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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향문학 15호 특집]
◈ 최태호의 한국어 교실 ◈
1. 우리말 바로 쓰기
1) 냉탕과 온탕
대학 다닐 때부터 궁금했던 말이 있다. 목욕탕에 가면 온탕, 냉탕이 있다. 냉탕(冷湯)을 한자로 보면 찰 랭(冷), 끓일 탕(湯)이다. ‘차가운 끓인 물’이 된다. 사실 온탕도 마찬가지다. 온탕(溫湯, 따뜻할 온(溫), 끓일 탕(湯))이다. 그냥 찬 물, 더운 물, 따뜻한 물, 뜨거운 물이라고 하면 어색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설렁탕은 ‘뼈를 푹 고아 만든 국’이다. 가끔 외국 가는 친구들한테, “미국 언제 들어가니?”라고 묻는 사람도 있다. 외국에 나가는 것인데, 왜 들어간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국적이 미국이면 좀 다르겠지만, 한국인이면 나간다고 하는 것이 맞다.
2) '별의별’의 발음 연습
이거는 발음이 참 헷갈리는 것이다. 그에 따른 철자도 많이 틀리는 것이다. ‘벨에별’이라고 쓰는 분들이 참 많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이 말의 발음은 [벼릐별]이라고도 하고 [벼레별]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쓸 때 ‘별의별’로 쓸 것인지 ‘별에별’로 쓸 것인지 헷갈린다.
‘별의별’의 뜻은 ‘별다른 중에도 더욱 별다른’, ‘여러 가지로 별다른’이다. 줄여서 ‘별별’이라고도 한다. 이 말의 구조는 속격의 조사 ‘의’로 연결된 동일한 형태소(혹은 단어)가 합성된 것이다. “별의별 기화요초가 가득하다.”처럼 쓰이거나 “별의별 말로 달래도 막무가내야.”처럼 쓰인다.(황경수,< 틀리기 쉬운 우리말>)
표준 발음법에서 속격의 조사 ‘의’는 [의]로 발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에]로 발음하는 것을 허용하였기 때문에 발음상으로는 [벼릐별], [벼레별] 모두 가능하다. 쓸 때는 반드시 ‘별의별’이라고 해야 한다.
3) 코빼기와 뚝배기
‘빼기’와 ‘배기’가 많이 헷갈리는 말이다. 비슷한 것 같은데 ‘코빼기’, ‘뚝배기’라고 써야 한다. 우선 이 두 단어의 차이점은 ‘코빼기’는 단일어가 아니고, ‘뚝배기’는 단일어다. ‘뚝배기’는 “한 단어 안에서 ‘ㄱ, ㅂ’ 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된소리로 적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코빼기’는 “예사소리로 적을지 된소리로 적을지 혼동이 생기는 경우는 된소리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곱빼기’(음식의 두 그릇 몫을 한 그릇에 담은 분량)도 ‘곱배기’라고 쓰면 안 된다.
4) 노인유치원이 뭐여?
아내와 함께 저녁 식사 후 산책 중 뭔가 이상한 간판을 보았다. ‘00노인유치원’이라고 쓰여 있는 간판이었다. 유치원(幼稚園·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기관)이라 하면 아주 어린 아이들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노인들이 가는 유치원이라고 하니 문맥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충 유추해 보면 ‘치매 초기 증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낮에 운영하는 학습관’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보통은 재가 노인복지원이라고 한다. ‘노인’이라는 단어와 ‘유치’라는 단어가 상대적인 개념인데, 어떻게 같이 쓰일 수 있을까? 찾아보니 ‘노치원’ ‘노인유치원’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노(老)’와 ‘치(稚)’, ‘노인(老人)’과 ‘유치(幼稚)’ 등이 서로 상치(相馳·서로 의도하는 바나 방향이 어긋나다)되는 개념인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노인공부방·어르신놀이방 등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
5) ‘지랄’과 ‘간질’과 ‘뗑깡’
충청도 사람들은 “지랄하고 자빠졌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충청도 사람들에게 ‘지랄’이라는 단어는 예사말인데, 서울에 가서 “지랄하네.”라고 하면 엄청 화를 낸다. 지역에 따라 의미가 조금 다르다.
‘지랄’은 “1. 마구 어수선하게 떠들거나 함부로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 2. ‘간질’을 속되게 이르는 말”. <계림유사>에는 ‘질알’이라고 나타나 있다. 간질병으로 발작하는 것을 이른다. 이것을 한자로 쓰면 전간(癲癎)이라고 한다. 순우리말로는 ‘지랄’이고 한의학적으로는 ‘전간’이다. 전간(癲癎)을 일본어로 발음하면 ‘뗑깡(덴칸 てんかん)’이다. 보통 ‘뗑깡을 부린다’라면 “1. ‘생떼’를 속되게 이르는 말 2. 일본어로 간질병, 지랄병을 의미”. 사실은 ‘지랄’이나 ‘뗑깡’이나 다 같이 ‘간질병(혹은 간질로 인한 발작)’을 이르는 말이다.
