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7. 25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마리오 괴체에 이어 안드레 쉬얼레까지 영입했다. 이와 함께 도르트문트는 마르코 로이스와 괴체, 쉬얼레로 이어지는 독일 대표팀 절친 삼총사가 한 팀에서 뛰게 됐다.
# 괴체-로이스-쉬얼레, 절친 트리오 구축
도르트문트가 지난 21일, 괴체를 2600만 유로(한화 약 325억)에 영입했다. 이어서 22일, 안드레 쉬얼레를 구단 역대 최고액인 3000만 유로(약 374억)에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도르트문트는 에이스 로이스를 중심으로 괴체와 쉬얼레로 이어지는 독일 대표팀 이선 삼각 편대를 구축하게 됐다.
먼저 괴체와 쉬얼레는 2010년 11월, 독일 대표팀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 둘은 11월 17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 데뷔전을 치르며, 통일 독일(1990년 10월 3일) 이후 출생한 선수로는 처음으로 A매치 출전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연장전 쉬얼레의 크로스를 괴체가 골로 성공시키며 우승을 견인했다.
이렇듯 둘은 대표팀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클럽을 넘어선 절친으로 발전했다. 현재도 이 둘은 유로 2016 본선 이후 여자친구 동반으로 LA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하단 사진 참조).
/ 사진캡처: 안드레 쉬얼레 인스타그램
괴체와 로이스는 2012년 여름, 로이스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에서 도르트문트로 이적해오면서 절친으로 발전했다. 둘은 카풀도 함께 하던 사이다. 둘 중 한 명이 골을 넣으면 점프해 등끼리 부딪히는 골 세레모니도 자주 펼쳤다. 2012/13 시즌 로이스는 공식 대회 49경기에 출전해 19골 16도움을, 괴체는 44경기에 출전해 16골 20도움을 올리며 독일 최고의 공격 듀오로 떠올랐다. 이 둘의 활약에 힘입어 도르트문트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까지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독일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는 괴체와 로이스 콤비를 일컬어 "바르셀로나엔 리오넬 메시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그리고 사비라는 삼각편대가 있지만 전통적인 유형의 콤비라는 측면에선 로이스와 괴체보다 더 나은 구성이 없다"라고 극찬했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괴체와 로이스 콤비를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최고의 신 제우스에 빗대어 '괴체우스(Gtzeus: Gtze+Reus)'라는 애칭을 붙이기도 했을 정도다.
이 둘의 관계는 2013년 여름, 괴체가 바이에른으로 이적하면서 1년 만에 이별 수순을 밟았다. 그럼에도 이 둘은 계속 우정을 이어오고 있었다. 실제 로이스는 독일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의 TV 토크쇼 '택시'에 출연해 만약 당신이 도르트문트 단장이라고 가정했을 때 딱 한 명의 선수를 영입한다면 누굴 데려오겠느냐?"라는 질문에 지체없이 "괴체"라고 답했을 정도다. 괴체가 3년 만에 도르트문트로 돌아오면서 현재 독일 현지에선 괴체와 로이스의 재결합과 관련한 많은 포스팅들과 유투브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괴체를 중심으로 로이스와 쉬얼레가 절친으로 이어지면서 이 셋은 독일 대표팀 내에서도 가장 유명한 절친 트리오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이전에도 휴식기 때면 여자친구 동반으로 셋이 휴가를 떠났고, 왓츠앱(모바일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을 통해 자주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쉬얼레는 독일 공중파 'ZDF'의 스포츠 전문 프로그램 '슈포르트슈투디오(Sportstudio)'에 출연해 괴체-로이스와 나눈 왓츠앱 대화를 소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절친 세 명이 뭉친 만큼 호흡은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로이스와 괴체는 1시즌에 불과하다고는 하더라도 찰떡궁합을 과시한 바 있다. 대표팀에서도 발을 맞춘 사이다. 이들이 정상적으로 가동한다면 도르트문트는 독일 대표팀 이선 라인을 고스란히 팀에 이식하게 된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괴체가 떠난 이후 도르트문트 팀내에서 로이스의 절친이 된 선수는 다름 아닌 현 도르트문트 간판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다. 오바메양이 아들을 위해 배트맨 가면을 쓰는 골 세레모니를 할 때 로이스가 로빈 마스크를 써주기도 했다. 심지어 로이스는 힙합 래퍼이기도 한 오바메양 동생 펠릭스(MC명: Ghost St.)의 노래 '오바메양'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즉 이젠 로이스 중심으로 오바메양과 괴체, 그리고 쉬얼레까지 절친 콰르텟(사총사)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출처: Bild
# 도르트문트, 더블 스쿼드 구축하다
물론 불안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괴체는 2015/16 시즌 바이에른에서 후반기 사타구니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며 커리어 통틀어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유로 2016 본선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했다. 쉬얼레는 기복이 심한 게 문제다. 후반기 분데스리가에서만 9골을 넣으며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15골, 바이에른)와 클라우디오 피사로(12골, 베르더 브레멘), 산드로 바그너(10골, 다름슈타트)에 이어 4번째로 많은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반기엔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로이스는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괴체는 지난 시즌 후반기 부진이 부상 이후 자신감 상실로 이어진 케이스이기에 친정팀에서 충분한 신뢰를 얻는다면 예전의 기량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재능만큼은 독일 역대 최고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들었던 괴체이다. 게다가 순수 골 기록만 따진다면 도르트문트 시절보다 바이에른 시절 근소하게나마 향상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도르트문트 116경기 31골, 바이에른 114경기 36골).
