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1일 KBS정다운 가곡 선곡표
이 글을 올리신 김평은 님은 전북 정읍(?)에 거주하시는 분으로 우리가곡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진심어린 애정을 가지신 분으로 우리가 호신대 티브라운에서
가곡부르기를 할 때 고 문병란 시인을 초청시인으로 모셨을 때 싸인을 받으려고 한 번 오셨던 분이다. 어느 누구도 < 상렬>이라는 곡을 감히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이렇게 공영방송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아 주시는 분이 있을까? 나도 <상렬>이라는 뜻이 뭔지 몰라 사전을 검색해 봤지만 이해를 못했는데 사전에 나와 있는 <상렬>과 180도가 달라 우리 회원들도 아시면 좋을 것 같아 퍼왔다.
4. 오장환 시, 김순애 곡, 상렬 / 소프라노 곽신형 4:09
오늘 마지막 선곡으로 어려운 단어 <상렬>이란 오장환의 시를 노래한 가곡이 나왔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아래와 같은 뜻풀이 하나만 나와있는데,
노래말과 전혀 의미가 맞질 않아 의아하여, 시인 오장환의 정확한 의미를 찾아 검색을 해봤다.
국어사전
상렬 霜裂 : 나무줄기가 겨울철에 동결하는 과정에서 변재 부위가 안쪽의 심재 부위보다 심하게 수축하여 수직 방향으로 갈라지는 현상.
(※ 뜻풀이 중에 '변재 부위', '심재 부위'라는 더 어려운 말이 나와 다시...)
구글
상렬 현상과 피소 현상
-상렬(霜裂)현상 : 겨울철 기온이 내려가면서 수액이 얼면 부피가 증대되고, 줄기의 외층 목질부가
줄기 중간에서 나무의 세로 방향으로 갈라 터지는 현상.(나무의 중심부를 향하여 방사상으로 진행)
주야의 온도차이가 큰 2~3월에 줄기와 굵은 가지의 남쪽면에서 가끔 일어나는데 낮에는 태양광선에
가열되고 야간에는 대기온도가 -20℃ 가까이 급 하강하면 목질부의 세포내 수분이 세포간극으로
이동하면서 부피가 증대된다. 반면 줄기 중심부 방향의 세포는 그대로 있어 수축의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목부의 외층(변재)과 내층(심재)의 수축 불균형으로 상당한 압력차이가 발생하여 수선(髓線
나무의 뼈대)을 따라 갈라 터진다. 검정색 수피를 가진 나무, 재질이 단단한 나무이면서 수선이
발달한 낙엽활엽수에서 자주 일어나는데 굴참, 갈참, 느릅, 물푸레나무, 벚나무, 칠엽수, 단풍나무,
서어나무 등과 구상나무, 전나무, 메타세쿼이어 등에서 잘 일어난다.
-피소(皮燒 볕데기)현상 : 여름에 산림에서 태양 직사광선에 의해 햇볕에 노출된 토양 표면이 50~60˚C
까지 올라가며, 이때 부분적으로 토양 표면 근처에 있는 남쪽 수간조직의 수피에 급격한 수분증발이
생겨 말라 죽는 현상.(형성층과 내수피의 사부조직이 괴사한다.)
동계피소(冬季) : 한겨울 수간의 남쪽 부위가 햇빛에 의해 가열되면 그늘진 쪽 수간보다 20˚C이상
올라가 일시적으로 수간세포 조직의 해빙현상이 나타나는데, 일몰후 급격히 온도가 떨어지면 다시
조직이 동결되어 형성층이 괴사하는 현상. (수간에 흰페인트나 흰테이프로 감싸면 방지)
피소현상은 주로 줄기 밑둥부터 시작되어 위로 진행되므로 세월이 오래되면 완전히 다른 나무로
갈라지기도 한다.
(※ 나무의 '외피(껍질)부분, 중심 부분' 하면 금방 알아들을 것을 '변재' '심재' 라고 하고 있으니...)
오장환의 시 상렬(喪列)
-----------상렬(喪列)--------
-------------------------------- 오장환
아~
고운 달밤에 상여야 나가라
처량히 요령 흔들며
상주도 없는 삿갓가마에
나의 쓸쓸한 마음을 싣고
오늘 밤도 소리없이
지는 눈물 달빛에 젖어
상여 고웁다 어두운 숲 속
두견이 목청은 피에 적시어
두견이 목청은 피에 적시어...
이 시는 오장환의 제2시집 헌사(獻詞)에 실려있는 17편의 시 중 한 편으로,
하필 고운 달밤에 상주도 없는 주검을 싣고 두견이 피울음으로 절규하는 어두운 숲속을 요령소리와 함께
묘지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쓸쓸하지만 엄숙한 상여의 행렬을 노래한 시.
소프라노 곽신형은 두견이 피울음인 양 고음으로 처절하게 절규한다.
정다운에서는 이곡의 작곡자를 김순애로 표기하고 있으나 그건 아니다.
오장환의 시 <상렬(喪列)>에 곡을 붙인 작곡가는 북한에서 활동한 해금작곡가 [김순남]이다.
음반사 <성음>에서 출반한 <해금작곡가 김순남 가곡집>에 Sop.곽신형의 노래로 실려있다.
시제 <상렬(喪列)>은 사전에 없는 말로 오장환의 조어인 것 같고,
한자 뜻 그대로 상여의 행렬을 뜻한다는 것은 그의 시어에서 알 수 있다.
