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강릉 세계합창대회 개막식 참관기
2023년 7월 3일 제12회 세계합창대회(The World Choir Games)가 강릉 아레나 경기장에서 ‘평화와 번영의 하모니’란 주제를 가지고 성대하게 팡파르(fanfare)를 울렸다. 이 대회는 인터쿨투르(Interkultur) 재단에서 주관하며 2000년에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격년마다 다른 대륙에서 개최되는 국제 합창 제전이다. 처음에는 합창올림픽(Choir Olympics)이라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제2회 합창올림픽이 부산에서 개최된 이래 21년 만에 두 번째로 강릉에서 열린 것이다. 2020년에 열릴 제11회 대회는 코로나 19로 인해 2021년에 개최되어 올해 제12회 대회가 되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강릉아레나는 또 하나 올림픽 개최지로의 명성을 얻었다.
개막식에는 인터쿨루트 재단의 권터 티치(Günter Titsch) 총재를 비롯하여 대통령 영부인(김건희), 조직위원장(허용수), 문체부장관(박보균), 강원도지사(김진태), 강릉시장(김홍규) 등 대회 관계자들과 1만 3천여 관중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와 종교, 세대를 뛰어넘어 세계인을 하나로 묶어줄 평화의 선율을 선사하며 전 세계인에게 ‘평화와 번영의 메시지’를 쏘아 올렸다. 내외빈 입장으로 시작된 오프닝 세리머니는 주최국가 국기 및 대회기 게양식, 참가국 입장, 재단 총재의 인사말, 대회 조직위원장의 개회선언, 영부인의 축사, 2023 공식 주제가 제창, 타종(打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어 2부 순서로 강릉의 자연과 세계인의 목소리로 이뤄내는 평화의 하모니를 전하는 주제로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각 순서마다 펼쳐지는 조명과 영상은 또 하나의 볼거리였고 어디에 앉아 있든지 무대에서 펼쳐지는 각종 행사를 실시간으로 잘 전달해 주었다. 이번 합창대회는 총 34개 국가에서 323개 팀, 8천여 명이 참가해서 경연과 공연을 펼치면서 평화의 메시지와 희망을 전할 예정이다. 그 중에 평창을 대표하여 참가하는 메밀꽃합창단(지휘 추현숙 집사, 봉평교회)에게는 강원도를 넘어서 세계로 비상하는 발판이 될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 뜨거운 박수를 받은 팀이 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보그닉 소녀 합창단(Vognyk Girl Choir)이다. 그들은 포탄 소리 들으며 합창연습을 했고 사선을 넘고 폴란드까지 가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죽음을 무릅쓰고 이들이 이 대회에 참가한 것은 바로 평화를 전하고 싶어서였다. 이번 대회의 주제인 ‘평화와 번영의 하모니’가 누구보다 절실한 그들이다. 그들의 참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합창을 통한 하모니의 귀한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들이 입장하자 모든 관중들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으로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갈채로 그들을 환영했다. 이는 평화를 이룩하라는 함성이고, 희망을 잃지 말라는 격려의 박수이고, 평화를 위해서는 하모니의 절실함을 알리는 떼창이었다. 더욱이 강릉 아레나 경기장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평화를 연출했던 무대였기에 그 의미가 남달랐다. 평창(平昌)은 곧 평화(平)가 번성(昌)한다는 지명이 품은 뜻이다. 마치 오래 전에 우리 선조들이 여기에서 전 세계에 이런 평화의 메시지를 알리는 근원지가 될 것을 미리 알고 지은 예지적 이름 같다. 스포츠는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평화를 달성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특히 단체경기는 절대로 한 사람의 출중한 재능만으로 이룰 수 없다. 반드시 서로 하모니를 이루어야 승리의 월계관을 쓸 수 있다. 전 세계 스포츠맨들이 그런 평화의 올림픽을 펼치던 그 자리에서 이번엔 음악으로 또 한 번 그 제전이 열렸으니 이는 우연이 아니다. 만세 전부터 창조주의 섭리 안에서 계획된 필연적 사건이라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지구촌은 최악의 전쟁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립과 갈등, 시기와 미움은 지금도 곳곳에서 활화산처럼 쉼 없이 폭발하고 있다. 국가, 개인 할 것 없이 자기 소리 내기에 혈안이 되어 남의 소리 듣기를 거부한다. 듣기 싫어하는 그들에게 강제로라도 듣게 하려고 스스로 힘을 과시한다. 북한의 미사일 쇼, 러시아의 전쟁 도발, 미중 대립이 그것이다. 특히 국내 정치판에서의 비상식적인 첨예한 대립은 결국 내 소리가 최고라고 몸부림치는 발악이다. 이런 추태 속에서 하모니를 기대하는 것은 메밀밭에서 국수 달라는 격이다. 진정한 하모니를 포기하고 저마다 힘의 우위를 자랑하느라 국력을 소모하고 있는 오늘날의 하모니는 사전에만 수록된 고어(古語)요, 마치 현실 사회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사어(死語)가 된 느낌이다. 전쟁으로 불치의 병이 되어 버린 이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특효약은 평화다. 이렇게 평화로 목마른 시대에 음악으로 하모니를 연출하는 합창대회의 개막은 갈증을 해소할 한 줄기 빗방울과 같았다. 스포츠나 음악은 세계 공통언어요, 모든 문화와 국가를 하나로 연결하는 끈이다. 더욱이 합창은 천차만별 각양각색의 소리가 통일성을 이루며 조화를 연출하는 고난도의 평화 콘서트다. 남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 절대로 내 소리가 드러나면 안 되는 하모니의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남의 소리를 듣고 내 소리를 거기에 맞추면서 만들어가는 신비한 작업이다. 만별각색인 사람의 소리가 어떻게 그런 아름다움을 도출할 수 있을까? 정말 합창의 신비요 하모니가 묘사하는 한편의 정밀 수채화가 아닐 수 없다. 평화와 번영 즉 평창의 하모니는 지금 인류가 듣고 관람해야 할 예술 작품이다. 이번 제12회 강릉 세계합창대회 개막식을 참관하고 분단된 조국을 생각하니 평화의 간절함이 더욱 온몸을 채운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 5:9).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여사 비롯하여 내빈 입장
개최국가 국기 입장
우크라이나 대표 입장
개최국 대한민국 입장
인터쿨루트 재단 퀀터 티치 총재 인사말
대한민국 대통령 여부인 김건희 여사 축사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 허용수의 개회선언
타종 퍼포먼스
대회 공식주제가 제창 (국립합창단)
내빈 퇴장
제2부 문화공연
첫댓글 장멈한합창대회격이넘처보임니다.감사합니다목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