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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창작계획서
소설 제목: 완벽한 동경
전체 줄거리
해와 정아는 같은 과 동기이다. 정아는 늘 해를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해는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해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는 해가 주변 사람들에게 늘 밝은 웃음으로 대해주었기에 그랬다. 정아는 해의 환한 웃음 속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해를 부러워하며 동경한다. 그러던 중 누구도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 해의 그림을 누가 고의로 망쳐놓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를 시발점으로 해의 주변의 분위기가 변해간다. 정아는 해의 그림을 망친 범인을 밝혀내고 싶어 한다.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정아는 해의 뜻밖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주제와 의도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닐 때도 많다. 나의 기준을 세워 타인을 바라볼 때도 많은데 가끔은 그게 정답이라고 굳게 믿는 경우가 있다. 완벽한 사람은 드물며, 진정한 모습은 타인에게 보이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런 부분을 보여주고 싶다.
인물 설정 및 관계 소개
우 정아(20살). 미술전공. 그림을 좋아한다. 이해할 수 있는 그림과 이해할 수 없는 그림 모두를 포함해 그림이라면 대부분 좋아하고 본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 해의 그림을 보는 순간 처음 불쾌한 감정을 느낀다. 평소 이름에 예민한 편이다. 성과 이름을 붙여서 부르는 걸 싫어한다. 성과 이름을 같이 부를 바엔 성만 부르라고 할 정도로. 좁고 깊은 인간관계. 소수의 사람과 깊게 사귀는 성격.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 같이 밥을 먹은 해조와 대부분 시간을 함께한다. 가까운 친구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숨김없이 이야기하는 성격.
노 해(20살). 미술전공. 누구에게나 상냥한 웃음을 지어주는 사람. 사람들은 해를 대부분 좋게 평가한다. 밝은 탓에 주변에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웃는 게 습관으로 보일 정도로 해는 잘 웃는다. 딱 한순간만 빼고. 그림을 그릴 때만큼은 해는 절대 웃지 않는다. 자기가 그린 그림을 싫어한다. 게다가 남들이 보는 앞에서는 절대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가족 혹은 자기 자신에 대해 쉽게 보여주지 않는 인물. 해에게 주변 인물들(친구 포함)은 철저히 남이다. 타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 해조(20살). 미술전공. 정아가 유일하게 함께 다니는 친구. 정아의 그림을 좋아한다. 정아가 자신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마다 뿌듯한 기분이 든다. 정아가 자신을 정말로 친구라고 여겨주는 것 같아서. 해조 역시 유일하게 마음을 연 사람은 정아뿐이다. 그런데 딱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다면 정아가 해를 보는 시선이다. 정아가 자신에게 유일하게 털어놓지 않는 것이 있다면 해와 관련된 것들. 섭섭한 마음과 동시에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기 때문에 정아가 혼란스러워하면 위로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발단
정아가 해를 처음 본 것은 신입생 환영회 때이다. 사뭇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정아는 앞에 앉은 한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때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온다.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봤을 때 눈에 들어온 한 사람. 그게 바로 해이다. 해는 아주 환하게 웃고 있다. 정아는 한참을 넋 놓고 그 모습을 바라본다. 그 후로 정아는 해의 웃음이 자꾸 생각나기 시작한다.
