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체질 감별의 허와 실
나는 어떤 체질인가?
25%의 확률. 사상체질 감별의 허와 실
사상체질의학이 세상에 나오기 이전에는 모든 사람들은 같은 생리와 병리, 기전을 가졌다고 봤다.
하지만 한의학자인 이제마 선생의 사상의학이 나오면서 체질을 구분했고,
체질에 따라 질병 및 특징을 분류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체질은 알레르기 체질, 산성체질, 허약체질, 건강체질 등에서 표현되는 '체질'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타고날 때부터 장부의 균형에 의해 4가지 체질 중 한 가지를 갖게 되고,
이 체질은 평생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의학의 사상체질이다.
또 이 체질에 따라 사람의 병이나 치료뿐만 아니라 성격, 사회성, 재능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근래에 들어 사상체질의학이 더욱 관심 받고 연구되어지는 배경에는
그 뛰어난 치료효과를 들 수 있다.
하지만 효과가 큰 만큼 잘못 알고 있는 체질은 후에 큰 화를 불러올 수가 있다.
“저는 어떤 체질인가요?”
필자를 포함해 이 시대의 한의사들이 가장 흔히 받는 질문 중 하나이다.
TV나 대중매체를 통해서 이미 사상체질에 관한 정보는 넘쳐나고 있다.
따라서 소음인·태음인·소양인·태양인이라는 용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널리 알려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체질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반면
정확히 자신의 체질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
사상을 전공하는 한의사들도 체질감별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종종 ‘가끔 가는 한의원마다 왜 체질 진단이 다르냐’는 민망한 질문을 받기도 한다.
전문가들도 이러한데 일반인들이 잡지나 책에 실린 문답식 표를 통해 간단히 자신의 체질을 확인 한다면
잘 못된 체질을 알기 쉽고 음식이나 생활 관리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 선생님은 <동의수세보원> ‘변증론’ 편에서
‘내가 죽고 100년 후에는 사람들이 이 의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따라서 이 의학이 널리 퍼져 집집마다 개개인이 직접 자기 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되어
모든 사람이 건강을 누릴 것이다.’라고 하였지만
1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체질 감별의 어려움은 남아있다.
일반적으로 한의사들은 체형 · 성격과 인상 · 병적 증세 · 맥 · 체질약 반응 · 체질침 치료 반응 · 근력(오링테스트)등을 파악하여 체질을 가려낸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체질감별을 위한 객관성 있는 자료를 얻기 위해 설문을 작성해 통계를 모으기도 하고
진단기기를 응용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다.
사상체질 감별에 대한 많은 학설과 주장들이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한 가지가 있다.
현재까지 방법 중 체질 감별에 있어 가장 정확한 방법은 치료 뒤의 반응이라는 것이다.
체질에 해당되는 침을 맞고 난 뒤 또는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고 난 뒤의 반응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감별법이다.
전문가인 한의사의 일차적인 감별이후 그에 맞는 치료제 및 음식 관리로 경과를 살펴보고
체질을 판별하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
하체가 발달한 소음인 체형에 급하고 활동적인 소양인 성격을 가졌지만
치료에 대한 반응이 태음인으로 나왔다면 이 사람은 과연 어떤 체질인가?
일반인들은 소음인이나 소양인으로 알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보는 체질은 태음인이다.
이렇듯 오류를 범하기 쉬운 만큼 체질에 의한 관리를 하려 한다면
전문가와 지속적인 상담과 관찰을 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체질에 따른 음식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데
체질에 따른 음식이라는 것은 권장사항이지 필수 사항은 아니다.
가령 ‘닭고기가 몸에 안 맞는다고 하면 평생 안 먹어야 하나?’
그런 것은 아니다.
음식은 골고루 먹되, 문제가 될 만한 음식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차가운 과일이 좋지 않다면 너무 많이 먹지 않는 정도로 신경 쓰면 되는 것이다.
- 정윤봉 율한의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