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는 2016년 9월 9일 타이완의 고래보호단체 쿠로시오해양교육재단(黑潮海洋文教基金會)과 만남과 교류의 시간 및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화롄시에 위치한 쿠로시오는 타이베이에 있는 중화고래협회와 더불어 타이완에서 가장 활발하게 고래류 보호활동과 교육, 캠페인 등을 진행하는 단체입니다. 특히 화롄은 바로 태평양이 시작되는 곳이고, 고래들이 살아가는데 좋은 조건이 마련되어 있어서 쿠로시오는 고래생태관찰을 매년 5월에서 10월까지 진행합니다. 화롄에서 가장 생태적인 고래관찰로 널리 알려진 쿠로시오의 고래관찰율은 무려 90%라고 합니다.
고래생태관찰은 일반적으로 고래관광이라고도 하지만, 관광객이 주가 되고 고래는 볼거리에 머무는 관광상품으로서의 고래관광이 아니라 말그대로 끝없이 펼쳐진 넓은 바다에서 고래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 생태적 의미에 대해 배우는 일종의 환경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래들이 바다에서 헤엄치는 역동적인 모습은 장관을 이루는 경우가 많아서 고래생태관찰은 보통 가장 흥미롭고 짜릿한 생태환경교육이 되기도 합니다.
화롄의 태평양 바다를 뛰노는 고래들의 힘찬 모습이 쿠로시오 단체 활동가들의 자신감을 통해 전달되는 듯 했습니다. 핫핑크돌핀스와 쿠로시오는 이미 서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이번 만남을 준비해왔고, 서로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으며, 공통적인 부분도 많아서 쿠로시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폭풍 수다를 교환하기 시작했습니다. 꿈과 비전이 비슷한 사람들이 바다를 통해서 연결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핫핑크돌핀스는 약 두 시간에 걸쳐 쿠로시오가 걸어온 길에 대해서 듣고, 다시 약 세 시간 남짓 핫핑크돌핀스의 활동 소개와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에 대해 강연을 하고, 쿠로시오 회원들과 질문과 대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중화고래협회와 마찬가지로 쿠로시오 회원과 활동가들 역시 제돌이를 비롯해 제주 바다로 돌아간 다섯 마리의 남방큰돌고래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고, 이것저것 자세히 묻기도 하였습니다. 돌고래 방류는 타이완의 고래보호단체들도 바라고 있는 부분인데, 한국에서 이뤄질 수 있게 된 배경과 시민들의 관심, 그리고 시민단체의 활동 및 현행 제도적 문제에 대해서도 쿠로시오 분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1998년 발족한 쿠로시오에 비하면 고래보호운동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한국에서 다섯 마리 돌고래들이 야생에 방류되고, 그 돌고래들이 자연에서 새끼까지 낳아 기르며 결국 돌고래 야생방류가 100% 성공하게 된 것은 많은 이유들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한국에서 돌고래 방류가 성공했다고 해서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상괭이와 밍크고래들은 한반도 해역에서 매년 2천 마리 가량 혼획이 되어 죽거나 시장에 고기로 팔리고 있고, 이에 대한 제도적 해결은 아직 멀어보입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수족관 고래류 전시와 공연은줄어들지 않은 채 아직도 국내 8개 수족관과 공연장 시설에서 41마리의 고래류가 갇혀서 전시와 공연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타이완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류, 화롄, 컨딩 지역 등 3개 수족관에서 몇 십 마리의 고래류가 쇼를 하거나 전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과 비슷하게 러시아산 벨루가와 일본 다이지산 큰돌고래들입니다. 그래서 타이완에서 이 고래들을 야생방류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설 수족관과 공연장의 고래들은 시민단체에서 커다란 돈을 모으지 않는 한 다시 사와서 바다로 보내기에는 현실적으로 커다란 무리가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중국 대륙과 마주 보고 있는 타이완의 서해안에는 타이완분홍돌고래가 겨우 71마리 정도 살아가고 있으며, 대륙쪽 분홍돌고래들도 이와 비슷한 개체수입니다. 이들은 멸종위기 위급종(CR)이기도 합니다. 타이완해협의 양안에서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는 개발이 이대로 계속 이어진다면 분홍돌고래들은 서식처를 잃고 지구상에서 영영 사라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연안 개발, 증가하는 선박 운항, 수중 폭파, 항로 확보를 위한 바닥 준설, 오염, 소음 등이 돌고래들을 위협하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진심으로 바다를 아끼고 사랑하면서 특히 그 바다의 건강함을 직접 보여주는 고래류를 통해 해양생태계를 지켜가려고 합니다. 우리는 모두 '무국경 바다의 친구들(Borderfree Friends of The Sea)'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