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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게 ▒
天上天下唯我獨尊 三界皆苦我當安之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
(하늘 위 하늘 아래 모든 생명 존귀하다.
세계의 고통 받는 중생들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
-석가모니부처님 탄생게-
오늘은 불기2548년 '부처님오신 날'입니다.
"'天上天下唯我獨尊천상천하유아독존'
이라는 말씀을 누가 하였을까요?"
라고 질문을 하면,
굳이 불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단숨에
"석가모니부처님입니다."
라고 답변을 합니다.
그만큼 이 단어의 의미하는 바가
평등성, 자아존중, 인간사랑을 내포하고 있기에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인구(人口)에 회자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석가모니부처님의 정확한 탄생게를 알고 있는 사람은
불자를 통털어서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의 탄생게의 全文은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입니다.
이 탄생게의 뒷부분인
'三界皆苦我當安之삼계개고아당안지' 가
바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이 사바세상에 오신 목적
즉 일대사인연인 것입니다.
"온 세상이 모두 고통 속에서 헤매이니 내가 마땅히
그 원인을 밝혀 이 세상을 밝고 편안(안락)케 하리라."
라는 중생구제의 의지가 함유된 뒷부분이 바로
탄생게의 핵심 요체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룸비니 동산의 무우수 나무 아래서 탄생하셨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동서남북으로 일곱걸음을 걷고 난 뒤,
두 손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키면서 사자후를 외쳤습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모든 생명 존귀하다.
세계의 고통 받는 중생들을 내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이 외침은 장차 고통에 빠져 허덕이고 있는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선언,
즉 고통의 바다에서 헤매고 있는 눈먼 중생들을 위하여
걸림없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선언인 것입니다.
부처님의 이러한 선언은 태자의 신분을 버리고
6년간의 고행 끝에 부다가야의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후 녹야원에서 처음으로
다섯 비구를 상대로 법을 설함으로서 시작하였고,
이후 45년 동안 인도 전역을 다니면서
중생들을 올바른 삶의 방향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자신에게 보장된 왕위계승의
부귀영화를 택하지 않고 자신을 버림으로써,
마침내 영원히 세상을 밝히는 인류의 등불,
삼계도사 사생자부(三界導師 四生慈父)가 되셨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탄신 날짜▒
현재 각국이 공히 사용하고 있는 연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불기(佛紀)는 불멸기원의 약자입니다.
이것은 1956년 각국의 불교 지도자들이
네팔의 수도 카투만두에서 모여
제4차 WFB대회(세계불교도우의회)를 열고 그 해를
불기 2500년으로 정한 것을 따른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을 기원전 624년으로 하고
입멸을 기원전 544년으로 합니다.
입멸을 기준으로 하면 금년은 불기 2548년이 되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금년을 2547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신연도나 탄신하신 날이
이렇듯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것은 불교가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것과
역사적 변화과정을 더불어 생각해야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불교는 다양하게 변화해 왔습니다.
부파가 발생하고, 대승과 소승의 갈래가 일어났습니다.
이것은 분열의 양상이 아닙니다.
이는 무한히 열려있는 불교의 독특한 사유구조 때문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항상 당신의 가르침 자체가
인간의 진정한 해방과 자유의 회복을 전제로 하셨습니다.
이런 석가모니 부처님의 의도는 교조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는
신앙 풍토를 낳았으며,
그 결과 중의 하나가 다른 종교에서는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탄신 연대와 탄신일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즉 진정한 자유를 찾아가는 신앙의 도정에서
탄신 연대와 탄신일 자체는 그리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며,
이것이 불교가 다른 종교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진정한 자유를 갖게 되는 특징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불기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하신 해를 기원으로 하여 기산합니다.
여기에 따라 서기2004년은 불기 2548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불기 2548년은 석가모니 아기 부처님이 오신 날
2628년이 되는 해입니다.
▒ 관불의식과 연등의식 ▒
종교의식이란 종교의 주체인 인간이
그 객체인 신앙의 대상에 대한 헌신의 마음가짐을 갖추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상생활 자체가 곧 종교의 의례가 되어야 하며,
청정한 계율에 따라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최고의 종교 의례인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수행과 중생구제의 방편으로
불교에서 여러 가지 의례를 행하고 있으며
삼보에 공양을 올리고 기도를 하는 것도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관불의식(灌佛儀式)♣
불교의 의례 가운데 관불의식(灌佛儀式)도
부처님에 대한 공경을 표시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청정히 하는 의미에서 행해지는 의식입니다.
관불의식의 형식은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면서 차례로 공양을 올리고
향수와 감로수로써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키면서 성불을 발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관정(灌頂)이라 하여 옛날 인도의 국왕이 왕위에 오를 때
사대해(四大海)의 바닷물을 그 정수리에 뿌려 축하한
의식에서 유래되어, 후에 수제자나 일정한 지위에 오르는
수도자의 정수리에 향수를 끼얹는 의식으로 변형된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탄생하실 때 하늘에서 아홉 마리 용이
더운물과 찬물을 뿜어 아기부처님의 탄생에 대해
온 우주와 삼라만상이 축복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관불의식 속에는 위대한 부처님의 탄신을 봉축하며
중생 개개인의 성불도 발원하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은 바로 내 마음의 불성적 존재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며 크나큰 공덕의 나눔을
실천하는 출발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관불의식을 행할 때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한다는 자세로 지극한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육법공양(六法供養)이라 하여
불전에 공양드리는 여섯 가지가 있습니다.
