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락셀(Fraxel)과 샴페인 - 프락셀레이저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
요즘 잡지를 보거나 주위 친구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이 받는 레이저시술 중 프락셀이란 게 있는데, 프락셀이란 도대체 무언지?
우리가 ‘대명사’처럼 부르지만 실제로는 그것이 대명사가 아니고 특정한 상품명이거나 일반명사인 것들 많습니다. 예를 들어 ‘뉴욕’은 미국 동부에 위치한 큰 주(State)의 이름이지만 우리가 흔히 ‘뉴욕’이라 하면 뉴욕시티, 그 중에서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같은 마천루가 가득한 맨해튼을 떠올리고 ‘샴페인’이란 사실 파리 동부의 상파뉴(Champagne) 지방에서 나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을 칭하는 말이지만 지금은 달콤하고 잔에 따르면 탄산가스 탓에 기포가 생겨나는 모든 스파클링 와인을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의학용어에 있어도 비슷한 대우를 받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 보툴리눔 독소 A형을 통칭하는 이름이 되어버린 ‘보톡스(Botox)’(사실은 미국 앨러간 사의 상품명)가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랠리언트(Reliant) 사의 ‘프락셀(Fraxel)’이란 레이저기기도 분획박피(Fractional Resurfacing) 레이저를 통칭하는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프락셀(Fraxel)이란
프락셀이란 사실 분획박피용 레이저기기 중 제일 처음 등장한 기기의 상품명입니다. 기존의 레이저 박피가 효과는 좋은데 반하여
l 얼굴 전체를 진피층까지 태워버리기에 통증도 심하며
l 한달 간은 외출이 거의 힘들고
l 그 후에도 얼굴 전체에 붉은 기가 몇 달까지 지속되는 등 고통과 일상생활 제약이 심함
이런 이유로 그 뛰어난 효과에도 불구하고 흔하게 시행되지는 못했습니다.
렐리언트(Reliant)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레이저 제조사로, 팔로마(Palomar), 큐테라(Cutera), 루메니스(Lumenis) 등 이제는 덩치 큰 기업이 되어버린 레이저기업들에 비하면 미용레이저시장의 춘추전국시대에 상당히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였습니다. 그런 탓에 이미 기존에 많이 보급되고 노하우가 축적된 IPL이나 Nd-YAG 등의 레이저로는 승부수를 내기 어려울 거라 판단했는지 2004년 후반에 어븀파이버(Erbium Fiber)레이저를 수백~수천개의 작은 구멍형태로 분할 조사하는 방식의 새로운 레이저를 출시하는데 이것이 바로 프락셀(Fraxel)입니다.
프락셀은 기존의 CO2레이저나 Nd-YAG레이저 등과 달리 작고 수많은 구멍 형태로 레이저를 조사합니다. 피부에 수많은 레이저 구멍을 만들지만 그 사이에 정상적인 피부를 남겨두기 때문에 레이저박피 때처럼 얼굴이 완전히 벗겨지는 일은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레이저박피가 한번으로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반면 프락셀은 여러 번 시술을 받아야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프락셀을 받을 때 알아두어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
- 시술시간: 얼굴 전체를 하는데에 30분 내외가 걸립니다
- 시술횟수: 3~6번 정도 반복시술 받는 것이 추천됩니다
- 시술간격: 일반적으로 2주~4주에 한번씩 받습니다.
- 시술후 얼굴상태: 얼굴전체가 부은 듯한 느낌이 2~3일 가며 일주일 정도 얼굴에 붉은 기가 있고, 그 이후로는 약 2주간 얼굴에 갈색 기운이 돌고 각질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인에서는 이 기간이 좀 더 길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부 병원에서 말하는 프락셀은 프락셀이 아닐 수 있다?
현재 병원에서 사용 중인 보톡스 중에는 앨러간사의 BOTOX(상품명)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효과는 비슷하지만 이제는 국산, 영국산 등 다양한 보툴리눔 톡신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프락셀과 비슷한 어펌(Affirm), 픽셀(Pixel), 스타럭스 프랙셔널(Starlux Fractional) 등 프락셀과 유사한 레이저가 다양하게 등장했습니다. 때문에 이런 차이점을 일일이 환자에게 설명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므로 (레이저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신제품 출시는 문자 그대로 하루가 멀다하고 변화하기 때문에 레이저시술을 하는 의사마저도 전시회와 학회 등을 열심히 다니고 다양한 장비의 데모를 받지 않으면 레이저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병원에서 어펌을 사용하던 모자이크를 사용하던 환자에게는 그냥 ‘프락셀’이라고 이야기하는 선생님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프락셀과 비슷한 다른 프랙셔널(Fractional) 레이저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시너지(Cynergy), 엘리트(Elite)등의 레이저를 내 놓은 미국 사이노슈어(Cynosure)사의 어펌(Affirm)입니다. 1440nm의 Nd-YAG 레이저를 사용합니다. 임상자료도 많고 평도 좋은 편입니다.
