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2921001 박민경 보들레르 요약

[22학번 박민경]

‘상징주의의 비조(시조)’라고 일컬여지는 샤를 보들레르는 시집 [악의 꽃]을 통해 ‘현대시의 근원을 창조해냈다. *상징주의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나타난 상징적 방법을 통해 형이상학적 또는 신비적 내용을 암시적으로 표현하려는 문예사조.
악의 꽃은 제목에서부터 모순 어법을 취하고 있으며 여기엔 보들레르가 겪어야 했던 생의 모순들이 담겨있다. 하지만 시적 주체는 ’경험적 자아‘가 아닌 ’현대성의 감내자‘이다. 이 시집은 ’우울과 이상‘ ’파리 풍경‘ ’술‘ ’악의 꽃‘ ’반항‘ ’죽음‘ 등 모두 6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 51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각 편이 독립된 작품이면서 유기적인 구조로 짜여있다. 이와 같은 그의 시적 모티프와 창작 기법 그리고 시집 전체를 관류하는 상징적 테마는 현대시의 이정표이자 기념비가 되었다.

“이 책이 문학적 소양이 있는 독자들에게 빅토르 위고나 테오필고티에, 심지어 조지 고든 바이런의 명시들과 나란히 기억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글-
이처럼 자신만만하게 [악의 꽃]에 대한 입장을 밝혔던 보들레르 만큼 ‘현대시의 현대성’을 고민했던 시인은 일찍이 없었다. 보들레르는 이 시집에서 당시 유행하던 ‘경험적 자아(서정적 주체들)를 가차없이 배제시켰고 “자기경험의 독창적인 성격”을 창출해냈다.
보들레르는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번역하며 언어를 구조화 하는 법을 배웠고, 이를 통해 낭만주의와 고답파의 전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상징주의의 문을 열게되며 랭보와 말라르메의 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들레르의 상징주의 문학론의 결정적인 텍스트는 그의 시 ‘교감’이다. 이 시는 물질계와 정신계의 상응을 노래하고 있는데 인간은 물질세계의 상징을 통과해야만 정신세계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시인은 상상력을 통하여 현실세계(상징적 외관)와 관념세계(정신적 실재)를 하나의 기호로 결합시키는 자이며 이것이 바로 상징주의 문학의 ‘상응이론’이다. 이러한 상응을 옥타비오 파스는 ‘아날로지’라고 명명하며 “보들레르는 아날로지를 그의 시학의 중심으로 삼았다. 그 중심은 아이러니, 죽음에 대한 의식 그리고 죄의 개념 때문에 끊임없이 동요한다.” 고 말했다.

보들레르에게서 특히 주목되는 건 ‘예술으 현대성’과 ‘추와 악의 미학’이다. 그는 파리의 아스팔트와 창녀들, 술주정뱅이들, 소란한 군중과 범법자들을 주목했고 이를 노래하는 시를 썼다. 보들레르의 시 [파리의 우울] 속 ‘더러운 수도’와 ‘창녀’ 그리고 ‘쾌락’은 보들레르가 발견해낸 도시의 매력이자 ‘현대성’이었다. 보들레르는 예술 비평집 [1846년의 살롱]을 통해 현대성을 이렇게 규정 했다. ‘현대성은 예술의 절반을 구성하는 일시적이며 스쳐가는 우연적인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영원하고 불변하는 것이다.’ 보들레르는 “변해가는 것에서 영원성을 이끌어내는” 행위를 ‘현대성’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현대성’엔 보들레르가 창출해낸 ‘미’의 개념이 개입되어 있다. 보들레르는 “미와 관련된 오류들은 모럴에 관한 18세기의 잘못된 개념에서 생겨난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그 맛을 길어온 죄악은 원래 자연적인 것이다. 이와 반대로 미덕은 인공적이며 초자연적.” 이라고 말한다. 보들레르는 ‘순수한 것’과 ‘기괴한 것’을 대응 시키고, ‘경악스러움’을 ‘익살스러움’과 결합시킴으로써 현대시의 새로운 미학을 창조했다. 보들레르는 ‘추의 마력’을 살려내는 것이 바로 시라고 말했고, 추함은 하나의 관념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를 통해 ‘현실 모사가 아닌 ’현실 변형‘을 추구했으며 자유로운 정신의 운동능력, 즉 상상력을 통해 그의 미학세계를 건축했다.

[23학번 양준희]

<교감>

자연은 하나의 신전, 거기에 살아있는 기둥들은

때때로 어렴풋한 얘기들을 들려주고

사람이 상징의 숲을 통해 그곳을 지나가면

숲은 다정한 눈길로 그를 지켜본다

​

밤처럼, 그리고 빛처럼 광막한

어둡고 그윽한 조화 속에서

저 멀리 어울리는 긴 메아리처럼

향기와 색채와 소리가 서로 화답한다.

​

어인아이의 살결처럼 신선하고,

오보에처럼 부드럽고, 초원처럼 푸른 향기가 있고

-또 썩고, 짙은 독한 향기들도 있어

​

호박(琥珀), 사향(麝香), 안식향(安息香), 훈향(薰香)처럼

무한한 것으로 퍼져나가

정신과 감각의 환희를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