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중석의 『폭포』
사는 일 벼랑이란들
어찌 다 피해가랴
깊은 소(沼)
곤두박혀
우레소리 낼지라도
빛 부신
무지개 한 채
덩그렇게 놓는다.
【주제】 담담한 죽음의 수용
【감상】
단아한 시조다. 설명이 필요없다. 천의무봉이란 이런 작품을 두고 말하는 것 같다. 폭포가 "깊은소(沼)/ 곤두박혀 우레소리" 낸다는 것은 삶의 고통과 역경을 말한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힘들 때가 어찌 없겠는가. 그러나 폭포가 무지개를 만들 듯이 우리들도 더욱 용기를 낼 일임을 돌아보게 한다.오래 전에 통도사 경봉대선사(1892~1982)께서 계곡물도 흘러가다가 큰 바위를 만나면 멈추지 않고 그것을 돌아서 더욱 힘차게 흐른다. 한 생각 바꾸어 생생한 산 정신으로 임하면 ‘절후(絶後)에 갱생(更生)이라’, 길이 끊어진 곳에서 다시 사는 수가 있다고 하신 말씀을 떠올리게 한다.<김우연 해설>
노중석(盧中錫 1946∼)경남 창령 출신, 대구교육대, 계명대 석, 박사. 1977년 민족시 백일장 장원, 198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시조집에 ‘비사발 詩抄, 하늘 다람쥐, 꿈틀대는 적막, 금복문화상, 이호우 시조문학상, 경상북도 문화상 등을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