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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18권
28.4. 시량연(時量緣)
『기세경 (起世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살라국(憍薩羅國)에서 섬[斛]에다 호마(胡麻: 참깨)를 헤아려 담아 스무 섬을 채울 때 담는 그릇의 높이가 일정하지 못한 것처럼,
어떤 한 장부(丈夫)가 만 백 년에 깨 한 알을 집어내고 이와 같이 차례차례 만백 년마다 다시 한 알을 집어내어 다른 곳에 옮겨 넣어 스무 섬에 가득 담겨 있는 참깨를 다 집어낸다고 하자.
나는 그 때의 시절만큼 긴 세월 동안 그의 수명은 오히려 다하지 않는다고 말하리라.
우선 이 숫자로써 대략 계산하는 것을 일 알부타 수명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이십 알부타의 수명이 일 니라부타(泥羅浮陀)의 수명이 되고,
이십 니라부타의 수명이 일 아호(阿呼)의 수명이 되며,
이십 아호의 수명이 일 호호파(呼呼吒)의 수명이 되고,
이십 호호파의 수명이 일 아타타(阿吒吒)의 수명이 되며,
이십 아타타의 수명이 일 소건제가(搔揵提迦)의 수명이 되고,
이십 소건제가의 수명이 일 우발라(優鉢羅)의 수명이 되며,
이십 우발라의 수명이 일 구모타(拘牟陁)의 수명이 되고,
이십 구모타의 수명이 일 분다리가(奔茶梨迦)의 수명이 되며,
이십 분다리가(奔茶梨迦)의 수명이 일 파두마(波頭摩)의 수명이 되고,
이 십 파두마의 수명이 일 중겁(中劫)이 되느니라.’”
또 『나선비구문불경(那先比丘問佛經)』에서 말하였다.
“세간의 불과 같은 것은 니리(泥梨 : 地獄) 속의 불만큼 뜨겁지 못하다. 작은 돌을 주워다가 세간의 불 가운데 두면 저녁 때까지 가도 녹지 않는다. 그러나 커다란 돌을 가져다가 니리의 불 속에 두면 곧 녹아버린다.
또한 어떤 사람이 악한 짓을 하고 죽어서 니리 속에 있게 되면 수천만 년을 지나도 죽지 않고,
또한 커다란 이무기나 교룡(蛟龍) 따위는 모래나 돌을 음식으로 삼아 먹어도 곧 삭힌다.
사람은 아이를 밸지라도 그 아이가 뱃속에서 녹거나 하지 않는데, 이것은 다 선업(善業)과 악업(惡業)의 힘이 그것을 녹게 하거나 녹지 않게 하거나 하는 것이다.
가령 사람이 지은 선행과 악행이 사람을 따르는 것은 마치 그림자가 몸을 따르는 것과 같아서 사람이 죽어도 다만 그 몸만 죽을 뿐 그가 지은 행(行)은 없어지지 않는다.
비유하면 밤에 불을 켜고 글씨를 쓸 적에 불이 꺼질지라도 글자 는 그대로 남아 있어서 다시 불을 켜면 그대로 이어서 쓸 수 있는 것처럼 지금 세상에서 지은 행업은 후세(後世)로 이어진다.
또 발두마(鉢頭摩)지옥에 불꽃이 치성(熾盛)할 때 죄인이 이 불에서 일백 유 순 떨어진 곳에 있으면서도 그 불은 이미 태우거나 굽고,
만약 육십 유순 쯤 떨어져 있으면 죄인의 두 귀가 이미 먹어 아무것도 들어 알지 못하며,
만약 오십 유순쯤 떨어져 있으면 그 죄인은 두 눈이 이미 멀어서 아무것도 다시는 볼 수 없는 것과 같다.
또 저 구파리(瞿波利)비구가 이미 악한 마음을 품고 사리불(舍利弗)과 목건련(目揵連)을 비방했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이 발두마 지옥 에 떨어진 것과 같다.’
또 『기세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
“파두마지옥에서 머물고 있는 곳에서부터
만약 중생들이 그 처소를 멀리 떠나 일백 유순(由句)쯤 되는 곳에 있으면 곧 그 지옥의 불꽃에 미치게 되고,
만약 오십 유순쯤 떨어져 있으면 머물고 있는 중생은 그 불에 쪼여져 두 눈이 다 멀어 볼 수 없게 되며,
이십오 유순쯤 떨어져 있으면 거기 머물고 있는 중생은 살아 있는 몸의 살과 피가 다 타서 파괴되어 흩어지나니,
이른바 범행(梵行)을 행하는 출가한 사람에 대하여 더럽고 혼탁한 마음을 내기 때문이요
손상하고 괴롭힐 마음을 내기 때문이며,
독하고 악한 마음을 내기 때문이요,
이익되지 않게 하려는 마음을 내기 때문이며,
자비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요,
깨끗한 마음이 없기 때문에 이런 재앙을 스스로 받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일체의 범행을 행하는 사람에 대하여 자비한 몸ㆍ입ㆍ뜻의 업을 일으키면 항상 편안하고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28.5. 전주연(典主緣)
『문지옥경(問地獄經)』과 『정도삼매경(淨度三昧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지옥을 총괄(總括)하면 일백서른네 개의 세계가 있으니, 먼저 지옥 주인의 이름과 그 처소를 기술하겠다.
염라왕(閻羅王)이란 옛날 비사국(毘沙國)의 왕으로서 유타시생왕(維陀始生 王)과 함께 싸우다가 군사의 힘이 대적할 수 없게 되자, 그로 인하여 서원을 세우기를 ‘지옥의 주인이 되게 하여지이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열여덟 명의 대신들과 백만의 군중을 거느렸으니, 그들은 다 머리뿔이 있었고 모두 다 성을 내어 대하면서 다 함께 서원하여 말하였다.
‘지금부터 이 뒤로는 마땅히 왕을 받들고 도와 이 죄인들을 다스리리라.’
비사왕(毘沙王)이란 바로 지금의 염라왕이요 열여덟 명의 대신은 바로 지금의 모든 작은 왕들이며 백만 대중은 모든 아방(阿傍)들이 바로 그들이니라.”
『문지옥경(問地獄經)』에서 말하였다.
“열여덟 명의 왕이란 곧 열여덟 개의 지옥을 주관하여 다스리는 왕이다.
