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꿈<제82회>5장 아군과 적군(8)
중경현덕부 현주성. 이미 밤이다.
일단의 군사들이 부장들의 지휘 아래 성문 앞을 지키고 있다.
몇몇 군사들은 성을 지키는 것이 무료한지 하품을 하는 군사,그냥 먼 곳을 보는 군사 각양각색이다.
부장들,그것을 보며 혀를 차지만 아무말 없이 그냥 지켜보고 있다.
그 때 성을 향해 다가오는 일단의 그림자들이 보인다.
군사들, 그림자들을 향해 다가간다.그림자들,그 자리에서 멈춘다.
"웬자들이냐? 웬자들이 야심한 이 시간에 다니는 것이냐?"
부장 하나가 호통을 치며 여러 부장들과 군사들을 거느리고 그림자들에게 다가간다.
"살려주십시오.저희는 아무 죄도 없습니다."
그림자들이 대진국 부흥군 부장들과 군사들에게 말한다.
군사들 중에 일부는 창을 빼어들고 서서 그림자들을 노려보고 있다.
"대진국 부흥군의 총사이자 이 곳의 지휘관인 두 분 황녀님에게 급한 서찰을 드릴 것이 있어 철리부에서 이 곳까지 온 것입니다."
또다른 그림자 하나가 말하였다.
잠시 후 몇몇 부장들이 이들을 거느리고 중경현덕부 주요 장수들의 집무실로 들어가는 복도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 때 장영과 위상,오서불,양선지.이복,이선,방종수 등이 이들과 복도에서 마주쳤다.
"어디로 가는 길이며, 또 저자들은 누구인가?"
장영이 날카롭게 물었다.
부장 하나가 다가와 귓속말로 장영 등 여러 장수들에게 뭔가 이야기한다.
장영,부장들에게 뭔가 조용히 지시하고 있다.부장,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다.
부장들이 그림자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나갔다.
그 때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는 아직 자신들의 처소에 머무르고 있다.
"언니,아무래도 악몽을 꾼 것인지... 땀을 흘린 것을 보면..."
정요 황녀가 정연 황녀에게 조용히 말하며 침상 옆 연상 위에 놓여 있던 수건을 정연 황녀에게 건네어 준다.
정연 황녀,천천히 수건으로 땀을 딲으며 조용히 말한다.
"꿈을 꾸었지.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가 나타나는 꿈을 꾸었다. 두 분이 나를 보시고 환히 웃으시며 뭔가 이야기하려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본듯한 사람이 한사람 더 서서 날 향해 웃고 있었는데 그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정요 황녀,말없이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윽고, 정요 황녀가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꿈은 그저 꿈일 뿐입니다.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도 우리 대진국 부흥군이 대진국을 부흥하고, 언니가 대진국의 황제로 즉위해 새로운 제국의 역사를 이어나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실 것입니다."
정요 황녀가 눈물을 멈추고,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정연 황녀도 말없이 눈물을 그치고 정요 황녀를 바라보고 있다.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 말없이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분 황녀님,밖에서 어떤 자들이 두 분 황녀 님을 만나길 청합니다."
여장수 여진이 처소 밖에서 침착하게 부른다.
"뭔가 비밀스런 서찰을 두 분 황녀 님에게 드리기 위해 만남을 요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장수 여정 역시 처소 밖에서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잠시 기다리거라.차비를 하고 곧 나갈 것이다."
정연 황녀가 이들의 말에 침착하게 답한다.
잠시 후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는 준비를 마치고 두 여장수 여진,여정과 함께 집무실로 향한다.
집무실에는 장영과 위상,오서불,조덕신,조경신,조현신,양선지,이선,이복,방종수,오소도 등이 이미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그리고 철리부에서 온 듯한 사람들이 공손히 서 있다.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가 각각 집무실 한 가운데 자리를 잡아 앉았다.
"무슨 일로 우리 자매를 만나자고 한 것이며, 또 비밀스런 서찰은 또 무엇이냐?"
정요 황녀가 날카롭게 물었다.
철리부에서 온 사람들,품 속에서 서찰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 둔다.
이복이 서찰을 받아 조심스럽게 장영을 향해 전해주었고, 장영은 다시 두 손으로 서찰을 정연 황녀에게 건네 주었다.
정연 황녀가 서찰을 읽어 보더니 곧 뒤를 이어 심각한 표정을 보인다.
"이 서찰의 내용이 사실이더냐? 그리고 이 서찰을 쓴 사람은 누구로부터 받았는가?"
정연 황녀가 날카롭게 묻는다.
정요 황녀도 서찰을 읽어본후, 놀란 듯한 표정을 보인다.
