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최근 부실시공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구 우정 혁신도시 시설물 인수에 대해 “부실한 시설물은 사업의 준공여부와 관계없이 인수를 거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로 울산시가 혁신도시 하자보수에 소극적이란 그 동안의 의혹을 상당부분 털게 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달 말 시설물을 시와 중구에 인계하고 사업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비록 지자체가 국가 공공기관의 행위에 대해 감독할 권한이 없다고 해도 LH에 대한 울산시의 압박 강도가 비교적 낮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국가 공기업과의 유대를 의식해 울산시가 저 자세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에다 시의회마저 유보적 자세를 보인다며 비판하는 시각이 곳곳에서 고개를 쳐들었다. 지난 4월 다수 시의원이 ‘혁신도시 특위’를 구성하는데 잠정적으로 합의했으나 막상 운영위 표결에서 구성안이 부결되자 지역 출신 국회의원까지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 그 한 예다.
중구 우정 혁신도시의 문제점은 겉으로 드러난 것 못지않게 속에 고인 것이 많다. 포장도로의 빗물 고임 현상, 옹벽의 배부름 현상 등은 보수하면 해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혁신도시 내에서 발생하는 빗물을 받아 태화강 쪽으로 내려 보내는 저류조의 수용한계, 개발 용지의 용도를 변경한 뒤 매각해 당초 地價보다 훨씬 많은 차익을 남긴 사실 등은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LH가 부지를 용도 변경해 매각하려면 그 과정에서 울산시와의 협의를 거친다. 예를 들어 종교 부지를 업무 용지나 일반 택지로 변경할 경우 엄청난 시세 차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혁신도시 특위를 구성한 중구의회가 이에 대한 자료를 요청해도 무슨 이유에선지 울산시 관계자들이 이를 공개하길 꺼린다고 한다. 이왕 문제 해결에 나섰으면 이런 점도 분명히 밝혀 의혹을 완전히 털어야 한다.
이런 와중에 울산시가 혁신도시 시설물 인수에 대한 기준을 재천명했으니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시금 주문하건대 겉으로 드러난 하자를 보수하는 것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눈을 돌리기 바란다. 문제가 됐을 때 외면적인 것보다 내면적인 것이 훨씬 더 큰 부정적 결과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옹벽 배부름 현상은 예산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지만 저류조 기능 마비로 중구가 물에 잠긴다고 치자.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기사입력: 2016/06/16 [19:08]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179709§ion=sc74§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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