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었던 시간만큼의 시간이 지나고 있다.
돌아온 지 2주가 니나고 난장판이 된 앨범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어떤 인연으로 만나 이렇게 오랜 시간을 걸으며 웃고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아직은 T.M.B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우리가 걸었던 길은 그 어느 곳 보다 더 아름다웠다고 자신한다.
순간 순간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미소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제법 걸어 본 시간들 중 가장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그 기억도 추억으로 남아 허전할 수 있는 그날들에 꺼내어 보며 이야기할 수 있겠지.
이젠 몇 장의 사진이 영상이 그 뒷 이야기를 전해줄 것이다.
해모수님 애플님 주몽이 크리스님 헬로님 살리님 부자님 설산님.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Rifugio Mario Vazzole - Rifugio Passo Duran
7마일이 넘는 거리다
어디를 가든 가장 중하면서 힘든 것이 트레일 헤드까지의 교통편이다.
버스 렌트 택시 기차등 많은 방법이 있는데 이번 원정에는 과감하게 택시편을 이용하게 되었다.
버스에 비해 조금 비싼면은 있지만 편하고 단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트레킹이 끝난 후에도 Passo Duran 에서 오후 3시에 약속이 되어 있어 부담도 전혀 없었다.
참고로 Passo Duran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아니어 버스 운행이 없는 곳이다.
출발은 단조로운 도로로 시작되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천천히 여유롭게 모든 것을 상기시키듯 그렇게..
그렇게 도로를 따라 1.5마일을 걸은 후 본격적인 트레일로 들어서게 된다.
이 곳은 다른 곳과 달리 일반 하이커들 보다는 우리같이 알타비아를 지나는 하이커들과 바위꾼들이 대부분이라 한적한 그야말로 산꾼들의 쉼터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샤워나 화장실등 시설면에서는 오래 전 농가를 리모델링을 했끼 때문에 열악할 수 있지만 점점 개선되어 간다고 하니 머지않아 제일의 산장으로 남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가족들이 운영하는 산장으로 친절하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여느 곳 보다 더 정겨운 곳이기도 했다.
산장 주변에서는 가끔 야영을 하는 하이커들도 보았는데 산장을 구하지 못한 하이커에게 산장의 아량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한다.
"우르르 쿵"
갑자기 바위산이 넘어지는 소리에 돌아보니 이런..
바위에 가린 햇살로 노출이 부족해 선명하진 않지만 뜨거운 것 보다는 한결 낫다.
Torrione dei GIR
Val dei Cantói
수량은 적었지만 속살까지 비칠만큼 깨끗했다.
Val Corpassa - Cantoni di Pelsa
Forcella delle Nevere 트레일로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암봉들이 아침 햇살에 눈부시다.
도로에서 벗어나 알타비아 1 트레일로 들어서는 분기점
거대한 산사태 구간
Torrione dei GIR
계곡을 만나 머리도 감고 물도 마시고
올려보니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오름길이 심싱치 않다.
산사태 구간이 끝나자 울창한 숲길로 들어간다.
이번 트레킹하는 동안 날씨는 환상적이었다.
매일 매일 오후엔 비 소식이 끊이지 않았는데 산간지역의 특성상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 떠나기 전 유튜브에서 본 알타비아는 종종 비가 내리기도 하였지만 우리는 첫 날 오는 둥 마는 둥 외엔 그랬다.
아.. 산장에서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환상적인 분위극 맞이하기는 했다.
캐스킬?
오르자마자 암봉들이 무리를 지어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지도를 훓어보니 자그만치 30여 봉우리가 넘는 암봉이 가리지 않고 우뚝 서있다.
이쯤이면 Castello delle Nevère와 Cima dei Mez e Mez의 봉우리를 지나는 것 같다.
길은 좁고 가파르게 때론 부드럽게 이어져 있고 평탄한 길도 좋지만 재미를 주는 구간이기도 했다.
멀리서 봤을 땐 엄청난 바위 절벽길 같았는데 가까이 보니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모랫길이라 안전에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할 것은 분명해 보였다.
산사람다운 스타일로 무장한 애플님
산에서 더 빛나는 중전마마다.
가파른 구간과 안전 쇠줄이 설치된 구간을 지나며 이젠 좀 편해지나 했는데 바윗길은 아직 계속 된다.
"완전 회복! 완전 회복!"
그러고보니 소나무가 이제야 보인다.
걸으며 전혀 의식하지 않았었는데 소나무였다.
오늘이 7일 째
하루하루가 다르게 다가오는 풍광은 구간별로 다르다는 사람들의 말을 실감케 했다.
불규칙하게 솟아 오른 암봉들과 그 사이사이를 가로지르는 알타비아 1.
정말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론 누구나 홀딱 반할 미모를 지녔다.
야생 산양
Rifugio Mario Vazzole에서 내려가는 일정으로 계획했다가 Passo Duran까지 늘린 것도 지금 걷는 트레일을 걷고 싶었던 이유다.
아울러 마지막까지 한 걸음이라도 더 걷고픈 마음도 같이 동했기에 조금 더 땀방울을 흘리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