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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오의 소설 창랑정기 해석 해설
창랑정기
줄거리
화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창랑정을 방문하여 개화기 쇄국 정책의 선구자였던 서강대신을 만나 깊은 감명을 받는다. 16세가 되어 서강대신의 대상날에 다시 창랑정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과거의 모습과는 달리 매우 황폐해 있었다. 서강대신의 증손자인 종근형의 방탕한 행동으로 창랑정은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되어 거의 사람들이 찾지 않았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다시 창랑정을 찾았을 때는 창랑정 자체가 사라진 상태였다. 그 자리에는 낯선 공장이 들어서 있었고, 백사장 옆 비행장에서는 여객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이륙하고 있었다.
핵심 요약
장르: 단편소설
배경: 시기: 개화 이후 문명화가 진행되는 시대, 장소: 서울 서강에 위치한 창랑정
성격: 사실적, 낭만적, 감상적, 자전적 (소설의 서두에서 잘 드러남. 유진오: 서울 가회동 출생)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과 관찰자 시점이 혼용됨.
제재: 창랑정에 대한 추억
서술: ① 회상 형식으로 현재(여객기, 공장: 근대 문명)와 과거(창랑정)의 모습을 대비하여 사라져가는 과거의 모습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함. ② 사건 위주의 서술보다는 심리 위주의 서술임. ③ 묘사가 두드러짐.
주제: 창랑정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과 그것이 소멸된 비극. (산업화로 인해 잃어버린 소중한 것에 대한 향수)
구성
서론: 창랑정에 대한 추억을 잊지 못하는 나
발단: 창랑정의 역사와 방문하게 된 동기
전개: 창랑정과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 을순이와의 달콤한 추억
위기: 10년 후에 다시 찾아간 창랑정의 변모된 모습과 몰락한 가문
결론: 창랑정에 대한 꿈이 무너짐
등장인물
화자: 김시근. 이 소설의 서술자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잊지 못함.
김종호(서강대신): 대원군 시대에 이조 판서를 지낸 인물로, 보수적인 성향임.
김종근: 김종호의 증손자로, 한문만을 공부하다가 변화하는 시대에 개화의 물결에 휩쓸림.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창랑정과 관련된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소재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시대적 배경은 조선 후기에서부터 30여 년간으로, 화자인 내가 어린 시절부터 중년에 이르는 시기를 다룬다. 그 동안 빠르게 변화하는 물질 문명 속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은 무너지고 인생도 무상하게 변화한다. 이러한 변화를 경험한 나는 허무와 두려움까지 느끼게 된다.
내용적으로 보면, 갈등과 변화의 대상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78세 무렵에 창랑정을 방문했을 당시의 별장의 장엄한 모습과 주변의 경관, 그리고 을순이와 뒷동산에서 즐겼던 달콤한 기억이다. 그런데 나는 그 후에 창랑정을 두 번 더 찾아간다. 10년 후에 찾아간 창랑정은 잡초만 무성했고, 뒷동산도 나무 한 그루 없이 변해 있었다. 다시 20년 후에 방문했을 때는 공장이 들어서 있었고, 하늘에는 최신식 여객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날고 있었다. 나의 꿈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물질 문명 속에서 자연 환경은 본래의 모습을 잃고 말았던 것이다.
다른 하나는 창랑정의 주인인 서강대신이다. 이조판서로서 쇄국을 완강히 주장하며 권력을 누렸던 그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상의 변화에 밀려 단 몇 년 만에 몰락하고 만다. 더욱이 그의 증손자인 종근은 한문만을 공부하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갑자기 머리를 깎고 양복을 입고 창녀집에까지 드나든다. 결국 종근은 창랑정을 매각해 버린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자연 환경은 파괴되고 인간은 변화한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소재로 하여 자전적 소설적인 요소를 담고 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사실성이 더해진다. 서론 부분에서 향수에 대한 화자의 안타까운 심경을 길게 서술하여 소설의 긴박감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작품의 말미에서 낯선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와 비행기의 요란한 소음을 묘사한 대목은 물질 문명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