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학의 動機
장의순
소설쓰기는 거짓말을 할줄 알아야 한다는데 그것이 제일 어렵겠다. 사실적 참말만 하기도 쉽지 않는데 거짓말을 꾸며내다니 나에겐 점쟁이 무당의 피가 한방울도 없다.
앙드레 지드가 오스카 와일드에게 “어떻게하면 소설을 쓸수 있을까" 물었을 때 “첫째 거짓말을 할줄 알아야 한다” 라고 대답 했다. 그렇다면 소설가들은 거짓말의 천재들인 셈이다. 거짓이든 아니든, 우리에게 큰 영감으로 다가와 하나의 인간이라는 인격체로 다듬어 준 문학의 대들보 역활이 명작 소설이 아니었을까. 글쓰기가 어렵다는 사람에게 나는 일기부터 써 보라고 권한다. 톨스토이는 평생을 일기를 썼다고 한다
가장 쉽게 접근할수 있는 방법이 일기니까.
내가 처음 읽게된 소설이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다. 중학교 1학년 때다. 우리집 뒤켠 별채에 세들어 살던 젊은 부부인데, 池씨라는 아저씨가 내게 준 책이다. 나는 다락방에서 '여자의 일생'을 읽고 또 읽었다. 자연주의 문학가인 그의 작품에 빠져 마음에 드는 문장을 노트에 옴겨 놓기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다. 그 시절엔 상급생 규율부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책가방을 뒤져 이상한 것이 보이면 압수해 갔다. 교무실에 불려간 나는 어안이 벙벙해, 서 있는데 담임 선생님이 '장의순이 문학공부하는구나'하고 웃어셨다. 그 때사 안도의 숨을 내 쉬고 내가 문학을 하는 것인가 자신에게 되 물었다.
갓난 아들을 데리고 사는 池씨 부부는 정상적인 부부가 아니었다. 어느날 시골에서 딸만 둘인 본처가 찾아와서 젊은 아기 엄마와 엉겨붙어 머리채를 뜯고 싸움하는 걸 보고 알게 되었다. 그 池씨는 강원도에서 군 생활을 할 때, 자신을 총각이라고 속이고 그곳 처녀와 사랑하여 제대하고 동거 하면서 바라던 아들을 얻어 천하를 얻은 기분이 되어 있었다. 시골에서 병든 홀시아버지를 모시고 농사 지으며 남편 제대하기만 기다렸던 본처는, 물찬 제비같이 젊은 첩한테 머리채 뜯기고 분해서 이런말 저런말을 우리 어머니께 하소연 했다. 재산은 좀 있었으나 시아버지가 병이 들자 시어머니는 어느 놈하고 눈이 맞아 가출 했단다. 아이러니 하게도 부정한 시어미도 정식 며느리 편이 아니라 외도하여 손자를 낳은 첩 며느리를 두둔한다는 사실이다. 남편 池씨는 첩과 살기위해 자꾸 재산을 축내고 참을수 없어서 찾아 왔노라고 했다. 池씨는 친부가 아닌 다른 남자와 살고있는 어미를 자주 찾아갔다. 그래도 엄마라고. 한참 후에, 池씨는 방직공장에 다닌다는 소식을 들은것이 전부다. 현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적인 일이 많다.
단편 작가인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은 세편의 장편중 하나이다. 모파상의 스승이 ‘플르베르’고 그는 어머니의 남자 친구다. 혹자는 플르베르가 모파상의 아버지였다고도 한다. 모파상은 많은 여자들과 염문을 뿌렸으며 만년에 매독으로 눈이 멀고 정신병자가 되어 미처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아! 어둡다 너무 어둡다” <2024.8.15>
*모파상<Albert Guy de Maupassant 프랑스1850~1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