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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飛龍비룡 辛鐘洙신종수 總務총무님 提供제공.
76. 疾止(질지) 병이 그치다 | ||
尹善道(윤선도, 1,585~1,671) | ||
不有疾痛苦 | 불유질통고 | 질병의 고통이 없다면 |
誰識平居樂 | 수식평거락 | 평소의 낙을 어찌 알겠나. |
鷄聲與晨光 | 계성여진광 | 닭소리 그리고 새벽빛까지 |
莫非娛耳目 | 막비오이목 | 이목에 즐겁지 않음이 없구나. |
* 尹善道(윤선도(1,587(선조 20)~1,671(현종 12)): 조선시대 공조좌랑, 한성부서윤, 사헌부지평 등을 이칭은 字는 약이(約而), 號는 고산(孤山), 해옹(海翁)이고, 諡號는 충헌(忠憲), 本貫은 해남이다. 「五友歌오우가」와 流配地유배지인 甫吉島보길도에 별서를 짓고 생활하며 「漁父四時詞어부사시사」 詩 등 탁월한 문학작품을 남겼다. 尹善道윤선도는 조선시대 工曹佐郞공조좌랑, 漢城府庶尹한성부서윤, 司憲府持平사헌부지평 등을 역임한 문신이자 문인이다. 성균관 유생 시절부터 권신을 규탄하는 訴소를 올려 流配유배되기도 했다. 효종의 대군 시절 스승이었다. 남인 가문에서 태어나 집권 세력인 서인에 강력하게 맞서 왕권의 확립과 강화를 주장하다가 20여 년의 流配生活유배 활과 19년의 隱居生活은거생활을 했다. 병자호란 때 왕이 항복하자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막대한 유산을 바탕으로 함. |
* 생애 및 활동사항: 당시 금서(禁書)였던 『소학(小學)』을 보고 감명을 받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18세에 진사초시(進士初試)에 합격하고, 20세에 승보시(陞補試: 성균관 유생에게 시행하던 시험)에 1등을 했으며 향시(鄕試)와 진사시(進士試)에 연이어 합격했다. 1616년(광해군 8) 성균관 유생으로서 이이첨(李爾瞻)·박승종(朴承宗)·유희분(柳希奮) 등을 격렬하게 규탄하는 「병진소(丙辰疏)」를 올렸다. 이로 인해 이이첨 일파의 모함을 받아 함경도 경원(慶源)으로 流配유배됐다. 그곳에서 「견회요(遣懷謠)」 5首와 「우후요(雨後謠)」 1首 등 時調시조 6首를 지었다. 1년 뒤인 1617년(광해군 9) 경상남도 기장(機張)으로 流配地유배지를 옮겼다가, 1623년 인조반정(仁祖反正)으로 이이첨 일파가 처형된 뒤 풀려나 의금부도사(義禁府都事)로 제수됐으나 3개월 만에 辭職사직하고 해남(海南)으로 내려갔다. 그 뒤 찰방(察訪) 등에 임명됐으나 모두 辭讓사양했다. 1628년(인조 6) 별시문과(別試文科) 초시에 장원으로 합격해 봉림대군(鳳林大君)·인평대군(麟坪大君)의 스승이 됐다. 그 당시 법률로 왕의 사부(師傅)는 관직을 겸할 수 없음에도 특명으로 공조좌랑(工曹佐郞)·형조정랑(刑曹正郞)·한성부서윤(漢城府庶尹) 등을 5년간 역임했다. 1633년(인조 11) 증광문과(增廣文科)에 병과(丙科)로 급제한 뒤 예조정랑(禮曹正郞)·사헌부지평(司憲府持平) 등을 지냈다. 그러나 1634년(인조 12) 강석기(姜碩期)의 모함으로 성산(星山)의 현감(縣監)으로 좌천된 뒤, 이듬해 罷職파직됐다. |
그 뒤 해남에서 병자호란으로 왕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이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산이 깊고 물이 맑아 아름다운 섬인 甫吉島보길도에 隱居은거하였다. 정착한 그 일대를 ‘芙蓉洞부용동’이라 이름하고 격자봉(格紫峰) 아래 집을 지어 樂書齋낙서재라 했다. 그는 조상이 물려준 막대한 재산으로 십이정각(十二亭閣)·세연정(洗然亭)·회수당(回水堂)·석실(石室) 등을 지어 놓고 마음껏 풍류를 즐겼다. 난이 평정된 뒤 서울에 돌아와서도 왕에게 인사를 드리지 않았다는 죄로 1638년(인조 16) 다시 경상북도 영덕(盈德)으로 귀양갔다가 이듬해에 풀려났다. 이로부터 10년 동안 정치와는 관계없이 甫吉島보길도의 芙蓉洞부용동과 새로 발견한 金鎖洞금쇄동의 자연 속에서 한가한 생활을 즐겼다. 이때 金鎖洞금쇄동을 배경으로 「산중신곡(山中新曲)」·「산중속신곡(山中續新曲)」·「고금영(古今詠)」·「증반금(贈伴琴)」 등을 지었다. 그 뒤 1651년(효종 2)에는 정신적 안정 속에서 甫吉島보길도를 배경으로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를 지었다. 다음해 효종(孝宗)의 부름을 받아 예조참의(禮曹參議)가 됐으나 서인의 모략으로 사직하고 경기도 양주의 고산(孤山)에 隱居은거했다. 마지막 작품인 「몽천요(夢天謠)」는 이곳에서 지은 것이다. 1657년(효종 8) 71세에 다시 벼슬길에 올라 동부승지에 이르렀으나 송시열(宋時烈)과 맞서다 관직에서 쫓겨났다. 이 무렵 「시무팔조소(時務八條疏)」와 「논원두표소(論元斗杓疏)」를 올려 왕권의 확립을 강력히 주장했다. 1659년 효종이 죽자 예론문제(禮論問題)로 서인과 맞서다가 삼수에 流配유배됐다. 1667년(현종 8) 풀려나 芙蓉洞부용동에서 살다가 그곳 樂書齋낙서재에서 85세로 죽었다. 문집 『고산선생유고(孤山先生遺稿)』에 한시문(漢詩文)이 실려 있으며, 별집(別集)에도 한시문과 35首의 시조, 40首의 단가(漁父四時詞어부사시사)가 실려 있다. 또, 친필로 된 가첩(歌帖)으로 『山中新曲산중신곡』, 『金鎖洞集古금쇄동집고』 2책이 전한다. |
정치적으로 열세에 있던 남인의 가문에 태어나 집권 세력인 서인에 강력하게 맞서 왕권 강화를 주장하다가, 20여 년의 流配生活유배생활과 19년의 隱居生活은거생활을 했다. 그러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으로 화려한 隱居生活은거생활을 누릴 수 있었고, 그의 탁월한 문학적 역량은 이러한 생활 속에서 표출됐다. 자연을 문학의 제재로 채택한 時調作家시조작가 가운데 가장 탁월한 역량을 나타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학적 특징은 자연을 제재로 하되 그것을 사회의 공통적 언어 관습과 결부시켜 나타내기도 하고, 혹은 개성적 판단에 의한 어떤 관념을 표현하기 위해 그것을 임의로 선택하기도 한 데에 있다. 또, 대부분의 경우 自然은 엄격히 유교의 세계관과 긴밀한 관련을 맺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서 自然과 직접적인 대결을 보인다든가 생활 현장으로서의 생동하는 自然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그가 自然이 주는 시련이나 고통을 전혀 체험하지 못하고 조상이 물려준 유산을 토대로 풍족한 삶만을 누렸기 때문이다. 鄭澈정철·朴仁老박인로와 함께 조선시대 3대 歌人가인으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이들과는 달리 歌辭가사는 없고 短歌단가와 時調시조만 75首나 창작한 점이 특이하다. |
