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들과 함께하는 청소년들의 봉사활동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역 청소년들과의 라온 자원봉사 자치기구는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의 제목을 정하기 위해 공모전을 열었다. 선정된 제목은 ‘~에게’, ‘~보다’를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 ‘보담’이다. 동물들에게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게 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보담’의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라온의 유기동물 봉사활동 과정과 활동 참여 계기를 나눴다.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에 신청하게 된 이유는 각자 동물 사육사라는 진로에 확신을 갖고 싶어서, 더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어서 등 다양했다. 저마다의 동기를 갖고 청소년들은 즐겁고 보람 있게 참여했다. 동물권과 유기동물에 대해 알아야 할 지식들, 유의사항과 사고 사례, 활동 확장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평일날 아침, 8시부터 달그락에 모여 봉사활동에 나선 청소년들은 눈을 반짝이며 동물들과 함께했다. 동물들의 변을 치우고 공간을 청소하면서도 유기견들의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를 적극적으로 살폈다. 다가오는 강아지들을 조심스레 안아올리며 “이렇게 귀여운 동물들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봉사 경험이 있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고 있는 청소년들은 강아지를 안정적으로 안는 법을 알려주었다.
한 청소년은 활동 중 작업이 끝나자 짐을 모아둔 장소에서 급하게 자신의 DSLR 카메라를 찾아왔다. 이전에 봉사에 참여하며 동물들과 현장의 모습을 더 예쁘게 담아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개인 카메라를 구입한 것이다. 청소 작업을 마친 뒤 동물들, 함께 활동한 청소년들을 열심히 찍어 공유하는 모습이었다.
봉사를 마치고 달그락에 돌아와, 청소년들은 함께 활동의 소감을 공유했다. 많은 동물들이 버려진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기도 하고,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직접 청소하며 힐링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라온에서 3년간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한 청소년은 “세상에 자그마한 도움이 되어 스스로의 가치가 조금이라도 오른 것 같아 즐거웠다”는 말과 함께 어떤 봉사활동이든 더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현장에 나서 활동을 진행한 만큼, 연말에 있을 청소년친화정책 프로젝트의 기반을 세우기 위해 우리 지역과 국가에 필요한 지원과 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반려동물 등록제의 강화와 확장, 유기동물과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을 가지게 하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 동물 유기에 대한 법적 처벌 강화, 문제의 심각성 알리기가 의견으로 제시되었다. 이러한 제안들이 모이고 모여 청소년들이 제안하는 지역 정책으로서 확장해갈 예정이다.
청소년들은 봉사활동시간보다는 생명들이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만으로 겨울날 아침부터 활동에 임했다. 이들은 지역의 문제를 찾는 데에서 나아가 해결에까지 기여하고자 한다. 자원봉사 에세이와 같은 청소년들의 이야기들은 모여서 책자로 펴내기로 했다. 현장으로 나아가는 청소년들의 움직임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Written By. 조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