첫째는 가연(迦延)이니 니리(泥犁)지옥을 관장하고,
둘째는 굴준(屆遵)이 니 도산(刀山)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셋째는 불진수(沸進壽)이니 불사(沸沙) 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넷째는 불(沸)이니 불뇨(沸尿)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다섯째는 가세(迦世)이니 흑이(黑耳)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여섯째는 개차(𡻊傞)이니 화거(火車)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일곱째는 탕위(湯謂)이니 확탕(鑊湯)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여덟째는 확가연(鑊迦然)이니 철상(鐵床)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아홉째는 악생(惡生)이니 개산(𡻊山)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열째는 한빙(寒氷)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경전에 왕의 이름이 빠져 있음),
열한째는 비가(毘迦)이니 박피(剝波)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열두째는 요두(遙頭)이니 축생(畜生)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열셋째는 제박(提薄)이니 도병(刀兵)지 옥을 관장하고 있고,
열넷째는 이화(夷火)이니 철마(鐵磨)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열다섯째는 열두(悅頭)이니 빙(永)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열여섯째는 철황(鐵▼(竹/丹))지옥을 관장하고 있으며
[경전에 왕의 이름이 빠져 있음),
열일곱째는 신(身)이니 저충(蛆蟲)지옥을 관장하고 있고,
열여덟째는 관신(觀身)이니 양동(洋鋼)지옥을 관장하고 있다.”
또 『정도삼매경(淨度三昧經)』에서 말하였다.
“또 서른 개의 지옥이 있는데 거기에도 각각 주관하여 다스리는 왕이 있다.”
이렇게 말하고 있으나 번거로워서 다 갖추어 기록하지 않는다. 다만 다섯 관원[五官]의 이름만 열거하여 알릴 뿐이다.
첫째는 선관(蘇官)이니 살생을 금지하고,
둘째는 수관(水官)이니 도적을 금지 하며,
셋째는 철관(鐵官)이니 음행(婬行)을 금지하고,
넷째는 토관(土官)이니 이간질하는 말을 금지하며,
다섯째는 천관(天官)이니 술을 금지한다.
28.6. 왕도연(王都緣)
『기세경(起世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염부주(閻浮洲) 남쪽에 있는 두 철위산(鐵圍山) 밖에 염마왕(閻摩王)이 머물 고 있는 궁전이 있으니 가로와 세로가 각각 직경으로 육십 유순이다.
일곱 겹의 장벽(牆壁)과 일곱 겹의 난간[欄楯]과 일곱 겹의 방울이 달린 그물이 있고,
그 밖에는 일곱 겹의 다라행(多羅行)나무가 뱅 둘러싸고 있는데 온갖 색(色)으로 되어 가히 볼 만하며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다.
그 사방에 각각 문이 있고 낱낱의 모든 문마다 다 각적루(却敵樓)가 있고 노대(櫓臺)ㆍ전각ㆍ정원[園苑]ㆍ화지(華池)가 있으며, 갖가지 나무에는 좋은 과일이 가득하고 향기로운 바람이 멀리서 풍겨오며, 숱한 새들이 화평하게 울어댄다.
염라왕은 악한 업으로써 과보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밤 세 시간과 낮 세 시간 동안 저절로 붉게 녹은 구리 즙액이 앞에서 나오고, 그 왕의 궁전은 곧 쇠로 변하며 오욕(五欲)의 공덕은 다 사라져서 나타나지 않는다.
왕은 이것을 보고 난 뒤에 두렵고 무서워져 불안해 하며 온갖 털이 다 곤두선 채 곧 밖으로 나온다. 만약 그 왕이 궁전 밖에 있을 때면 곧 안으로 달려 들어 간다.
그 때 옥을 지키던 사람은 곧 염마왕을 붙잡아 높이 들어 뜨겁게 달군 쇠로 만들어진 땅에다 태질하는데, 그 땅은 치성하게 불이 붙어 지극히 맹렬하고 융성하여 광염(光焰)이 혁혁하게 빛난다.
그러면 옥졸이 다시 태질하여 그를 땅에 눕힌 다음 곧 철감(鐵鉗)으로 그의 입을 벌라고 녹아 내리는 구리쇠 물을 입 안 에 쏟아 붓는다.
그 때 염마왕은 입술과 입이 타고 다음에는 그의 혀가 타며, 맨 마지막에는 목과 목구멍이 탄다. 그리고는 또 대장(大腸)과 소장(小腸) 따위가 타고 이렇게 차례대로 타면서 아래로 내려가 나온다.
그 때 그 왕은 이와 같이 생각한다.
‘일체 중생은 지나간 옛날에 몸으로 악행을 지었고 입으로 악행을 지었으며, 뜻으로 악행을 짓고 아울러 다른 중생들과 함께 악한 업을 지었기 때문에 다 이런 고통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는 이 몸을 버리고 나서 다시 몸을 얻을 때엔 다만 인간 세상에서 서로 만나서 생(生)을 받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래(如來)의 법 가운데에서 마땅히 믿음과 이해를 얻고 머리와 수염을 모두 깎고 가사(袈裟)를 입고 바른 믿음과 이해를 얻어 집으로부터 출가(出家)할 것이다.
이미 출가한 다음에는 스스로 신통 증명을 얻어 생사(生死)를 다 끊고 범행(梵行)을 이미 세워 꼭 해야 할 일을 다 마치고 난 다음 다시는 후세(後世)의 생을 받지 않으리라.’
이와 같은 마음을 내고 이렇게 좋은 생각을 잘 익히면 곧
그가 사는 궁전은 도로 일곱 가지 보배로 만들어져서 마치 여러 하늘들과 같아질 것이고
오욕의 공덕이 눈앞에 원만하게 갖추어져 나타날 것이며,
세 가지 업이 선한 까닭에 곧 바로 쾌락(快樂)을 얻게 될 것이다.”
[『장아함경(長阿含經)』에서도 왕이 또한 세 때에 고통을 받는다고 하였으며, 대략의 뜻이 이 경전과 같다.
또 『신바사론(新婆沙論)』에서 말하였다.
“[문] 모든 지옥의 옥졸들은 유정(有情)의 작용이 있는 것인가? 유정의 작용이 없는 것인가?
[답] 만약 지옥에 처음 태어난 유정을 쇠사슬로 묶어 염마왕(琰摩王)의 처소로 가면 이것이 바로 유정의 작용이요,
만약 갖가지 고통을 가하는 도구로 지옥 가운데에서 유정들을 해치면 그것은 바로 유정의 작용이 아닌 것이다.
섬부주(贍部洲) 밑에는 큰 지옥이 있고 섬부주 위에도 또한 변(邊)지옥과 독(獨)지옥이 있는데 혹은 골짜기에 있기도 하고 혹은 산 위에 있기도 하며, 혹은 광야(曠野)에 있기도 하고 공중에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다른 세 주(洲)에는 오직 변지옥과 독지옥만이 있을 뿐 큰 지옥은 없다. 왜냐 하면 오직 섬부주 사람만이 선(善)을 지어도 맹렬하고 예리하며 저들은 악을 지어도 또한 맹렬하고 예리하여 다른 주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북쪽의 구로주(抱盧洲)에는 또한 변지옥 따위가 없으니, 이것은 순수하고 깨끗한 업의 과보를 받는 처소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문] 만약 다른 주에는 큰 지옥이 없다고 하자.