6) 벌금과 과태료
▴벌금 : 규칙을 위반하거나 잘못을 했을 때, 그에 대한 징계로 물리는 돈
▴과태료 : 공법상 의미 이행을 태만히 한 사람에게 물게 하는 돈
흔히 ‘벌금’과 ‘과태료’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세금 고지서 많이 날아온다. 지정된 기일 안에 내지 않으면 10%의 가산금이 붙게 된다. 고지서에 보면 납기내 금액과 납기후의 금액이 명기되어 있고, 그 기간도 명기되어 있다.
지정된 기한 내에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은 ‘과태료’다. “날짜를 못 지켜서 10%의 과태료를 물었다.”라고 해야 옳은 말이다. 그런데 이것을 흔히 “날짜를 못 지켜서 10%의 벌금을 물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틀린 표현이다. 과태료를 안 냈다고 강제 노역을 당하는 일은 없다. 그래서 과태료와 벌금은 전혀 다른 것이다.
7) ‘삑사리’ 이야기
대학 시절에 필자가 당구를 칠 때 친구들은 항상 긴장했다. 당구대의 바닥을 찢을까 걱정했다. 열심히 계산하고 힘껏 밀면 항상 ‘픽’하고 공은 엉뚱한 곳으로 갔다. 이럴 때 친구들은 ‘삑사리’ 났다고 했다. 본래는 ‘픽사리’라고 해서 ‘당구에서 큐(cue)가 미끄러져 공을 헛치는 경우’를 통속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것을 순화해서 ‘헛치기’라고 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국민 대다수는 ‘삑사리’를 선호한다. 노래하다 고음 불가로 음정이 틀려도 ‘삑사리’ 났다고 하고, 기타를 치다가 음정이 틀려도 이렇게 말한다. 언중은 국립국어원의 권장 사항에는 관심이 없다. 그냥 편하게 부르면 그만인 것 같다. 마치 짬뽕을 초마면이라고 하자는 것과 같다.
8) 고문(顧問)과 자문(諮問)의 차이
“고문(顧問)은 ‘윗사람에게 묻는 것이고, 자문(諮問)은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
고문(顧問)은 ①의견을 들음, ②전문적인 지식과 학식 또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으로서
국가나 회사 단체 등에서 의논의 대상이 되어 조언을 하는 직책, 또는 그 직책에 있는 사람이라고 나와 있다.
자문(諮問)은 ①일을 바르게 처리하려고 전문가 또는 그런 사람들로 된 기관이나 단체에 의견을 물음, 또는 그 묻는 일, ②관청 공서 같은 기관이나 단체 또는 그 책임자가 집무상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하급관청, 공서(公署) 또는 공무원의 의견을 들음, 또는 그 묻는 일(교육도서, 국어대사전)이다. 자문에 대응하는 말은 답신(答信 : 1. 회답으로 통신이나 서신을 보냄 2. 질문이나 자문에 대한 대답으로 일정한 사실을 상부에 보고함)입니다.
9) 뱃속과 배 속
엄마 뱃속(X)의 아이, 엄마 배 속(O)의 아이, ‘뱃속’은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 ‘그 사람 뱃속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처럼 사용된다. ‘사람의 배 안’을 뜻하는 단어는 띄어 써서 ‘배 속’이라고 써야 한다. ‘태아’를 사전에 검색하면 ‘어머니 배 속에 있는 아이’라고 나온다. 사전에서 ‘뱃속’이라고 쓰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하룻새(X)-> 하루 새(O), 하룻동안(X)-> 하루 동안(O), 하룻만에(X)-> 하루 만에(O)
‘하루’에다 사이시옷이 들어가서 붙여 쓰는 단어는 ‘하룻밤, 하룻저녁(어느날 갑자기. 또는 짧은 동안에), 하룻강아지’ 정도입니다. (원래는 ‘하릅강아지’입니다.)
