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한나가 만들어가는 희망 스토리
맛깔나는 영화여행/2011 건방떨기
2011-07-14 16:53:35
<2011년 7월 14일 개봉작 / 15세 관람가 / 101분>
<그레고르 쉬니츨러 감독 / 출연 : 파울라 칼렌베릌, 프란츠 딘다, 한스 로린 베이엘링>
1, 한 소녀가 방사능에 노출된 비를 맞고 서 있다. 그 소녀는 조금 후 그대로 누워, 태아처럼 웅크린다. 그리고, 기나긴 잠에 드는 소녀. 그녀는 한참 후 어딘지 알 수 없는 병원에서 깨어난다. 간호사들의 말소리, 의사들의 말소리도 들려온다. 주위는 온통 하얀 빛이다. 그리고 또 한참 후, 환자들 틈 사이로 소녀가 걷는다. 간호사들의 투덜대는 소리. 간호사들이 사라진 후, 소녀는 또 다시 쓰러진다. 겨우겨우, 평온을 찾은 소녀. 소녀의 재난 극복기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2. <클라우드>에는 ‘영웅’도‘ '구원자’도 없다. 그저, 방사능을 피해 달아나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서민들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서민의 중심에 한나가 있다. 한나에게는 동생 ‘울리’ 가 있고, 엄마가 있다. 방사능이 그녀가 사는 곳으로 침투하기 전에는. 그러나, 방사능은 그의 가족을 예기치 않은 사태로 몰고간다.
3. <클라우드>는 방사능 오염을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지만, 재난영화는 아니다. 한나라는 소녀가 재난 동안에 겪은 어려운 일들을 극복해나가는 일종의 성장드라마이다. 애초에, 블록버스터를 기대한다면 너무 많은 실망을 할 것이다. 그러니, 그런 기대는 하지 말자. 다만,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의 잔잔한 극복기에 추천을 하고 싶다.
4. ‘한나’라는 인물은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다. 그의 남자친구 엘마가 그녀가 있는 병원에 왔을 때는 행복해하지만, 또 엘마의 아버지가 엘마를 데려가려 할 때, 냉정하게 그를 보내는 내면의 울림도 있다. 하지만, 또한 엘마가 다시 그녀를 찾았을 때, 그의 요구를 뿌리치지 못하는 약한 소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한나’라는 인물을 통해 <클라우드>는 재난의 극복이라는 ‘희망’을 얘기하고 싶어한다.
5. <클라우드>의 ‘방사능 비’를 보면서,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일본의 대지진 이후 방사능 유출 사건이다. 그 방사능이 한국에도 피해를 줄까봐 우리는 얼마나 걱정했었나. 하지만, 아직까지 걱정할 수준은 아닌 듯 하다. 여름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달리 우리는 아직까지 '폭염‘을 만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방사능 비이니 대피하시오‘라는 경보발령이 난 것도 아니다. <클라우드>가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일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공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그리고, 그 희망이라는 것을 억지로 강요하기보다는, 그저 조용히 아주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클라우드>의 시작은 재앙과 죽음으로 시작하지만, 오히려 영화의 말미에는 ’죽음‘이 사라져 버린다. <클라우드>가 말하는 희망. 이런 것이 아닐까.
“나의 마음 속에 오래된 희망이 있었으니, 그것은 마음 속에 계속 있었어라. 그것을 마음 속에서 끄집어내어 진짜 ’희망‘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 역시 자신에게 달려 있어라. 그러므로, 희망 한번 만들어보자. 지붕 뚫린 차의 지붕을 뚫고, 한나가 두 손 높이들고, 바람을 맞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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