* 상훈과 추모: 1675년(숙종 1) 남인의 집권으로 伸寃신원되어 이조판서가 추증되었다. * 참고문헌: 『고산유고기언고산연구』(이재수, 학문사, 1955), 「윤선도의 자연관」(윤성근, 『문화비평』7·8, 1970), 「윤고산론」(정병욱, 『월간문학』9, 1969), 「고려말·이조초의 어부가」(이우성, 『성균관대학교논문집』9, 1964), 「송강과 고산의 시경」(최진원, 『성균관대학교논문집』3, 1958), * 관련 항목: - 成均館성균관: 조선시대에 인재양성을 위하여 서울에 설치한 국립대학격의 유학교육기관. - 小學소학: 문헌 송나라의 유자징이 8세 안팎의 아동들에게 유학을 가르치기 위하여 1187년에 編纂편찬한 修養書수양서. - 李爾瞻이이첨: 조선시대사 인물 조선 후기에, 예조판서, 대제학 등을 역임해 권세를 누렸으며, 영창대군 서인 강등과 사사, 인목대비 유폐 등에 앞장서 대북의 세력 강화를 꾀하다 인조반정 이후에 처형된 문신. - 柳希奮유희분: 조선시대사 인물 조선 후기 예조좌랑, 형조참판, 병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 遣懷謠견회요: 고전시가 작품 1616년(광해군 8) 윤선도(尹善道)가 지은 時調시조. - 雨後謠우후요: 고전시가 작품 1618년(광해군 10) 윤선도(尹善道)가 지은 時調시조. - 仁祖反正인조반정: 조선시대 사건 1623년(광해군 15) 이귀(李貴) 등 서인 일파가 광해군 및 집권당인 이이첨(李爾瞻) 등 대북파를 몰아내고, 능양군종(綾陽君倧: 인조)을 왕으로 옹립한 정변. |
77. 七步詩(칠보시) 일곱 걸음 걷는 동안에 지은 시. | ||
曹植(조식, 192-232) | ||
煮豆燃豆箕 | 자두연두기 | 콩을 삶는데 콩대로 불을 때니 |
豆在釜中泣 | 두재부중읍 | 솥 안에 있는 콩이 눈물을 흘리네. |
本是同根生 | 본시동근생 |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는데 |
相煎何太急 | 상전하태급 | 어찌 그리도 세차게 삶아대는가. |
* 曹植(조식, 192-232): 중국 삼국시대 魏위나라 王왕인 曹操조조에게는 詩文에 뛰어난 두 아들 曹丕조비와 曹植조식이 있었다. 字는 子建자건, 文章과 詩에 뛰어나 兄인 曹丕(조비, 魏위 文帝문제)의 미움을 받아 悲痛비통한 詩를 많이 남겼다. 특히 曹植조식은 ‘천하의 재주를 한 石석으로 친다면, 그중 8할은 曹植조식의 것이다’라는 칭송이 따를 정도로 시재가 출중했다. 曹操조조 역시 그런 아들을 유난히 총애해 당초 그를 태자로 책봉하려 했다. 하지만 자유분방하고 구속받기 싫어하는 曹植조식의 기질이 못 미더워 결국 曹丕조비를 후계자로 지목했다. 曹丕조비가 文帝문제로 등극한 이후 曹植조식의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11년 동안 세 차례나 封地봉지를 옮겨 다녔고, 兄의 엄중한 감시 아래 온갖 迫害박해를 받다가 40세에 憂鬱症우울증으로 목숨을 거두었다. 이 詩는 생생한 비유도 그러려니와 단숨에 지어낸 문학적 瞬發力순발력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 七步詩칠보시: 이 詩는 曹丕조비의 逼迫핍박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魏위의 文帝문제인 曹丕조비가 동생 曹植조식을 미워하여 일곱 걸음을 걸을 동안 詩를 짓지 못하면 死刑사형에 處한다고 하여 즉석에서 지은 詩로 이 詩를 짓자 曹植조식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侍는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의미심장하고, 비유 또한 기발하다. 콩대를 땔감으로 삼아 콩을 삶는 일은 흔히 볼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것은 일종의 ‘同族相殘동족상잔’이다. 이 詩가 체념 혹은 원망을 담은 泣訴읍소 그 이상인 이유는 詩人의 목숨이 頃刻경각에 달려 있었다는 切迫感절박감 때문일 것이다. 五言古詩오언고시. * 太急태급: 너무나 甚심하다. 急은 甚심하다는 뜻. |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를 읽어보면 79권에 曹操조조의 死後사후,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죄를 물어 魏위 文帝문제로 등극한 曹丕조비가 자신의 친동생이자 정적인 曹植조식에게 일곱 걸음 안에 詩를 짓지 못하면 죄를 묻겠다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바로 그 유명한 曹植조식의 ‘七步詩칠보시’가 나온다. 그런데 이 七步詩칠보시의 원작자에 대해 아직까지도 논쟁이 있다. 曹植조식이 활동하던 建安時代건안시대에는 七步詩칠보시 같은 五言詩오언시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시기였다. 게다가 正史정사인 <三國志삼국지>와 曹植조식의 사후 編纂편찬된 <曹植集조식집> 어디에도 이 詩가 보이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이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詩는 어느 문헌에 최초로 등장할까? 魏晉南北朝時代위진남북조시대 송나라의 劉義慶유의경이 편집한 <世說新語세설신어>다. 이 문헌이 編纂편찬된 시기와 曹植조식의 시대는 약 200년 차이가 나는데, <世說新語세설신어 文學문학> 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다. “위 문제 曹丕조비가 東阿王동아왕 曹植조식에게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지으라 하고, 만약 짓지 못하면 대법(大法, 사형을 의미함)을 받을 것이라 하자, 曹植조식이 이에 시를 짓기를 ‘煮豆持作羹,漉菽以為汁。 萁在釜下然 ,豆在釜中泣。 本自同根生,相煎何太急?’라 하니, 황제가 심히 부끄러워하는 안색이었다. 이 문헌에 등장하는 ‘七步詩칠보시’의 원전은 특이하게도 6구의 五言詩오언시로 이루어져 있다. 