10) 당최 & 당체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것이다. 발음이 [당체]처럼 들리니까, 그대로 쓰는 사람이 많다. ‘아무리 ~~해도’ / 도무지(방법이 없네), 영(알 수가 없네)처럼 ‘전혀’의 의미를 지닌, 주로 부정의 뜻으로 쓰이는 단어는 '당최'가 맞다. 당최 모르겠네. 와 같이 써야 한다. 원래는 ‘당초에’(當初+에)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니까 원 의미는 ‘일이 시작하는 처음’을 뜻하던 단어다. 이것의 준말이므로 ‘당최’가 맞다. 당체, 당췌, 당채 등으로 표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뜻은 “처음부터 도무지”이고, 예문으로는 “태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당최 모르겠네.”와 같이 씁니다. (애당초 :당초를 강조 애시당초 : 애당초의 비표준어)
11) 햇빛과 햇볕
‘돋을볕’은 ‘해돋이 무렵에 처음으로 떠오르는 햇볕’을 말한다. 수평선에 처음으로 떠오르는 햇볕인데, 어둠을 밀어내면서 부드럽게 세상을 비추는 상서로운 기운(氣運)을 느끼게 한다. 여기서 파생된 말로 ‘돋을양지’라는 말도 있다. “이번에 이사한 아파트는 언덕배기 돋을양지에 있어서 아침마다 돋을볕이 안방까지 든다네”와 같이 쓴다.
‘볕’은 ‘해가 내리쬐는 뜨거운 기운’을 이른다. 그러므로 ‘햇빛’과 ‘햇볕’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햇빛’은 ‘해가 비추는 빛’을 말한다. 영어로 ‘sunshine’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므로 ‘볕’은 ‘따스한 기운’을 말하고, ‘빛’은 ‘천체나 불·인공적인 조명 또는 특수한 생명체 따위의 스스로 밝히는 현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예문으로 “태호의 대머리가 햇빛에 빤들거린다” 같은 것이 있다.
12) ‘되다’ vs ‘돼다’
돼다는 맞춤법에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되다’는 1. 새로운 신분이나 지위를 가지며 2. 어떤 때 시기 상태에 이르다, 다른 것으로 바뀌거나 변하다.
▴‘되다’라는 동사의 어간인 되에 -어 -었 등이 붙게 되면
되어, 되었 형태가 됐을 때 ‘돼’로 줄여서 써야 한다. 그래서 ‘되다’에서 ‘되’ 뒤에 -어, -었, 등이 오면 줄여서 ‘돼, 됐’으로 쓴다.
▴‘되’와 ‘돼’를 구분하는 법: ‘되’ 혹은 ‘돼’가 들어가는 자리에 -하, -해를 넣어 바꾸어 보는 것! -하를 집어넣었을 때 자연스럽다면 “되”가 맞는 거고, -해를 넣었을 때 자연스럽게 표현 문장이 만들어지면 “돼”가 맞는다는 걸 알 수 있다.
되다/돼다 표현 중에서 헷갈리기 쉬운 안 되/안 돼를 비교해 보면서 알아보자. (안)되→(안)하, (안)돼→(안)해 둘 중에 (안 해) 표현이 자연스럽다. “안 돼”가 맞는 맞춤법임을 알 수 있다.
13) 망나니와 막내
사극에서 사형 집행 장면이 있는데, 참형이라 하여 목을 베어 죽이는 것이 있다. 이 형벌은 갑오경장 이후에 폐지되었다. 이때 죄인의 목을 베는 사람을 ‘망나니’라고 한다. ‘망나니’란 원래 “언동이 몹시 막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인데, 그것을 목 베는 사람을 지칭하는 데 전용한 것이라고 본다. ‘망나니’는 ‘막낳은이’로 풀이할 수 있다. ‘막’은 ‘막되다’란 뜻도 있고, ‘끝’이란 뜻도 있다. 예컨대 ‘막난이’란 말이 아무렇게나 짠, 품질이 좋지 않은 무명을 뜻하기도 하고 막내둥이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므로 ‘막낳은이’는 막되게 낳은 것이란 뜻도 있고 막둥이로 낳은 것이란 뜻도 있다. 전자는 오늘날 ‘망나니’가 됐고, 후자는 ‘막내’가 된 것이다. 그러나 ‘막내둥이 응석받듯’이란 속담에서 보듯이 막내가 망나니짓을 잘한다. 그러니 어원이 같은 것이란 것도 쉽게 감지할 수 있다.(황경수 교수의 책에서 발췌
14) 외래어 표기법의 허와 실
영어·일본어·독일어 등은 외국어라고 하고, 우리나라에 적당한 단어가 없어서 외국어를 그대로 활용하여 쓰는 것을 외래어(外來語)라고 한다. 이런 말들은 외국어이다 보니 우리말로 표기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외래어 표기 규정에 의하면 “개별 언어에는 그 언어들 나름대로의 특수한 사정이 있어서 각 언어마다 표기 세칙을 두어 그 특수성을 표기에 반영한다”고 되어 있다.
