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세공사 (마13:44-46) 564장
사람들 마다 좋아하는 보석이 제각기 다릅니다. 이유는 보석의 특징과 사람의 성격이 일치될 때 본능적으로 잘 맞는 빛깔과 보석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좋아하는 보석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고 합니다. 한번 재미삼아 자신이 좋아하는 보석이나 자신에게 잘 맞는 보석이 어떤 것인지 머릿속으로 모든 보석을 떠올려 보고 그중 제일 호감가는 보석을 골라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보석 별로 갖는 성격과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다이아몬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은행통장을 휴대하고 다니는 성격으로, 화려하고 부유하며 물질의 힘을 의지하는 타입이랍니다. 홍옥이라 불리는 루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매우 관대하고 임금의 지혜를 가졌으며 여왕의 아름다움을 겸비한 사람으로, 자기가 하는 일을 통하여 몸과 마음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고, 스스로 아름다워지기를 늘 바라는 마음이 있답니다. 사파이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현명하며 남의 성격 파악을 매우 잘하고, 꿈을 현실화 시키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문제에는 그다지 예민하지 않은 타입이라고 합니다. 마음의 안정제라 불리는 에메랄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과거와 미래를 모두 결합하여 하나로 보며 먼 장래를 폭넓게 내다볼 수 있는 해안을 가지고 있으며, 매우 창조적인 사람이라고 합니다. 진주를 좋아하는 사람은 매우 여성적이고 민감하며 사랑스러운 반면에 매우 부끄러움을 타는 성격으로 매우 안정된 생활을 하는 귀부인이지만 바른 말을 하는 타입입니다. 비취를 좋아하는 사람은 융통성이 있고 또한 기풍이 있으며 또한 사업가적인 두뇌가 뛰어나므로 상거래가 능수능란하답니다. 오팔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개 우아함을 가지고 있고, 인도주의자이며 긍정적인 사고와 밝고 명랑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합니다. 자수정을 좋아하는 사람은 상당히 예민하고, 세속적인 것보다는 좀 더 높은 곳에 삶의 목표를 두고 그것을 갈망하며, 직관적이며 박애주의자로 남들에게 믿음을 주며 그들을 돕는다고 합니다. 호박을 좋아하는 사람은 선천적으로 대단히 민감하고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로 자연을 사랑한다고 합니다. 토파즈를 좋아하는 사람은 다정하고 사랑스럽기 때문에 인기가 많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주가 있으므로 누구와도 좋은 대화를 나눌 수가 있다고 합니다. (안순진‘보석의 힘이 운명을 바꾼다’중에서)
제가 갑자기 보석이야기를 꺼낸 것은 사실은 우리 모두가 보석같은 존재들이고, 보석을 다루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페르시아 사람 알리 하베트라는 농사꾼이 있었습니다. 목축과 농사를 지으며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느 날 다이아몬드 광산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보석이 있는 광산을 찾는 사람은 큰 부자가 될 뿐 아니라 왕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알리는 밤을 자지 못한 채 이리저리 뒹굴며 광산을 찾아내어 대부호가 되는 공상만 했습니다. 날이 밝자 바로 일어난 알리는 가산을 전부 정리한 후 다이아몬드 광산을 찾아 나섰습니다. 나라 곳곳을 헤매었으나 다이아몬드를 찾는 데에 실패하였고, 결국 집을 떠난지 10년 후 절망 끝에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알리로부터 농장을 사들인 러셀이라는 이웃 농사꾼이 농장 냇가에서 검은빛 나는 돌을 발견하고는 자기 집에 찾아 온 수도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수도사가 그 돌을 한참이나 살피다가는 깨트려 보니 갈라진 사이로 다이아몬드가 나왔습니다. 그 돌을 주은 냇가로 가본 그들은 어느 곳이든 파기만 하여도 다이아몬드가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곳이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이름난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유명한 골곤다(Golconda)광산입니다. 이란의 전 팔레비 왕비가 쓴 왕관에 달린 국보 1호의 다이아몬드가 그 광산에서 나왔고, 영국 왕실이 보유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역시 그 광산에서 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 보석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죽은 알리 하베트의 농장 뒷뜰에 있었듯이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금 이곳에 부르신 이유는 이곳이 바로 보석이 묻힌 광산이기에 이곳에 두셨습니다. 보석은 볼 줄 아는 사람에게나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물론 우리에게 맡겨진 자녀와 아이들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가 자신에게 매기는 값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값을 매길 수 없는 귀한 보석’입니다. 누구나 자기 안에 다이아몬드가 있습니다. 단지 채 발견하지 못했거나 가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빛을 내지 못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스스로 돌멩이라 여기면 내 안에 숨겨진 보석도 끝내 빛을 보지 못합니다.