전개
정아의 눈에는 항상 해가 도드라져 보인다. 같은 강의실 안에 있으면 시선이 자꾸만 해를 쫓는다. 해가 하는 행동은 모두 올바르게 보인다. 해의 밝은 웃음을 떠올리며 혼자 있을 때 미소를 지어보기도 한다. 어색함에 몸서리치며 금방 그만두면서도 말이다. 해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좋아 보인고 멋있어 보인다. 닮고 싶지만 자신은 절대 해와 같은 사람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위기
실습이 있던 날. 수업 시작 전 한 동기가 해의 그림을 누군가 까맣게 칠한 것을 발견한다. 평소 해의 그림은 동기들은 물론이고 교수들의 칭찬까지 자자한 정도이다. 누군가 고의로 해의 그림을 망쳐놓은 것이 분명했다. 이 사건은 과 내에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다. 누가, 무슨 이유로 그런 소행을 벌인 것인지 다들 궁금해하는 눈치였는데 정작 해는 무덤덤하다. 큰일이 아닌 것처럼 여기고, 범인을 굳이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절정
정아는 해보다 더 범인을 궁금해한다. 해조는 더 이상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며 말린다. 하지만 정아는 끝까지 범인이 누군지 찾고 싶어 계속해서 주변을 살핀다. 정아가 범인을 밝혀내기 위해 혼자서 사투를 벌이는 사이 뜻밖의 장면을 목격한다. 아무도 없는 실습실에서 누군가 또다시 작품을 망쳐놓으려 한다. 그 사람의 옆모습을 보는 순간 정아는 충격을 받는다. 동기의 작품을 망치고 있던 사람은 바로 해다.
결말
정아는 그림을 망친 사람이 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그러다 강의가 없는 날 빈 강의실에서 우연히 해의 노트북을 보게 된다. 노트북엔 해의 블로그가 켜져 있고, 해가 적은 글이 여러 편 올라와 있다. 해의 글을 읽은 정아는 그동안 자신이 보지 못했던 해의 모습을 알게 되고 낯선 감정에 휩싸인다.
수필 활용 방법
강의가 없는 날 학교에 나가야 하는 일이 생겨 정아는 아무도 없는 과 건물로 향한다. 빈 강의실에 해의 노트북이 놓여있다. 해는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이다. 노트북에는 해의 개인 블로그가 켜져 있었고, 그곳에 쓰여있던 글을 읽게 된다. 해가 그동안 감추고 감추었던 모습이 적혀있는 해의 일기가 여러 편이 블로그에 게재되어 있다. 수필도 블로그의 글 중 한편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소설 앞부분
완벽한 동경
해를 처음 만난 곳은 신입생 환영회였다. 나는 입학식을 가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모임이 처음인 셈이었다. 동기들도 낯선, 모든 게 어색한 순간이었다. 선배들의 현실적인 조언과 가벼운 농담이 적절히 섞여 테이블마다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유난히 시끄러운 테이블이 있는가 하면 또 선배들조차 말이 없어 조용한 테이블도 있었다. 우리 테이블은 적절한 온도를 유지했는데, 시끄럽지 않으면서 또 그리 조용하지도 않은 그 애매하고 미적지근한 분위기가 좋았다. 그래서인지 나에게는 꽤 만족스러운 자리였다. 대학 생활 꿀팁 대방출이라며 한 선배가 술잔을 들고 말하는 순간이었다. 조금 멀리 떨어진 한 테이블에서 톡톡 튀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유독 밝은 웃음소리에 이끌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내 시선이 닿는 곳에 앉아있던 사람이 바로 해였다.
웃을 때마다 보조개가 깊게 파인 해의 얼굴은 자주 내 시야에 들어왔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2주가 지났을 무렵. 해의 웃음은 강의실의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그런 해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많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눈은 해의 웃음을 따라가고 있었다.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교수님은 우리들의 그림을 먼저 보고 싶다며 이전에 그려놓았던 작품을 다음 시간까지 하나씩 가져오라고 했다. 당장 그려오라는 말이 아니었는데도 나는 며칠 동안이나 고민했다. 가져갈 만한 그림이 없었다. 캔버스 위에서 손목을 자유롭게 움직일 때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막상 다 그리고 나면 어딘가 부족했다. 한참을 고르고 골라 입시 준비하면서 가장 마지막에 그린 작품을 선택했다. 일주일이 지나고 두 번째 수업 날이 되었다. 강의실 안에 아이들은 한 곳에 몰려 있었다. 내가 막 들어가 맨 뒷줄에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우정아!”