즉 시에 관한 한 고금 제일이라 칭할 만한 曹植조식이 불완전한 6구 형태의 五言詩오언시를 남겼다는 점이 의문스럽다. 또 <세설신어>가 위진시대 유명했던 인물들의 일화 및 대화만 기록한 글이어서, 이 시가 언제, 어떤 일로인해 지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위의 글을 토대로 시기를 유추해보면, 일단 曹植조식을 동아왕으로 칭하고 있는데, 曹植조식이 동아왕으로 봉해졌을 때는 그의 형 曹丕조비는 죽고, 조카인 曹叡조예가 明帝명제로 보위를 이은 후여서 이 시의 신뢰성은 또다시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후 이 시는 <文選문선>의 주석에 인용된다. <文選문선>에 가장 권위 있는 주석을 단 李善이선은 <文選문선> 60권, 任彥昇임언승의 <齊竟陵文宣王行狀제경릉문선왕행장>에 대한 주석에서 “<世說新語세설신어>에서 말하길, 文帝문제가 진사왕에게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지으라 하니 그 시는 ‘萁在灶下燃,豆在釜中泣。本是同根生,相煎何太急’이다”라고 하면서 본래의 6구를 절구(絶句) 형태인 4구로 줄여 소개한다. 그러다가 曹植조식 사후 1100여 년이 지난 명나라 때 나관중(羅貫中)이 쓴 <삼국지연의>에서 이 시는 실제와 허구가 뒤섞인 일화들과 함께 다시 화려하게 등장한다. |
[지식 천하 : 漢詩 감상] 조식(曹植)의 칠보시(七步詩), 야전황작행(野田黃雀行) - 한시 감상, 중국 명시 https://www.youtube.com/watch?v=mPwjPuIKo6k [삼국지] 曹操조조의 세째 아들, 조식(曹植)의 칠보시... "일곱걸음내 시를 짓지 못하면 목숨이 ㅜㅜ...산동성 랴오청시 曹植조식의 무덤 https://www.youtube.com/watch?v=nu2g5pj3W1Q 曹操조조의 후계자 파벌 문제로 처형 당한 삼국지 인물 https://www.youtube.com/watch?v=Bd4VEnrqq8k 삼국지 曹操조조의 아들들 (feat. 초천재 조충) https://www.youtube.com/watch?v=DGG-dgkExXo |
78. 新秋雨夜(신추우야) 달빛 어두워진 성긴 창가에 밤비가 내리네 | ||
卞季良(변계량, 1,369~1,430) | ||
忽忽逢秋意易悲 | 홀홀봉추의역비 | 홀연히 가을 되자 생각이 슬퍼지는데 |
坐看楓葉落庭枝 | 좌간풍엽낙정지 | 앉아 바라보니 뜰 안에 단풍잎 떨어지네. |
算來多少心中事 | 산내다소심중사 | 마음 속 괴로운 심사 가만히 생각하는데 |
月暗疎窓夜雨時 | 월암소창야우시 | 달빛 어두워진 성긴 창가에 밤비 내리네. |
* 卞季良(변계량, 1,369(공민왕 18)~1,430(세종 12): 조선 초기의 修文殿提學수문전제학, 議政府 參贊의정부참찬, 大提學대제학 등을 역임한 문신.. 鄭道傳정도전·權近권근의 뒤를 이어 조선초 관인문학을 좌우했던 인물이다. 20년 동안이나 大提學대제학을 맡고 成均館성균관을 장악하면서 外交文書외교문서를 쓰거나 문학의 규범을 마련했다. 本貫은 密陽밀양. 字는 巨卿거경, 號는 春亭춘정. 諡號는 文肅문숙임. 아버지는 檢校判中樞院事검교판중추원사 玉蘭옥란이며, 어머니는 濟危寶副使제위보부사 曺碩조석의 딸이다. 李穡이색·權近권근의 문인이다. 어려서부터 총명해 네 살에 고시의 대구(對句)를 외우고 여섯 살에 글을 지었다. 1382년(우왕 8) 진사시에 합격하고, 이듬해는 생원시에도 합격하였다. 1,385년 문과에 급제하여 典校主簿전교주부, 備巡衛精勇郞將비순위정용랑장 겸 進德博士진덕박사가 되었다. 1,392년 조선 건국 때 千牛衛中領中郞將천우위중령중랑장 겸 典醫監丞전의감승이 되었다. 1,407년(태종 7) 문과중시에 을과 제1인으로 뽑혀 당상관이 되고 예조우참의가 되었다. 태종말까지 藝文館大提學예문관대제학·禮曹判書예조판서·議政府參贊의정부참찬 등을 지내다가 1,420년(세종 2) 集賢殿집현전이 설치된 뒤 集賢殿大提學집현전대제학이 되었다. 당대의 문인을 대표할 만한 위치에 이르렀으나 전대의 李穡이색과 權近권근에 비해 격이 낮고 내용도 허약해졌다는 평을 받았다. 그에게 있어 문학은 조선 왕조를 찬양하고 수식하는 일이었다. 〈太行太上王諡冊文태행태상왕시책문〉에서는 태조 李成桂이성계를 칭송하면서 조선 건국을 찬양했고, 경기체가인 〈華山別曲화산별곡〉에서는 漢陽都邑한양도읍을 찬양했다. 鄭道傳정도전에게 바친 〈奉呈鄭三峰봉정정삼봉〉에서도 鄭道傳정도전이 완벽한 인재라고 칭송했다. 〈太祖實錄태조실록〉의 편찬과 〈高麗史고려사〉를 고치는 작업에 참여했고, 箕子墓기자묘의 비문과 〈樂天亭記낙천정기〉·〈獻陵誌文헌릉지문〉을 編纂편찬했다. 著書에 〈春亭集춘정집〉 3권 5책이 있다. 거창의 屛巖書院병암서원에 제향되었다. |
초봄이 돌아오면 그래도 마음이 활기를 띄기 마련이지만, 가을이 되면 소소해진다. 아마 가을은 그런 계절인가 보다. 매서운 추위가 점점 다가올 양이면, 옷깃부터 새워지고, 고향의 따스한 냄새부터 나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거기에 초가을 비가 추적추적 내릴 양이면, 고구마를 구워먹거나 콩을 볶아먹던 시절도 생각난다. 갑자기 가을 되자 깊은 생각은 슬퍼만 지고, 마음속의 괴로운 심사를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달빛 어두워진 성긴 창가에 밤비가 내리네(新秋雨夜)로 제목을 붙여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春亭춘정 卞季良(변계량, 1,369-1,430)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갑자기 가을 되자 깊은 생각은 슬퍼만 지고 앉아서 바라보니 뜰 나뭇가지에서 단풍잎 떨어지누나 마음속의 괴로운 심사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달빛이 어두워진 성긴 창가에 밤비가 내리네. 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초가을 비 내리는 밤]로 번역된다. 조선초 개국의 문을 여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시인이었지만 우러나오는 시심을 차마 다 억제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가을을 여는 촉촉한 가을비에 하나씩 둘씩 떨어지는 단풍잎에 마음으로 울렁거리는 시심을 차마 주체하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가을이면 괴로운 심사를 달래는 선비의 마음도 헤아릴 수는 있어 보인다. 