예를 들어. gap 갭(갶·개프 x) / cat 캣(캩·캐트 x) / book 북(붘·부크 x)과 같은 것이 있다.
이 외래어 표기는 틀리게 쓰는 사람이 정말 많다. 물론 국립국어원이 100% 맞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규정에 맞게 써야 한다. ‘쿠킹 호일’은 ‘쿠킹 포일’이 맞다. F는 ‘ㅍ’으로 쓰기로 했으니 ‘화이팅’도 ‘파이팅’이라고 써야 한다. ‘food’도 ‘푸드’라고 쓰는 것과 같다.
15) 금고(禁錮)와 징역(懲役)
과거엔 금고형이 벌금형인 줄 알았다. 어려워서 충남대 손종학 교수님께 질문했더니 답을 주었다. 답) 징역형과 금고형 모두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는 자유형이다. 다만 징역형에는 노역이 당연 포함되지만 금고형에는 노역이 당연히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금고형을 받은 자도 답답함 등을 이유로 노역을 선택하기에 실질적 차이는 거의 없다.
금고형은 교통사고범, 업무상 과실치사상범, 실화범처럼 주로 과실범에게 부과하는 형벌이다. 이는 옛날엔 노동이나 노역을 조금 천시하는 사상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의범이 아닌 과실범에게 징역형을 과하는 것은 좀 부당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징역의 한자어에 ‘역’이 들어간 점에서 알 수 있듯 징역형은 단순히 가두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제로 일을 시킨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즉 징역형은 죄인을 교도소에 가두어 노동을 시키는 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16) 띠앗머리와 씨알머리
▴띠앗머리 : 띠앗을 속되게 이르는 말
▴띠앗 : 형제나 자매 사이에, 서로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
띠알머리 : 띠앗머리의 비표준어, 예문 “우리집은 형제가 둘뿐이라 유난히 띠앗이 좋은 편이다.”, “한집안끼리 띠앗머리가 이렇게 사나워서야”
▴씨알머리 : 남의 혈통을 속되게 이르는 말
씨알머리 없다 : [속된 말로](사람이) 생각이나 줏대가 없다. [속된 말로](말이나 행동이) 실속이 없거나 하찮다. 씨알 : 국식 따위의 종자로서의 낱알, 부화시켜 새로운 개체로 기를 동물이나 조류의 알, 광물의 잔알갱이.
씨알이 먹다 : (말이나 행동이) 조리에 맞고 실속이 있다.
씨알도 안 먹히다 : (말이나 행동이) 조리에 닿지 않거나 전혀 설득력이 없다.
형제라는 말을 고유어로는 ‘띠앗’이라고 한다. 주로 ‘없다’와 함께 쓰이나 ‘사납다’와 함께 쓰이기도 합니다. 두 말은 전혀 다른 뜻이다.
17) '매우'와 '너무'
부사 '매우’와 ‘너무’에 관해 알아본다. 우선 ‘매우’는 ‘보통을 훨씬 넘는 정도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유의어로는 ‘굉장히’, ‘대단히’, ‘무척’, ‘퍽’ 등을 들 수 있다. ‘보통보다는 훨씬 넘는 정도(보통보다 훨씬 더)’를 이를 때 쓴다. 예문으로는 “길상의 어투는 매우 정중했다”와 같다.
‘너무’는 ‘정해진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의미다. 그래서 과거에는 “태호는 너무 잘생겼어”, “나 너무 배불러”라고 하면 문법에 어긋나는 표현이다. 최근에 사람들이 모두 ‘너무’라는 부사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관계로 요즘은 “너무 예쁘다!”와 같은 문장도 맞는 것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도 ‘너무’와 ‘매우’는 구분해서 쓰는 것이 좋다. ‘너무’는 ‘넘다’에서 생긴 것이다.
18) ‘에요’와 ‘예요’
‘-에요’와 ‘-예요’도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것이다. 오늘은 이 표현을 정확하게 파악해 보려고 한다. 우선 많이 헷갈리는 것을 정리해 보면 저에요/저예요, 거에요/거예요 등과 같은 것들이다.
우선 ‘-에요’는 ‘이다/아니다’ 뒤에 사용한다. “태호는 한국어학과 학생이에요.”, “태호는 미국인이 아니에요.” 와 같이 쓴다. 1) ‘-예요’는 ‘이에요’의 준말이다. 2) 받침 없는 어간 뒤에서 : 태호는 한국어학과 학생예요. 3) 받침 없는 체언 뒤에서 : 지금 학교예요. 참고로 ‘체언’은 명사, 대명사, 수사를 이르는 말이다. 다시 돌아가면 ‘거예요/저예요’가 맞는 것이다. 앞말에 받침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요’의 준말이 ‘예요’니까, ‘-이예요’는 틀린 말이다.
