약에서 선지자를 통해 예언된 말씀이다.
1 오호라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 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 2 너희가 어찌하여 양식이 아닌 것을 위하여 은을 달아 주며 배부르게 하지 못할 것을 위하여 수고하느냐 내게 듣고 들을지어다 그리하면 너희가 좋은 것을 먹을 것이며 너희 자신들이 기름진 것으로 즐거움을 얻으리라(사 55:1-2)
이 땅의 존재는 말씀을 팔고 사는 거래를 한다. 그래서 비진리를 진리인 것처럼 하여 팔고 사는 일이 만연해 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거짓된 것이고 배부르게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아무리 수고하여도 즐거움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돈 없이 값 없이 사라는 것은 말씀을 팔고 사는 일에 사람의 행위는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진리에 목마른 상태를 예수님께서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들”(마 5:6)이라고 하셨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상태에 있는 것이 복이다.
17:1-2에 보면 “1 또 일곱 대접을 가진 일곱 천사 중 하나가 와서 내게 말하여 이르되 이리로 오라 많은 물 위에 앉은 큰 음녀가 받을 심판을 네게 보이리라 2 땅의 임금들도 그와 더불어 음행하였고 땅에 사는 자들도 그 음행의 포도주에 취하였다”라고 큰 성 바벨론은 음녀의 잔에 취하였다. 그러나 새 예루살렘 성은 음녀의 잔을 거부하였기에 이 땅에서는 목마름을 경험하며 지낼 수밖에 없기에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값 없이 생명수 샘물, 곧 진리로 충만하게 채우신다.
그래서 “이기는 자는 이것들을 상속으로 받으리라 나는 그의 하나님이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되리라”(7절)라고 선언한다. 언약이 성취되었음을 강조한 표현이다(창 17:7, 레 26:12, 렘 31:33, 겔 36:26-28). 하나님의 언약 성취에 근거하여 은혜로 진리가 된 자를 “이기는 자”라고 표현하였다.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기신 그 이김에 동참된 은혜를 입은 자이다(롬 8:37). 세상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죽고 살아나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는 자이고(2:7), 만나를 먹는 곧 말씀을 먹는 자이며 흰 돌 곧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이 된 자이고(2:17), 또한 흰 옷을 입은 자로 생명책이 된 자이며(3:5), 새 예루살렘이 되고 성전 기둥이 된 자이다(3:12). 그런데 여기서는 “아들”이 된 자라고 한다.
유대인들이 이로 말미암아 더욱 예수를 죽이고자 하니 이는 안식일을 범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자기의 친 아버지라 하여 자기를 하나님과 동등으로 삼으심이러라(요 5:18)
29 그들을 주신 내 아버지는 만물보다 크시매 아무도 아버지 손에서 빼앗을 수 없느니라 30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 하신대(요 10:29-30)
그러므로 “아들”이란 표현은 아버지와 하나 되어 동등함으로 아버지의 것을 “상속”(헬, ‘클레로노메오’) 받는다는 의미이다. 아들 됨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이고 은혜로 주어지는 것이다.
5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6 이는 그가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는 것이라(엡 1:5-6)
은혜로 하나님의 아들이 된 자와 대조된 자를 말씀한다. “그러나 두려워하는 자들과 믿지 아니하는 자들과 흉악한 자들과 살인자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점술가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거짓말하는 모든 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지리니 이것이 둘째 사망이라”(8절). “두려워하는 자들”의 헬라어 ‘데일로스’는 ‘비겁한 자, 겁내는 자’라는 뜻이고,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아피스토스’는 ‘믿음’이라는 뜻의 ‘피스토스’에 부정사 ‘아’가 붙은 합성어로 정확하게 표현하면 ‘믿음이 없는 자들, 믿음이 아닌 자들’이라는 말이다. “흉악한 자들”의 ‘브델륏소’는 ‘조용히 방귀 뀌다, 고약한 냄새를 풍기다’라는 말의 ‘브데오’에서 온 말로 ‘가증히 여기는 자, 몹시 싫어하는 자,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자’라는 뜻으로 우상과 관련하여 가증한 자라는 의미이다(롬 2:22).
“살인자들”(헬, ‘포뉴스’)이란 진리를 깨뜨리는 자이고, “음행하는 자들”(헬, ‘포르노스’)은 비진리와 연합하여 놀아나는 자이며, “점술가들”(헬, ‘파르마코스’)은 ‘약을 섞는 자, 술객’이라는 뜻으로 진리에 비진리를 섞는 자를 의미하며, “우상 숭배자들”(헬, ‘에이돌롤라트레스’)이란 하나님을 이방신을 섬기듯 하는 자라는 뜻이고, “거짓말하는 자들”(헬, ‘프슈데스’)은 비진리를 말하는 자이다. 곧 마귀를 아버지로 삼아 하나 된 자들이다(요 8:44).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이 아닌 자들은 비겁한 자들이며, 사망의 냄새를 풍기는 가증한 자들로 진리를 깨뜨려 다른 복음, 다른 예수, 다른 영을 말하는 자들로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지리니 이것이 둘째 사망” 가운데 있는 자들이다. 곧 이 땅에서 죽음 가운데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다. 그러나 오직 십자가 은혜에 의해 옛 율법인 예루살렘이 버려지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새 예루살렘이 된 자가 교회이고 곧 새 하늘과 새 땅을 사는 자이기에 바울 사도는 목숨이 유지되는 죽음이 의미가 없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는 것이라고 선포하였다.
20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지금도 전과 같이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하나니 21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22 그러나 만일 육신으로 사는 이것이 내 일의 열매일진대 무엇을 택해야 할는지 나는 알지 못하노라 23 내가 그 둘 사이에 끼었으니 차라리 세상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라 그렇게 하고 싶으나 24 내가 육신으로 있는 것이 너희를 위하여 더 유익하리라(빌 1:20-24)
(20240623 강론/주성교회 김영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