시인은 초초하게 내리는 가을 빗줄기에 괴로운 마음이 더했음을 느끼게 한다. 갑자기 가을이 되자 생각이 슬퍼만 지고, 앉아서 가만히 바라보니 뜰 나뭇가지에서 단풍잎이 하나씩 둘씩 떨어진다고 했다. 이제 멀리서 손짓하며 다가오는 겨울 눈 앞에, 자신을 맡기는 가을에게 늘 그렇게 느끼는 계절이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소소한 마음은 가을이 되면 누구나 갖게 되는 심사다. 화자 또한 가을이면 쉽게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심사였음을 알게 한다. 마음속의 괴로운 심사를 가만히 생각해 보는데, 달빛 어두워진 성긴 창가에 밤비가 내리고 있다고 했다. 가을비를 추억한다거나 떠올린다고 소소함을 다 달랠 수는 없겠지만 성긴 창가는 알고 있으리라.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가을 되자 슬퍼지고 단풍잎이 떨어지네, 마음속 괴로운 심사 성긴 창가 밤비 내려’라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 忽忽: 홍연히. * 갑자기. * 逢秋: 가을을 만나다. * 意易悲: 생각이 슬퍼지다. * 坐看: 앉아서 바라보다. * 楓葉: 오동잎. * 落庭枝: 정원 가지에 떨어지다. * 算來: 옴을 생각해 보다. * 多少: 다소의. * 心中事: 마음속의 일. * 月暗: 달빛이 어둡다. * 疎窓: 성근 창. * 夜雨時: 밤비가 내릴 때. 밤비는 내리는데. |
출처 : 시민의소리(http://www.siminsori.com) |
79. 書懷(서회) 懷抱회포를 쓰다 | ||
蓑翁사옹 金宏弼(김굉필, 1,454-1,504) | ||
處獨居閑絶往還 | 처독거한절왕환 | 한가로이 홀로 살아 왕래마저 끊어지니 |
只呼明月照孤寒 | 지호명월조고한 | 단지 명월 불러와 외론 나를 비추네. |
憑君莫問生涯事 | 빙군막문생애사 | 그대여 생애 일이 어떠냐고 묻지 마오 |
萬頃烟波數疊山 | 만경연파수첩산 | 만 이랑 안개 물결 첩첩의 산이라네. |
號: 한훤당(寒暄堂), 김굉필 칠언절귀 ‘書懷’의 일부 자구가 조두현의 「漢詩의 理解」 등 여러곳에서 경현록과 다르게 쓰여 있는 것을 읽을 수 있다. 煩君莫問生涯事의 '번거로울 번煩'字가 '의지할 빙憑'字로 쓰여있고 數頃煙波數疊山의 '두어 수數'字가 '일만 만萬'字로 표기하고 있다 淸國청국 시인 王士禛왕사진의 「 池北偶談지북우담」에도 조선의 명시중의 하나로 김굉필의 書懷서회가 다음과 같이 소개되고 있다. 金宏弼詩:「處獨居閒絕往還, 只呼明月照清寒. 憑君莫話生涯事, 萬頃煙波數疊山.」 (書懷) 여기서도 憑자와 萬자를 읽을 수 있고 그밖에 只呼明月照孤寒 의 홀로고孤字가 맑을청淸字로 쓰여 있다. [출처] 한훤당 김굉필 칠언절귀 – 서회 書懷|작성자 맑은 생각 * 處獨居閑(처독거한): 홀로 살면서 한가롭게 지내다. * 往還(왕환): 오고 감. 왕래. * 照孤寒(조고한): 외롭고 추운 곳을 비추다. * 憑君(빙군): 그대에게 기대어. * 莫問(막문): 묻지 마라. * 萬頃烟波(만경연파): 만 이랑의 안개 물결. |
고을마다 대부분 그 고을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한두 분씩은 있는 것 같다. 경산 하면 원효와 일연, 영천 하면 정몽주와 박인로처럼 알 만 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그런 인물 말이다. 그런데 정말 기이하게도 대구에서는 단군으로부터 조선후기까지 반만년 역사를 다 뒤져봐도 그런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근년에 달성군이 대구광역시에 편입됨에 따라, 대구는 대구를 대표하는 인물 한 분을 이제야 겨우 모시게 되었다. 정몽주, 길재, 김숙자, 김종직으로 이어져온 우리나라 성리학의 도통을 계승하여 조광조 등에게 물려주었던 寒暄堂한훤당 金宏弼(김굉필, 1,454-1,504)이 바로 그 분이다. 그는 {小學소학}이 제시한 인간의 길을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실천적으로 구현하는데 일생을 바쳐, ‘小學童子소학동자’로 일컬어지는 분이기도 하다. 위의 시는 바로 그 ‘小學童子소학동자’가 지은 작품인데, 보다시피 작중 화자는 세상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고 외롭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가 초대하는 손님도 오로지 밝은 달 하나뿐이다. 두어 이랑 안개 낀 강물과 이중 삼중으로 겹쳐진 산, 그러니까 산수 자연 속에 파묻혀서 밝은 달과 함께 놀았던 것이 그의 생애의 전부였다. “삿갓에 도롱이 입고 細雨中세우중에 호미 메고 山田산전을 흩매다가 녹음에 누웠으니 목동이 牛羊우양을 몰아 잠든 나를 깨와다.” 한훤당이 지었다는 시조다. 자연 속의 안빈낙도를 노래한 점에서 앞의 한시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역사는 그를 산수 자연 속에서 한가하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戊午士禍무오사화가 일어나자 사화의 빌미를 제공한 김종직의 제자라는 단 한 가지 이유로 귀양길에 올랐고, 甲子士禍갑자사화가 일어나자 무오사화의 殘黨잔당이란 이유로 느닷없는 처형을 당했다. 한평생 산수 간에 파묻혀서 밝은 달과 함께 놀았던 분을 기어이 불러내어 멀리 귀양을 보내야 했을까. 귀양 간 후에 새로 지은 죄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기어이 처형을 해야 했을까. 마지막으로 寒暄堂한훤당이 남긴 일화 하나. 처형을 당하는 날 그는 수염을 모두 거꾸로 말아 입에다 물고 처형장으로 나갔다고 한다. 목이 달아나는 것은 왕명이므로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만, 부모가 물려주신 그 귀한 수염까지 잘리게 할 수는 없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다. 바야흐로 목이 달아나는 판에, 무슨 코미디를 하느냐며 함부로 웃지는 말아주시라. 그 때는 머리카락 하나도 참으로 소중한 시대였다. 게다가 우리가 언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일각까지 그토록 뜨겁고도 처절하게 몸부림을 쳐본 적이 있었더냐. 이종문(시인, 계명대 한문교육과 교수) |
