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6년 일상(2)

1736년의 일상(2), 가정에 모여서 강론하다 등 ▫ 저자 : ▫ 시기 : 1736년(추정) 2월 1일 ▫ 원문 : 열락재유고 1권 p113-P115 ▫ 내용 : 10首」 ▫ ▫ 柯亭會講次唐音韻示會中(정회강차당음운시회중) 정자나무 아래 모임에서 강론하다. ‘당음의 운’을 차운하여 모임 중에 보이다2月初1日 -김지익 p113道如大道也 도여대도야 / 도는 큰 길과 같은 것이니 遵正莫遵斜 준정막준사 / 바른 것을 따르고 삐뚤어진 것은 따르지 말라. 雖在游泥中 수재유니중 / 비록 진흙 속에서 놀더라도 不染是白沙 불염지자사 / 흰 모래 더럽히지 말라. *가정 : 지명으로 보이나 여기서는 정자나무 아래 정도로 해석함. 西浦觀漁次台山金永叔韻(서포관어 차태산김영숙운) 서쪽 포구에서 고기잡이를 보다. ‘태산 김영숙 운’을 차운하다-김지익 p113步出淸江邉 보출청강변 / 맑은 강변 걸어 나가니 滄波欲暮天 창파욕모천 / 푸른 물결에 석양이 지는네 萬山花以錦 만산화이금 / 온 산에 꽃들은 비단처럼 피어나고 四野草如烟 사야초여인 / 사방 들판 풀밭에 아지랑이 피어나네. 飛鳥吟風外 비조음풍외 / 새들은 바람결에 속삭이고 躍魚避網前 약어피망전 / 물고기 그물 뛰어오르듯 却忘塵世事 망각진세사 / 세상일 잊어버리고 共伴白鷗眠 공반백년면 / 흰 갈매기 짝하여 졸고 있네. *관어 : 관어(觀魚)와 같은 뜻으로, 물고기 잡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다. 본문에는 觀魚로 표기하였음. 《춘추》 은공(隱公) 5년 조의 경문(經文)에 “은공이 당에서 물고기 잡는 것을 구경하였다.〔公觀魚于棠〕”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해 《춘추좌씨전》에서 장희백(臧僖伯)이 충간한 말을 소개한 다음에 “공이 당에서 물고기 잡는 것을 구경했다고 경문에 쓴 것은 예에 어긋났기 때문이요, 또 거리가 멀어서 군주가 갈 곳이 못 된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書曰公觀魚于棠非禮也且言遠地也〕”라고 비평하였다. *비조 : 《예기(禮記)》에 ‘앵무새가 아무리 잘 울어 보았자 새의 무리를 벗어나지 못한다.[鸚鵡能言不離飛鳥]’라고 하였다. *비조, 관어 : 각자의 본성을 지키며 살고있는 사물을 은유 又次金永叔韻(우차김영숙운) 다시 ‘김영숙 운’을 차운하다-김지익 p113-114家貧景物富 가빈경물부 / 집안 살림 가난해도 풍경은 부자기에 騁因足怡顔 빙인족이안 / 이곳저곳 다니며 얼굴 펴기 충분하네. 石瀬魚遊稳 석뢰어유은 / 여울에는 물고기 편안히 놀고 花枝鳥語閑 화지조어한 / 꽃가지에 새들이 한가롭게 속삭이네. 自欣心地净 자흔짐지정 / 마음이 깨끗함을 스스로 즐기는데 奚歎鬂毛班 해탄빈모반 / 귀 밑머리 희끗함을 어찌 한탄하리오. 不變唐虞色 불변당우색 / 당우의 태평성대 변함이 없어 平生樂碧山 평생락벽산 / 푸른 산 즐기며 평생을 보내네. *빙인 : 치빙. 말을 달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노는 것 *빈모반 : 귀 밑머리가락이 희끗희끗 함. *당우색 : 중국 고대의 임금인 도당씨 요와 유우씨 순의 시대를 아울러 이르는 말. 태평성대.  