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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 2016년 1·2월 새로 나온 책 소개 | 목록위원회 | 2016.12.29. | 28 |
○누구 엉덩이? 김정희 글│김유대 그림 사계절│2016.10.10.│22쪽│11,000원│그림책│3세
유아들이 좋아하는 동물의 엉덩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엉덩이, 엉덩이 누구 엉덩이?” 하고 묻는 앞장을 넘기면 엉덩이의 주인인 동물이 등장하며 누구 엉덩이라고 대답한다. 묻고 답하면서 동물들의 엉덩이를 보여줘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리듬을 타며 큰 소리로 읽게 된다. 단순히 누구 엉덩이라고 가르쳐 주는 데 머물지 않고 “날 따라 해 봐요, 요렇게!”, “엉덩이는 어디 있나, 요기! 톡톡.” 하며 놀이를 유도한다. 엄마와 아이가 묻고 답하고 동물들을 따라 엉덩이를 움직여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야기다. 엉덩이가 없는 뱀의 등장이 이야기에 반전을 준다. 뱀이 기어가다 아이 엉덩이에서 나온 방귀를 맞고 도망가는 마지막 장면이 재밌다. 동물들의 엉덩이를 따라하며 놀던 아이가 방귀를 “뽀 오 옹!” 뀌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결국, 아이가 엉덩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밝지만 촌스럽지 않고 차분한 색감이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김미경)
○안녕, 가을 케나드 박 글, 그림|서남희 옮김 국민서관|2016.9.13.|32쪽|10,000원|그림책|초저
집에서 나온 한 아이가 숲을 향해 “안녕, 늦여름 아침아.” 하며 산책을 시작한다. 아이는 숲과 동네를 지나며 만나는 동·식물, 물웅덩이, 쌀쌀한 날씨와도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는다. 아이가 “안녕, 나무들아.”라고 인사하면 나무들은 “안녕! 산들바람 솔솔 부니 가지들 살랑살랑 흔들려서 참 좋아.”라고 한다. 이들이 나누는 인사는 안부와 함께 계절이 바뀌기 직전에 자연에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는지를 이야기한다. 다람쥐는 아이에게 추워지기 전에 겨울 준비 때문에 같이 못 놀아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쌀쌀한 날씨는 아이에게 목도리를 꺼내라고 일러준다. 똑같은 숲이지만 아침, 해질 무렵, 어둠이 짙어진 밤 등 다양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숲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드러냈다. 시간의 흐름은 계절의 변화로 이어진다. 아이의 산책은 늦여름에서 시작해 가을을 맞이하면서 끝난다. 아이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초록빛 숲 속 풍경이 서서히 낙엽이 떨어지고 단풍이 물드는 밝은 갈색 숲으로 바뀐다.(김현정)
○나는 지하철입니다 김효은 글, 그림 문학동네|2016.10.10.|60쪽|14,500원|그림책|초고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길을” 달리는 지하철이 말을 건넨다. “나는 지하철입니다.” 그러자 보이지 않던 이야기들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회사원 완주 씨는 예쁜 딸 얼굴 한 번 더 보느라 매일 아침 바쁘게 달려온다. 지하철은 헐레벌떡 뛰어 무사히 자리에 앉은 완주 씨를 태우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다음 역에선 짭짤한 바다 냄새 풍기며 할머니가 올라탄다. 딸과 손녀가 좋아하는 문어랑 전복을 담은 할머니의 보따리가 정겹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엄마에게 가는 윤선 씨, 공부에 지친 나윤이, 떨리는 마음으로 무엇이든 파는 구공철 씨, 갈 곳 없는 취준생 도영 씨. 지하철은 다정한 목소리로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준다. 사실에 가까운 그림은 때론 가까이서 때론 멀리서 지하철 안과 밖의 풍경을 담는다. 수많은 나와 너, 우리가 그곳에 있다. 졸고 있던 완주 씨는 어느 역에서 내렸을까? 구공철 씨가 팔던 요술장갑은 누가 샀을까? 이런 것들이 궁금해진다면 그림을 다시 보자. 낡은 신발을 어루만지는 햇빛의 따스함과 글로 다 담지 못한 이야기가 그 안에서 반짝인다.(김연희)
○사라진 조우관 정명섭 글|이예숙 그림 사계절|2016.9.30.|172쪽|9,800원|우리동화|초고