80. 詠懷(영회) 마음속에 품고 있던 생각을 시가로 읊음 | ||
西山大師서산대사 休靜(휴정, 1,520~1,604) | ||
病在肉團心 | 병재육단심 | 모든 병은 마음에 있나니 |
何勞多集字 | 하노다집자 | 어찌 힘들게 글자만 모을 것이냐? |
五言絶句詩 | 오언절구시 | 오언절구 한 수이면 |
可寫平生志 | 가사평생지 | 평생의 마음을 담을 수 있네. |
* 休靜(휴정, 1,520(중종 15)~1,604(선조 37)): 평안남도 안주 출신이며, 完山崔氏완산최씨, 字는 玄應현응, 兒名아명은 汝信여신, 雲鶴운학, 法號법호는 淸虛청허이고, 本貫은 完山완산, 西山山人서산산인, 頭流山人두류산인·妙香山人묘향산인·曹溪退隱조계퇴은·病老병로 등이고, 법명은 休靜휴정이다. 묘향산에 오래 머물렀으므로 西山大師서산대사라고 한다. 9세에 어머니를, 10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안주목사 이사증의 양자가 되어 한양에 가서 12세에 성균관에 입학했다. 15세에 과거에 응시했으나 낙방하고, 동학 5~6명과 함께 지리산 유람길에 원통암에 들렸다가 숭인장노의 법문을 듣고 발심하여 출가, 21세에 삭발득도 법명을 休靜휴정이라 하였다. 이후 숭인장노와 영관대사의 지도아래 상철굴, 대승암, 의산사, 원통암, 원적암, 은신암 등에서 수행하던 중 남원의 벗을 찾아 봉성(현 구례) 성촌마을 지나다가 낮닭우는 소리에 홀연히 불조의 심인을 깨달았으며, 지리산으로 들어가 芙蓉靈觀부용영관(1,485~1,571)을 스승으로 모시고, 대사의 법을 잇고 法號를 淸虛청허(別號별호: 西山서산)라 하였다. 10여 년 동안 금강산 묘향산에서 수행했다. 33세때 승과에 급제한 후 교종판사, 선종판사 그리고 최고승직인 선교양종판사에 올랐음. 38세되던 가을에 모든직을 내려놓고 여러곳을 만행한 후 지리산으로 돌아와 내은적암, 황령암, 능인암, 칠불암 등에 머물면서 퇴락한 가람을 중수하고 삼가귀감을(유가, 도가, 선가귀감)을 저술했다. | ||
* 禪敎선교에 관한 정의를 간추려보면 대략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① 禪是佛心선시불심 敎是佛語교시불어이며, ② 실재를 證得증득함이 없는 先知선지는 敎교의 흔적일 뿐이며, 마음을 얻은 자는 敎門교문만이 아니라 市井시정의 헛된 수작까지도 먼지가 된다. ③ 禪선은 분별이 없는 경계를 뜻대로 오가는 천지간의 閑道人한도인이며, 敎門교문의 8만 4,000법문은 一心일심에 歸着귀착하며 一念廻光일념회광으로 心性심성을 뚫어보는 見性一義견성일의에 귀결한다. ④ 敎門교문은 공을 說破설파하여 有相유상의 집착을 버리게 하기 위한 것이며, 祖師禪조사선의 목적은 言下언하에 豁然大悟활연대오하게 함으로써 언어와 문자에 잡힌 분별을 끊고 자기의 靈光영광이 천지에 비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이 다르다는 것이다. ⑤ 敎교는 활과 같아서 迂餘曲折우여곡절이 있지만, 祖師조사의 格外禪旨격외선지는 직선의 활줄과 같아서 모든 차별을 여의고 일체의 衆生중생에게 모두 불성이 있다는 一味일미에로 直入직입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 점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禪敎官선교관이 그대로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禪敎兩宗선교양종을 제도상으로 통합하기 위한 토대로서 禪敎官선교관을 정립할 필요를 느껴 그는 ≪禪敎釋선교석≫을 저술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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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미초당필기 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 – 난양소하록灤陽消夏錄 2-1 2024년 1월 22일 이민숙 https://sinology.org/archives/25719 |
동문각(董文恪) 선생이 소사공(少司空)으로 있을 때 해준 이야기이다. 그가 옛날에 부양촌(富陽村)에서 살 때, 이웃집에 사는 한 노인이 그의 글 읽는 소리를 듣고 ‘귀인이로세!’하면서 만나기를 청했다고 한다. 노인은 여러 차례 그를 살펴보고 또 생년월일시를 묻고는 한참동안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董文恪公爲少司空時, 云昔在富陽村居, 有村叟坐鄰家, 聞讀書聲, 曰: “貴人也!” 請相見. 諦觀再四, 又問八字干支, 沉思良久, 曰: “‘당신의 명과 관상으로 보아 모두 일품의 벼슬은 할 것이오. 아무 해에 지현(知縣)이 되고, 아무 해에는 대현(大縣)이 되고, 또 아무 해에는 실수(實授)가 되고, 또 아무 해에는 통판(通判)이 되고, 아무 해에는 지부(知府)로 옮겨갈 것이고, 아무 해에는 지부에서 포정사(布政使)로 발탁될 것이오. 아무 해에는 순무(巡撫)가 되고 아무 해에는 총독(總督)까지 지낼 것이니 부디 자중자애 하십시오. 다른 날 내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오.” “君命相皆一品. 當某年得知縣, 某年署大縣, 某年實授, 某年遷通判, 某年遷知府, 某年由知府遷布政. 某年遷巡撫, 某年遷總督, 善自愛. 他日知吾言不謬也.” 동문각 선생은 그 이후로 다시 이 노인을 만나지 못했고, 노인의 예언도 맞지 않았다고 함. 後不再見此叟, 其言亦不驗. 그러나 동문각 선생의 삶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현은 동문각 선생이 관리등용시험을 통해 호부(戶部)의 칠품 관리가 된 것에 해당된다. 이른바 다른 사람 대신 대현이 된다는 것은 한림원 서길사(庶吉士)에 해당된다. 또한 실수는 바로 편수직(編修職)에 해당된다. 然細較生平, 則所謂知縣, 乃由拔貢得戶部七品官也. 所謂調署大縣, 乃庶吉士也. 所謂實授, 乃編修也. 또 통판의 자리는 중윤(中允)에 해당된다. 지부는 시독학사(侍讀學士)에 해당되고, 포정사는 內閣學士내각학사에 해당되고, 순무는 공부시랑(工部侍郎)에 해당된다. 所謂通判, 乃中允也. 所謂知府, 乃侍讀學士也. 所謂布政使, 乃內閣學士也, 所謂巡撫, 乃工部侍郎也. 그 품계가 모두 맞아떨어지고, 그 년도도 모두 맞아떨어지며, 단지 내직과 외직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 노인의 말은 영험한 것 같으면서도 아닌 듯하고, 영험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영험하다. 오직 총독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品秩皆符, 其年亦皆符, 特內外異途耳. 是其言驗而不驗, 不驗而驗. 惟未知總督如何. |