한스-요아힘 바츠케 도르트문트 CEO는 괴체에 대해 "우리는 괴체를 유스 시절부터 잘 알고 있다. 그는 너무 빨리 바이에른으로 이적했다. 우리는 이제 다시 그에게 축구의 재미를 전달해주어야 하고, 보호받는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난 투헬이 괴체를 최고의 기량으로 이끌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밝혔다. 도르트문트 전설적인 공격수 칼-하인츠 리들레 역시 "괴체는 엄청난 선수다. 중요한 건 그가 고향인 도르트문트 가족으로 돌아왔다는 데에 있다. 난 괴체가 폭발할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쉬얼레는 마인츠 유스 출신으로 만 18세였던 2009/10 시즌, 당시 마인츠 감독이었던 토마스 투헬(현 도르트문트 감독) 신임 감독 하에서 분데스리가 데뷔 무대를 가졌다. 2010/11 시즌엔 분데스리가 33경기에 출전해 15골을 넣으며 스타덤에 올랐다(이는 쉬얼레 프로 통산 커리어 하이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마인츠 시절엔 기복도 없었다. 투헬과 재회하는 만큼 기대해볼만 하다.
투헬은 쉬얼레 영입에 대해 "이타적이면서도 득점력을 갖추고 있다. 특별한 것을 가진 선수다"라며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게다가 설령 쉬얼레와 괴체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도르트문트는 다른 많은 대안을 가지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힘든 시기를 보냈던 카가와 신지는 2014/15 시즌 도르트문트에서 서서히 기량 회복에 나섰고, 마침내 지난 시즌(2015/16 시즌) 분데스리가 29경기에 출전해 9골 9도움을 올리며 부활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유스 팀에서 1군으로 승격한 '신성' 크리스티안 풀리시치는 함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30라운드 경기에서 만 17세 212일에 골을 넣으며 분데스리가 역대 외국인 선수 최연소 골 기록을 수립한 데 이어 31라운드 슈투트가르트전에 또다시 골을 넣으며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2호골 기록자(만 19세 218일)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도르트문트는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97년생 동갑내기 우스망 뎀벨레와 엠레 모르도 영입했다. 스타드 렌 에이스 뎀벨레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 앙에서 26경기에 출전해 12골 5도움을 기록하며 유럽 5대 리그(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 10대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리그 골을 기록했다. 모르는 터키 대표팀으로 유로 2016 본선에 참가해 체코와의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 둘은 22일에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 경기에서도 출전해 현란한 드리블 돌파를 선보이며 축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뎀벨레는 57분경 개인 돌파로 상대 수비수 마르코스 로호를 제치고 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 도르트문트는 에이스 헨리크 므키타리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플레이메이커 일카이 귄도간(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수비의 핵이자 주장 마츠 훔멜스(바이에른 뮌헨)이 팀을 떠났다. 이들을 통해 도르트문트는 1억 700만(1334억)의 이적 수익을 벌었다.
도르트문트는 선수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이적 수익에 약 700만 유로만 더 추가해 미켈 메리노(오사수나)와 뎀벨레(스타드 렌), 하파엘 게레이루(로리앙), 모르(노르셸란드), 마크 바르트라(바르셀로나), 제바스티안 로데와 괴체(이상 바이에른), 그리고 쉬얼레(볼프스부르크)에 이르기까지 무려 8명의 선수를 보강했다.
이와 함께 도르트문트는 이선(공격형) 미드필더와 삼선(수비형) 미드필더 라인, 그리고 좌우 측면 수비진은 더블 스쿼드를 넘어 트리플 스쿼드를 구축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선수 개개인의 질적 능력을 살짝 떨어졌을 지 몰라도 양적인 면에선 그 어느 때보다도 풍족한 선수단을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더 고무적인 부분은 영입한 선수들이 모두 20대 초중반에서 10대의 젊은 선수들이라는 데에 있다. 현 도르트문트 1군 필드 플레이어들 중 30대를 넘긴 선수는 주전 오른쪽 측면 수비수 우카쉬 피슈첵(만 31세)과 백업 공격수 아드리안 라모스(만 30세) 밖에 없다(만 30세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야쿱 브와슈치코프스키는 이적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에 논외). 독일에서도 가장 뛰어난 지략을 갖춘 감독으로 손꼽히는 투헬의 지도가 잘 어우러진다면 도르트문트는 지금보다도 미래가 더 기대되는 팀으로 성장할 것이다.
# 도르트문트 이적 현황
In: 안드레 쉬얼레(3000만 유로, 볼프스부르크), 마리오 괴체(2600만 유로, 바이에른), 우스망 뎀벨레(1500만 유로, 스타드 렌), 제바스티안 로데(1200만 유로, 바이에른), 하파엘 게레이루(1200만 유로, 로리앙), 마크 바르트라(800만 유로, 바르셀로나), 엠레 모르(700만 유로, 노르셸란드), 미켈 메리노(375만 유로, 오사수나) - 1억 1375만 유로
Out: 헨리크 므키타리안(4200만 유로, 맨유), 마츠 훔멜스(3800만 유로, 바이에른), 일카이 귄도간(2700만 유로, 맨시티) - 1억 700만 유로
김현민 기자
골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