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 글 썼던 곱랭기입니다.
휴가 때 딸아이의 강력한 요청 - 어항꾸미기 - 에 따라
시골에서 버들치 등등 대가족을 데리고 와서 물생활을 시작했는데
약 1주일간 겪었던 일들 올려볼까 합니다.
1) 게아제비 삽질
너도 자연의 일부다 싶어, 게아제비를 무려 네마리나 같이 집어넣었는데 (잠자리 유충도 같이)
며칠 만에 잠자리 유충 전멸, 붕어, 피래미 치어와 버들치 성어를 잃었습니다.
지금은 격리시켰고, 곧 성내천이든 한강이든 양재천이든 방생해 '버릴' 예정입니다.
* 저희 집은 송파동이고, 회사는 도곡동입니다.
아이한테 있는 그대로를 보여 주었는데, 지금은 게아제비가 물고기 잡아먹는 동물이라는 거 너무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2) 얼룩동사리를 어찌할까요.
어제 글 올렸지만, 우리 어항에서 젤 어른이었던 미꾸라지가 얼룩동사리의 폭행으로 숨지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제 밤에도 버들치 한마리가 물에 떠올랐습니다.
게아제비 격리 후 그래도 옹기종기 예쁘게 지내던 버들치가 지금은 한마리 남은 것 같습니다.
참종개와 미꾸라지들은 다 돌틈으로, 모래속으로 짱박혀 있고, 어항이 썰렁하기 그지없습니다.
3) 미꾸라지에 대한 배려
미꾸라지가 뻘과 수풀을 좋아한다고 여겨서,
작은 화분에 수경재배가 가능하다 싶은 식물들 심어서 그대로 입수시켰습니다.
물을 두번 정도 갈아주니 흙탕물이 좀 맑아졌는데,
문제는 미꾸라지들이 너무 거길 애용한다는 것입니다.
물이 맑아질 새가 없고, 여과기로도 해결이 안될 것 같네요.
어항에 흙을 집어넣는 생각이 너무 순진한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4) 앞으로의 계획
얼룩동사리는 일단 데리고 있으려고 합니다. 수조가 크진 않지만 양파 주머니로 격리공간을 만들어 주려고요.
어항에는 흙을 다 제거하고, 흙탕물 일지 않는 소재로 바닥을 꾸며볼 생각이고요.
어항은 폭 47cm짜리인데 한자반 사이즈인가요? 하여간 지금 남은 식구는 버들치1, 참종개 3, 미꾸리 1, 얼룩동사리 1입니다.
버들치 제외하고는 워낙 조용한 친구들이니 빈 어항 아닌가 싶을 정도로 썰렁해졌습니다.
시골엘 한번 더 가든 (충북 보은) 가까운데 가든 식구들을 좀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행히 일주일 새 관리 상의 문제로 죽은 물고기는 없는 것 같고,
게아제비 삽질과 얼룩동사리 땜에 희생당한 물고기만 있어서 (물고기 입장에서는 그게 그거겠지만 ㅠㅠ)
덜 미안한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이런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내공도 필요하고,
정말 사람 기호에 따라 가둬기르는 거긴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정치적 경제적 안정과 풍요를 물려주는 것만큼이나, (그게 가능할지 ㅎㅎ)
물고기 노니는 맑은 여울을 있는 그대로 물려 주는 게 젤 큰 유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고향이 시골이지만, 우리 물고기 사랑하는 마음, 정말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들, 물생활 1주일 밖에 안되었지만 까페 글 읽으면서 든 생각들입니다.
요 1주일간 거의 까페 글들 읽느라 식음을 전폐하고, 일도 제껴두었더니 엉덩이에 땀띠가 날 지경입니다.
까페에서 돈으로 얻을 수 있는 알찬 정보가 저에게나 물고기들에게나 엄청난 도움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감사드리고요...
이상 초보의 1주일 후기였습니다.
담엔 사진도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첫댓글 힘내시기 바랍니다. 처음엔 다들 시행착오를 겪으니까요...^^
마음의 상처를 한번쯤 겪으면 물고기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더 생기는것 같습니다. 즐물~^^;
자연을 그대로 옮기시려고 하시나봐요... 좋은 도전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는 초보이지만, 여기서 많은것을 배우고 도움 받았습니다. 앞으로 자주 뵈요~ ^^
저도 동사리를 키워 봤는데 동사리보다 훨씬 큰 물고기가 아니면 합사는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3자 이상되는 어항이라면 시도해 볼만하지만 자기가 먹을 만한 크기라면 다 먹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겁니다.
음 우선 동사리와 게아제비는 따로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버들치는 남한산성 주변에 은고개에 엄청 많습니다. 제가 성내동 살아서요 그냥 어항 놓고 있으면 그냥 꽉 찹니다. 집이 가까우니 칼납같은 것은 제가 드릴수도 있겠네요
드디어 버들치 9마리가 전멸했습니다. 동사리 짓이 확실하구요. 어제 밤에 왕참치님께서 납자루 여러 마리와 예쁜 다른 물고기를 분양받아서 어항은 다시 활기를 찾았습니다. 동사리는 채집통을 가라앉혀 거기 격리시켰습니다. 남한산성에 버들치 채집하러 한번 가야겠네요.
동사리를 격리하시려면 양파망같은걸 쓰는것보다는 격리용 치어망 하나 사서 쓰시는게 어떨까요? 양파망은 틀이 없다보니 동사리가 안정되게 있을 공간이 없을듯하네요.
장소가 협소하면 동사리도 스트레스 많이 받을 텐데 힘드시면 데려온 곳으로 방생이나 분양이 어떠하신지?
네. 동사리 잡은 곳이 충복 보은인데, 벌초 때나 내려갈 예정입니다. 아하! 벌초 때 제대로 한번 잡아와야겠네요 ㅎㅎㅎㅎ 어항 꾸미고 나서 시골가서 할일 제대로 생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