19) ‘뒷심’과 ‘뒷힘’
‘힘줄’을 ‘심줄’이라고 하고, ‘힘이 세다’를 ‘심이 세다’라고도 발음한다. 이런 현상은 ‘형님’을 ‘성님’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소위 구개음화라는 현상의 일종이다. ‘심줄’은 ‘힘줄’이 변한 말(혈관이나 혈맥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서 양쪽이 다 표준어로 쓰이고 있지만, ‘심이 세다’나 ‘성님’과 같은 것은 표준어가 아니다. 어린아이들은 “힘들어!”을 “신드러”라고 발음할 때가 많다. 표준발음은 아니지만 구개음화의 하나다.
‘뒷심’과 ‘뒷힘’은? ‘뒷심’이란 남의 뒤에서 도와주는 힘, 즉' 배후의 힘'을 말한다. 또한 어떤 일을 계속해서 끌고 나가거나 견디어 내는 힘, 혹은 끝판에 가서 힘을 써서 회복하는 일을 가리키기도 한다. 무너질 듯 무너질 듯하다가 용을 써서 사태를 뒤바뀌어 버릴 때 ‘뒷심이 아주 세다’라고 표현하게 된다. ‘뒷심’이 옳은 표현이다.(황경수, <친숙하지만~~>)
20) ‘덕’과 ‘탓’, ‘덕분’과 ‘때문’
‘잘되면 제 덕,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이 있다. 예전에 ‘조상 탓’ 많이 했다. ‘잘되면 제 덕’이라 할 때의 덕은 덕택이란 뜻으로 쓰인 말이다. 따라서 ‘덕’은 잘된 일에 쓰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안 된 일에는 쓸 수가 없다. ‘자네 덕에 내가 고통깨나 받았네.’ 한다면 정상적인 말이 아니다. 비꼬는 말로 쓴다면 가능하다. 혹은 친구가 나를 중요한 자리에 앉혔기 때문에 그것을 수행하느라 힘이 들었음을 반어적(反語的)으로 나타낸 것이라면 용인될 수 있다.
‘못되면 조상 탓’ 할 때의 ‘탓’은 그릇되거나 잘못되었을 때 쓰는 말이다. ‘탓’은 일이 그릇된 원인, 잘못된 까닭을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이다. ‘덕분’과 ‘때문’도 비슷하게 쓸 수 있다. 좋은 일에는 ‘덕분’, 그렇지 않은 일에는 ‘때문’을 쓰면 좋다. “네 덕분이야.”와 “너 때문이야.”는 어감이 다르다.
21) 외래어 띄어쓰기
▴외래어 인명은 원어의 띄어쓰기를 따르되 관용에 따른 띄어쓰기도 허용한다.
ㄱ. 돈∨조반니/돈∨카를로스, 돈키호테/돈키호테형 인물
ㄴ. 모택동/마오쩌둥, 도요토미∨히데요시
▴지명은 우리나라 지명과 외래어가 포함된 지명의 띄어쓰기가 다른 경우가 많다.
ㄷ. 아칸소∨주, 카리브∨해/동지나해(東支那海)
ㄹ. 이탈리아∨어/이탈리아어, 이태리어(伊太利語)
‘카리브∨해’로 띄어 쓰도록 한 것은 외래어와 외래어가 아닌 요소를 구분해 주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외래어의 띄어쓰기는 원어의 띄어쓰기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지만 국어에서 한 단어로 굳어진 경우라면 띄어 쓰지 않는다.
22) 아들 자(子)의 의미
공자(孔子)·장자(莊子)·맹자(孟子)·순자(荀子)·한비자(韓非子) 등과 같이 사람의 성 뒤에 붙이는 경우에는 ‘선생님’이라는 ‘존칭 접미사다. ‘공자’라고 하면 ‘공 선생님’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의자(倚子)·액자(額子)·탁자(卓子)·주전자(酒煎子)·사자(獅子)·여자(女子) 등과 같은 단어에도 子가 들어간다. 여자(女子)는 ‘계집과 아들’을 이르는 말이 아니라 ‘계집’만을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아들 자(子)’ 자(字)는 왜 썼을까? 두 글자를 맞추기 위해 들어간 것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이 쓰인 글자다. 영자, 순자, 인자. 숙자는 다 어디에 살고 있을까?
