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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꿈꾸다 01
나는 운동화가 없어도 달릴 수 있습니다 - 버려진 운동화의 불편한 진실
글 볼프강 코른 | 그림 브리기트 얀센 | 옮김 유혜자
분야 : 국내도서 > 청소년 논픽션 > 세계화 > 아프리카 > 세계무역
초판발행일 : 2019년 9월 20일 | 페이지 : 332 | 판형 : 148*214 | 정가 : 13,800원
ISBN : 979-11-88240-65-4
버려진 운동화 한 켤레를 통해 세계화 시대 불공정한 무역의 연결고리와
뒷배경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쓴 책!
책 소개
생각을 꿈꾸다1 <나는 운동화가 없어도 달릴 수 있습니다-버려진 운동화의 불편한 진실>
독일의 청소년 논픽션 대표 작가이며 현재 가장 주목받는 베스트셀러 작가 <빨간 양털 조끼의 세계 여행>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골프강 코른의 신작 <나는 운동화가 없어도 달릴 수 있습니다-버려진 운동화의 불편한 진실>은 운동화 한 켤레의 진실을 찾는 것과 동시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화 회사들의 역사, 중국 온주에 있는 생산기지, 적은 돈을 받고 일하는 에티오피아의 노동자까지, 세계화의 배경과 불공정한 이면을 청소년들이 흥미진진한 소설처럼 읽기 쉽게 풀어쓴 책이다.
매년 열리는 베를린 마라톤 대회 도중 시청 부근 쓰레기 더미 뒤에서 피 묻은 낡은 운동화 한 켤레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누가 신었는지, 누가 디자인한 것인지, 더구나 운동선수들이 많이 신는 브랜드의 운동화도 아니고 쳐다볼수록 궁금증만 커졌다. 처음에는 주인을 찾아 취재해 뭔가 알아내서 기사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그 기사는 학창 시절 체육에는 관심이라곤 없었던 25년 경력의 신문기자인 저자가 떠맡게 됐다. 땀 냄새 풀풀 나는, 낡고 피 묻은 운동화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까?
한 켤레의 운동화에 관한 짤막한 기사 취재는 거의 반년의 추적 취재로 바뀌었고, 지구의 반 바퀴를 돌며 운동화의 이면에 숨겨진 사연을 찾아다니게 된다. 어디서 생산됐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이상한 운동화. 흔치 않은 천은 보통 운동화와 달랐고 제조 마크나 표시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운동화의 주인은 누구일까? 알 수 없는 피 묻은 운동화의 주인, 운동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점점 더 커지고, 저자는 사람들과 앞다퉈 이 운동화의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경쟁하게 된다.
유명한 운동화 제조사의 제품에서는 피 묻은 운동화와 같은 운동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 독일 브랜드 운동화 전문가를 통해서도 결코 제조공장을 알아낼 수 없게 되자, 중국의 짝퉁 시장 또는 아프리카로 생각하고 중국의 짝퉁 제품 공장과 상점을 추적 아프리카(에티오피아)의 저임금 노동자와 마라톤 선수들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취재를 위해 비행기로 날아다닌다.
한 켤레의 운동화에 실린 소재와 헐값의 노동과 생산방식, 불공정하고 복잡한 무역 방식에 관한 이야기와 마라톤 선수들과 인종차별, 불공정하게 진행되는 경기까지 점점 의문은 하나씩 벗겨지고, 버려진 운동화 속에 숨어 있는 세계화의 배경과 그 연관성이 흥미진진한 드라마처럼 이야기 형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한 켤레의 버려진 운동화를 통해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 Globalization), 그리고 그 이면의 불편한 진실을 풀어내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지극히 평범한 운동화에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한 켤레의 운동화로 시작된 여행
저자는 편집장의 부탁으로 마라톤대회에서 발견한 피 묻은 한 켤레의 운동화의 진실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이 운동화는 어디에서 왔는지, 운동화 주인은 누구인지, 운동화 주인은 맨발로 뛰었는지 등을 추론하면서 책을 읽다 보면 운동화가 단지 자본주의 시대, 하나의 소모품이 아닌 세계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줄 수 있을 것이다.
