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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는 어떤 볼거리들이 숨어 있을까.
파주는 영어마을, 카트랜드, 오두산전망대, 헤이리예술마을, 금촌 공순영릉, 용미리석불입상 등 숨겨진
여행지가 의외로 많은 곳이다. 대부분 파주하면 전방지대, 임진각과 군부대가 떠올라 뭐 볼거 있냐 할 것이다.
하지만 파주도 예전의 파주가 아니다. 군대시절 스쳐 지나갔던 어렴풋한 기억속의 파주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몰라보게 달라졌다. LCD클라스터의 요람으로 파주 발전의 큰 축이 되었고 평화를 기원하는
아름다운 울림이 시작되는 그곳, 평화의 바람,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행복도시, 평화와 통일이 시작되는
그곳이 바로 경기도 파주다.
오늘도 전철을 타고 종점여행을 떠난다. 양평 용문행 중앙선과는 반대로 달리는 경의선.
종점은 파주의 문산읍이다. 작년에도 타봤지만 올해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아마 깊어져가는 가을느낌 물씬 나는 날씨 때문이리라.
서울역에서 한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경의선의 마지막 종점역인 문산역.
시골 소도시느낌이 나눈 평범한 역이다. 물론 경의선은 원래 신의주까지 이어진 국내 최대의 철도였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그 끝은 아무리 길어봐야 임진강 건너의 도라산역. 실제로 통제나 검색없이 가볼 수 있는
곳은 임진각과 평화누리공원이 있는 임진강역이다. 파주 문산역에 내려 시내로 나가니 마침 장날이다.
문산의 장날은 4,9장이다. 조그만 장터일줄 알았더니 없는게 없는 꽤 큰 장날이 시내를 가로질러 펼쳐진다.
강아지도 팔고 먹거리도 팔고, 추석대목을 맞이해 과일과 생선 등등.
좁은 동네라 그런지 지나가면서 서로 안부묻기와 인사하기에 바쁘다. 역시 고향의 장날은 정이 넘치고
사람사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것처럼 시끌벅적한 장터에서 막걸리와 잔치국수,
메추리구이를 먹어줬다. 간만에 먹는 별미에 잃었던 입맛이 돌아온 듯 반갑고 맛이 좋았다.
시장구경을 마치고 아침부터 뜨거워진 햇살에 시원한 음료수하나 물고나니 임진각행 버스인 58번이
정류장으로 들어온다. 4차선 큰길을 달렸으면 10여분이면 도착할 거리지만 동네를 돌아서 다시 시골
산길의 소로를 거치더니 25분여만에 임진각 입구에 내려준다. 그래도 간만에 평화로운 고향풍경을
닮은 모습을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감상하니 기분은 향기롭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간다. 평화의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오는 그곳, 파주 임진각으로.
평화누리공원으로 들어가는 길. 그야말로 뻥 뚤린 전경에 눈이 번뜩인다.
평화가 절로 올것같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생명촛불과 캔들샵이 있는 생명길 위로 올라가본다.
입구를 지나면 파란 평화기둥과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 인사한다.
잔디밭 길을 따라 난 계단을 오르면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상징하는 북을 향해 뻗어오른
임진각과 아이들의 놀이공원 평화랜드가 보인다.
영화가 상영되고 다양한 음악회로 이곳을 방문한 관람객에게 평화와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한다.
대형스크린을 보면서 평화누리의 부드러운 잔디밭위에 누워 준비한 도시락을 먹으며
보는 임진각에서의 영화관람은 즐거운 추억을 남겨줄것이다.
이전의 풍경이 전나무숲길이라면 지금은 소나무숲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늘가.
평화누리공원의 넓은 잔디길을 걸으면 저 멀리 북쪽에서 불어오는 평화의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실제로도 햇살을 따가웠지만 바람만은 그 땀을 씻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광활한 잔디밭이 전망도 좋고 산책하기엔 그만이지만 잠시 태양을 피해 쉬어갈 그늘이
주변을 둘러봐도 찾을 길이 없어 아쉬웠다. 이런 시원한 전망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약 2만여명의 손님들을 모셔놓고 영화나 음악을 보여준다는 음악의 언덕. 과연 저 해져문 평화누리
잔디언덕에 누워 은은한 가로등불이 비추는 가운데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영화 한편을 감상하는
기분은 어떨까. 수원에도 야외음악당이 있지만 이곳이 규모나 분위기면에서는 더 훌륭한것 같다.