훗날 동문각 선생은 그 해에 예부상서(禮部尙書)가 되었으니, 그 품계가 총독과 같다. 생각건대 사람의 생년월일시로 운명을 알아맞히는 경우 기이하게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전혀 맞지 않는 경우도 있고, 반 정도는 맞고, 반 정도는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後公以其年拜禮部尙書, 品秩仍符. 按推算干支, 或奇驗, 或全不驗, 或半驗半不驗. 내가 예전에 보고들은 것에 따르면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사람의 팔자로 빈부귀천을 따지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다만 대체로 이와 같고, 그 안에 더하고 빼고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余嘗以聞見最確者, 反復深思, 八字貴賤貧富. 特大略如是, 其間乘除盈縮, 略有異同. 무석(無錫) 사람 추소산(鄒小山) 선생의 부인과 안주(安州) 사람 진밀산(陳密山) 선생의 부인은 생년월일시가 모두 같다. 추소산 선생은 예부시랑을 지냈고, 진밀산 선생은 귀주(貴州)포정사를 지냈는데, 모두 이품이다. 직분으로 따지면 포정사가 예부시랑을 따라갈 수 없지만, 녹봉으로 따지면 예부시랑이 포정사를 따라갈 수 없으니, 서로 거기서거기다. 無錫鄒小山先生夫人, 與安州陳密山先生夫人, 八字干支並同. 小山先生官禮部侍郎, 密山先生官貴州布政使, 均二品也. 論爵, 布政不及侍郎之尊, 論祿, 則侍郎不及布政之厚, 互相補矣. 또 두 부인의 명으로 따지면 진밀산 선생의 부인이 약간 일찍 죽었지만, 만년이 되도록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았다. 반면 추소산 선생의 부인은 백발이 되도록 서로를 공경했지만, 만년에 아들을 잃었고 가세도 기울었으니, 또한 거기서거기다. 二夫人並壽考. 陳夫人早寡, 然晩歲康强安樂. 鄒夫人白首齊眉, 然晩歲喪明, 家計亦薄, 又相補矣. 이것은 아마도 출생지가 남북으로 달랐기 때문일 뿐, 시(時)는 애초에 정해져 있었다. 此或疑地有南北, 時有初正也? |
나의 여섯째 조카와 노복의 아들 劉雲鵬유운붕은 담하나 사이로 창을 마주하고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며 태어났다. 이들은 시 뿐만 아니라 분도 같고 심지어 초도 같다. 조카는 16세 때 죽은 반면, 유운붕은 지금도 살아 있다. 이 어찌 팔자가 타고난 복에 운수의 차이만 있는 것이 아닌가? 余第六姪與奴子劉雲鵬, 生時祗隔一牆, 兩窗相對, 兩兒並落蓐啼. 非惟時同刻同, 乃至分杪亦同. 姪至十六歲而夭, 奴子今尙在. 豈非此命所賦之祿, 祗有此數? 조카는 부귀하게 자라면서 타고난 복을 먼저 다 소진했다. 반면에 유운붕은 빈천하게 자라면서 쓸 것은 많지 않지만 祿녹은 아직 다하지 않았는가? 차고 이지러지고 자라고 사라지는(盈虛消息영허소식) 이치가 진실로 이와 같구나. 천명을 아는 사람이 나와 더욱 상세하게 설명해주길 바란다. 姪生長富貴, 消耗先盡. 奴子生長貧賤, 消耗無多, 祿尙未盡耶? 盈虛消息, 理固如斯. 俟知命者更詳之. |
2. 큰 증조할아버지 光吉광길 公공이 康熙강희 연간(1,662~1,723) 초에 鎭番縣진번현에서 守備수비로 있을 때의 일이다. 태학생 李이 아무개의 부인이 늘 첩을 학대했다고 한다. 그녀는 화가 날 때마다 첩의 하의를 벗기고 볼기를 때렸는데,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曾伯祖光吉公, 康熙初官鎭番守備. 云有李太學妻, 恆虐其妾. 怒輒褫下衣鞭之, 殆無虛日. 그 마을에 저승 세계를 드나들 수 있는 한 할멈이 있었는데, 이른바 走無常주무상이 바로 그 할멈이다. 할멈은 태학의 부인에게 이렇게 타일렀다. 里有老媼, 能入冥. 所謂走無常者是也. 規其妻曰: “마님께서는 저 첩에게 전생에 원한이 있긴 합니다만 매 200대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마님은 지금 타오르는 질투심 때문에 그보다 거의 10배가 넘는 매질을 하셔 도리어 저쪽에게 빚을 지셨습니다. “娘子與是妾有夙冤, 然應償二百鞭耳. 今妒心熾盛, 鞭之殆過十餘倍, 又負彼債矣. 양가집 아녀자들이 벌을 받는다 해도 하의를 벗기는 것은 국법에서도 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님께서는 번번이 옷을 벗겨 모욕하고 계시니, 마님께서는 통쾌하셨을지 모르겠으나 그만 귀신의 금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且良婦受刑, 雖官法不褫衣. 娘子必使裸露以示辱, 事太快意, 則干鬼神之忌. 마님께서 제게 잘 대해주셔서 몰래 저승 명부를 보았기에 감히 고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태학의 부인은 할멈을 비웃으며 말했다. 娘子與我厚, 竊見冥籍, 不敢不相聞!” 妻哂曰: |
“이 망할 할망구가 쓸데없는 소리로 나를 겁주어서 액막이 제사를 올리고, 돈을 뜯어내려고 수작을 부리네!” “死媼謾語! 欲我禳解取錢耶?” 때마침 경략사(經略使) 막락(莫落)이 왕보신(王輔臣)에게 변을 당하자 반란군이 벌떼처럼 일어났다. 이 태학은 병란으로 죽고 그 첩은 부장(副將) 한(韓) 장군의 손에 넘어갔다. 한 장군은 첩이 총명하고 지혜로운 것이 마음에 들어 모든 총애를 쏟아 부었다. 게다가 한 장군은 정실부인도 없었던 터라 집안의 모든 권한을 그 첩에게 주었다. 會經略莫洛遘王輔臣之變, 亂黨蜂起, 李歿於兵. 妾爲副將韓公所得, 喜其明慧, 寵專房. 韓公無正室, 家政遂操於妾. 반면에 이 태학의 부인은 반란군의 수중에 떨어졌다가 반란군이 패하는 바람에 다시 포로 신세가 되었다. 포로들은 [전공을 세운] 장군과 병사들에게 상으로 주어졌는데, 공교롭게도 이 태학의 부인은 한 장군에게 돌아갔다. 첩은 부인을 노비로 거두어들이고 뜰 앞에 무릎을 꿇린 뒤 이렇게 말했다. 相當. 此婦眞頑鈍無恥哉! 亦鬼神所忌, 陰奪其魄也. 此事韓公不自諱, 且擧以明果報, 故人知其詳. 妻爲賊所掠, 賊破被俘. 分賞將士, 恰歸韓公. 妾蓄以爲婢, 使跪於堂而語之曰: |