그런데 저 모든 유정들이 무간 업(無間業)을 짓고 선근(善根) 등을 끊었다면 앞으로 어느 곳에서 이숙(異熟)을 받는가?
[답] 이 섬부주 아래에 있는 큰 지옥에서 받는다.
[문] 지옥의 유정들은 그 형상이 어떠한가?
[답] 그 형상은 사람과 같다.
[문] 그들이 하는 말은 어떠한가?
[답] 저들이 처음 태어났을 때에는 모두 성인의 말을 하는데
나중에 고통을 받을 때에는 비록 갖가지 고통을 받는 소리를 내지만 마침내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고 오직
‘쪼갠다, 찌른다, 깨버린다, 모질다’는 소리만 있을 뿐이다.”
28.7. 업인연(業因然)
『죄업보응교화지옥경(罪業報應敎化地獄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때 신상(信相)보살이 여러 중생들을 위하여 마음을 내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죄를 받는 중생이 있는데, 그는 여러 옥졸들에게 좌대(剉碓)에 몸이 베입니다. 그는 머리에서부터 발까지 나아가 그 정수리까지 베이게 되었는데
그렇게 베이기를 이미 마친 뒤에 교묘한 바람이 불어와 다시 살아나면 또 그는 베이게 됩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런 일을 당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삼존(三尊)을 믿지 않았고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았으며,
백정[屠兒] 노릇을 했고 괴회(魁膾 : 死刑執行人)로서 중생들을 베고 자르고 하였기 때문에 지금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두 번째로 또 어떤 중생들은 신체(身體)가 굳어지거나 마비되고 눈썹과 수염이 떨어지며, 온몸이 문드러졌으므로 새와 같이 깃들고 사슴과 같이 잠을 자면서 사람의 자취라곤 아주 끊어진 데다 친족(親族)들을 더럽히기까지 하니 사람들이 아무도 그를 만나기를 기뻐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문둥병[癩病]이라고 말 하는데,
무슨 죄로 그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삼존을 믿지 않았고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았으며,
탑사(塔寺)를 파괴하고 도인(道人)을 박탈(剝脫)하고 현성(賢聖)을 쪼개고 활로 쏘며,
스승과 장로[師長]를 상해하고 항상 돌이킴이 없이 은혜를 저버리고 의리를 잊으며,
언제나 간교를 부려 구차하게 살고 높고 낮은 이를 간음하면서도 숨기거나 꺼려함이 없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죄를 얻게 되었느니라.’
‘세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신체는 장대(長大)하나 귀먹거나 어리석으며, 발 이 없어서 완전히 배로 기어다니며, 오직 진흙만 먹으면서 스스로의 목숨을 보존하고, 여러 종류의 작은 벌레들이 그를 파먹고 갈아먹습니다.
그는 항상 이런 고통을 받으면서 이겨내지 못하고 있으니,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 어느 때에 그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제가 쓰고 좋은 말을 믿지 않았으며,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았고 당시 임금에게 반역하고 거슬렀으며,
또 그가 제왕의 대신이 되었을 때엔 사진(四鎭)의 방백(方伯)과 주군(州那)의 수령, 그리고 관금(官禁 : 관리)과 독호(督護)들이 그의 위세(威勢)를 믿고 백성들의 물건을 침략하여 빼앗았으며,
아무 도리(道理) 없이 백성들로 하여금 고초를 겪고 초췌하게 함으로써 원망하여 탄식하는 소리가 자자하게 하였다.
그런 까닮에 그는 이런 죄를 얻게 되었느니라.’
‘네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두 눈이 멀어 아무것도 전혀 보지 못하여 혹은 나무에 부딪치기도 하고 더러는 구렁에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 때 죽고 나서 다시 몸을 받아도 역시 이와 같은데,
무슨 까닭에 그런 일이 이루어집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죄와 복을 믿지 않고 부처님의 광명을 장애하였으며,
매의 눈을 꿰메고 중생들을 잡아 가두며 가죽 자루를 머리에 씌워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 까닭에 이런 죄를 얻었느니라.’
‘다섯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말을 더듬거나 벙어리가 되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으므로,
만약 무슨 할 말이 있으면 눈을 감고 손을 들어 내저으며 입으로는 한 마디 말도 하지 못합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삼존을 비방(誹謗)하고 성인의 도를 업신여기거나 헐뜯었으며, 다른 사람의 좋고 추한 점을 논하고 다른 이의 장점과 단점을 들추어 내었으며, 어질고 착한 사람을 억지로 모함하고 현량한 사람을 미워하고 질투한 일이 있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이런 죄를 얻게 되었느니라.’
‘여섯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배는 커다랗고 목은 가늘어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데, 만약 무슨 음식이라도 있을라치면 그것이 고름과 피로 변합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 어느 때에 그는 스님들의 음식을 훔쳤거나 혹은 큰 법회에서 복된 음식을 은밀한 곳에서 훔쳐 먹었거나 제 물건은 아까워하고 비단 다른 사람의 재물만을 탐하였으며,
항상 악한 마음을 실행하여 다른 이에게 독한 약을 주어 숨을 통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 까닭에 이런 죄를 얻게 되었느니라.’
‘일곱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항상 옥졸이 뜨겁게 달군 철못을 온갖 지절(支節)과 뼈ㆍ머리에 박는데, 다 박고 나면 저절로 불이 생겨나 신체를 태워 모두 다 문드러져 녹아 내리게 합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 어느 때에 침과 뜸을 익힌 의사로서 다른 이의 몸에 침을 놓았으나 그 병은 고쳐주지 못하고 미친듯이 남의 재물을 취했고, 부질없이 근심하고 고통스럽게 하여 남들로 하여금 고뇌하게 했기 때문에 이런 죄를 얻은 것이다.’
‘여덟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항상 확탕(鑊湯)지옥에 있는데 우두(牛頭) 아방(阿傍)이 세 개의 다리가 있는 쇠작살로 그 사람을 찍어 확탕 안에 집어넣고 삶아 그로 하여금 온몸이 문드러지게 합니다.
그리하여 그를 죽였다가는 다시 숨을 불어 넣어 그가 살아나면 다시 삶곤 합니다.
무슨 죄를 지였기에 이런 죄를 받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삿되고 거꾸로 된 견해를 믿고 귀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중생을 도살(屠殺)하여 끓는 물에 데쳐서 털을 뽑고 끓는 물에 삶고 지지고 하기를 한량없이 하였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이런 죄를 받느니라.’
