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코(Fresco)
건물의 벽과 천장 등에 그림을 그리는 벽화기법의 하나로 대단히 중요한 벽화 기법입니다.
'프레스코(fresco)'는 이탈리아어로 영어로는'신선한(fresh)','젖은(wet)', '새로운 (new)'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프레스코 화법은 건축물의 벽이나 천장에 석회와 모래를 섞어서 만든 석회모르타르를 바르고 석회모르타르가 건조되기 전에 안료를 물(증류수)과 반죽해서 만든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법을 말합니다.
프레스코는 석회퍼티(생석회를 물에 소화시켜 만든 반죽)와 모래를 다른 비율로 혼합해서 만든 석회모르타르를 몇 차례 발라서 화면을 만들고 회반죽이 신선하고 젖어있을 때 물(증류수)과 내 알칼리성 안료를 반죽해서 만든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이때 내 알칼리성 안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석회가 강한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여기에 견딜 수 있는 안료를 사용해야 변색이나 퇴색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감을 칠해서 그림을 그린 후 회반죽이 건조되는 과정에서 회반죽에서 수분과 함께 스며 나오는 칼슘과 공기중의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가 결합을 하여 회반죽의 표면에서 탄산염화가 일어나 탄산칼슘막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 결과 회반죽에 칠한 물감들은 탄산칼슘막 아래에 고정이 되어 영구적인 그림이 만들어지고, 대리석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과 같은 독특하고 아름다운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프레스코는 회반죽이 젖어있을 때 그림을 그려야 하고 건조된 후에는 수정을 할 수가 없어서 그림을 그리기 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하고 신속하고 숙련된 기술이 요구됩니다.
프레스코화법은 벽이 건조되기 전에 그리느냐, 건조된 후에 안료와 접착제를 혼합해서 만든 물감으로 그리느냐에 따라 "부온 프레스코(buon fresco)"와 "세코 프레스코(secco fresco)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탈리아어 "buon"은 영어로는 good, nice를 의미하는 것으로 "부온 프레스코(buon fresco)"를 영어로는 "true fresco"라고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세코 프레스코(secco fresco)"는 신선하고 젖은 회반죽에 그리는 "부온 프레스코(buon fresco)"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두 용어를 우리나라에서는 "습식벽화", "건식벽화"로 구분해서 말합니다.
"부온 프레스코(buon fresco)"는 13세기 후반에서 16세기 중반까지 가장 유행한 벽화 기법으로 프레스코의 기법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으며 중세부터 르네상스를 지날 때까지 폭넓게 사용되었습니다.
"세코 프레스코(secco fresco)"는 마른 회반죽 표면에 계란, 기름 등의 접착제를 안료에 혼합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탈리아어 "Secco"는 영어로는"건조한(dry)"을 의미합니다. "세코 프레스코(secco fresco)"는 16-19세기 사이에 작업시간을 빠르게 하기 위하여 많이 이용되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물감층이 떨어져서 그림이 손상되기도 하였습니다.
프레스코 화법 중에 다른 하나로는 "메조 프레스코(mezzo fresco)"가 있는데 영어로는 "semi fresco"또는 "half fresco"라고 합니다. 이 화법은 석회모르타르가 완전히 건조되지 않았을 때 그림을 그리는 화법으로 "부온 프레스코(buon fresco)"에 비해 회반죽 속으로 물감이 덜 깊이 침투되며, 탄산염화(carbonation)도 적게 일어나서 "부온 프레스코(buon fresco)"와 같은 화면느낌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메조프레스코(Mezzo fresco)는 16세기와 그 이후 시대에 많이 이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