“너는 내 지시대로 해야 한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먼저 화장대 앞에 무릎을 꿇고, 스스로 하의를 벗은 뒤 땅에 엎드려 매 다섯 대를 맞고 나서 일을 보도록 해라. 그렇게 하면 너의 목숨을 살려주겠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역적의 처로 간주하여 고통스럽게 죽인 뒤 마디마디 살점을 잘라 개나 돼지의 먹이로 주겠다!” “爾能受我指揮. 每日晨起, 先跪妝臺前, 自褫下衣, 伏地受五鞭, 然後供役. 則貸爾命, 否則爾爲賊黨妻, 殺之無禁, 當寸寸臠爾, 飼犬豕.” 이 태학의 부인은 죽음이 두려워 지조고 뭐고 돌보지 않고 머리를 조아리며 분부대로 따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첩은 부인이 갑자기 죽어버리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그다지 독하게 매질하지 않으면서 다만 고통이 어떠한 것인지만 알게 했다. 妻憚死失志, 叩首願遵敎. 然妾不欲其遽死, 鞭不甚毒, 俾知痛楚而已. 1년 남짓 뒤에 이 태학의 부인은 다른 병으로 죽었다. 그간 맞은 매의 수를 셈해 보니 자신이 첩에게 때렸던 매의 수와 딱 들어맞았다. 이 태학의 부인은 진실로 우둔하고 수치심을 모르는 사람이다. 그녀는 귀신도 꺼리는 사람이라 귀신이 암암리에 그녀의 혼백을 빼앗아 간 것이다. 年餘, 乃以他疾死. 計其鞭數, 適相當. 此婦眞頑鈍無恥哉! 亦鬼神所忌, 陰奪其魄也. 한공(韓公: 韓將軍) 스스로도 이 일을 숨기지 않았고, 또한 이 일을 들어 인과응보를 증명했기에 사람들이 그 일을 상세하게 알게 되었다. 此事韓公不自諱, 且擧以明果報, 故人知其詳. 한공은 또 “이번에도 자리가 확연히 바뀐 이야기일세!” 하면서 다음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가 명나라 말년에 양양(襄陽)과 남양(南陽) 사이를 유람할 때 술사 장원호(張鴛湖)와 같은 집에 묵게 되었다. 장원호는 여관 주인의 본처가 첩을 심하게 학대하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던 터라 불만이 쌓여 내게 말했다. 韓公又言, “此猶顯易其位也.” 明季嘗遊襄․鄧間, 與術士張鴛湖同舍. 鴛湖稔知居停主人妻虐妾太盛, 積不平, 私語曰: “도가에 借形法차형법이란 것이 있습니다. 수련을 완성하지 못하고 氣기와 穴혈이 쇠진하여 신선이 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건강한 사람의 신체를 빌리는 것인데, 건강한 사람이 잠든 사이에 서로의 몸을 맞바꾸지요. 저도 그 비법을 배운 적이 있으니 시범삼아 한번 해보이겠습니다.” “道家有借形法. 凡修煉未成ㆍ氣血已衰․不能還丹者, 則借一壯盛之軀, 乘其睡, 與之互易. 吾嘗受此法, 姑試之.” 이튿날 그 집 사람들은 첩의 방에서 본처의 말소리가 나고 본처의 방에서 첩의 말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나란히 문을 열고 나오는데 보니 본처의 목소리를 낸 사람은 첩이고, 첩의 목소리를 낸 사람은 본처였다. 次日, 其家忽聞妻在妾房語, 妾在妻房語. 比出戶, 則作妻語者妾, 作妾語者妻也. |
첩은 본처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묵묵히 앉아 있는 반면 첩의 몸에 들어가 있는 본처는 억울한 마음에 시끄럽게 욕을 해대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이와 같은 상황을 판단할 길이 없어 관가에 그 사실을 고했다. 妾得妻身, 但黙坐, 妻得妾身, 殊不甘, 紛紜爭執. 親族不能判, 鳴之官. 그러나 관가에서는 요망한 집안이라며 화를 내더니 그 남편을 때린 뒤 쫓아내는 바람에 모두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외모로만 따지자면 본처는 바로 첩이었다. 하지만 실제 본처의 지위에 있지 않은지라 위엄을 내보일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집을 나누어 따로 사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 일은 더욱 기이하다. 官怒爲妖妄, 笞其夫, 逐出. 皆無可如何. 然據形而論, 妻實是妾. 不在其位, 威不能行. 竟分宅各居而終. 此事尤奇也. |
*****(2025.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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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애플·메타 '갑질방지 위반' 조사 "수주내 결론"
https://v.daum.net/v/20250409000850015
첫댓글
트럼프 “韓 군사보호 대가 논의”···'원스톱' 패키지딜 제안(종합)
https://v.daum.net/v/20250408235235620
[영상] "우리를 본받도록!" 1등으로 찾아가 비위 맞췄지만…"협상국이 중국 손 잡으면 어쩔래?" 트럼프 예민한 반응이
https://v.daum.net/v/20250408184213186
https://tv.kakao.com/v/454259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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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이슈] “지브리 풍으로 바꿔줘”…이대로 괜찮을까?
https://v.daum.net/v/20250408153548332
https://tv.kakao.com/v/454255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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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유예 고려 안해"…美재무 "거의 70개국이 협상 희망"
https://v.daum.net/v/20250408224658669