조금 걸었는데도 땀이 이마와 등에서 흘러내린다.
60여년을 이어온 남북의 대치상황도 이렇게 평화로운 하늘과 산하처럼 매듭으로 얽힌 실타래를
잘 풀어가야 될텐데. 비나이다, 남과 북이 하나의 영토에서 오손도손 살게 해주십시야..
평화누리언덕에는 평화의 바람을 타고 깃발이 하늘을 향해 펄럭이고 있다.
고대인들이 섬의 높은 언덕에 거대한 석상을 만들어 우주인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칠레 이스터섬의 석상이 떠오르게 만드는 4개의 거대한 대나무 거인상.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처음엔 무척 궁금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대나무를 얼키고 설키게 짜서 정성스레 만든 작품이었다.
작품제목 ' 니들이 바람을 알어' 마치 연못에서 나와 먹이를 찾아 길을 떠나는 공룡처럼 점점 거대해진
인류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그늘이 없는 평화누리에서 그나마 작은 쉼터 역할을 하는 거인상의
품에는 아이들과 소풍나온 사람들이 도시락을 즐기며 평화로운 한나절을 보내고 있다.
바람의 언덕에서 바라본 평화누리 어울못과 카페 안녕의 모습.
어울못 위에 있는 수상카페 안녕은 이곳 평화누리를 찾은 사람들에게는 작은 휴식을 주는 섬같은
쉼터역할을 한다. 녹슨 철골건물의 2층으로 된 안녕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야외 테라스에서는
연못에 펼쳐진 개구리밥을 볼 수 있으며 바람의 언덕에서 힘차게 평화와 통일을 위해 돌아가는
형형색색의 바람개비들을 여유있게 감상하며 향긋한 차한잔을 마실 수 있다.
머리칼을 살짝 날리게 만들 정도의 미풍에도 바람개비는 쉴새없이 방향도 모른채 돌아가고 있다.
수만개의 바람개비들이 내는 울림에는 평화의 바람이 깃들어있다.
평화누리 공원을 찾은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사진명소중의 한곳인 어울못의 카페 안녕.
다소 낡은듯한 철골을 그대로 노출시켜 오래된듯한 느낌이 나도록 만들었다.
임진각 안에 있는 북녘을 바라보며 달리고 싶은 경의선증기기관차처럼 녹슬었다.
2층의 수상카페에는 간단한 음료나 다과를 판매하는데, 언제나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장소이다.
바람의 언덕에는 항상 청명한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은 통일의 그날의 감격을 지닌양 푸르름이 가득하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바람개비와 대나무거인상은 서로 등을 맞댄채 먼 하늘을 바라본다.
마치 둘로 갈라져 서로를 믿지못하는 남과 북의 현실처럼.
그들은 바로 아래에 있는 어울못에서 하나가 도어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노래한다.
지금은 땅속에 뭍혀 서로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지만 언젠가는 저 분단의 장벽이 된 길을 건너
맑은 하늘을 향해 걸어가는 힘찬 모습을 거인상들은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강대국의 속박과 보이지 않는 억압속에 기구한 운명을 의지해온 대한민국이 이제는
저 거인상의 강인한 두팔과 두다리, 옹골찬 모습처럼 웅비하기를. 화이팅 코리아~
저 거인상이 어울못을 향해 돌아서는 날, 대한민국이 통일될거라는 전설이 전해져오고 있다.
평화누리공원을 산책하고 나오는 길에는 파주의 특산물인 장단콩으로 DMZ초콜릿을 만드는 체험장이 있었다.
5천원이라는데 파주의 장단콩으로 만든 초콜렛은 어떤 맛일런지.
주차장 앞에는 잊혀진 추억을 되살려볼수있는 전통놀이체험관이 있었는데, 어린시절 놀만한 것들이
부족할때 악동친구들과 함께 동네를 논밭을 누비며 즐겼던 전통의 추억놀이들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전통활쏘기 체험도 할 수 있고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등도 할 수 있다.
