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44-1 (2014. 11. 14) 통영시. 고성군
21.6km (서해안 : 845.6km, 남해안 : 631.4km, 합계 : 1477.0km)
(통영시 광도면 죽림리-덕포리-안정리-황리-고성군 거류면 신용리- 당동리-동해면 봉암리)
추워진 날씨에 시작도 하기 전 사고로 가슴이 조마조마하였고 경상도로 들어오자 구름은 산 아래로 모두 내려와 이슬비를 뿌린다. 지난달 홍콩 마카오 장정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나온 장정은 불안감이 몰려온다.
통영에 도착하여 부추를 듬뿍 넣은 돼지국밥을 점심으로 하고 광도면 죽림리 해안도로에 서니 해가 반짝 나며 불안감은 사라졌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고질병이 된 무릎을 보호대로 꽉 조이고 타박타박 걸음을 맞춰 본다.
해안에는 자전거도로도 만들어져 있고 깔끔하다. 제주도를 제외하면 가장 큰 섬 거제도가 앞바다를 막아주어 바다는 장판처럼 잔잔하다. 그 바다에 굴이며 가리비며 양식장이 하얀 부표를 바다에 빼곡히 뿌려놓았다. 광도천을 건너 덕포리로 들어서면서 길은 좁아져 장정에 어려움이 생기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나아간다.
잠시 후 붉은색 커다란 배가 바다위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큰 배를 바로 가까이에서 본적이 없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줄줄이 5대가 있는데 모두 배의 가장 밑 부분까지 보이는 것이 바다위에 그냥 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좁고 구불구불한 77번 도로를 만나 위험한 장정이 시작된다. 또 차들은 무슨 이유인지 이렇게 빨리 달리는지 또 다시 불안감이 다가 온다. 위험하지 않게 걷고 있는 것인데 유독 통영과 고성의 바닷길은 위험이 느껴진다. 안정리로 들어서면서 바다로는 길이 없어진다.
한국가스공사의 기지와 안정 국가산업단지가 바다를 모두 빼앗아 갔다. 애꿎은 77번 도로만 투덜거리며 지나간다. 가스공사로 접어들며 인도가 나와 그래도 조금은 편히 걷다가 다시 황리 사거리에서
고성군 거류면 신용리 쪽으로 나가면서 다시 인도가 없는 ‘차는 쌩쌩’ 도로로 접어든다.
이번 장정은 거의 모든 길이 이랬다.
야트막한 고개를 하나 넘으니 다시 고성군이 나왔다.
고성군 구성읍 월평리에서 통영시로 들어왔다가 다시 고성군 거류면 신용리로 나온다.
신용리를 내려가니 거류면 사무소가 있는 당동리가 나온다. 상가가 1km나 형성되어 있고 고층 아파트단지도 있고 면 소재지로는 상당히 큰 곳이다. 주변에 조선소가 많아서 그 곳에 일하는 사람들의 유입이 가져 온 현상 같다.
장정은 봉곡 삼거리에서 동해면 쪽으로 계속 된다. 차를 몰아 앞으로 나가 봤다.
길은 너무 좁고 앞도 안보일 정도로 구불구불하다. 동해면 바닷가는 조선소가 많았다.
그곳에서 출 퇴근에 맞추어 나오는 차량도 너무 많고 다시 차를 돌려 장정을 멈추었다.
입동이 지난 초겨울 해도 벌써 춥다고 집으로 들어가고 있고 덜컥 불안감이 또 몰려왔다.
장정을 종료하고 내일 가는 길에 대한 정리를 하는 중 뒤에서 울리는 경적소리에 모두 놀랐다.
길을 막고 있던 우리가 잘못이라면 큰 잘못이지만. 불상놈 같은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도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꼭 오늘 걸었던 길 같은 분(?)이다. 나도 경상도를 고향이라고 하지만 지 맘대로 행동하는 그런 분이다. 갑자기 조용한 어촌에 월급 많이 받는 조선소가 생기고 그러면서 인심도 사나워진 그런 마을로 보인다. 걱정은 우리 조선 산업이 몇 년 후에는 주문이 없어 큰일이라는데 그 때는 어찌될지 더 큰 걱정이다.
차를 돌려 고성읍에 숙소를 정하고 조금 늦은 저녁식사를 한다. 식당 아주머니는 친절하게 사근사근 말도 잘하신다.
“경상도 사투리가 절대로 투박한건 아니라예”라는 소리가 가슴 속에서 들린다.
첫댓글 역쉬 쓰던 사람이 써야혀~~
이런 c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