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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의 투명한 영혼은 끝없는 호기심과 새로운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런 아이들이 주입식 교육으로 획일화되어 간다. 그 해독을 풀어주는 좋은 방법으로 이야기 나누기, 그림 그리기, 내 생각 쓰기와 같은 표현활동이 있다. 그림 그리기는 말하기 만큼이나 자기 표현이 자유로운 방법이다. 책을 읽고 아주 인상깊었던 장면, 감동적인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보자. 그림은 책을 읽고 느낌을 표현하기 힘들어 하거나 독후감 쓰기를 꺼리는 아이들에게 느낌과 생각을 부담없이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책읽기와 독후 활동이 익숙한 아이도 창의적인 그림 그리기는 새로운 활동이 될 수 있다. 재미있는 그림 그리기로 자기 생각을 펼칠 기회를 마련해 주자. 주제화나 인상적인 장면, 뒷이야기 그리기 한 것들로 주변에 놓고 쓸 수 있는 부채, 동화달력, 책받침, 목걸이, 책갈피 등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 내용 그리기 독서감상문 쓰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들에게 자유로운 그림 그리기로 책읽은 그낌을 표현하게 할 수 있다. 동화 한 편을 골라 읽고, 먼저 아이가 읽은 동화 이야기를 들어보고 중심 내용을 짚어본다. ○ 한 장면 그리기 : 가장 강하게 받은 인상적인 장면을 그려본다. 중심 내용을 잡아서 주제가 뚜렷이 나타나도록 주제화를 그려도 좋다. ○ 여러 장면 그리기 : 동화를 읽고 동화 내용의 단락을 나눌 줄 알게 한다. 줄거리를 4, 5, 6… 장면으로 정리해서 그려보자. 전래동화, 우화처럼 기승전결이 분명한 동화가 좋다. ◀ 마음 그리기 눈에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것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 표현을 잘못하고 서툴더라도 다른 사람 생각을 흉내내지 않도록 격려해 준다. (1) 내 마음 그리기 :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나 생각 가운데 지금 가장 또렷이 나타나는 마음을 잡아서 그린다. 이호철 선생의 『살아있는 그림 그리기』(보리)의 내 마음 그리기를 보기 그림으로 해서 아이들 마음을 그려보게 하면 효과적이다. (2) 남의 마음 그리기 : 주변의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고 그림으로 표현해 본다.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 등 (3) 등장 인물(주인공) 마음 그리기 : 동화에 나온 등장 인물의 마음그리기로 등장 인물의 성격을 짚을 수 있다. 등장 인물들의 갈등이 잘 드러난 동화가 좋다. 인물의 행동이나 성격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음을 알게 한다. 작은 종이에 혼자 할 수도 있고 전지를 가지고 공동화로 그릴 수도 있다. 내 마음 그리기를 먼저 하고 하면 효과적이다. ․「너는 왜 큰소리로 말하지 않니」(박경선, 『너는 왜 큰소리로 말하지 않니』, 지식산업사): 반에서 소외된 주인공과 등장 인물들이 겪는 갈등과 화합을 그린 동화다. ․「이상한 선생님」(채만식, 『남북 어린이가 함께 보는 창작동화 1권』, 사계절): 해방 전후로 돌변하는 기회주의자 박 선생님의 마음을 그려보자. 그 시대 상황들도 같이 공부해 보자. ◀ 그림책 만들기 그림책 만들기도 독서교육의 한 가지 방법,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책읽기에 창조성을 더하기 위해서는 ꡐ책만들기ꡑ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독자 처지에서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 한 권을 만들어 보면서 책에 대한 관심을 높히기도 하고, 책을 만드는 어려움, 책을 만드는 기쁨, 책을 만들면서 새로운 감각 등을 얻게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림책은 그림과 글,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자칫 이야기 중간 중간에 이야기 이해를 돕는 삽화 그리기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사건을 중심으로 해서 이야기가 펼쳐지게 한다. (1) 줄거리 그림책 읽은 동화의 내용을 그대로 간추려서 그림 중심으로 완성한다. 다른 사람(어린 동생, 친구)에게 동화를 소개할 때 쓰면 좋다. 단순히 읽은 동화 내용을 간추려 그림책으로 엮는 것은 어린 동생이나 친구에게 그림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라면 모를까 만드는 아이들도 흥미 있어 하지 않고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2) 주제 창작 그림 동화를 읽고 동화 내용과 우리 생활, 내 주변에서 겪은 일들을 충분히 이야기 나누고, 그래서 드러나는 주제를 가지고 우리 생활 안에서 소재를 찾아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한다. 대부분 1차시에서는 충분히 이야기 나누기를 하고 2차시에 걸쳐 완성해야 무리가 없다. 문학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고 한다. 