호기심 많은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제 인생의 가치는 얼마나 됩니까?”스승은 오랜 생각 끝에 제자에게 돌 한 개를 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 돌을 가지고 시장에 가서 흥정을 해봐라. 하지만 팔지는 마라.”제자는 이런 쓸모없는 돌을 돈 주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 의심이 들었지만 시장에 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돌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한 사람이 두 냥을 주겠다고 했고, 다른 사람은 다섯 냥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제자는 몹시 기뻐하며 돌아가 스승에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이 쓸모없는 돌을 글쎄 닷 냥이나 주고 사겠대요. 빨리 팔아야 될까 봐요.”그러자 스승은 조용히 말합니다. “이번엔 귀금속 시장에 가지고 가서 흥정해 보거라. 하지만 이번에도 절대 팔아서는 안 된다.”제자는 다음 날 귀금속 시장에 갔습니다. 어떤 사람이 돌 값으로 쉰 냥을 제시했고, 다른 사람은 2백 냥을 말하며 경쟁이 붙어 급기야 1만 냥을 주겠다는 사람까지 나타났습니다. 흥분한 제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이 일을 스승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이번에도 스승은 담담하게 말합니다. “최고급 보석상에 가서 값을 매겨 보거라. 이번에도 절대 팔아서는 안 된다. 내 말을 명심해라.”보석상은 돌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3만 냥에 사겠다고 했지만 제자가 거절하자 단숨에 가격은 5만냥까지 올라갔음에도 역시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보석상은 제자에게 원하는 가격을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물론, 제자는 스승의 명령을 어기고 돌을 팔 수 없었기에 돌을 가지고 돌아가 스승에게 말합니다. “이 돌덩이가 글쎄 5만냥 이상이라니 팔아도 좋을 것 같은데요. 스승님.”스승은 그제서야 빙그레 웃으며 말합니다. “이제 내가 그 일을 시킨 이유를 알겠느냐? 보석도 볼 줄 아는 사람에게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보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혜안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보물이 발견되고 또 귀한 보석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절차와 과정이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에메랄드, 루비 등의 값비싼 보석은 땅 속에서 채굴되는 원석을 가공해서 만듭니다. 그러기에 보석을 얻기 위해서는 첫째, 땅을 파헤쳐야 합니다. 표면에 보물이 있으면, 누구나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보물을 땅 속에 숨겨 두셨습니다. 그러기에 기도의 삽으로 땅 속의 보화를 파내야 합니다. 그것은 밭을 가는 노동을 전제로 합니다. 본문에 나오는 보화는 단지 재수가 억세게 좋은 자의 횡재가 아니라, 당연히 주어질 자에게 주어질 것이 돌아간 것을 뜻하며, 모든 것을 걸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삼은 자의 뜨거운 감격과 관련이 있습니다. 파헤치는 능력이 아무에게나 있는 게 아닙니다. 기다림과 인내 그리고 성실, 깊은 묵상과 훈련 속에 생기는 능력입니다. 진실로, 밭의 가치를 풍요하게 만들고자 하는 자에게 밭의 보물은 자신을 드러냅니다. 밭을 고르는 과정은 결코 간단치 않습니다.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 없는 나무뿌리나 커다란 돌덩어리가 가로막아 일을 지체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허리를 종일 굽히고 땅을 쳐다보면서 그 땅을 부드럽게 만들어가는 일은 진정한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둘째, 힘들여 파낸 원석은 단순한 흙덩이나 돌덩이같이 보이지만 숙련된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 좋은 보석이 됩니다. 보석이 아름다운 건 그저 빛나기 때문은 아닙니다. 보석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건 깨어지고 부서지는 아픔을 견디고, 자신의 몸을 갈아내는 수많은 인고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또한 누가 세공을 했는가에 따라 가치는 달라지기도 합니다. 최고의 보석 업체 티파니 같은 곳에서 세공한 것은 다른 곳에서 세공한 보석보다 빛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갖고 싶어 하는 보석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참된 아름다움을 그냥 부여해 주지 않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통과 인내를 감수하게 합니다. 귀한 보석이 되려면 자신을 깨뜨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고집의 껍질, 교만의 껍질, 불신앙의 모든 자아를 깨뜨리면, 하나님의 새 역사를 체험하는 새로운 보배가 될 것입니다.