‘아홉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언제나 화성(火城) 안에서 배꼽과 심장에 불을 붙였을 때, 네 문이 다 열린 것을 보고 만약 그 문으로 달려가면 그 문은 곧 닫기고 맙니다. 그렇게 동쪽ㆍ서쪽으로 치달려 보지만 스스로 벗어날 수가 없고 불에 다 타고 맙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산과 못가에 불을 놓아 병아리[雜子] 등을 불에 구워 먹고 중생들을 태워 죽였으며, 그 중생의 몸에서 껍질을 벗기곤 하였었다. 그런 까닭에 이런 죄를 얻었느니라.’
‘열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언제나 설산(雪山)에 있으면서 찬바람이 불어 와 서 그 피부와 살이 다 찢겨져서 죽고 싶어도 죽을 수조차 없습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부정한 짓을 하는 도적이 되어 남의 옷을 벗겨 한겨울날에 그로 하여금 열어 죽게 만들고 소와 양을 산 채로 가죽을 벗겨 아픔을 견딜 수 없게 하였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이런 죄를 얻은 것이니라.’
‘열한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언제나 도산(刀山)과 검수(劍樹)의 위에 있으면 서 만약 그 무엇을 붙잡으면 곧 그의 사지와 마디를 베거나 상하게 하며 끊어버립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짐승을 잡는 것으로 업을 삼아 중생을 잡아 삶거나 그 껍질을 벗기고 살과 뼈를 분리하였으며,
머리와 다리를 갈라서 높은 곳에 매달아 놓고 저울로 달아서 팔았고,
때로는 또 산 채로 중생을 매달아 놓고 고통을 주어 참기 어렵게 하였었다.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열두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다섯 가지 감관을 원만하게 갖추지 못한 이가 있습니다.
그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매[鷹]를 날리고 사냥개를 놓아 새와 짐승을 활로 쏘았거나 혹은 그 머리를 끊었으며,
혹은 그의 발을 자르기도 하였고 산 채로 새의 날개를 자르기도 하였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죄를 얻은 것이니라.’
‘열세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앉은뱅이이거나 곱사등이이며 허리를 못 쓰거나
절름발이이며, 손이 오그라져 아무것도 잡을 수가 없으며, 마음대로 다닐 수도 없습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남을 위하여 들판의 밭이나 중생들이 다니는 길에 창(槍)을 놓거나 혹은 편안히 활을 쏠 수 있는 구덩이를 파기도 하였었고,
또 깊은 함정을 만들어 두어 중생들을 빠지게 하였다가 거기에 빠진 짐승들을 잡아 머리를 부수고 다리를 자르기도 하였는데, 그런 일들이 한두 번이 아니었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그는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열네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항상 옥졸(獄卒)이 그의 몸에 족쇄와 쇠고랑[桎梏]을 채우므로 그것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그물을 쳐서 중생을 잡았고 사람과 짐승을 가두어 배고파 곤궁에 처하는 고통을 주었었다.
또는 재상이나 수령 따위의 장(長)이 되어 재물과 돈을 탐하여 착취함으로써 선량한 사람을 억울하게 구속하였기 때문에 저들의 원한이 하늘에 사무쳤으나 그들의 마음을 풀어줄 수가 없었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고통을 받는 것이니라.’
‘열다섯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더러는 미쳐 날뛰기도 하고 혹은 어리석기도 하며 혹은 아둔하기도 하여 좋고 추(醜)한 것을 구별하지도 못합니다.
그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술을 마시고 어지럽게 취하여 서른여섯 가지 실수를 범하였었다.
또 그의 어리석은 몽은 마치 술에 취한 사람과 같아서 높고 낮은 이도 분간하지 못하고 좋고 추한 것조차 구분하지 못했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지 금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열여섯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그 형상은 매우 작은데 음장(陰藏)은 너무 커서 그것을 잡아 당기면 온몸의 가죽이 온통 끌려오며, 다니거나 서 있거나 앉거나 눕거나 그것 때문에 방해가 되곤 합니다.
그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장사를 하였었다.
그 때 제 물건은 자랑하고 남의 재물에 대해서는 헐뜯고 흠잡으며,
되[升]를 속이고 말[㪷]을 장난질 치며 앞뒤로 저울 눈금을 속이는 퉁 사람들을 속였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지금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열일곱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남근(男根)이 완전히 갖추어지지 못하거나 황문(黃門)이 되어서 그 몸으로는 아내를 얻지 못합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렇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돼지ㆍ개 따위를 거세(去勢)하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게 하였었느니라.
그런 까닭에 그는 지금 이런 죄를 얻었느니라.’
‘열여덟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태어나서 늙어질 때까지 슬하에 자식이 없어서 홀로 외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사람됨이 포악(暴惡)하여 죄와 복에 대하여 믿지 않았었으며,
온갖 새가 알을 낳아 새끼를 칠 때엔 그릇을 가지고 큰 물가나 늪지대에 나아가 기러기ㆍ학ㆍ앵무새ㆍ거위 따위의 온갖 새들의 알을 주워 울러메고 돌아와서는 삶아 먹었다.
그러자 모든 새들이 새끼를 잃고 슬피 울며 열규(裂叫)하는 바람에 눈에서는 피까지 나오곤 하였다.
그런 까닭에 지금 그는 이런 죄를 얻었느니라.’
‘열아홉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어릴 때부터 고아가 되어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이 남의 심부름꾼이 되어 갖은 고초를 다 겪으면서 생활하다가 성장하여 성인이 되어서는 재수없이 재앙에 걸려 현관(懸官)에게 구속되어 감옥에 갇힙니다.
그러나 먹을 음식조차 넣어 주는 사람이 없어서 굶주려서 극심한 고생을 겪고 있으나 어디에다 하소연할 곳조차 없습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 어느 때에 수리ㆍ매ㆍ도요새ㆍ암곰ㆍ숫곰ㆍ호랑이ㆍ표범 따위를 잡아 우리 속에 가두고 기르기를 좋아하였으므로,
외로운 이 중생들의 부모와 형제들은 항상 걱정하고 슬퍼하면서 서럽게 울고 열규(裂叫)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슬프게 감동시키고 아무것도 공양할 수 없어서 언제나 배고픔에 고통스러워 하곤 하였었다.