고구려 소년 을지문덕이 아버지의 조우관 도난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집으로 돌이 날아와 장독이 깨지는 소동이 일어나고 아버지가 관직에 나갈 때 써야 할 조우관이 사라진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없다. 곧 말갈족 출신 하인인 덕보가 범인으로 지목된다. 그의 보따리에서 조우관 깃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을지문덕은 덕보가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덕보가 말 못할 사연이 있어 정체를 숨기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을지문덕이 꼼꼼한 관찰로 다른 사람은 생각지 못하는 단서를 찾아 사건을 추적하고 덕보의 누명을 벗기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또한 사건의 긴장감 못지않게 덕보, 경당의 설천 선생, 집사, 외삼촌 같은 인물이 엮어내는 이야기도 역사적 배경과 어우러져 재미를 준다. 문제가 다 풀렸는데도 덕보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집사는 쫓겨나게 되어 을지문덕은 안타깝다. 설천의 말처럼 이것이 세상의 이치일까? 사건을 쫓아가는 재미와 함께 사람을 아끼는 한 소년과의 만남이 즐겁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곽현주)
○바다에서 보낸 편지 알렉스 쉬어러 글|이재경 옮김 미래인|2016.8.10.|228쪽|9,500원|청소년문학|13세
바닷가에 가면 누구나 한번쯤 상상했던 일이 현실로 이루어진다. 톰은 장난 반 호기심 반으로 편지를 병속에 넣어 바다로 던진다. 톰은 자신을 외계인으로 설정하고 심각한 지구 환경에 대한 경고와 학교 숙제가 많다는 것을 지적하며 지구인의 생활방식을 바꾸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편지를 보내고 톰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늘 바다를 서성거린다. 그러던 어느 날 바다로부터 답장이 온다. 톰은 바다로부터 편지를 받고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당황하지만 가장 궁금했던 항해 중 실종된 아빠의 소식을 묻는다. 아빠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톰을 초조하게 만들지만 답장을 기다리는 과정을 통해 ‘바다에 관한 건 바다에 맡겨야 하며 순응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빠의 죽음을 인정하기 어려워 현실을 외면하며 서로 아픔을 인내하는 가족의 모습에서 오히려 따뜻한 가족애가 느껴진다. 병 편지라는 소재가 조금은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그렇다고 심각하게 풀어가지 않아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배현영)
○하얀 거짓말 재스민 왈가 글|김지애 옮김 라임|2016.8.26.|312쪽|11,000원|청소년문학|16세
아이셀과 로만은 자기 생각에만 빠져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키고 동반 자살 사이트를 기웃거린다. 아이셀은 살인자의 딸이라는 사람들의 시선이 무섭다. 또한 아버지의 범죄 유전자와 광기가 자기에게도 내재해 있을지 몰라 두렵다. 불안한 아이셀은 아버지와 살던 때 함께 듣던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는다. 로만은 동생 죽음을 자기 탓이라 자책하며 죽을 생각만 하지만 엄마의 감시 속에 있다. 아이셀과 로만은 자살 계획을 완성시키기 위해 자주 만난다. 그들은 곧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에게 위로받는다. 로만은 아이셀의 존재 가치를 일깨워주고 아이셀은 삶의 소중함을 발견한다. 극단의 생각을 갖고 있던 아이들의 심리 변화와 작품 전체를 감싸고도는 클래식 음악이 인상 깊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던 아이셀과 로만이 서로를 알고부터 세상을 다르게 보기 시작하는 것이 감동적이다.(정인복)
○이오덕 선생님 이오덕 원작|박건웅 글, 그림 고인돌|2016.9.15.|231쪽|14,500원|만화|초고
이오덕 선생이 쓴 글을 바탕으로 그린 만화다. 선생의 일대기를 연대별로 나열하지 않고 학교와 마을에서 아이들과 살아온 이야기를 여러 상황에 나눠 담았다. 60~70년대 시골 교사로 일하던 때 만난 아이들과 함께 했던 글쓰기 수업, 권위적인 교육 현장에 대한 비판과 고민이 부드러운 그림 속에 가득 담겨 있다. 자연 속에서 배워야 할 가치를 담은 아이들의 글과 선생이 쓴 시도 사이사이 들어 있다. 온몸에서 터져 나오는 말, 살아 있는 싱싱한 아이들의 말을 선생은 진정한 시이자 노래라고 여겼다. 엉터리 거짓 소리로 가득한 어른들의 말을 멀리하고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살아가라 한 선생의 가르침은 혼란하고 탁한 시대를 사는 지금도 큰 울림을 준다. 권정생 선생과의 만남과 동화 <강아지 똥>을 소개하는 짧은 만화가 마지막 부분에 들어 있다. 작가는 자칫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글을 부드럽고 아름답게 만화에 담아 누구라도 쉽게 이오덕 선생의 삶을 만나게 돕는다. (이경이)
○작은 딱정벌레의 위대한 탐험 제이 호슬러 글, 그림|노승영 옮김 궁리|2016.9.5.|328쪽|15,000원|만화|초고