신입생 환영회 때 옆자리에 앉은 후로 몇 번 밥을 먹으며 친해진 해조였다. 해조 역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들 틈에서 나를 향해 손짓했다. 해조가 나를 부르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우리가 두 번째로 함께 밥 먹을 때였다. 분명 그날 나는 해조에게 성과 이름을 같이 부르지 말아 달라고 했다. 차라리 성만 부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그 말을 들은 해조는 특이한 애라며 웃었다.
“우정아, 봐 봐. 완전 대박이지 않아?”
여전히 해조는 성을 붙여서 나를 불렀고, 그런 해조를 얄밉게 노려보며 가까이 다가갔다. 해조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그림을 보는 순간 몸이 굳었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고,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캔버스 위에 얽혀 있는 수많은 선이 나를 휘저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불쾌한 기분에 인상을 찌푸렸다.
<수필 전문>
덜 자란 아이
딸랑- 딸랑-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드는 시간이 되면 동네에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들은 동네 사람들은 하나둘씩 골목으로 나왔다. 한 아저씨가 두부를 트럭에 가득 싣고 골목마다 돌아다녔는데, 그 트럭이 멈추면 종소리도 따라서 잠시 멈췄다. 트럭 주위로 사람들이 모이면 그곳은 곧 만남의 장이 되었다. 두부나 밑반찬 거리를 산 후에도 바로 집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오랜만이네요. 오늘 저녁은 뭐예요? 등의 짧은 말이 오갔다. 두부 아저씨가 마지막 계산을 끝마치고 트럭에 올라타면 그제야 사람들은 다음에 또 봐요. 라는 말을 남기고 각자 집으로 들어갔다.
종소리가 지나간 후에 집으로 들어오는 할머니 역시 종종 봉지를 들고 왔다. 할머니는 가장 먼저 나를 찾았다. 나는 할머니가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 순간에만 잠시 얼굴을 비쳤다가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럼 할머니는 다시 내 이름을 두어 번 크게 불렀다.
바쁘나?
할머니, 잠깐만. 이것만 마저 하고.
영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걸 보고 난 후에야 거실로 나왔다. 할머니는 고지서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꽤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할머니 옆으로 갔다. 이게 얼마고? 나는 순간 잘못 봤다고 생각했다. 우리 가족 말고는 전화할 데가 별로 없는 할머니의 전화 요금이 나보다 많이 나온 것이다. 천천히 숫자를 세어보았다. 십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뚜렷하게 적혀 있었다. 전화를 조금 많이 한 수준이 아니었다. 나는 놀란 마음에 살짝 큰 목소리로 뭘 만졌냐고 물었고, 할머니는 모르겠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며칠 전, 할머니는 자고 있던 내 옆에 앉아 이름을 작게 불렀다. 나는 잠이 덜 깨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할머니는 그런 나를 붙잡고 대뜸 전화기를 눈앞에 내밀었다. 갑자기 전원이 켜지지 않는다며 나보고 어떻게 좀 해달라는 것이었다. 잠결에 이리저리 만져봤지만, 내가 뚝딱 해결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결국 서비스센터에 방문했고, 전화기에 물이 들어가서 그렇다고 했다. 할머니는 집에 돌아와 안방으로 가더니 에이. 하면서 짜증을 냈다. 제습기가 켜져 있었다. 제습기를 틀어놓은 방에 전화기를 놔두고 밤새 방문을 꼭꼭 닫아둔 탓이었다.
이후 엄마는 할머니에게 집에 있던 스마트폰 공기계를 한 번 써보시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거의 사용하지 않아 깨끗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던 공기계였다. 할머니는 새로 사는 것보다 낫다며 사용 방법만 알려달라고 했다.