그리하여 뼈는 앙상하고 가죽은 붙어버려 죽으려고 해도 죽을 수 조차 없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지금 이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스무 번째로 또 어떤 중생은 그 형상이 매우 추하고 몸은 칠(漆)처럼 까맣고 얼굴과 눈은 또한 푸르스름하며
양쪽 광대뼈는 모두 튀어나오고 얼굴엔 여드름 이 다닥다닥한데 코는 납작코이며,
두 눈은 누렇고 붉으며, 치아는 듬성듬성하고 입에서는 악한 냄새가 나며,
작달막한 키에 온몸은 퉁퉁 부었으며, 배는 커다랗고 넓적다리는 아(亞)자형이며,
다라는 또 뒤틀린 데다 등은 꼬부라졌고 갈빗대는 불룩하고 옷은 헐렁하며
게다가 먹기는 억세게 먹어대고 종기와 마른버짐에 옴병까지 읊고 온갖 옹저(癰疽 : 종창)에는 피고름이 질질 나오고 온갖 나쁜 것들이 그 몸에 다 모여 있습니다.
아무리 사람들과 친해 보려고 하나 사람 들이 조금도 거들떠 보지 않고, 게다가 남이 지은 죄에 걸려들어 재앙을 받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영원토록 부처를 만나지 못하고 끝끝내 좋은 법을 듣지도 못하며, 영구히 스님을 알지도 못합니다.
이런 사람은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렇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생 어느 때에 그는 남의 아들이 되어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선하가 되어서는 그 임금에게 충성하지 않았으며,
임금이 되어서는 아랫 사람들을 공경하지 않았고 친구로서 그 믿음에 대해 보답하지 않았으며,
시골 마을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들을 대접하지 않았고 조정에서는 벼슬 높은 이를 존중하지 않았으며,
함부로 행동하였고 마음과 뜻이 전도(顚倒)되어 그 법도가 없었으며,
삼존(三尊)을 믿지 않고 임금을 죽이고 스승을 해쳤으며,
나라를 공경하고 백성들에게서 노략질하였으며, 성을 빼앗고 마을을 부수었으며,
성채(城寨)를 침범하되 도적보다 더하였고, 그가 지은 악한 업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었다.
자신을 미화하고 남을 미워하며, 외롭고 늙은 이를 침노하고 업신여겼으며,
현인(賢人)과 성인(聖人)을 속이거나 비방하고, 존장(尊長)을 소홀히 대하거나 업신여기며,
하천(下賤)한 사람을 속이는 등 일체의 죄업(罪業)을 다 범하고 온갖 악한 것으로 그 과보를 쌓았느니라.
그런 까닭에 그는 지금 이런 죄를 얻었느니라.’
그 때 죄를 받은 일체 중생들이 부처님의 이와 같은 말씀을 듣고는 슬프게 울 어 땅을 진동시켰고 비오듯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나니 세존이시여, 부디 오래도록 살아 계시면서 법을 설하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해탈하게 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내가 오래도록 머물러 있으면 박덕(薄德)한 사람들은 선근(善根)을 심 지 않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내가 언제나 늘 머물고 있을 것이라고 여겨 무상(無常 : 덧없음)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선남자(善男子)야, 비유하면 마치 어린 아이가 어머니가 항상 제 곁에 있으면 어려움을 만나리라는 생각을 전혀 내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나 만약 어머니가 떠나버리면 곧 간절하게 우러러 사모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내다가 어머니가 비로소 돌아오면 마침내 환희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선남자야, 지금 나의 상황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모든 중생들의 착하고 악한 업연(業緣)과 받을 과보의 좋고 추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반열반(般涅槃)에 드는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모든 죄를 받은 중생들을 위하여 게송을 설하셨다.
물은 흘러도 언제나 가득 차 있지 않고
불은 치성해도 오래도록 타지 않으며
해는 떠올랐다가도 잠깐 사이에 저버리고
달은 차고 나면 다시 기울어지느니라.
존귀하고 영화롭고 부귀한 사람의
덧없음은 또한 이보다 더 빠르나니
이런 것들을 기억하여 더욱 부지런히 정진하여
무상존(無上尊)께 이마를 대어 예배하여라.”
또 『구잡비유경(舊雜譬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여섯 사람이 짝이 되어 함께 죄를 짓고 모두 지옥에 떨어져서 한 개의 가마솥 안에 같이 있으면서 모두들 자기의 본죄(本罪)를 말하였다.
첫 번째 사람은 사(沙)라고 말하고,
두 번째 사람은 나(那)라고 말하며,
세 번째 사람은 특(特)이라고 말하고,
네 번째 사람은 섭(涉)이라고 말하며,
다섯 번째 사람은 고(姑)라고 말하고,
여섯 번째 사람은 타라(陀羅)라고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보시고 빙그레 웃으시자 목련(目連)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슨 까닭에 웃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여섯 사람은 짝이 되어 다 함께 지옥에 떨어져서 한 개의 가마솥 안에 함께 있다.
저마다 본래의 죄를 말하려고 할 때 뜨겁게 끓어오르는 물이 용솟음쳐 오르내리기 때문에 연달아 말하지 못하고 각기 한 마디 말만 하고는 곧 밑으로 회전하여 내려가곤 하느니라.
첫 번째 사람이 ‘사’라고 말한 것은
〈이 세간의 육십억만 년은 니리(泥犁) 가운데서는 겨우 하루가 되나니, 어느 때나 이 고초를 마치겠느냐?〉라는 뜻이다.
두 번째 사람이 ‘나’라고 말한 것은
〈이 지옥을 벗어날 기약이 없고 또한 어느 때에 마땅히 이 지옥을 벗어날런지 모르겠다〉는 뜻이다.
세 번째 사람이 ‘특’이라고 말한 것은
〈쯧쯧, 내가 마땅히 살아서 행동할 때 스스로 제 마음을 제어할 수 없어서 삼존께 공양할 다섯 집의 몫을 빼앗았다. 어리석게 탐욕을 부리면서 만족할 줄 몰랐으니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라는 뜻이니라.
네 번째 사람이 ‘섭’이라고 말한 것은
〈나는 생활을 다스리는데 또한 지극히 성실하지 못해서 모든 재산이 남에게 소속되어 이렇게 고통을 받는다〉는 뜻이다.
다섯 번째 사람이 ‘고’라고 말한 것은
〈누가 마땅히 나를 보호하겠는가? 내가 이 지옥에서 나가면 다시는 도(道)에서 금지하는 것을 범하지 않고 하늘에 태어나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라는 뜻이니라.
여섯 번째 사람이 ‘타라’라고 말한 것은
〈이 일은 본래 처음부터 마음으로 계획 했던 일이 아니다.
비유하면 마치 수레를 몰고 가다가 길을 잃어 다른 길로 들어서는 바람에 바퀴통이 부서져 수레가 파괴된 것과 같아서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라는 뜻이니라.’”
또 『십륜경(十輪經 : 大方廣十輪經)』에서 말하였다.
