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상세하게 배우기
시작한건 고등학교 때 한국 근현대사 시간이었는데 그때 당시 수업자료로 보았던 영상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함께 매치되었다. 영화를 볼 때나 영상을
보았을 때나 여전히 지금 내 앞에 탱크 부대가 있다는 상상을 하면 그저 무서울 따름이고 이러한 사실이 모두 왜곡되고 차단되어 버린다는 것은 더
무서울 일이다. 또한 정신없이 휘둘러대는 진압봉에 맞아 죽어가던 내 또래의 젊은이들을 보고 있자니 안타까웠고 당시 정권은 정말 무슨 생각으로
저런 식의 만행을 저질렀을까 하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더 소름끼치는 사실은 이 사실에 대해 별 반성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에 뉴스에서 방송해줬던
돌발영상에서의 전두환의 말이 생각난다.
“요즘 젊은 애들은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 나를 싫어해.”
당해봐야 아는 일일까? 총에 맞아보지
않아도 총에 맞으면 중상을 입고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휘두르는 봉에 머리를 맞아보지 않아도 머리를 맞으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런 식의 농담같지도 않은 농담이 어디 있을까? 전두환이 말한 당함이라는 것이 저런 시시껄렁한 농담 속에 섞일 수 있을 만큼 작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본인은 잘 인지를 못하는 듯 했다. 대통령에게 국민이 당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말인가. 국민이 자신에게 당했다는 것을 어쩌면
저렇게 당당하게 자기 입으로 내뱉을 수 있을까?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국민을 그렇게 무참하게 죽여 놓고 대수롭지 않은 일 인양 말하던 그 모습이
떠올라 괜히 화가 났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의 독재 아래에서 겨우 쟁취했던 민주주의가 요즘 들어 현 정부로 인해 다시 도루묵으로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먹고 살기도 바쁜 사람들이
없는 시간을 내어 촛불 하나 들고 거리로 나와 소리치는 데도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채로 아예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을 섬기겠다던
대통령은 골프차를 몰면서 국민이 아닌 강대국 대통령을 섬기고 있으며 모든 것을 경쟁으로만 해결하려 하고 없는 사람들에게 거둬들여 있는 사람들에게
퍼부어 주려 한다. 총을 들이대지 않았을 뿐이지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들이 국민을 못살게 구는 것은 매 한가지이다.
냄비 끓듯 한 순간
달아오르다 곧 식고 말겠지 했던 촛불시위는 지금 한 달이 더 지나도록 오히려 더 규모가 커져가고 있으며 나 또한 한 마음으로 모여든 사람들을
보고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말을 실감했다.
더불어 영화를 보며 되돌아
봤던 민주화 운동을 통해 요즘에 와서 잘못된 정부를 향해 수많은 촛불들이 켜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과거 군부 독재 시절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힘썼던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도 다시 한 번 생각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