23) ‘댑싸리’인가 ‘대싸리’인가
어린 시절에 집 주변에 많이 심었던 나무가 있다. 빗자루 만드는 나무. 우리 고향에선 댑싸리라고 불렀는데, 다른 곳에서는 대싸리라고 하는 곳도 많다. 댑싸리가 맞는 말이다. ‘댑싸리’는 명아주과에 딸린 1년 초입니다. 키는 1.5m가량이고 줄기는 곧으며 가지가 많은 풀인데, 줄기로 비를 만들어 쓴다. 댑싸리비라는 것이 그것이다.
이 댑싸리는 원래 표준어가 ‘대싸리’였었는데, 새 표준어 규정에서 ‘대싸리’보다는 ‘댑싸리’가 더 널리 쓰이기 때문에 그것을 표준어로 삼았다. 이런 종류의 단어로는 ‘망가뜨리다’, ‘꼭두각시’, ‘귀고리’, ‘귀지’ 등 상당히 많이 있다.(황경수 <친숙하지만 틀리기 쉬운 우리말> 참고) 성서에 “로뎀나무 아래서 쉰다.”는 말이 나오는데, 로뎀나무가 댑싸리다. 아주 곤핍한 상황이다. 로뎀나무(댑싸리) 아래는 그늘이 별로 없다. 겨우 햇볕만 가리는 정도다.
24) 이승과 저승의 어원
저승은 문지방 너머에 있다고 한다. ‘저승’이라는 말은 ‘저쪽의 삶(피생·彼生)’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이승도 마찬가지로 ‘이쪽의 삶(차생·此生)’에서 유래한 말이다. 즉 삶의 현장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바뀐 것이다. 우리말에서 ‘생(生)’이 ‘승’에서 바뀐 예가 많다. ‘짐승’이라는 단어도 원래는 ‘중생(衆生)’에서 유래했다.
‘중생(衆生) > 즘생 > 짐승’으로 변한 것이다.
초생(初生)달 > 초승달도 있다. 이와 같이 ‘이승’이나 ‘저승’은 한자어 ‘생(生)’에서 나온 말로 ‘다른 세상의 삶’을 ‘저승’이라고 이른다. 저승과 같은 말로 음부(陰府)·명부(冥府)·유명(幽明) 등이 있다. 흔히 말하는 극락과 지옥(혹은 천당과 지옥)은 저승의 하위개념이다. 즉 ‘바지’라는 개념 밑에 청바지·반바지·쫄쫄이바지 등이 하위개념인 것과 같다.
25) 외래어 표기법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
▴ 제3장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언어권의 인명, 지명은 원지음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Ankara 앙카라, Gandhi 간디
▴ 원지음이 아닌 제3국의 발음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은 관용을 따른다.
Hague 헤이그(← 덴 하흐), Caesar 시저(← 카이사르)
▴고유 명사의 번역명이 통용되는 경우 관용을 따른다.
Pacific Ocean 태평양(← 퍼시픽해), Black Sea 흑해(← 블랙해)
▴ 동양의 인명, 지명
중국 인명은 과거인과 현대인을 구분하여 과거인은 종전의 한자음대로 표기하고, 현대인은 원칙적으로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되, 필요한 경우 한자를 병기한다. 여기에서 과거와 현대를 구분하는 기준은 신해혁명(1911)이다. 전근대와 근현대를 구분하기 위한 기준점이다.
2. 한자 놀이
1) 한자를 배우자
우리말의 명사는 70% 이상 한자어로 되어 있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아도 책장·액자·냉장고·탁자·문·선풍기 등등 눈에 보이는 것은 거의 한자어다. 아니면 마우스·컴퓨터·usb 등 영어다. 순우리말은 어디로 갔을까? ‘벽(壁)’의 순우리말이 무엇인가? 한자로 된 단어들이 이렇게 많다면 한자를 익히면 더 좋지 않을까. 수제품·수공예품·수제화 등의 단어를 통해 ‘손 수(手) 자’를 알고 확장하면서 단어를 익히는 것이다. 한자를 알면 사기(士氣)·사기(沙器)·사기(死期)·사기(詐欺) 등도 의미 파악이 쉽다. 참고로 ‘벽’의 순우리말은 '바람'이다. 흔히 ‘벼람박(바람壁)’이라 한다. ‘온, 즈믄, 골’(백, 千,10000)은 순우리말이다. 골백번은 ‘10,000 × 100’(백만 번)이다.
2) 적우침주(積羽沈舟) -쌓을 적, 깃털 우, 잠길 침, 배 주-
▴깃털도 많이 쌓으면 배를 침몰시킨다.