오장환 (吳章煥, 1918년 5월 15일 ~ 1951년) : 참고 - 위키백과
충청북도 보은 출생으로, 휘문고등보통학교에서 정지용에게 사사를 받으며 교지에 시를 발표하다가 1933년 《조선문학》에 〈목욕간〉을 실으면서 문단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그는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1930년대 시단의 3대 천재, 또는 삼재(三才)로 불렸다고 한다.
1930년대에 유행하던 모더니즘 경향을 따르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낭만》, 《시인부락》, 《자오선》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서정적인 시와 동시 등을 발표하였으나, 해방 이후 급격한 변화를 보이면서 현실 참여적인 시들을 창작하던 중 월북했다. 월북 시기가 분명치 않은 것은 당시 오장환이 조선문학가동맹에 참가하는 등 좌익 계통에서 사회 참여적인 활동을 하다가 테러 피해를 입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 몇 차례 남북을 오간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시집으로는 《성벽》(1937년), 《헌사》(1939년), 《병든 서울》(1946년), 《나 사는 곳》(1947년) 등이 있다. 이 중 《병든 서울》은 조정래의 역사소설《태백산맥》에 발췌되었다. 1982년 군산에서 발생한 간첩 날조 사건인 오송회 사건은 고교 교사들이 《병든 서울》을 돌려 읽은 것이 발단이 된 것이다.[1]
월북 이후 《붉은 기》라는 시집을 출간했으나, 건강이 악화되어 모스크바에 요양을 다녀온 뒤 1951년 한국 전쟁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민지 시절에 상당수의 시인들이 절필하거나 친일활동을 했을 때 절필하지도 않았고 친일적인 작품활동을 하지도 않았다. 술을 좋아하였으며 신장이 좋지않아 광복때도 투병생활 중이었다고 한다. 1946년 임화, 김남천과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하여 활동하던 중 월북하였다. 1953년 신장결핵으로 사망하였다.
서정주와는 서로 시를 주고 받고 자신의 서점에서 자기 시집은 수수하게 만들면서 서정주 처녀시집은 호화판으로 만들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으나 서정주가 변절한 이후로는 관계를 끊고 평생 다시 만나지 않았다.
사망시기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1948년에 사망했다는 설과 1951년에 사망했다는 설, 1953년에 사망했다는 설등이 있다>> (출전: 나무위키)
헌사(獻詞) : 오장환(吳章煥)의 시집 (참고 : 한국현대시문학사 (정한모, 일지사, 1974)
B6판. 66면. 작자의 제2시집으로, 1939년 남만서방(南蠻書房)에서 간행하였다. 서문이나 발문은 없고 「헌사」·「할렐루야」·「불길한 노래」·「나폴리의 부랑자」·「나의 노래」·「심동 深冬」·「상렬 喪列」·「황무지」 등 17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1937년 첫 시집 『성벽 城壁』을 간행한 뒤 2년 만에 다시 나온 『헌사』에서 그의 시세계는 첫 시집보다는 상당히 세련된 면모를 보여준다.
『성벽』에서의 어수선하던 형태도 많이 다듬어지고 시에서 절제와 함축의 효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자각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면서도 본질적으로는 첫 시집 『성벽』의 연장선상에 놓이는 것이 이 『헌사』의 시세계이다. 영탄의 흐느낌은 많이 거세되었지만, 퇴폐의 우울한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생명파의 시인들이 이성으로는 억제할 수 없는 원초적 감정을 노래하는 것을 본질로 삼고 있듯이, 생명파의 일원인 오장환의 시세계도 미의식이나 세련된 기법보다는 투박한 육성의 울림 그 자체에 충실하려는 경향이 뚜렷이 드러난다. 시라고 하는 것을 어떤 미적 규범에 따라 조작되는 것으로 보지 않고, 본능적 직관의 자연발생적인 표출로 보는 경향이 짙다.
그러면서도 「불길한 노래」에서와 같은 처절한 자기고백, 「나폴리의 부랑자」에서 나타나는 퇴폐와 동경의 분위기, 「나의 노래」·「심동」·「상렬」에 보이는 죽음의 미화 등은 그가 1920년대의 감상적 낭만주의와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말해주기도 한다. 『시인부락 詩人部落』의 동인으로서 오장환과 서정주(徐廷柱)의 시세계는 서로 비슷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장환의 경우는 좀더 본능적이고 정감적인 면이 우세하다는 특징을 추출해낼 수 있다. ‘불길한 사족수(四足獸)’(할렐루야), ‘철책 안 짐승’(헌사), ‘짐승들의 울음·야수들의 회상’(싸늘한 화단), ‘검은 먹구렁이’(불길한 노래), ‘수없는 도야지’(황무지) 등의 표현은, 인간의 수성(獸性)을 오히려 생명의 원초적 모습으로 파악하려는 그의 자세를 말해준다.
또 다른 특징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생명이나 인생 자체를 너무도 주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적야 寂夜」·「싸늘한 화단」 등의 작품에 나타나는 애상성(哀傷性)을 통해서 이 점이 잘 드러나고 있다.
또한, 그는 이 시집에서 「황무지」라는 장시 형태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 작품이 작자의 왕성한 의욕과는 달리 결국 실패하고 만 것은 그의 시가 가지는 구조적 취약점에 기인한다.
폐광(廢鑛)을 무대로 거기에 모인 돼지 같은 인간을 통하여 현실세계의 축도를 그려내려고 한 것이 작자의 의도였으나, 시의 바탕이 되어야 할 비유적 언어나 표현기법의 배려가 없이 무모하게 서사성(敍事性)을 도입한 결과 시가 산문적 넋두리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따라서, 『헌사』로서 대표되는 오장환의 시세계는 시에서 노래하는 내용보다도 노래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실례라 할 수 있다.
cama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