버려진 운동화의 뒷배경은?
버려진 운동화 한 켤레를 찾아 떠나는 저자와 함께 여행하다 보면 세계화라는 거대한 무대를 만나게 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보거나 듣거나, 만지는 여러 가지 제품들은 어디에서 생산된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제품들도 있지만, 베트남,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들거나 수입한 제품 또한 많다. 우리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제품을 쉽게 살 수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세계화 때문이다.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말은 ‘구(球)’라는 뜻의 라틴어 글로 부스(Globus)에서 왔다. 지구는 서로 만날 수 없는 직선의 평평한 땅이 아닌 둥글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세계화란 국가 간의 경계가 약해지면서 세계가 경제를 중심으로 통합되는 과정을 말한다. 전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인종과 민족, 국가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가 되었다. 따라서 그 나라의 경제는 그 나라의 문제가 아닌 많은 나라가 영향받는 그물망 사회 통합체라고 할 수 있다.
세계화에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 역시 많다. 우리는 소비자로서 세계화의 장점으로 싼 가격에 외국의 농산물이나 제품들을 살 수 있다. 먼 나라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인터넷으로 값싸게 사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이 제품들이 값이 싸게 우리 앞에 쉽게 놓인 데에는 어떤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일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제조사들이 종종 개별 모델을 제한된 수량으로만 시장에 내놓는다. 그럼 그것을 소유하려고 열광하는 사람들이 수백 혹은 수천 유로를 지급하고 제품을 수집한다. 그것을 생산한 공장의 노동자들은 평균적으로 판매가의 2퍼센트만 손에 쥐어도 만족한다.」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화려하게 보이는 세계화의 풍요 속에 가려진, 가난한 나라의 비참한 현실을 버려진 운동화를 찾는 여정을 통해 쉽게 알려주고 있다. 또한, 저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자신 또한 공정한 거래를 위해 할 수 있는 행동, 그리고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을 제시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논픽션 대표 작가인 볼프강 코른의『나는 운동화가 없어도 달릴 수 있습니다』는 국제화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세계화’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과연 모두에게 정의로운 세계화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이 책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차례
서문
한 켤레의 스니커즈가 어느 스포츠인의 삶을 뒤흔든 이야기 ㆍ 9
제1장
세계 각지에서 온 2만 명의 참가자_
마라톤이 악몽이 된 이야기 ㆍ 12
제2장
운동화 찾기_
한 켤레의 운동화로 어떻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 것인가? ㆍ 30
제3장
웰컴 투 온주_
이국적인 표지판이 넘쳐나는 친절한 사기꾼의 도시 ㆍ 55
제4장
온주에서의 방황 _
운동화 대신 새로운 친구를 만나다 ㆍ 83
제5장
취재하는 동안 직접 뛰지 않은 이유_
달리기에 대해 맞지 않는 여러 이야기들 ㆍ 112
제6장
어떻게 해야 운동화를 잘 절개할까?_
모든 단서들이 아프리카를 가리킨다 ㆍ 138
제7장
가난하고, 풍부하고, 화려한 세계로 떠나는 여행_
에티오피아는 내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ㆍ 172
제8장
운동화 수선 명인은 어디에 있을까?_
전단지가 우리를 목표로 이끌어 주다 ㆍ 208
제9장
아베베와 맘모의 이야기_
양치기 소년에서 10년 만에 약간의 결함이 있는 세계 시민이 되기 ㆍ 235
제10장
작은 거래와 큰 거래_
운동화는 불공정한 세계 무역의 일부다 ㆍ 264
제11장
공정함을 향해 나아가는 세상_
아프리카의 작은 신발 공장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희망 ㆍ 305
에필로그 ㆍ 325
옮긴이의 말 ㆍ 328
책 속으로
8시 45분 시청 근처
마라톤 경기를 구경하러 나온 시민들 중에 편집장도 있었다. 편집장은 마라톤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과거에 마라톤에 선수로 참가한 적도 있었는데 오른쪽 무릎을 다친 이후 그만 두었다. 오늘은 편집장이 첫 번째 음료수 급수대 근처에 서 있었다. 선수들은 음료를 받아 들기 위해 속도를 약간 늦춘다. 대개의 선수들은 이곳에서 물에 젖은 스펀지, 물이나 주스가 담겨 있는 종이컵을 받는다. 이후의 급수대에서는 농축된 에너지 공급원을 받는다. 선두 그룹에 속한 선수들은 각자의 이름이 붙어 있는 작은 음료수병을 받는다. 병 안에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무기질 음료가 각각 들어 있다. 간이 테이블을 몇 개 이어 붙여 만든 급수대를 지지나면서 선수들이 종이컵을 길가에 버린다.