https://tv.kakao.com/v/454265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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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50% 추가관세' 경고에 중국 "단호한 반격"…최후 승자는 누구
https://v.daum.net/v/20250408204510148
https://tv.kakao.com/v/45426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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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차·공산품 무관세 제안…영국은 전기차 전환 규정 완화
https://v.daum.net/v/20250408152342729
https://tv.kakao.com/v/45425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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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차·공산품 무관세 제안…영국은 전기차 전환 규정 완화
https://v.daum.net/v/20250408101847115
https://tv.kakao.com/v/454248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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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참혹한 흔적 그대로... 과테말라 '폭발 공포' 엄습
https://v.daum.net/v/20250407132819063
https://tv.kakao.com/v/45422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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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지역 라싸열 감염 주의
https://v.daum.net/v/20250403213311163
https://tv.kakao.com/v/45414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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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강진 현장] 만달레이의 비극…무너진 사원첨탑, 옛왕조 수도 초토화(종합)
https://v.daum.net/v/20250331224537516
https://tv.kakao.com/v/454077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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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숙
미얀마 강진에 1천㎞거리 방콕서 33층 건물만 붕괴 '미스터리' / 연합뉴스 (Yonhapnews)
https://www.youtube.com/watch?v=zgxYmQmRf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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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교청서 "비상계엄 후 한국 유동적"...독도 영유권 주장도 되풀이
https://v.daum.net/v/20250408231524149
https://tv.kakao.com/v/454266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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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후임 지명...직무 범위 논란
https://v.daum.net/v/20250408231517143
https://tv.kakao.com/v/454266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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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K] “휴대전화가 안 돼요”…국가지점번호 긴급 신고 사각지대
https://v.daum.net/v/20250408214652466
https://tv.kakao.com/v/454264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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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1175조 '역대 최대'…추경 재원 바닥
https://v.daum.net/v/20250408175111585
https://tv.kakao.com/v/454258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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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못 갚는 기업 늘자…은행 부실채권 1조 급증
https://v.daum.net/v/20250408180630134
https://tv.kakao.com/v/454258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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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애플·메타 '갑질방지 위반' 조사 "수주내 결론"
https://v.daum.net/v/2025040900085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