高寺與劉君汝安賞春(고사여유군여안상춘) 고사에서 유여안과 함께 봄을 감상하다(1)仲春次坐 -김지익 p114落日尋眞信馬鞭 낙일심진신마편 / 해질 무렵 진경 찾아 말가는 대로 가는데 百花深處渡淸川 백화심처도청천 / 꽃들이 만발한 푸른 시내 건너니 天翁假我風光好 천옹가아풍광호 / 천옹이 나에게 좋은 풍광 빌려주어 半世偸閑此一年 반세투한차일년 / 반평생의 한가한 틈, 이 해에 얻었네. *신마 : 말이 가는대로 가다 *백화심처 : 백화가 곳곳에 피어닜다. *가아 : 나에게 빌려주다 *투한 : 조금 틈을 내어 즐긴다.  高寺與劉君汝安賞春(고사여유군여안상춘) 고사에서 유여안과 봄을 감상하다(2)汝安原韻 -유여안 p114昨夜東君掉赭鞭 작야동군도자편 / 지난밤에 봄바람(동군)이 붉은 채찍 흔들더니 雨餘紅綠畵山川 우여홍록화산천 / 비온 뒤에 붉고 푸른 산천을 그려내네. 詩嚢好拾風烟去 시낭호습풍연거 / 시낭에 풍연 거두어 즐거이 모으니 豈是偸閑一少年 개시투한일소년 / 이 같은 한가로움 소년시절 뿐이었네. *동군 : 봄의 신을 말함 *자편 : 신농씨가 인간에게 이로운지를 알기 위해 풀과 나무를 후려치며 다녔다는 붉은 채찍  又次汝安小詩(우차여안소시) 다시 ‘여안의 소시’를 차운하다-김지익 p114法界雲同宿 법계운동숙 / 산사에서 구름과 함께 자고나서 胷襟水共淸 흉금수공청 / 가슴속이 물과 함께 맑아지네. 一宵談風景 일소담풍경 / 하늘 밤 풍경을 이야기하니 百慮自寬乎 백려자관호 / 많은 근심 저절로 없어지네.  閑居卽事三首次金重兼韻(한거즉사삼수 차김중겸운) 한가하게 머물 때의 일 세수. ‘김중겸의 운’을 차운하다(1)-김지익 p114雨後山光濕 우후산광습 / 비온 뒤 산 빛은 축축한데 窓前日光遅 창전일광지 / 창문 앞 햇빛이 더디네. 土床春睡足 토상춘수족 / 토상(흙 구들)에 봄 졸음 가득한데 幽鳥語花枝 유조어화지 / 산새가 꽃가지에서 노래하네. *즉사 : 그 자리에 가서 직접 일에 관계함. 목전의 일을 대하다 *유조 : 산새  閑居卽事三首次金重兼韻(한거즉사삼수 차김중겸운) 한가하게 머물 때의 일 세수. ‘김중겸의 운’을 차운하다(2)-김지익 p114野濶風來水 야활풍래수 / 들판 광활한데 바람이 물 위에 불어오고 庭空月上天 정공월상천 / 정원은 비워있고 달만 하늘에 떠 있네. 淸意誰能識 청의수능식 / 맑은 뜻 누가 능히 알리오. 千秋邵子先 천추소자선 / 천 년 전에 소자선생 있었다네. *풍래수 : 송나라의 시인 소옹(邵雍)을 가리킨다. 그는 오언절구 〈청야음(淸夜吟)〉에서 “달은 하늘 한복판에 이르고, 바람은 물 위에 불어오누나. 이와 같은 청랑한 경지를, 아는 사람 아마도 많지 않으리.〔月到天心處風來水面時一般淸意味料得少人知〕”라고 노래하였다. *소자 : 소강절을 말하는 듯 한거즉사삼수 차김중겸운(한거즉삼수 차김중겸운) 한가하게 머물 때의 일 세수. ‘김중겸의 운’을 차운하다(3)-김지익 p114愛至三盃酒 애지삼배주 / 사랑은 석잔 술로 이르고 貞來百句詩 환래백구시 / 정절은 백구의 시로 나오네. 無人鮮意味 무인선의미 / 뚜렷한 의미를 아는 사람 없지만 明月淸風知 명월청풍지 / 명월과 청풍이 알아주네. 次雪光諸彦韻(차설광제언운) 달빛에 ‘여러 선비 운’을 차운하다-김지익 p114瘦驥終難策亨衢 수기종난책형구 / 여윈 천리마 책문 올릴 길을 얻지 못하고 白鷗身世老江湖 백구신세노강호 / 흰 갈매기 신세 되어 강호에서 늙어가네. 君民大計都虛擲 군민대계도허척 / 임금과 백성 위한 대계는 허공에 버려 모아 두고 謾把詩書獎少儒 만파시서장소유 / 부질없이 시서를 어린 유생에게 권하네. *제언 : 여러 선비 *형구 : 길에서 날리다. 탄탄대로처럼 길이 열리다 *만파 : 부질없이 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