▴티끌 모아 태산
전국시대에 장의(張儀)는 자기를 써주는 사람은 없으니, 진(秦)나라에 가서 동맹군을 깨뜨리는 전략으로 연횡책을 진왕에게 설파하여 발탁된다. 그 뒤 상국에까지 오른다. 장의는 패전으로 국력이 쇠약해진 위왕에게 찾아가 연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제가 듣기에는 새의 깃털도 쌓이고 쌓이면 배를 가라앉히고, (積羽沈舟) 가벼운 짐도 많이 실으면 수레의 축을 부러뜨릴 수도 있으며 (群輕折軸) 많은 사람들의 입이 모이면 쇠도 녹일 수 (衆口鑠金) 있다고 했다. 전쟁을 자주 하다 보면 결국 나라는 쇠약해져 망하고 말 것이다.” 하니 위왕은 연횡책을 맺었다. 작은 것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모래알 하나하나가 해변을 이루 것과 같다.
3) 일명경인(一鳴驚人) -한 일, 울 명, 놀랄 경, 사람 인-
▴한 번 우니 사람들이 놀라다.
▴한 번 일을 시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큼의 성과를 거둠
원문은 “일비충천(一飛沖天), 일명경인(一鳴警人). 한번 날았다 하면 하늘을 찌르고, 한번 울었다 하면 사람을 놀라게 한다.”에서 유래했다. 춘추시대에 초나라가 있었다. 장왕은 즉위 후 3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삼 년 불언 三年不言)향락에 빠져 살았다. 그러다가 정왕이 “3년을 날지 않았다면 장차 날았다 하면 하늘을 찌를 듯이 날 것이며, 3년을 울지 않았다면 울었다 하면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오.”라고 말했다. 장왕은 사실 3년 동안 은밀히 조정과 신하들을 살펴왔던 것이다. 사실 장왕은 통찰력, 예지력 등 식견(識見)이 뛰어났고 능력을 갖춘 지도자였다. 큰일을 하기 위해 잠시 동태를 살피는 신중함도 필요하다.
4) 임의생암귀(疑心生暗鬼) -의심할 의(疑), 마음 심, 날 생, 어두울 암, 귀신 귀-
▴의심하는 마음이 있으면 있지도 않은 귀신도 생긴다.
▴마음속에 의심이 생기면 갖가지 망상이 잇따라 생겨나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고. 의심하고, 판단하는 사람들 많다. <열자(列子)>의 ‘설부(說符)’ 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 한 농부가 도끼를 잃어버렸다. 도둑맞았다는 생각이 들자, 이웃이 수상했다. 그 총각의 행동을 보아도, 얼굴을 보아도, 말씨를 보아도 그가 영락없는 도끼 도둑 같았다. 그러나 며칠 뒤 농부는 자신의 밭두렁에서 도끼를 찾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사람을 보니, 이번에는 그의 행동이 조금도 수상쩍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그냥 내버려 두면 된다. 정확하게 아는 것이 아니면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5) 유능제강(柔能制剛) -부드러울 유, 능할 능, 억제할 제, 굳셀 강-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제압한다. 약능제강(弱能制剛)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柔能勝剛 弱能勝强)고 한다. 노자의 <도덕경>에도 부드럽고 약한 것이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긴다(柔弱勝剛强)는 말이 있다. 물이 한없이 약해 보이지만 물에 들어가면 다 녹는다. 포항제철소에서 두꺼운 쇠를 자르는 것도 강한 물살이라고 한다. 남자는 강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평균수명이 여자보다 짧다고 한다. 물론 근거 없는 의견이다. 그래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남편들이 강한 것 같지만 아내를 이기는 사내는 없다. 아내를 이겼다면 못난 사내다. 성질 더러운 남자도 부드러운 여자에게는 못 당한다. 출전 : 황석공소서(黃石公素書)
6) 본탁외화(本濁外華) -근본 본, 흐릴 탁, 바깥 외, 화려할 화-
▴본질이 흐릴수록 외양만 화려하다.
고문헌에 나온 것은 아니고, 운전하면서 들은 말인데, 메모해 놓았다가 한역한 것이다. 로마 어느 교회의 여든 살 넘은 노 목사님이 대화 중에 하신 말씀이라고 한다. 로마의 그 큰 성당들은 겉은 화려하지만 그것을 지을 때에는 영적으로 가장 피폐했었다고 한다. 요즘 사람들 머리에는 많은 정보와 지식으로 가득 차 있을지 모르지만 영적으로는 매우 피폐해 있다. 그러다 보니 외모 꾸미는 데만 온정신을 다 쓴다. 예수나 석가는 명품을 안 입었어도 존경받았다. 도화지 살 돈이 없는지 몸뚱이에도 그림을 그리는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영이 맑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7) 운심월성(雲心月性) -구름 운, 마음 심, 달 월, 성품 성-
▴구름 같은 마음과 달 같은 성품. 맑고 깨끗하여 욕심이 없음을 이르는 성어다.