엄마와 아빠는 할머니에게 전화 받고, 거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누르지 말라며 당부했다. 인터넷을 쓸 일이 없는 할머니였기에 스마트폰 요금제를 쓸 필요가 없던 것이다. 혹여나 인터넷을 잘못 눌렀다가는 요금 폭탄을 맞게 될 터였다.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새로 바꾼 전화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때부터였던가. 할머니는 수시로 나를 찾았다. 나도 처음에는 차근차근 알려주다가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이미 알려주었던 것도 다시 물어보니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 뒤로 할머니가 나를 부르면 이유도 듣지 않고 투덜대기 바빴다.
아, 할머니! 왜 또?
이거 노래도 넣을 수 있나. 좀 해 주라.
할머니가 말한 음악은 내가 아주 어렸을 적 좋아했던 노래였다.
티엔 미 미. 니 샤오 더 티엔 미 미.
익숙한 음악이 전화기에서 흘러나오자 할머니는 활짝 웃었다.
한 번 더 걸어 봐라.
할머니는 귀찮다고 투덜대는 나를 더 재촉했다.
티엔 미 미. 니 샤오 더 티엔 미 미.
할머니는 다시 이전에 사용하던 전화기를 사용하게 됐다. 완전히 망가지지 않아 다행이라며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했지만,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전화기를 바꾸고 개통하는 모든 과정에서 할머니는 아빠와 엄마의 눈치를 봤다. 많이 나온 요금이 못내 마음에 걸린 모양이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는 자꾸 나를 불렀다. 아빠나 엄마한테 바로 얘기하면 될 일들을 전부 나를 통해 해결하려 했다.
할머니가 모르는 게 있을 때마다 나를 찾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요즘 들어 짜증이 많아진 이유가 모두 할머니 때문이라 할 수는 없었다. 가장 가깝고 편한 사람이라는 이유가 내 잘못을 덮어줄 수는 없는 건데도 나는 그 이유 뒤에 숨었다. 밖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집에 오면 그 짜증은 오롯이 할머니에게 돌아갔다. 며칠 내내 투덜대고 짜증만 부리는 게 섭섭했던지 할머니도 참다못해 큰 소리를 냈다. 내 잘못인 걸 알면서도 나는 대들었다. 할머니한테 내세울 자존심이 뭐가 있다고 끝내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할머니와의 냉전 상태는 꽤 오래 이어졌다. 그 주 주말에는 할머니 없이 혼자 보내야 했다. 엄마는 전화로 두부 좀 사다 놓으라고 말했다. 나는 슬리퍼를 신고 집 앞으로 나갔다. 얼굴을 아는 몇몇 아주머니들께 인사를 하고 두부를 사던 중에 두부 아저씨가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콩나물은 필요 없어?
콩나물이요?
응. 할머니가 콩나물 찾으셨는데 하필 그날 딱 떨어져서.
오늘은 괜찮아요.
거스름돈을 건네는 아저씨가 웃으면서 하는 말이 순간 깊숙이 파고들었다.
할머니가 손녀 어지간히 생각해. 그치? 사 갈 때마다 우리 손녀, 우리 손녀.
된통 혼난 기분이었다. 도망치듯 집으로 들어왔다. 텅 빈 거실에 앉아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눈에 힘을 주고 천장만 바라봤다.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은 건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사람이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일까. 나는 지금도 할머니와 크고 작은 일들로 티격태격하면서 삐지고 화해하기를 반복한다. 합리화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언제나 그럴듯한 이유를 내세워 늘 실수를 되풀이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에 불과했다. 잘해야지, 잘해야지 하면서도 쉽지가 않다.
그래서 나는 아주 작은 일부터 해보기로 했다. 집에 가는 길에 이유 없이 할머니한테 전화를 걸어 먹고 싶은 건 없는지, 필요한 건 없는지 묻거나 기념일이 되면 할머니를 위해 무엇을 해드릴지 생각해보기 등. 할머니가 나를 찾는 것처럼 나도 할머니를 자주 찾기로 한 것이다. 과거의 내 잘못을 지울 수는 없지만, 지금의 이 시도가 덜 자라 철없는 나를 혼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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