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서대문) 제67차 정기총회 참관기
2018년 5월 21일 월요일에 전주 순복음참사랑교회에서 기하성(서대문) 정기총회가 열렸다. 나는 서울중부지방회 소속 대의원 자격으로 동료 목회자들과 함께 다녀왔다. 우리 지방회에서 25명이 참석했으며 서로 교제하는 시간도 가졌다. 참가자는 목사 372명 중 256명, 장로 117명중 38명이었으며 총 재적 인원 489명 중 294명이 참석했다. 60%의 참석률이다.
다음은 교단총회 참관기를 소감을 담아 정리한 것이다:
1.
장소가 왜 전주인가? 순복음참사랑교회는 전주의 들판에 세워진 거대한 예배당과 부속건물들을 가진 교회다. 교회의 준비는 정말 대단히 훌륭했다. 주차 안내, 식사 준비와 섬김, 카페와 야외 파라솔 등 총회대의원들을 대하는 봉사자들의 환대에 나는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예배당 내부의 음향과 예배 중에 발표된 음악과 무용 등의 준비도 매우 세심하고 철저하다는 인상이었다. 이렇게 교단을 위해 헌신한 교회의 수고로 총회가 잘 치러진 것은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에 우리 총회가 재정적으로 매우 열악하다는 재단이사장님의 말씀에서 이번 총회가 왜 ‘전주’에서 열리게 되었는지를 이해했다. 그리고 안타까웠다.
2.
총회는 축제다! 평창올림픽에서 전야제를 벌일 때 개막식을 준비한 사람들은 우리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비전을 담아냈다. 교단총회는 매년 열리는 교단의 축제다. 그리고 그 축제는 그 교단의 정체성과 전통, 그리고 비전을 담아낼 문화적 코드와 색채를 띠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회에 배어 있는 특송과 찬양선곡 등을 볼 때 과연 이것이 우리 교단의 전통과 미래비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번 총회의 예배에 준비된 찬양과 특송 그리고 공연을 모두 순복음참사랑교회가 준비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교단에서 이런 행사에 이런 의미를 담아내서 표현할 수 있는 교회가 몇 교회나 될까? 열손가락으로 꼽으려 해도 손가락이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수님의 고난과 성도들의 순교, 그리고 전도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아낸 영상과 공연은 이 교회의 정신과 가치관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했다. 그래서 이번 총회의 공연은 순복음참사랑교회의 정신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총회의 비전과 전통을 잘 담아낼 수 있는 축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전통에 대한 바른 평가와 비전에 대한 바른 설정을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하다. 이것은 앞으로 우리가 수고하는 모든 일들이 응집된 후에 가능할 것이다.
3.
제비뽑기를 통해 임원을 선출하면 좋은가? 이번 총회는 신임 임원선출에 모두 단독후보가 나와서 모두 그대로 인정되었다. 다만 장로부총회장 후보로 등록된 임병철 장로는 사전에 사퇴하여 장로연합회의 추천을 받은 이정갑 장로가 선출되었다. 내년부터는 임원선출에 제비뽑기방식을 적용한다고 한다. 총회장과 부총회장은 목사 안수 후 25년이 지난 분들 중에 지방회의 추천을 받은 분들이 경선을 하고 최종 2인 중에서 제비뽑기를 한다고 한다. 이런 방식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이유는 그 동안 총회 임원의 선출 방식에 비리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현재 총회장인 정동균 목사가 훌륭하게 총회를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총회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매우 합리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보여준 것은 확실하다. 내년에 열릴 총회에서 제비뽑기를 통해서 선출될 분도 훌륭하게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다만, 교단의 재정상황이 열악하기에 총회에 대한 총대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파와 노선을 따라 파당을 짓지 말고 소신과 사명감을 가지고 총회를 이끌어 갈 지도자들이 일어난다면 총회는 다시 견고하게 세워질 수 있을 것이다. 제비뽑기를 통해서 총회의 임원들과 모든 총대원들이 임원을 하나님이 세우셨다는 공통된 인식을 하게 되면 총회는 매우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되기를 기도하겠다.
4.
교단 산하기관들의 활동을 기대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총회 산하 기관들의 수장인 각 국장과 신학교 운영자들, 그리고 각위원회장의 보고는 없었다. 보고서를 그대로 받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총회라면 각 국장의 보고와 각 위원회의 활동과 신학교에 대한 세부적인 보고와 논의 그리고 총대원들이 각 분과별로 나뉘어 적극적인 의견의 개진과 자기 개발을 위한 토론과 세미나를 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현재는 재정상황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국장직 맡기를 꺼리는 상황이라고 한다. 하지만 마지막에 의견을 낸 오동근 목사의 의견처럼 각 국과 위원회의 일꾼들에 대한 지역안배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뿐 아니라 세대 간의 소통과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총회를 잘 조직화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총회라는 거대한 기구만 생각하기보다는 지방회나 각 국의 활동, 그리고 위원회의 역할을 통해서 총회 소속 교회들과 목회자들이 서로 적극적으로 나서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총회 홈페이지에는 불법 광고를 삭제할 사람도 여력도 없나 보다. 내용의 충실함은 차치하고. 그렇게 총회가 운영되려면 원래대로 3박4일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는 하루에 그것도 4시간 만에 종료되었다. 그리고 앞 두 시간은 예배였다.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이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하는 이유가 오직 임원을 선출하는데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기 위함이라는 이 씁쓸한 현실 앞에서 지방회의 만난 식사가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그래도 정말 아쉽기 그지없다. 앞으로 발전하기를 기도하겠다. 가장 먼저 상회비부터 제대로 내보자!
5.
교단목회자 연금은 결국 해체될 것이다! 이번 총회의 의결 중에 교단 연금을 130%
계상(計上)하여 반환촉구하기를 결의했다. 기하성 교단연금공제회의 횡령사건 때문이다. 수감중인 전 총회장 박성배 목사의 전횡(專橫, 권력이나 권세를 홀로 쥐고서 자기 마음대로 함)으로 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교단연금회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교회가 목회자의 노후를 위해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은 은퇴 시에 지게 될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교단연금을 다시 새롭게 만든다고 한다. 누가 얼마나 지지할 것인가? 한번 깨져버린 신뢰를 회복하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6.
끝으로, 현재 기하성총회의 회생과 발전을 위해서 과연 재정적인 부분이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우리 교단의 발전에 중요한 포인트는 목회자 개인의 역량강화와 연합에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고인물이 되지 않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건전한 도전을 하며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며 다른 교단과 교파와 더불어 교류하고 사회의 다양한 영역과 소통하면서 문화에 대하여 이해하고 기독교 목회자로서 우리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하려는 노력이 일어날 때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조직이 그렇게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임원들의 임무요 우리가 할 일이다. 돈은 그 다음이다. 그런 비전과 헌신, 사명감을 가진 일군이 되어보자. 그리고 그런 일군이 일어나기를 기대하자. 그리고 현 임원들이 그런 일군이 되도록 밀어보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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