미국 레이저 시장에서 상당한 네임밸류가 있는 팔로마(Palomar)사의 스타럭스 프랙셔널(Starlux Fractional)입니다. 1540nm의 레이저를 이용하여 cm2당 100~320개의 스팟을 만들며, IPL 등 다른 레이저와 함께 워크스테이션 형태로 사용합니다.
국내에는 테너(Tenor), 러블리(Lovely)로 잘 알려진 알마레이저(Alma Laser. 국내는 MSQ)의 픽셀(Pixel)레이저입니다. 2940nm의 어븀야그(Er:YAG)레이저 혹은 Nd:YAG레이저를 이용합니다. 미국에서 방송을 많이 탄 편이며 임상자료도 많은 편입니다.
IPL의 개발사로 유명한 루메니스(Lumenis)의 Encore란 레이저를 이용한 액티브FX(Active FX)입니다. 특이한 점은 1300~3000nm대를 사용하는 타사 프랙셔널레이저와 달리 이 기기는 CO2레이저(10,600nm)를 이용합니다.
그 밖에는 이탈리아 콴타(Quanta)메디칼의 마티스(Matisse), 국산 프랙셔널레이저로 루트로닉(Lutronic)사의 모자이크(Mosaic), 티앤엘(TNL)사의 셀라스(Sellas)가 있으며 CO2 프랙셔널레이저인 ThermoXel(중국산으로 추정)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폴라리스, 리펌ST로 유명한 시너론(Syneron)사에서 적외선 파장대를 이용한 프랙셔널레이저 어플리케이터를 출시한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프락셀(Fraxel) 혹은 프랙셔널(Fractional)레이저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이것은 정말 어려운 고민입니다. 시술 받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상대적으로 전문적인 정보가 부족한 일반인으로서는 잡지의 광고나 주변사람, 의사의 추천에 의하여 선택하게 됩니다. 이상하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 고민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사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굉장히 고가의 레이저기기를 병원에 들여놓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닌데, 연구논문 및 관련자료를 보고 장비데모를 1~2일 받아봐도 미세한 차이나 특수한 상황에서의 장단점까지 파악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짧은 조언을 하자면, 랠리언트사 프락셀(Fraxel)의 장점은 가장 많은 시술경험과 연구결과가 있다는 점(가장 안정적인 장비라는 뜻입니다)입니다. 하지만 높은 시술비용과 얼굴에 도포하는 푸른잉크(사람에 따라 푸른기가 오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는 지속적으로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새롭게 등장한 레이저 중 어펌(Affirm), 픽셀(Pixel), 스타럭스(Starlux) 등은 효과가 뛰어난 편이고 잉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프락셀과 후발 레이저들의 간극은 좁아질 것이고 더 많은 장점을 가진 레이저도 등장할 것입니다.
프락셀(Fraxel) 혹은 프랙셔널(Fractional) 레이저를 시술 받을 때 생각해둘 것들
프락셀 혹은 프랙셔널 레이저를 시술 받을 때는 다음의 사항들을 체크해 보면 좋습니다.
- 나에게 제일 문제가 되는 피부상태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내 피부의 고민이 피부결인지, 여드름 흉터인지, 잡티인지, 떨어진 탄력인지 잘 알고 있는가? 자신의 문제점을 잘 알지 못하고 두리뭉실하게 이것저것 다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한다면 레이저 시술 후에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 나에게 제일 문제가 되는 피부상태에 프랙셔널 레이저가 가장 적절한가?
프랙셔널레이저는 피부결, 잡티, 여드름흉터, 기미, 잔주름, 탄력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하여 치료가 가능하지만 굳이 다양한 레이저가 있는데도 등장하여 각광을 받고 있는 주된 이유는 기존 레이저들로 치료가 까다로왔던 여드름 흉터, 기미 등에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만약 주근깨, 잡티 등이 주된 문제라면 IPL이 비용대비 효과면에서 뛰어날 수 있고
잔주름이나 탄력이 주된 문제라면 이에 대한 전문가는 프랙셔널 레이저보다는 써마지리프트, 폴라리스, 타이탄, 리펌ST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 그 외에 기본적으로 레이저 시술 전후에 조심해야 하는 것들- 시술 전 선탠이나 자극적인 필링제 사용금지, 시술 후 보습과 선블록을 충분히 할 것 등은 프랙셔널 레이저 시술에도 똑같이 해당된다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샴페인에 대한 비유를 들겠는데, 좋은 샴페인을 고른다는 것은 샴페인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취향에 대한 이해도 중요합니다. 단지 비싼 것만이, 혹은 남들이 훌륭하다고 평하는 것만이 좋은 샴페인은 아닐 것입니다. 가격이 적당하거나 저렴하더라도 나의 입맛에 맞는 샴페인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좋아하는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샴페인이 가장 훌륭한 샴페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