(본문 20~21쪽)
“미탁스큐리어의 코신스키 기자입니다. 좀 이상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예, 별 이상한 질문들 많이 받고 있습니다만…….”
“혹시 선수들 중에…… 운동화 없이 뛰는 선수가 있나요?”
“네? 운동화 없이요?”
“운동화를 신지 않고…… 맨발로요.”
“맨발요? 제가 알기로는 없는데요? 과거 60년대 로마 올림픽 때 그렇게 달려서 유명해진 선수가 있기는 했었죠. 그 선수는 출발부터 맨발로 뛰어서 우승을 했지요.”
나는 (구글 검색을 하기 위해) 즉시 메모했다.
“아, 그렇다면 누군가 그 맨발 선수를 모방하려고 했던가, 그 선수를 기리려고 그렇게 한 모양이네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누가 그렇게 하고 달렸다는 이야기가 있었나요? 혹시 스포츠 방송에그런 게 나왔나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셨죠?”
“네, 제가 여기서…….”
(본문 25~26쪽)
친구! 우리 모처럼 만날까?
정보 교환?
아참, 혹시 마라톤 코스에서
좀 특별한 운동화 발견하지 않았어?
타마라가 ☺♥
내가 문자를 큰 소리로 읽어 주었다. 이모티콘은 물론 전달하지 않았다.
“어디서 들은 거지”
편집장이 벌컥 화를 냈다.
“우리 중에 스파이가 있군. 빌어먹을!”
정말 편집부에 스파이가 있을까? 많은 기자들은 그런 걸 믿는다. 그러나 내 입장은 조금 다르다. 기자들은 대개 비슷하게 움직인다. 그래서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린다. 이번 경우는 상황이 더 단순했다. 아까 마라톤 대회 조직 위원회 임시 부대변인과 통화를 하면서 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임시 부대변인은 다른 신문사에 뭔가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것처럼 굴었을 것이다.
그래서 불과 30분도 지나지 않아 이 사단이 벌어진 것이다. 다른 신문사 기자들이 냄새를
맡기 시작해 이리저리 전화를 걸고 메일을 보내왔다.
(본문 34~35)
“운동화는 물론, 대부분의 신발은 요즘 중국에서 생산됩니다. 대기업도 그곳에서 제품을 만들어요. 대개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요. 그곳 노동자들은 손이 빠르고, 무엇보다 인건비가 저렴하거든요.”
“그쪽 사람들과 어떻게 연락을 취할 수 있을까요?”
내가 물었다.
“중국의 신발 제조사에 연락을 취한다고요? 전에는 그런 게 쉽지 않았어요.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영어를 거의 못 해서 서면 연락은 더 어려웠죠. 하지만 이제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조 도구가 있어요.”
“보조 도구요?”
“정확하게 말하면 인터넷을 통해 만나는 거죠. 전 세계의 판매자들과 중국의 생산품을 연결해 주는 포털 서비스요. 이름도 있어요.”
“이름이 어떻게 되는데요?