대진국 여러 장수들도 각자 서찰을 읽어 보더니 모두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어느 고귀한 분들께서 직접 이 서찰을 저희들에게 전해주시면서 대진국의 마지막 황녀 두 분에게 이 서찰을 전하라는 말만 전하였습니다."
"고귀하신 분들?" 양선지가 놀라며 이들에게 단호한 어조로 묻고 있다.
"그 자들이 도대체 누구인가? 어서 말해보게." 이복이 놀라며 다시 한번 더 묻고 있다.
"그것은 저희들도 잘 모릅니다. 그 두 사람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아마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철리부에서 온 사람 하나가 천천히 말하고 있다.
"지금 그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누군지 모르는 자의 심부름을 대신 하다니,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보다 못한 위상이 화를 내며 말한다.
"누구냐? 누가 이 서찰을 보낸 것인지 다시 한번 더 물을 것이니, 솔직하게 답해야 할것이다."
오서불 역시 날카롭게 말한다.
철리부의 사람들, 식은 땀을 흘리며 가만히 아무 말 없이 서있다.
"어허...그래도 이 자들이..." 이선이 단호하게 말했다.
"감히 누구 앞이라고 이러는 것인가?" 방종수 역시 한마디 한다.
정연 황녀,말없이 그만 하라는 손짓을 한다.그리고 책상에 놓여 있는 지필묵을 자신의 앞에 가져다 놓은 후,뭔가 열심히 적기 시작한다.그리고 뭔가 생각하더니 옥새를 갖고 오더니, 그것을 종이에다 힘차게 찍었다.
그리고 나서 천천히 한마디 한다.
"서찰은 잘 읽었다.그대들은 이 길로 가서 다시 나의 서찰을 전해주기 바란다."
정연 황녀가 단호하게 다시 한마디 한다.철리부에서 온 사람들,다시 밖으로 나간다.
"우리들에게 서찰을 전해준 그들이 누구인지 한번 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여장수 여진이 조용히 말한다.
"그 자들이 이번 서찰을 보내온 것은 것은 뭔가 다른 목적이 있다고 봅니다."
여장수 여정이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그렇겟지요. 뭔가 저들 나름대로 꿍꿍이속이 있을 것이고,우린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정요 황녀가 천천히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철리부의 어느 초옥.
밀실로 보이는 방 밖에 세 부녀 모두 여섯 사람과 또다른 남자 두 사람이 앉아 있다.
"홍라녀와 녹라녀가 이 곳 철리부의 한 의국에 머무르고 있다고 하였느냐?"
밀실에서 어느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또다른 남자 중 한 사람이 밀실을 향해 말한다. "그렇다고 합니다."
"홍라녀와 녹라녀가 현재 살아 있단 말이지..." 남자에게 질문한 여자의 목소리가 밀실에서 나고 있다.
"그렇사옵니다." 또다른 남자 중 또다른 한 사람이 말한다.
"너희들의 임무가 막중하다. 야율명민(耶律明敏),야율수기(耶律受記),야율예(耶律藝),야율의덕(耶律意德),야율의선(
耶律義選),야율의양(耶律宜量),완안진(完安進),신소성(信蘇盛) 너희들의 임무가 무척 중요하다."
또다른 여자의 목소리가 밀실 밖으로 들린다.
"알고 있습니다.마땅히 그리 알고 있습니다."
세 사람의 부녀와 다른 두 사람, 이들 모두 일제히 답한다.
"야율명민,야율수기,야율예 세 사람은 대진국 부흥군 여장수들을 잘 감시하도록 할 것이며, 야율의덕,야율의선,야율의양 세 사람은 거란 여장수들과 홍라녀,녹라녀의 움직임을 감시한다.그리고 완안진과 신소성 너희 두 사람은 잠시 대기해있다 언니와 나,이렇게 우리 자매의 추가지시를 기다린다."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부른 여자가 뒤이어 말한다.
"알겠습니다.속하들이 그 영을 마땅히 거행할 것입니다."
세 사람의 부녀와 다른 두 사람이 다시 한번 답한다.
야율명민과 그의 딸 야율의덕,야율수기와 그의 딸 야율의선,야율예와 그의 딸 야율의양, 그리고 완안진과 신소성 여덞 사람은 모두 이 두 여자의 부하인 것으로 보인다.
철리부의 객점. 이 곳에 무엇인지 모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천애선,소미령,은소소,당약란,장염미,양수향,임선옥,장홍련,왕숙영 대진국 부흥군의 아홉 여장수와 맹경유,뇌란,은거야인 모두 열 두 사람이 모여 있다. 이들모두 아마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다.
그 때 객점 문이 열리고 뜻박에도 오보금,월명도,소율발,아희지,장미,은란,안해령,이향,사예,채월,안소사,이진형 거란의 열한 여장수를 포함해 열두 여자가 들어왔다.
이들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