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의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얼마전 우연히 보게된 9시 뉴스 제주권 소식에는 마라도 부근 바다를 헤엄치는 방어떼의 장관을 보여주더군요. 그 방어들을 연신 걸어올리는 어선의 모습과 함께 말입니다. 언제 보트타고 나가 커다란 대방어 한마리 낚아올려보나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방어는 소방어 중방어 대방어 그렇게 나누더군요. 그 중 대방어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합니다. 크기도 있다보니 부위별로 맛을 구분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런 미식가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방어는 추워지는 이 시즌에 경험할 수 있는 미식의 대상으로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제 방어회를 개시한 마라도 횟집을 가보았습니다.
연동의 워낙 복잡한 곳에 자리잡고 있어 주차하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미어터집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조용히 즐기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나오는 테이블 세팅은 일단 무시합니다. 김치와 회를 먹는데 필요한 초장과 와사비간장.. 그리고 쌈채소와 고추마늘 양념장이 나옵니다. 너무 번잡하고 메뉴판이 어디있는지 몰라 주문서를 찍어봅니다. 보아하니 작년보다 가격을 더 올렸습니다. 주문한 튀김이 나오네요. 방어튀김은 생각과는 다른 나름의 담백함이 있어 좋습니다. 고기가 신선하니까 살도 맛있고 좋습니다. 이것을 먹고는 집에가서 방어를 사다가 튀김을 또 해먹었다지요..^^ 방어튀김을 먹으며 주방을 보니 마침 방어 한마리가 해체를 당하고 있군요. 접시에는 열심히 담기고 있습니다. 드디어 방어 한접시가 나왔습니다. 부위별로 골고루 담겨나옵니다. 신선함에는 누구도 따를 자가 없을 듯한 자태.. 입안에서는 담백함과 부드러움이 있고 특히 뱃살에는 고소한 기름기가 한가득 차오르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얀 한라산과 함께 와사비장에 찍어 한 점 넣으면 참 행복해지는데, 왜 이리 비싸진 걸까요? 양도 조금 적어진 데다가 가격도 올랐으니 말입니다. 들리는 이야기에는 방어소비가 주춤했다는 이야기도 들리던데 말입니다. 고기가 크니 생선내장도 수육이 가능합니다. 각종 부위가 수육으로 삶아져 나옵니다. 마치 육고기의 오돌뼈와 간을 맛보는 듯한 생선의 내장이 새롭고 신선합니다. 그 담백하고 고소함이란.. 마무리는 김치를 넣어 끓인 방어머리탕으로.. 공기밥과 함께.. 모양새가 조금 그렇고 맛도 아주 깊고 맛있지는 않지만 방어의 신선함은 모든 결점을 압도해버립니다.
이 집을 다녀간 후 우연히 3일 연속 방어회를 먹어 볼 일이 생겼었습니다. 그 중에는 모슬포 토요방어시장의 방어회도 있었죠. 그런데 이후에 먹은 방어들은 맛이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왜그럴까 하고 의문을 가지던 차에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마라도횟집은 갓잡은 방어소비가 빨라 방어가 지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먹을 수 있지만 다른 곳의 방어들은 잡은지 시간이 좀 지나 방어들이 지쳐있어 그렇다는군요. 줄서서 밀려드는 이집의 손님들을 보면 신빙성 있는 설명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집은 이상하리만치 가격을 많이 올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양도 줄고 가격도 올린다는군요. 방어는 약간의 호불호가 갈리는 횟감이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고 방어소비가 점점 줄어든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이 집은 시끄럽고 개방된 공간이라 먹으면서도 정신차릴 수가 없을 정도 입니다.
방어회 맛으로는 이 집이 정말 괜찮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로지 방어회 맛으로 따지자면 말입니다. 최근엔 방어맛도 좋고 분위기도 괜찮은 집이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니 그런 집을 한번 찾아봐야 겠습니다. 시즌이 지나기 전에 말입니다.^^ |
출처: 칼을 벼리다. 원문보기 글쓴이: 민욱아빠
첫댓글 드디어 대방어 제철이 돌아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