“다섯 가지 거스르는 죄[五逆罪]가 있으니, 그 죄가 가장 극악(極惡)하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일부러 부모와 아라한을 죽이는 것이요,
성문(聲聞)과 화합한 승단을 파괴하는 일이며,
나아가 악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것에 이르기까지이니,
이와 같은 것들을 오역(五逆)이라고 하느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다섯 가지 거스르는 죄 중에 어느 한 개의 거스르는 죄라도 지으면, 그는 출가(出家)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을 수 없고,
만약 이런 사람에게 출가를 허락하면 중대한 죄를 범하는 것이니, 마땅히 쫓아내야 하느니라.
만약 이미 출가하여 모든 위의(威儀)를 갖추었으면 마땅히 그를 회초리로 매질하거나 묶어서 가두어서는 안 되느니라.
또 네 가지 큰 죄가 있으니, 그것은 네 가지 거스르는 죄와 같으며 그 또한 근본죄(根本罪)를 범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벽지불(辟支佛)을 살해하는 것이요,
아라한인 비구니를 음행하는 것이며,
또 어떤 사람이 재물을 희사하여 부처님ㆍ법ㆍ승가에 주었건만 이 시주물을 관장하는 사람이 문득 취하여 써버리는 것이요,
또 어떤 사람이 뒤바뀐 소견으로 비구승을 파괴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네 가지 근본죄 중에 어느 한 가지 죄라도 범하면 그들이 다 부처님 법을 수행하기 위하여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요,
설사 출가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구족계를 받는 것은 허락하지 않을 것이며,
만일 구족계를 받았으면 마땅히 쫓아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출가하여 위의법(威儀法)이 있기 때문에 마땅히 회초리로 때리거나 구속하여 가두던가 그의 생명을 빼앗는 짓만은 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이러한 것은 모두 근본죄를 범한 것으로서 거스르는 죄는 아니나, 근본죄이면서 또한 거스르는 죄에 해당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이가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서 사제(四諦)의 도를 깨달은 이의 목숨을 끊으면,
이것을 거스르는 죄가 되기도 하고 또한 근본죄가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중생은 나의 계율 안에서 마땅히 쫓아내어 나가게 할 것이니라.
근본죄는 되지만 거스르는 죄가 아닌 것이 있으니,
만약 어떤 사람이 출가는 하였으나 그도 또한 범부 중생이기 때문에 산 목숨을 살해하나니,
이것을 근본 죄이기는 하나 거스르는 죄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러한 사람에게는 사방에서 승려에게 주는 물건과 음식ㆍ자리 동의 도구를 주거나 함께 이익을 나누게 할 수 없느니라.
또 근본죄도 아니요 거스르는 죄도 아닌 것이 있으니,
만약 어떤 중생이 불(佛)ㆍ법(法)ㆍ승(僧)에 대하여 의심을 내거나,
이 가운데 출가하여 나아가 다른 사람이 경전 독송하는 것을 보고 못하게 방해하거나,
마침내는 하나의 게송조차도 독송하지 못하게 하면,
이것은 근본죄도 아니고 또한 거스르는 죄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악한 죄로서 거스르는 죄에 가깝다고 말하나니,
이런 중생이 만약 참회하여 그 죄의 근본을 제거하지 않으면 끝내 불법에 출가하는 것 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며, 설사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았다 하더라도 허물을 뉘우치지 않는 자는 그 또한 쫓아내어 나가게 할 것이다.
왜냐 하면 바른 법을 믿지 않고 삼승(三乘)을 헐뜯고 비방하며 바른 법안(法 眼)을 무너뜨려 법의 등불을 멸하려 하고 삼보의 종자를 끊어버리려고 했기 때 문이다.
그들은 인천(人天)을 감손(減損)하고 그러다가 아무런 이익 없이 악한 세계에 떨어진다.
이러한 두 종류의 사람을 일컬어 바른 법을 비방하고 성현을 헐뜯어 지옥의 겁수(劫壽)가 증장(增長)한다고 하나니, 이와 같은 악한 법을 바로 근본대중죄(根本大重罪)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불위의근본법죄(不威儀根本法罪)라고 하는가?
만약 어떤 비구가 고의로 음행을 하거나 고의로 범인(凡人)을 살해하거나 주 지 않는 것을 빼앗아 가거나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이 네 가지 중에,
만약 어느 한 가지 죄라도 범한다면 이들에게는 다 사방에서 스님들에게 보시한 시주물과 음식ㆍ침구 따위를 다 공동으로 받아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
그러나 제왕(帝王)이나 대신(大民)들이 그의 몸에 회초리로 매를 가하거나 구속하여 가두거나 형벌을 가하거나 나아가 목숨을 빼앗는 일은 모두 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무슨 까닭에 근본중죄(根本重罪)라고 말하는가?
만약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은 행위를 하면 몽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악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니, 이것이 곧 악한 세계에 떨어지는 근본이 된다. 그런 까닭에 이것을 근본죄가 된다고 말한다.
비유하면 마치 철환(鐵丸)과 같아서 비록 이 철환을 공중에 던지더라도 잠시도 공중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빠르게 땅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다섯 가지 거스르는 죄를 범하거나 네 가지 중금(重禁 : 重罪)을 범한 두 종류의 중생과 바른 법을 헐뜯고 무너뜨리거나 현성을 비방하는 이러한 등의 열한 가지 죄 중에 만약 누구든지 어느 한 가지 죄라도 범하게 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지느니라.”
또 『정법념처경(正法念處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아비지옥 안에서 받는 고통은 앞의 칠대지옥(七大地獄)보다 배나 더 심하다.
수명은 일 겁(劫)을 지나가며 그의 신장(身長)은 그 크기가 오백 유순이나 되는데 네 가지 역죄(逆罪)를 지은 사람은 사백 유순이요, 세 가지 역죄만 지은 사람은 삼백 유순이며, 두 가지 역죄를 지은 사람은 이백 유순이요, 한 가지 역죄만 지은 사람은 일백 유순이다.
저 다섯 가지 역업(逆業)을 지은 사람은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 큰 소리로 외치면서 똥을 싸고 목구멍에서 숨을 몰아 쉰다.
이와 같이 죽어갈 때에는 어떤 빛깔이 앞에 생겨나도 그것을 보지 못하며, 그 앞에 마주하는 몸은 마치 여덟살 난 어린아이와 같다.
염라왕(閻羅王)은 불붙어 달구어진 쇠올가미[鐵絹]로 그 목을 옭아매면서 두 손을 묶고는 머리와 얼굴을 아래로 내려가게 하고 발을 위로 올라가게 하여 이 천년이 지나는 동안 아래를 향하고 다니게 하면 타오르는 불꽃이 머리털을 태우는데 맨 먼저 그 머리를 태우고 다음에는 그 몸을 태운다.