안락한 보금자리를 떠나 새로운 세상을 맞닥뜨린 딱정벌레 탐사대의 모험 이야기다. 딱정벌레 루시는 과학 탐사대를 이끌고 자신들의 왕국 뉴콜리오폴리스를 떠나 오아시스 너머로 탐사를 떠난다. 탐사대는 새로운 생명체들을 만나고 여러 사건을 겪으며 종족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되자 큰 혼란에 빠진다. 진실을 은폐해서 종족을 통제하려는 오언 교수의 욕망과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루시의 반격이 흥미진진하다. 의인화된 곤충들의 모습은 인간사회의 면면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내고 있으며 곤충과 생태에 관한 과학 지식이 이야기에 잘 녹아 있다. 인간보다 훨씬 인간적인 곤충들의 모험담은 소소한 갈등에서부터 시련을 극복해내는 감동과 반전 그리고 웃음까지 많은 요소들로 꽉 채워져 있어 허투로 넘어갈 장면이 없다. 또한 세밀한 묘사가 돋보이는 그림이 주는 재미도 있어 만만치 않은 두께에 비해 읽는 부담은 크지 않다.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어렵거나 복잡해지지 않는 이야기의 흐름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곤충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작가가 펼쳐내는 신세계가 놀랍고 멋지다.(김선정)
○꼬리가 없어! 이누즈카 노리히사 글|오시마 히로코 그림|강방화 옮김 한림출판사|2016.6.3.|40쪽|11,000원|자연의세계|초고
동물은 크게 뼈 있는 동물과 뼈 없는 동물로 나뉜다. 뼈 있는 동물의 특징은 꼬리가 있고 다리가 4개며 몸속에 붉은 피가 흐른다는 것이다. 내 엉덩이 한가운데를 만져보자. 볼록한 흔적만 있을 뿐 꼬리가 없다! 사람이 예외인 걸까? 코알라, 침팬지, 박쥐들도 꼬리가 없다. 그렇다면 뼈 있는 동물 중에 꼬리 없는 동물이 왜 있는 걸까? 꼬리와 동물들이 움직이는 속도가 관련이 있나? 동물들을 분류해 보지만 딱히 단정 지을 수 없다. 땅 위에 사는 동물들 꼬리의 역할을 21가지나 살펴보지만 뚜렷한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 궁금함은 점점 더 커진다. 그런데 바다 속에 사는 동물들 꼬리의 역할은 오직 ‘헤엄치기 위해서’ 뿐이란다. 5억 년 전 바다로 거슬러 올라가 애초에 꼬리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보면 꼬리에 대한 실마리가 풀릴까? 이 책은 꼬리에 집중해서 질문을 품고 차근차근 따지고 파고들며 결론을 찾아간다. 질문을 단숨에 해결해 버리는 우리들에게 다소 지루할 수도 있지만 탐구하는 과정을 의인화된 동물들의 대화와 만화 기법으로 그려 쉽게 배울 수 있다.(추정화)
◎씨앗을 부탁해 김은식 글│임종길 그림│안완식 감수 나무야│2016.5.20.│160쪽│12,000원│자연의세계│13세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나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는 얘기가 있다. 아무리 배고프더라도 그걸 먹어버리면 다음 해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세계 2차대전 당시 소련의 한 도시는 식량지원이 끊겨 지독한 굶주림에 시달렸다. 그 곳에는 오랜 기간 세계 곳곳의 씨앗을 모아둔 곡식 창고가 있었는데, 연구원들이 굶어 죽으면서도 그 씨앗들을 지켰다고 한다. 다양한 씨앗보존은 목숨만큼이나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한 씨앗들이 왜 점점 사라져 비싼 돈을 주고 외국에서 사와야만 하는지 터미네이터 같은 어마어마한 씨앗들이 품고 있는 재앙이 무엇인지 우리나라 상황은 어떤지 알려준다. 쉽고 재치 있는 글로 씨앗 세계의 이모저모를 낱낱이 들여다 볼 수 있다. 감성이 깃든 그림과 선명한 사진이 어우러진 편집이 인상적이다.(윤조온)
○도기 자기 우리 도자기 송미숙 글|박수지 그림 대교북스주니어|2016.10.4.|56쪽|12,000원|미술|초저
신석기 빗살무늬 질그릇부터 조선 백자까지 우리나라 도자기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왼쪽 면에는 도자기 사진과 이름, 정보가 작은 글씨로 씌어있고, 오른쪽 면은 도자기를 본 작가의 감상과 느낌을 시로 담았다. 하얀 복숭아 위에 작고 푸른 매미가 있는 연적, 노끈으로 묶어 놓은 듯 단순한 선으로 그림을 그린 백자를 보며 자유로운 생각과 상상을 가진 도공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덩굴덩굴 덩굴나무 줄기는 동글동글 기다랗게 팔 뻗으며”처럼 리듬을 가진 시로 표현한 작가의 감상은 도자기에 쉽게 다가가게 한다. 책 뒷부분 ‘우리 도자기 이야기’에서 시대별로 정리된 도자기의 깊이 있는 이야기로 마무리를 한다. 도자기 사진을 크게 실어 놓아 주먹만 한 연적이나 병위에 앉은 동자의 모습도 잘 보인다. 도자기의 사진, 감상, 정보가 적절하게 담겨 있어 편안히 도자기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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