그 여섯 가지란
향(香),등(燈),화(花),다(茶),과(果),미(米)로
그 가운데 차(茶)가 있습니다.
맑고 그윽한 샘물을 길어 향기로운 차를 다려서 삼보님께 올리고,
또한 그 청정수로 부처님의 거룩한 몸을 씻어드리는
그것은 생각만 해도 기쁜 일입니다.
감히 부처님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죄업 중생이
가장 가까이에서 부처님을 모실 수 있는 기회로,
아기부처님을 모시고 꽃향기 가득한
맑은 물을 준비하여 목욕시켜 드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처님 몸을 씻겨드린 물은
길상수(吉祥水)라 하여 그 거룩한 의미를 새겼습니다.
우리 모두 관불의 인연 속에서 상서로운 청정수를
나눌 수 있는 공덕을 지어야 하겠습니다.
♣ 연등의식(燃燈儀式)♣
연등의 유래는,
'현우경'에 있는 '빈녀 난타'의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속엔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의 등(燈)공양 모습이 쓰여있습니다.
부처님이 영취산에 계실 때의 일로 밤이 깊어
다른 등불은 다 꺼졌으나,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지극한 정성과 발원으로 밝힌 등불만이
밤이 깊어도 끝까지 밝게 빛나고 있었고,
이것을 본 부처님께서,
"이 여인은 등불공양의 공덕으로 성불할 것이며
수미등광여래라 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초파일 연등(燃燈)행사는 신라 때부터 농사기도와
국가발전을 기원하던 예술제 성격의 연등회 행사로부터
유래를 찿을 수 있으며 고려시대에 들어와
궁중의 팔관회(八關會)와 함께 민간의 행사로까지 확대된
연등회가 거행되어 국가적 차원의 성대한
불교의식(佛敎儀式)행사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연등행사 시기는 신라 때에 정월 보름에 행해지다가
고려 때 계승되어 정월 혹은 2월 보름에 연등회행사로
행해지거나 두 차례 모두 실시되었습니다.
현재의 사월 초파일에 연등하는 풍속은 고려시대
고종대(高宗代)에 '최충헌(崔忠獻)의 아들이기도 한
최이(崔怡)가 초파일이 석가의 탄신일이기에 연등 행사도
이 날로 변경했다.' 는 고려사(高麗史)의 기록이 있습니다.
조선조에 들어서는 초기에 왕실에서 연등회를 베풀기도 했지만
이후 국가적인 관청 중심의 행사는 사라지고
민간에서는 민속행사로 남아 세시풍속으로 전승되었습니다.
초파일에 앞서서 등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이 종이를 잘라
등대에 매달아 기를 만들어 들고,
장안을 돌아 다니며 쌀이나 돈을 구하여
등 만드는 비용으로 쓰는 호기놀이가 성행하였다고 합니다.
초파일의 낮에는 절에 가서 공양을 올리고,
저녁에는 집집마다 세운 등대에 자녀 수 만큼 등을 밝혔습니다.
거리 곳곳에도 형형색색의 등을 달았으며 밤에는
온 장안의 남녀들이 등을 들고 나와 불꽃바다를 이루었고,
등으로 거대한 산과 같이 장관을 이룬 것을 구경하는
관등놀이를 즐겼습니다.
이후 근대에 이르러서는
고아장에 꽃으로 장식한 탄생불을 모시고 관불을 하였으며,
저녁에는 공양올린 등에 불을 켜고,
또한 등을 들고 휜코끼리를 앞세워 제등행진을 하였습니다.
1996년부터는 연등축제라는 이름으로 제등행진을 비롯하여
불교문화마당, 어울림마당(연등법회), 대동(회향)한마당 등
행사가 추가되어 종합적인 축제로 전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각 사찰에서 거리에 등을 내달고 계속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날 의미▒
부처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
'붓다'(Buddha)를 따서 만들었으며,
깨달은 사람을 뜻합니다.
깨달음이란 단순한 개념이나 관념이 아니며,
부처님이 체험을 통하여 증득한 것입니다.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 주신 그 가르침 또한
배워서 알아야 하는 지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오로지 그 가르침을 믿고, 그에 따라 실천 수행해야 합니다.
깊고 참된 진리를 깨달은 이는 마침내 생사의 괴로움이
완전히 없어진, 불교 최고의 이상인 열반(涅槃)을 성취합니다.
부처님은 모든 이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고통 속에 허덕이는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이 사바세계로 내려 오셨습니다.
그 분이 나신 곳은 호화찬란한 궁궐이 아니라 길가의 동산 위입니다.
길에서 나서 길에서 살다 가신 우리 스승의 탄생은
그 자체가 중생에 대한 끝없는
연민과 사랑의 표현인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탄생을 경배하는 것은 물론
'참 나'를 찾겠다는 분발심을 내고
부처님의 중생구제 원력을 세워
실천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중생의 병의 종류에 맞춰 약을 주셨던 부처님과 같이
우리 불자들은 이 시대의 중생의 고통에 맞게
처방을 해 주는 지혜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갈수록 심해지는
빈부의 격차와
정신적 혼돈,
인간성의 황폐화에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단 조국이라는 굴레 속에서
힘든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촌 곳곳에서는
종교적 갈등과 이념의 대립으로
심지어 고귀한 생명이
죽어가고 있는 세계적인 현실 또한
우리 불자가
이 시대에 안고있는 과제들인 것입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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