요즘 발표되는 동화들 중에는 아이들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있다. 우리 아이들도 사회의 갈등과 문제를 함께 이야기 나눌 역사의 한 주인인 것이다. 그래 서 아이들은 더 큰 사회 현상까지 내 주변으로 끌어들인다. 동화를 읽고 동화 내용과 내 생활 주변에서 겪는 일들을 충분히 이야기 나누고 드러나는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내 주변에서 소재를 찾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자. 아이들은 대부분 동화 내용과 비슷한 겪은 일이나 들은 일, 본 일, 생각한 일들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 나누기가 충분히 된 다음에는 어려움 없이 이야깃거리를 찾아낸다. 그러면 동화 내용과 다른 이야기이면서 흐름이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이야기를 허황되게 비약시키는 일은 주의를 시키도록 한다. ꡒ나는 그림을 못 그려요ꡓ 하면서 물러앉는 아이들이 있다. 이럴땐 등장하는 인물을 꼭 사람으로 표현할 필요는 없다고 일러준다. 그리기 편한 대로 단순화시켜 네모나 세모, 당근, 사과, 딸기 같은 것이어도 좋고, 잘 그린 그림보다 이야기하려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다 독여준다. 그리하면 그림 그리는 활동을 여러 번 하면서 이런 엄살은 없어질 것이다. (3) 동그라미 그림책 32절지를 홀수로 갖는다. 예를 들어 11장이라면 한 장은 백지로 두고 5장에는 지름 4cm 정도의 원을 가운데 그린다. 나머지 5장에는 1개 이상의 원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자유롭게 표현한 동그라미는 자기가 갖지 않고 다른 사람이랑 바꿔 갖는다. 이것을 사이사이에 끼우고 백지는 가운데 끼워서 묶는다. 쪽수는 자유롭게 정한다. 4B연필, 32절지나 A4용지, 풀, 실, 바늘을 준비한다. (4) 그림책 묶기 ․그림책 크기나 쪽수는 자유롭게 한다. 대체로 8절지, 16절지를 접어서 실로 꿰매거나 스테플러로 찍어서 쓴다. ․기존의 책들을 참고로 맨 겉장은 표지로 꾸미고 다음 장에 작가 소개, 맨 뒷장엔 다 만들고 난 느낌도 적고 펴낸 날짜, 책의 가격, 출판사 이름도 정해 보면 흥미를 더할 수 있다. ․그림은 크레파스, 색연필, 연필, 물감 등 어떤 것을 선택해도 좋다. 잡지 그림이나 색종이, 신문지를 이용해 아이디어도 얻고 찢어 붙이기를 해도 좋다. (5) 그림책 만들기 관련 도서 ․「원숭이 꽃신」(정휘창, 『똘배가 보고온 달나라』, 창비): 원숭이가 당한 일들이 우리의 농산물 개방과 맞물려 우리의 미래를 걱정하게 한다. 우리의 상황과 사실을 신문이나 여러 자료를 통해 이해하고, 우리의 자세와 앞으로의 방향도 함께 이야기 나누고 토론한다. 그런 후에 아이들 스스로가 느낀 느낌이나 해결 방법들을 그림책으로 엮는다. 동화 내용과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로 엮을 수도 있다. ․「알게 뭐야」(이현주,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 창비): 내가 한 알게 뭐야, 내가 본 알게 뭐야,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알게 뭐야, 최근에 알게 뭐야로 일어난 대형 사고들을 짚어보고 이야깃거리를 찾아 그림책으로 엮어보자. ․「내꺼야」(레오 리오니, 분도출판사) : ꡒ내꺼야, 내꺼야!% 하며 자기만을 고집하는 이기적인 우리의 자세를 반성해 보자. ◀ 뒷이야기 이어 그리기 동화 그 다음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해 본다. 동화를 중간까지만 읽어주고 뒷이야기를 생각하게 하거나, 동화를 다 읽고 그 다음에 일어날 만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리고 설명도 한두 줄 붙인다. ․「곰과 참새」(이현주) : 우리 안에서 편하다고 생각하기 만한 곰은 푸른 하늘을 나는 참새의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한 장면으로 그려보자. 그 그림으로 옆에 두고 볼 달력을 만들어 보자. ․「다시 쓰는 토끼와 거북이」(『토끼와 거북이 거북이와 토끼』, 우리교육) : 두 동물을 이간질 한 늑대는 도망간다. 토끼와 거북이는 이 늑대를 어찌할까? 벌을 준다면 어떤 벌을 주어야 할까? 한 장면으로 그리고 자기가 그린 그림 설명 쓰기. 위에서 예시한 동화 이외에도 다양한 동화를 적용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그림 그리기 할 때 사실화나 세밀화를 잘 그리지 못한다고 꺼려하고 자신 없어 하는 아이들에게 잘 그린 그림보다 표현하려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격려해 준다. 책읽기는 더불어 살기의 첫걸음이다. 책을 읽고 하는 활동에는 혼자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여럿이 모여 하면 더욱 좋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연스러운 활동을 좋아한다. 경직된 독후감 쓰기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개성과 곰살맞은 움직임이 존중되는 그런 활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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