셋째, 돌들은 흑암 속에서 오랜 시간 엄청난 압력을 받는데, 그것이 보석이 되는 요소입니다. 다이아몬드가 형성되는 지점은 보통 땅속 120-200km에서 형성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와 압력입니다.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은 카본은 다이아몬드가 되고, 그렇지 않은 카본은 흑연이나 숯이 되고 맙니다. 살다보면, 절망의 압박 속에서 눌릴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아름다운 보석이 생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눌림이 한 단계 높은 신앙과 인격을 만들어 냅니다. 다윗의 고백은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주의 손이 주야로 나를 누르시오니 내 진액이 빠져서 여름 가뭄에 마름 같이 되었나이다”(시32:4) 내 진액이 좀 빠져야 보석이 됩니다. 보석과 참된 영성은 고통과 아픔과 갈등을 통과함으로 만들어집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다 팔아 이 보물을 사셨습니다. 세상은 그까짓 것이 무슨 보물이냐고 비웃으며 알아보지 못한 진짜 보물들. 흙을 털고 광택을 내어 그 무엇보다도 고귀한 것으로 만드신 보물. 그 보물이 바로 우리들입니다. 생명까지 내놓는 피 값으로 사신 보물이 다름 아닌 바로‘나와 우리들'입니다. 우리는 바로 주님의 사랑의 대상이기도 하면서 또한 이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주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밭에 숨겨진 보물인 동시에, 참 주인에게 발견된 이후에는 다른 밭에 묻혀 있는 보물을 파내어 그들을 빛내는 참 주인의 모습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질그릇 같은 우리 속에 보배가 있습니다.(고후4:7)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서 "내가 너를 보배롭고 존귀하게 여기고 너를 사랑하였다.(사43:4)"라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우리들 스스로도 곧잘 우리는 보배라고,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보배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말로는 우리와 아이들을 숨겨진 보석이라 쉽게 말할 수 있지만, 그리고 그들에게 내일의 소망을 본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들은 우리와 아이들에게 숨겨져 있는 보물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음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정말로 보물임을 발견했다면 그 누군가처럼 전 재산을 다 팔아 그 밭을 사지는 못할지언정, 기쁨과 설렘으로 잠 못 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보석을 좋아하고, 보석을 소유하기 원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보석을 가지고 계십니까? 세상의 보석이 없다고 기죽거나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가장 소중한 보석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우리 자신입니다. 옆에 계신 분을 이렇게 축복해 보세요. "그대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최고의 보석입니다."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더 나아가 우리에게 보물을 찾아 귀한 보석으로 만들어 가도록 귀한 일터와 직분을 허락하셨습니다. 전문가를 부르는 호칭이 있습니다. 빵이나 쿠키 만드는 사람을 파티쉐, 커피 만드는 사람은 바리스타, 호텔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호텔리어, 와인전문가는 소뮬리에, 기존 문화의 가치를 재 발굴하여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새롭게 전시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큐레이터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처럼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은 무엇이라고 부를까요? 선생님, 스승, 교수, 훈장, 교사 등 여러 가지 호칭이 있는데, 친근감 있게 쌤 또는 때론 ‘꼰데’같은 속된말로 불려지는 경우도 여러번 경험했습니다만 여러분은 무엇이라고 불려지고 싶습니까? 우리는 그냥 교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정명 광산에서 감추인 보물을 캐내어 하나님께서 디자인한대로 세공하여 보석으로 만드는 하나님의 일꾼입니다. 우리의 손길을 통하여 수많은 보석들이 생겨나길 소망합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10년 3월 8일 교직원예배:윤삼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