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갱이를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유난히 물 맑고 공기 좋은 청정지역에 살다보니 냇가엔 고기도 많았고 다슬기도 지천으로 많았다.
날이 어둑어둑할 때 바구니 하나 들고 냇가로 가면 올갱이가 냇가로 슬슬 기어 나온다.
여름에 올갱이는 씁쓸한 맛이 나는데 삶은 올갱이를 씹으면 새끼를 깔 때라 으직으직 씹히는 맛이 있었다.
수영하다가도 바위에 붙은 올갱이를 손으로 "쓱~'하고 한번 훑으면 한 움큼씩 올갱이가 나오곤 했다.
잡은 올갱이는 고무장갑을 끼고 거친 함지박에 넣어 박박 문질러 씻어 물에 담가 놓으면 해캄을 토해내는데
이것을 깨끗이 다시 한번 씻어 놓었다가 팔팔 끓는 된장국에 넣어 국을 끓이면 국물맛이 시원하니 참 맛있었다.
삶아진 올갱이는 건져서 아카시아 가시로 쏙쏙 빼 먹곤 했다.
아카시아 가시도 구할 수 없을 땐 꽁지부분을 이로 살짝 물어 힘있게 쪽 빨면 입 안으로 올갱이살이 쏙 들어온다.
빼 먹는 맛이 아주 좋았다.
온 가족이 마주 앉아 바늘이나 아카시아 가시로 올갱이살을 빼 놓으면 어머니께서는 여기에 콩가루를 묻혀서
된장국을 끓여 주시곤 했다. 야채는 부추나 아욱을 주로 사용했다.
한겨울에도 장화를 신고 고무장갑 속에 면장갑을 끼고 얕은 내에 들어가 흐르는 물 속에서 살금살금 발을 디뎌 돌에 붙은 올갱이를 잡았었다.
추운 줄도 모르고 어머니 아버지께서 칭찬해 주시는 말씀과 맛있는 올갱이국을 먹을 욕심에 시키지도 않는 일을 참 열심히도 했었다.
오늘 아욱국에 넣은 올갱이를 보니 그 시절 생각이 참 많이 난다.
올갱이장칼국수
올갱이 육수에 된장, 아욱을 넣어 끓인 장국애 오색국수를 올리고 올갱이살만 빼서 가운데에 올려놓고 끓인다.
국수 색깔이 다양해 시각적으로 눈낄을 끈다.
시금치, 당든, 적채, 치자, 복분자 등을 넣어 반죽을 한다.
살이 토실토실한 삶은 올갱이를 살만 빼서 끓는 칼국수 위에 얹는다.
모두 국내산만 쓴다고 한다.
맛있게 칼국수가 끓고 있다. 아주 먹음직스럽다.
영양부추처럼 생긴 이 나물의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은 난다.
상차림
갖가지 색깔의 국수를 건져 국물과 함께 먹으면 된다.
이날 국물맛이 시원하고 좋았는데 화력이 너무 세서인지 국물이 좀 짰다.
나는 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날은 많이 먹었다.
개인적으로 올갱이에 아욱을 넣은 장국과 밥을 더 좋아한다.
작년엔 상록호텔의 올갱이국을 먹으려고 제천에서 수안보까지 간 적이 있다.
그만큼 올갱이국을 좋아한다. (올갱이)는 충청도나 강원도 분들이 다슬기를 올갱이로 부른다.
첫댓글 올갱이 국 제가 좋아하는 음식인데 맛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