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철이면 겨우내 한가했던 근교 암릉은 따뜻한 봄볕을 맞아 등반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모두들 봄을 만끽하는 표정이다. 아직은 차갑지만 바위를 만지는 촉감조차 새롭게 느껴 진다. 특별한 예우가 없는 산은 자만과 자신에 들뜬 사람에게 응분의 댓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고라는 최악의 결과로 나오곤 한다. 작년에 북한산에서 발생한 사고를 살펴보면 전반기 산악사고의 반 이상이 4월과 5월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체 등산 인구가 그만큼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특히 암릉 등반 중 발생하는 사망사고는 모두 머리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시에 입는 뇌진탕이나 두개골 골절 등의 치명적인 부상은 헬멧을 썼을 경우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 급격히 늘어나는 암릉등반사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인수봉이나 선인봉 등에서 발생하는 암벽 등반 사고는 그 전에 비해서 비교적 줄었다. 암릉 등반 사고의 유형을 보면 단독으로 산행에 나섰다가 추락한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등반자가 동행하지 않더라도 호기심에 무조건 따라가다 보면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암릉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외의 사고 유형으로는 경험 있는 안내자 한 명에 여러 명의 초보자가 따라 나섰다가 뒤에 쳐지는 경우다. 경험자가 있다 하더라도 암릉에서는 여러 명의 초보자를 일일이 돌보기 힘들다. 특히 끝에서 따라오는 초보자는 앞서 가는 경험자의 동작, 손잡이나 발디딤 선택 등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사고를 당할 위험성이 대단히 높다. 이에 비해서 암벽등반 사고는 최근 들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사고 발생 건수나 사망 사고 등이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도 등반자들이 사용하는 장비의 성능이 좋아진 점을 들 수 있다.
95년도의 경우 암벽등반 사고는 북한산이 16건, 도봉산이 4건으로 사망에 이른 경우는 선인봉 박쥐루트에서 발생한 추락사고 한 건 뿐이다. 이외에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경미한 경우는 제외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사고 발생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작년 북한산에서 일어난 중상 이상의 사고로는 4월 말 오이지루트를 등반하던 김모군이 발이 미끄러지며 추락,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다. 이외에 인수봉 하늘길에서 사레와 볼트에 손가락을 넣고 등반하다 10여미터를 추락해 그 충격으로 손가락이 절단된 사고가 중상에 이른 경우다. 도봉산에서 암벽 등반중 일어난 사고로는 박쥐 코스 등반중 일어난 사고로는 박쥐 코스 등반중 자일이 꼬여 이를 풀기 위해 접근하다 추락해 관바위에 머리를 부딪혀 사망한 경우가 있다. 중상 이상의 사고는 대부분 선등자의 추락으로 인해서 발생하며, 확보용 프렌드나 너트가 빠지면서 부상이 더 커지는 것이다. 암벽 등반 코스중 사고 다발 지역은 북한산의 경우 대슬랩주변과 동양길, 영길, 취나드b, 검악 등이며 동산은 표범과 박쥐코스에서 사고가 많다. 91년부터 95년까지의 사고를 월별로 보면 북한산은 3월이 8퍼센트, 4월이 10퍼센트, 5월이 14퍼센트로 3월부터 5월까지에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31.6퍼센트에 이르고 있다. 양쪽 산 모두 다 전체의 30퍼센트에 이르는 사고가 초봄 산행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망과 중상을 중심으로 북한산과 도봉산의 사고를 살펴보면 먼저 작년 4월에 발생한 사고가 있다. 당시 산행에 동행했던 하양은 전씨가 자일과 함께 추락함으로 해서 바위 중간에 고립된 채 구조의 소리만 애타게 질러대야 했다. 이외에 4월 30일에 발생한 암릉 등반 사고가 주목된다. 초봄 산행이 아니지만 10월에 있었던 사고도 등반자가 술에 취해 등반에 나섰다는 점이 문제되고 있다. 4명이 한 조가 되어 원효리지를 등반하던 이 팀은 능선에서 점심식사와 함께 술잔을 돌려가며 소주병을 비워댄 것이 화근이었다. 술에 취해 암릉 등반에 나서는 것은 도봉산도 마찬가지다. 초봄에 산에서 사고가 많이 발행하는 이유는 날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음주 산행으로 인한 사고는 산행을 끝마치기도 전인 능선상에서 식사와 함께 잔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술로 인해 일어나는 사고 이외에 초보자가 암릉 등반에 다라 나섰다가 사망한 경우도 있다. 중장년층 위한 등반교육 절실해 일반적으로 국내의 각 산악회들은 가입 자격을 30세 이하로 한정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나이가 맞는 등반자끼리 팀을 모아 산행에 나서기도 하고 때로는 등반에 나섰다가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팀을 이루어 새로운 암릉을 등반하기도 한다. 도봉산 경찰산악구조대의 정기상대장은 "암릉 등반을 즐기는 중장년층의 경우 산악회 가입이 어렵고 등산학교에 갈 수 있는 나이도 넘었기 때문에 등반중 만난 사람들과 다른 루트를 찾게 되고 나름대로 산악회를 조직해 활동하거나 친분 있는 사람끼리 어울리게 된다"며 나름대로 중장년층의 암릉등반 유형을 분석했다. 주중이나 주말 가리지 않고 리지코스에 붐비는 많은 등반자들을 위해 각 코스마다 안내자를 붙일 수도 없고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미리 구조대원을 배치하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최근에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사고를 막기 위해 경고문을 새롭게 제작해서 설치한 적이 있다. 91년부터 95년까지 사고다발 지역을 분석해 보면 북한산의 경우 병품암과 만경대리지, 원효리지 부분이며 도봉산은 뜀바위와 신선대, 칼바위 등이다. 도봉산 신선대에선 12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뜀바위는 21건의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사망했고 4명이 중상을 입었다. 다행히 핸드폰이 있어 구조 요청을 하기는 했지만, 구조하는 데만 5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점점 넓어지는 사고발생 지역 이들은 선인봉의 짧은 코스나 만자옹 뒤편에서 이 바위 저 바위로 뛰어 다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설악산의 용아장성릉의 예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바위 옆으로 우회로가 있기는 하지만 그 많은 인원이 우회로로만 가지는 않는다. 암릉등반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한 좀더 적극적인 방안이라면 초보자도 등반할 수 있는 쉬운 루트를 개발하고, 모든 암릉에 등급을 매겨서 능력 이상의 코스에 가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
첫댓글 무섭다.... 그런데 포기를 못하고 왜 하는거지??????
미쳤어!!!!
ㅎㅎㅎ, 그러니 안전 확보 없이 하면 안된다고
항상 안전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