당나라 시인 맹호연(孟浩然)(689-740)의 시구 야객운작심(野客雲作心) 고승월위성(高僧月爲性)에 나오는 말이다. “나그네는 구름을 마음으로 삼고 고승은 달을 성품으로 삼는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나그네는 늘 떠다니는 구름, 고승은 한결같은 달의 성품을 보여주고 있다. 맹호연은 호북성[湖北省] 출생으로 고향에서 공부에 힘쓰다가 40세쯤에 장안(長安)으로 올라와 진사(進士) 시험을 쳤으나, 낙방하여 은둔생활을 하였다. 평생 거의 관직에 오르지 못하고 불우한 일생을 마쳤다. 맹호연처럼 살면 가족이 힘들다. 벌이는 못하고 맨날 시만 쓴다고 하고, 도연명처럼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했다. 훌륭한 시인은 현실과 거리가 멀어야 하나 보다.
8) 일인장락(一忍長樂) -한 일, 참을 인, 긴 장, 즐길 락-
▴한 번 참으면 오래도록 즐거움을 누린다.
삼인불살(三忍不殺)이라는 말도 있지요. "세 번 참으면 살인을 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일인시지분 면백일지우(忍一時之忿 免百日之憂) -참을 인, 한 일, 때 시, 갈 지, 성낼 분, 면할 면, 일백 백, 날 일, 갈 지, 근심 우-
▴“한때의 분함을 참으면 백날의 근심을 면한다.”는 말도 있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말이다. “지나치게 참다 보면 위암 걸린다.”라는 말도 있지만, 분노조절장애 걸린 사람처럼 날뛰는 것보다는 역시 참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사람들은 모르지만 하늘에 계신 그분께서 알아주시고, 세월이 흐르면 결국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믿는다. 코로나,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들이 감히 만물의 영장을 조롱하고 있지만 말이다.
9) 옥석홍효(玉石混淆) -구슬 옥, 돌 석, 섞일 혼, 뒤섞일 효-
▴옥과 돌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뒤섞여서 좋고 나쁨을 구분하지 못함
갈홍(葛洪)의 《포박자(抱朴子)에 “ ······ 방법은 달라도 도를 전파하는 데는 다름이 없다. 옛사람들은 재능을 얻기 어려움을 탄식하여 곤산의 옥이 아니라 해서 야광주를 버리거나 성인의 글이 아니라 해서 수양이 되는 말을 버리지는 않았다. ······ 유익한 글이 많았음에도 이를 올바르게 평가할 성인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소견이나 지식이 옅은 사람들은 외모를 꾸미기에만 치중하고 글자 풀이에만 골몰해서 글에 담겨 있는 깊은 뜻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쉽고 편안한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 천박한 글이나 재주에 넘어가는 이들이 많다. 요즘 각종 이론도 많고 잘난 사람들도 참 많다. 옥석혼효다. 진리를 구분하길 바란다.
10) 염치불고(廉恥不顧) -청렴할 염, 부끄러울 치, 아니 불, 돌아볼 고-
▴염치 :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불고 : 돌아보지 아니하다. 염치불고 : 체면을 생각하지 않거나 부끄러움을 무릅쓰다. 흔히 “염치불구하고”라고 많이 쓴다. 틀린 표현이다. 예를 들면 “염치불고하고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염치불고하고 먼저 먹겠습니다.”와 같이 쓴다. ‘불구(不拘)하다’는 ‘얽매어 구속되지 아니하다’는 말이다. “내가 먼저 염치 있는 사람이 되어 보아요.”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나 하나 꽃 피어>중에서
11) 사자신중충(獅子身中虫) -사자 사, 아들 자, 몸 신, 가운데 중, 벌레 충-
▴ 사자 몸 가운데 벌레가 사자 몸을 먹어 치운다.
▴ 자기편에 해를 끼치는 사람, 내부에서 재앙을 가져오는 사람. 은혜를 받고 원한으로 갚는 사람에 비유한다. <범망경(梵網經)>에 실려있다. 사자는 죽었어도 다른 짐승들이 감히 접근하지 못한다고 한다. 다만 사자의 몸속에 생긴 벌레들이 그 시체를 먹어 치울 뿐이다. 사람들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다른 동물보다 고뇌도 많다. 고뇌가 사람을 죽이는 벌레다. 감사는 약이다. 범사에 감사하면 마음속 벌레는 자연사할 것이다. 범사감사(凡事感謝)! 지금감사(至今感謝)! 항상감사(恒常感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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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 교수님께서 날마다 카톡에 올려주시는 자료를 모아 편집합니다.
덕향문학 15호 특집으로 엮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