“알-리-바-바.”
(본문 43쪽)
5월 30일 오후 4시, 미탁스큐리어의 추가 편집회의
“모든 신발들이 그 도시에서 나온다고요”
편집장이 클라인슈미트에게 재차 확인했다. 클라인슈미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그럼 거기로 가서 우리가 갖고 있는 운동화를 어느 공장에서 만들었는지 찾아보면 되겠네.”
편집장이 말했다.
“북경 통신원한테 다녀오라고 할까”
편집장이 잠깐 망설였다.
“아니, 코신스키가 이 일을 전담하는 게 좋겠어. 외국 경험도 많으니까.”
“중국은 달라요. 전 세계와 무역 거래를 하는 곳이지만 중국은 외부에 봉쇄된 곳이고, 외부인이 그 안을 들여다보기가 아주 어려워요.”
클라인슈미트가 말했다.
“그렇다면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겠지.”
(본문 55쪽)
서문
한 켤레의 스니커즈가 어느 스포츠인의 삶을 뒤흔든 이야기
지금까지 스니커즈는 나에게 남의 이목을 끌고 싶을 때 신는 멋진 운동화에 불과했다.
사실 스니커즈는 두꺼운 고무 밑창에 긴 끈을 꿰어 신는 세련된 운동화일 뿐이다. ‘운동화’를 생각하면 내 머릿속에는 서늘한 체육관과 땀 냄새가 배어 있는 탈의실, 걸핏하면 결석했던 체육 시간이 떠오른다. 하필이면 그런 내가 닳아빠진 한 켤레의 운동화에 대해 글을 써야 한다. 이 운동화는 마라톤에 참여했던 누군가의 발에서 벗겨진 것일까?
편집장이 그 일을 맡겼을 때만 해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좋아, 당장 오늘부터 뭘 할까?’ 그때만 해도 난 한 켤레의 운동화에 관한 이야기를 쓰느라 몇 개월 동안 몹시 바쁘고,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다니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그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던, 그 어떤 여행 안내서에도 소개되지 않은 세상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났다.
또한 일 때문에 잠도 못 자고, 내 ‘순진함’을 후회하게 될 줄은 추호도 몰랐다. 아니, 순진했었다는 표현이 맞다. 기자 생활 25년째인 나, 베르너 코신스키는 이 일을 통해 세상과 현대 인류에 대해 전혀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다.
엉성한 할리우드 영화에 나올 만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가 내 인생을 통째로 바꿔 놓았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 그랬다.
바뀐 것들 :
첫 번째, 나는 요즘 조깅을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파워 워킹이다. 걷지만 천천히 뛰는 사람들을 많이 앞지른다. 나는 원래 스포츠와 아예 담을 쌓고 지내던 사람이다. 내가 그나마 하고 있는 스포츠는 포켓볼과 단골 술집에서 축구 경기를 보는 정도다. 그래서 전부터 나를 알고 있던 사람들은 이런 변화가 나에게 얼마나 큰 변화인지 안다.
두 번째, 운동화를 소중히 다루기 시작했다. 평소 내가 즐겨 입는 옷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만으로도 내 삶에 혁명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아챌 것이다.
세 번째, 이건 가장 큰 변화다. 지치도록 취재하다가 어쩌다 쉬는 시간이 생기면 손도 까딱하지 않던 내가 돈도 받지 않고 자원봉사를 한다. 에티오피아에서 만든 맞춤화지만 다른 기성제품보다 싼 수제화를 만들고 있는 작은 신생 회사와 관련된 일을 한다.
이런 엄청난 변화가 세계적으로 특수 제작된 딱 두 켤레 중 한 켤레의 운동화로 인해 생긴 것이다. 한 켤레는 망가졌고, 다른 한 켤레는 아직 멀쩡하다. 그래서 값이 무척 비싸겠지만 우리는 그게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내가 그 운동화를 찾으려고 지구 곳곳을 헤매며 추적했다는 게 믿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인구 수천만 명이 살고 있는 온주에서 길을 잃기도 했고, 어느 수제화 장인을 만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헤매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맨 처음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모든 것이 오직 운동화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신문 기사가 아니라 전체 맥락을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과 끊임없이 움직이려는 인간의 욕구에 관한 글이다. 42.195킬로미터에 달하는 마라톤 경기를 훨씬 뛰어넘는 이야기다.