저 욕계 육천(六天)은 아비지옥 속의 냄새를 맡으면 곧 다 녹아 없어진다. 왜냐 하면 아비지옥에 있는 사람에게선 극심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또 『관불삼매해경(觀佛三昧海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중생이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해치며, 육친(六親)을 꾸짖고 모욕 하는 이런 죄를 지은 사람은 목숨을 마치는 시기가 아주 빠른 사이에 닥칠 것이다.
비유하면 장사(壯士)가 팔 한 번 구부렸다 펴는 짧은 시간에 곧 바로 아비 대지옥(阿鼻大地獄)에 떨어질 것이다. 그 때 변화한 염라왕(閻羅王)이 큰 소리로 그에게 칙명할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아, 지옥 종자야, 너는 세상에 있었을 때에 부모에게 불효하였고 삿되고 거만하여 도리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네가 지금 아비지옥이라 이름하는 곳에 태어났느니라.〉
이렇게 말하고는 곧 사라져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 때 옥졸(獄卒)은 다시 죄인을 몰아 하격(下隔 : 아래지옥)에서부터 상격(上隔 : 위 지옥)에 이르기까지 팔만 사천 격자(隔子 : 지옥)를 지내는 동안 빠른 몸으로 그 사이를 지나 쇠그물 주변에 이르기까지 하루 낮 하루 밤 동안 그렇게 아비지옥을 두루 돌 것이다.
그 하루 낮 하루 밤은 이 염부제(閻浮提)의 시간에 비하면 육십 소겁(小劫)을 지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와 같이 그 수명이 한 대겁(大劫)을 지내야 다하느니라.
다섯 가지 역죄를 갖추어 지은 사람은 죄를 받은 것이 다섯 겁이 가득 차야만 만족하게 된다.
또 어떤 중생은 네 가지 중대한 금계(禁戒)를 범하면서 신도들의 시주만 헛되이 먹고
남을 비방하며 삿된 소견으로 인과(因果)를 알지 못하고 반야(般若) 배우기를 끊으며,
시방의 부처님을 헐뜯고 승기(僧祇)의 물건을 훔치며 음일(婬妷)하고 무도(無道)하여 깨끗이 계율을 지키는 모든 비구니와 자매 그리고 친척 들을 핍박하고 약탈하며,
부끄러운 줄 알지 못하고 친한 이를 헐뜯고 욕하는 퉁 온갖 악한 일을 다 짓는다면,
이 사람이 그 죄의 과보로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칼바람이 몸을 가를 것이다.
그러면 그 몸은 잠깐 사이에 쇠꽃[鐵花]처럼 되어 열여덟 격(隔 : 지옥) 안에 가득 찰 것이다.
하나하나의 꽃마다 팔만 사천 개의 잎사귀가 있고 하나하나의 잎새마다 머리와 몸과 팔ㆍ다리가 있어서 각각 한 격자(隔子)에 있지만 지옥이 커진 것도 아니요, 그 몸이 작아진 것도 아니니라.
이와 같은 큰 지옥 안에 두루 가득하여 팔만 사천 대겁(大劫)을 지낼 것이다. 이 나리 (泥犁 : 地獄)에서 죽으면 다시 동방의 열여덟 격자 안에 들어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고통을 겪는데, 이 아비지옥의 남ㆍ서ㆍ북방으로 각기 열여덟 개의 격자를 지나게 될 것이다.
『방등경(方等經)』을 비방하고 다섯 가지 역죄(逆罪)를 갖추어 지으며, 승가를 파괴하고 비구와 비구니를 더럽히며, 모든 선근을 끊은 이와 같은 죄인으로서 온갖 죄를 갖춘 이가 있으면 그 몸이 아비지옥에 가득 차고 사지(四支)는 다시 십팔 격 안에 가득 찰 것이니라.
이 아비지옥은 다만 이 지옥에 있는 온갖 중생들을 태울 뿐이요, 겁(劫)이 다 하려고 할 때에는 동쪽 문이 곧 열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그 동쪽 문 밖에서 맑은 샘과 흐르는 물, 그리고 꽃ㆍ열매ㆍ수풀 등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볼 것이다.
이 모든 죄인들이 하격(下隔)을 따라 그 모습을 보면 눈의 불이 잠시 그칠 것이나 하격으로부터 일어나면 완전히 배로 기어다닐 것이다.
몸을 솟구쳐 위로 달려가 상격(上隔)에 이르러 손으로 도륜(刀輪)을 거머잡으면, 그 때 허공에서 뜨겁게 달구어진 철환(鐵丸)이 비내리듯 쏟아질 것이다.
동쪽 문으로 달려가 이미 그 문지방에 이르면 옥졸인 나찰이 손에 쇠작살을 잡고서 거꾸로 그 눈을 찌르고 쇠로 된 개는 그의 심장을 씹어 그는 기절하여 죽어버릴 것이다.
그러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남쪽 문이 열린 것을 보는데 앞에서와 다름 없을 것이다.
이와 같아서 서쪽 문과 북쪽 문도 역시 그와 같을 것 이니라.
이와 같은 시간으로 반 겁을 지나 아비지옥에서 죽으면 다시 한빙(寒氷)지옥 에 태어날 것이고 한빙지옥에서 죽으면 또 흑암(黑暗)지옥에 태어나서 팔천만년 동안 아무것도 보지 못하며, 큰 벌레의 몸을 받아 꿈틀꿈틀 배로 기어다니며, 온갖 감정이 어둡고 막혀 아무것도 아는 게 없을 것이다. 그러면 백천 마리 의 여우와 이리가 이들을 끌어다가 잡아 먹을 것이다.
목숨을 마친 뒤에는 축생의 세계에 태어나 오전만 개의 몸이 새나 짐승의 형상을 받고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면 귀머거리ㆍ장님ㆍ벙어리가 되거나 옴병ㆍ문둥병ㆍ옹저(癰疽) 따위에 걸리거나 아니면 빈궁하고 하천(下賤)하여 모두가 다 쇠약한 것으로 온몸을 장식할 것이다.
이런 천한 몸을 받기를 오백 번 겪은 뒤에는 다시 아귀의 세계에 태어나고 아귀의 세계에 태어나서는 선지식과 모든 큰 보살들을 만날 것이니,
그 보살들은 그를 꾸짖어 말할 것이다.
〈너는 전생의 몸이 한량없는 세상에 무한(無限)한 죄를 지었었고, 남을 비방하고 믿지 않았었다.
이와 같은 죄인은 온갖 죄를 다 갖춘 이이니 그 몸이 아비지옥에 가득 차서 사지(四支)가 다시 십팔 격 안에 가득 차리라.