오랜만에 어릴적 할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나무 팽이를 들고 얼음판위에서 하던 팽이치기를 하니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도 들었다. 외할아버지께서는 방패연과 썰매, 새총 등을
자주 만들어주셨는데, 투병끝에 세상을 등진 외할아버지의 따듯한 등이 그리워진다.
평화누리의 넓은 잔디밭에는 언제나 바람이 불어와 연날리기에 아주 좋다. 대형 연을 날리는 할아버지도 있고 수십개의 연을 이어붙여 날리는 아저씨, 뱀같이 긴 연을 날리는 젊은이와 가오리연을 아빠와 함께 날리는
아이 등 모든이의 평화로운 연을 통한 평화의 날개짓이 있는 평화누리의 한적한 시간들이다.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전통놀이 체험장에는 다양한 전통놀이용품이 있다.
팽이를 줄로 돌돌말아 던져 누가 오래도는지, 남의 팽이를 공격도 하고.
지금은 그런 모습을 볼수없게 되었지만. 종이로 접은 딱지를 푸대자루에 넣어 보관하기도 하고
둥근딱지는 그림대로 모아보기도 하고. 모두 즐거운 추억의 단편들이다.
새잡는다고 노란고무줄로 만들었던 새총.
새는 못잡고 맨날 유리창이나 깨트리고 엄한 강아지와 돼지들만 괴롭히던. 학교운동장에 둥근
구멍으로 그림을 그려던 유리구슬. 그 구술덕분에 항상 운동화의 뒷굽은 먼저 달기 일쑤였다.
동심속으로 돌아가 신난 중년의 아저씨들은 팽이채를 잡자마자 웃음과 함께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면서
팽이를 돌린다. 돌아가는 팽이처럼 인생이라는 쳇바퀴도 빙글빙글 부드럽게 잘 돌아갔으면 한다.
임진각으로 가는길 시원한 분수가 흐르는 땀을 식혀주고 마음마저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평화랜드에는 아이들의 웃음과 행복이 가득한 시간을 만들어주는 놀이시설들이
제법 있었다. 물론 어른들에게는 유치할 수 있는 시설이겠지만. 아이들은 언제봐도 사랑스럽다.
파주 평화누리공원과 임진각 평화통일공원의 안내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가는 가장 편한 코스는 자유로를 타고 가는 길이다.
자유로를 타고 파주 문산쪽에서 판문점 방면으로 가다 통일대교 못미쳐 마정나들목으로 나오면
임진각 이정표가 보인다. 대중교통으로는 버스와 전철이 있는데, 버스는 정류장이 많아 좀 시간이 오래걸린다.
문산역에서 내려 문산시장방면으로 가다 보면 길가 횟집앞에 정류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58번 버스를 타면
된다. 아니면 역에서 약 5분거리인 문산버스터미널에서 58번 버스를 타면 된다.
58번버스는 운천, 마정 방면이라고 적혀있는데, 종점이 임진각이니 한숨 자도 되겠다.
기사분이 깨워주니깐. 문산역에서 도라산까지 운행하는 기차는 하루 두번뿐이고 도라산역에 내려서
또 버스를 이용해 여행을 해야하기에 문산역에서 10분거리인 임진강역에 내려 임진각매표소에서
2시간 30분 코스의 버스투어를 이용하는것이 좋다. 제 3땅굴과 도라산전망대, 해마루촌, 허준묘,
장단콩마을 등을 둘러보는 안보여행도 한번 해볼만 하다.
더 자세한 평화누리에 관한 소식은 http://peace.ggtour.or.kr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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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번도 못가본곳이네요,상세한 정보와 자료들,,,감사합니다,
아주 잘 봤습니다 ^^
네,, 가을에 방문하기 좋은곳인듯해요.. 추석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가을이 성큼 다가와 이제 긴팔을 입어야 할것 같네요~~ 마리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알록달록 팔랑개비를 담은 사진은 많이 봤지만,
수많은 흰 깃발은 처음 보네요. 무척 인상적입니다.
그러고 보니 파주...볼거리가 많군요~^^*
예전에는 흰깃발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커다란 깃발들이 펄럭이는데, 너무 평화로워 보이더랍니다. 특히 연날리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추석 잘 보내시고 계세요. 행복한 시간 보내시구요. 가고있는 가을에 좋은일 많이 생기길 바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