이들은 아비지옥에 떨어져서 온갖 고뇌(苦惱)를 받는데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너는 지금 자비한 마음을 꼭 내어야 하느니라.〉
이렇게 꾸짖으면 모든 아귀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나무불(南無佛)’하고 말할 것이고 부처님의 은혜를 칭송한 힘 때문에 그는 곧 목숨을 마치고 사천왕천(四天王天)에 태어날 것이다.
그 하늘에 태어나서는 잘못을 뉘우치고 자책하며 보리심(菩提心)을 낼 것이다.
그러면 보든 부처님 마음의 광명은 이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이 무리들을 거두어 주시되, 마치 나후라(羅睺羅)를 돌보듯 하고 그들로 하여금 지옥을 피하게 하기를 마치 눈을 사랑하는 것처럼 하실 것이니라.’”
그러므로 『기세경(起世經)』에서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설하셨다.
만약 사람이 몸과 입과 뜻으로 업을 지으면
그것으로 말미암아 나쁜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하여 장차 등활(等活)지옥에 태어날 것인데
그곳은 너무도 무서워서 털이 다 곤두서는 곳이라네.
무수한 천억 년을 지내는 동안
죽고 나면 어느새 다시 살아나
원수끼리 서로 만나 저마다 원수를 갚는데
이로 말미암아 중생들은 다시 서로 죽이네.
만약 부모에게 악한 마음 일으키거나
혹은 부처님ㆍ보살ㆍ성문 대중에게 악한 생각을 하면
이들은 모두 다 흑승(黑繩)지옥에 떨어지리니
그곳에서는 받는 고통도 극심하고 준엄하며 치열하다네.
남을 시켜 바른 행을 삿되고 비뚤어지게 하거나
남들이 선한 마음 내는 것을 보고 반드시 파괴하면
이들도 또한 흑승지옥에 떨어지며
이간질ㆍ악한 말ㆍ거짓말 많이 하거나
이런 세 가지의 중대한 악업을 즐겨 지으면서
세 가지 선근의 싹을 기르지 않으면
이런 따위의 어리석은 사람은 틀림없이 지옥에 들어가
큰 지옥 다 합하여 오래도록 고통 받으리.
혹 양과 말 그리고 모든 소를 잡거나
갖가지 온갖 짐승과 닭ㆍ돼지 등을 죽이고
아울러 그 밖에 모든 벌레나 개미들을 죽이면
그 사람은 마땅히 중합지옥에 떨어지리라.
이 세상에는 두렵고 무서운 모습, 그 종류가 많은데
이런 것으로 중생들을 핍박하고 괴롭히는 사람
그는 장차 저 애산(磑山)지옥에 떨어져
밀치고 누르고 절구로 찧는 고통 받으리.
탐욕과 성냄의 독과 어리석음의 결사(結使) 때문에
바른 이치를 회전(回轉)시켜 달라지게 하고
옳게 판단하는 것을 그르게 만들어 법률을 어기게 하나니
그런 사람은 칼수레에 베이어 상하게 되리.
강한 권세를 의지하고 믿고 남의 것을 겁탈하고
힘이 있는 이나 힘이 없는 이의 것을 다 취하며
만약 이런 일로 모든 이를 핍박하고 괴롭히면
그들은 장차 쇠로 만든 코끼리에게 짓밟히리라.
만약 모든 중생들 죽이기를 즐거워하고
몸과 손에 피를 묻히는 마음이 매우 악한 사람이
이와 같이 깨끗하지 못한 업을 항상 행하면
그런 사람은 장차 규환(叫喚)지옥에 태어나리.
갖가지로 중생들을 접촉하여 괴롭혔기 때문에
규환지옥에서 태워지고 묶임을 당하는 것이나
그 지옥 가운데에는 다시 큰 규환지옥이 있으니
이곳은 아첨하고 비뚤어지고 간사하고 교활한 마음에서 연유한 것이네.
그들이 모두 빽빽한 수풀에 덮여지고 가려지는 것은
애욕의 그물이 더욱 조밀하여 거기에 빠지는 것이니
이와 같이 가장 하전한 업을 항상 행하면
그는 저 대규환(大叫喚)지옥에 떨어지리라.
만약 이와 같은 대규환지옥에 이르게 되면
불꽃 왕성한 쇠로 된 성이라서 털이 곤두서는 곳이고
그곳에는 쇠로 만들어진 마루와 집이 있어서
거기에 들어온 모든 사람들을 다 태워버린다.
만약 이 세간에서 온갖 사업을 하느라고
언제든지 모든 중생들을 많이 괴롭히면
그들도 장차 뜨거움으로 괴로움을 받는 곳에 태어나서
한량없는 시간 동안 뜨거운 괴로움을 받으리.
이 세상의 모든 사문(沙門)ㆍ바라문(婆羅門)과
부모와 존장, 그리고 모든 나이 많은 분
만약 이들을 접촉하여 괴롭히고 기쁘게 해주지 않으면
그들은 다 열뇌(熱惱)지옥에 떨어지리라.
하늘에 태어날 깨끗한 업을 즐겨 닦지 않고
사랑했던 지극히 친한 이들마저 항상 멀리 떠나는
이와 같은 모든 일을 하기 좋아하면
그 사람들은 장차 열뇌지옥에 들어가리라.
사문과 바라문에 대하여 악한 짓을 하거나
모든 착한 사람들과 부모에게 악한 짓을 하며
혹은 또 다른 존경할 만한 이를 해치면
그들은 항상 불길이 치성한 열뇌지옥에 떨어지리라.
언제나 온갖 악한 업을 많이 짓거나
일찍이 하나의 착한 마음도 일으킨 적이 없으면
이런 사람은 바로 아비(阿鼻)지옥으로 들어가
장차 한량없는 온갖 고뇌(苦惱)를 받으리라.
만약 바른 법을 말하면 그릇된 법이라 하고
온갖 그릇된 법을 말하면서 바른 법이라 하면
그것은 이미 착한 일에 있어서 무익한 것이나
그 사람은 장차 아비지옥에 들어가리라.
등활(等活)과 흑승(黑繩) 이 두 지옥과
합(合)ㆍ회(會)ㆍ규환(叫喚) 등이 다섯 지옥이 되고
열뇌(熱惱)와 대열뇌지옥을 보태면 일곱 지옥이 되며
거기에 아비지옥을 더하면 여덟 지옥이 된다.
이 여덟 가지를 이름하여 대지옥이라고 하는데
준엄하고 치열한 고통 절박하여 차마 받기 어려워라.
그것은 악한 업을 지은 사람이 만든 것이기 때문인데
그 가운데에는 또 열여섯 개의 작은 지옥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