사실 매년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개최되는 마라톤 경기에 대해 늘 해 왔던 방식으로 기사를 썼다면 이 모든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편집장이 뭔가 특별한 기사를 싣고 싶다고 했다.
결국 편집장이 원하던 대로 되었다.
옮긴의 말
알면 알수록 세상은 언제나 새롭다
오래전, 스위스에서 수학을 배울 때 당시 공산국가였던 동독을 벗어나 스위스로 망명을 와서 수학을 가르치던 교수님이 계셨다. 나는 원래 수학을 좋아했지만 그분의 강의를 들으며 감동으로 새로 눈이 떠지듯 큰 기쁨을 맛보았다. 그분이 가르쳤던 수학은 숫자에 대한 공부가 아니라 철학이고, 인문학이었다. 미분과 적분이 현상의 실체에 최대한 가깝게 접근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역설하며, 숫자를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다루던 그분의 강의가 내게는 천지개벽과도 같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안타깝게도 그분은 나를 가르치고, 1년 후 강의 도중 심장마비에 걸려 강단에서 60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셨다. 수학의 두꺼운 껍질을 벗겨내 우리 앞에 그 실체를 보여주셨던 열정이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기에 그 누구보다도 큰 슬픔으로 조문했던 기억이 있다.
알고 보면 세상 일이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하게 되는 경우가 참 많다. 어느 국가를 여행하고 오면 그곳과 관련된 뉴스가 새삼 부쩍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아들이 군대에 가 있으면 거리에서 만나는 군인들에 대한 시선이 예전과 다른 애정 어린 눈빛으로 변해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 책은 ‘운동화’를 다룬다. 세상에 그 흔한 운동화에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생각했다면 섣부른 판단이다. 운동화를 소재로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 Globalization), 그리고 세계 무역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낸 이 책은 겉으로 보이는 세상사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실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그런 딱딱한 주제를 추리물처럼 온갖 상상을 하며 추적하게 만든 이야기의 구성이 책을 술술 읽게 만드는 비법이다.
요즘 공원을 돌며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은 이후 운동화가 새롭게 보인다. 익명의 존재처럼 나와 무관한 상품으로서가 아니라 여러 과정을 거쳐 우리의 발을 감싸는 운동화에 숨어 있는 세계화의 실상을 되짚어 보게 되는 것이다. 수학이 철학이 되듯, 단순한 무역 상품이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무심코 입에 넣으면 별맛이 느껴지지 않지만 잠자코 씹다 보면 은은한 맛에 오히려 중독되게 만드는 독일 빵을 먹는 것처럼, 화려한 문체는 아니지만 낮은 어조로 나긋나긋 풀어내는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제법 느껴지는 책이다.
- 신록의 5월 계룡산 자락에서 옮긴이 유혜자
글 - 볼프강 코른
1958년에 독일 뤼넨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베를린에서 역사와 정치학을 공부했다. 과학 전문 기자로 활동하며 청소년을 위한 많은 교양서를 썼다. [게오]와 [디 차이트] 같은 신문과 잡지에 활발하게 기고하고 있다. 『바루스 전투의 수수께끼』로 2009년에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받았고, 『빨간 양털 조끼의 세계 여행』으로 2009년 독일 뮌헨 국제 청소년 도서관에서 선정하는 우수 청소년 도서 상인 ‘화이트 레이븐스’를 받았다. 또한 『빨간 양털 조끼의 세계 여행』은 2009년에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 우수 청소년 도서에 주는 ‘구스타프 하이네만 평화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오스트리아에서는 올해의 과학책으로 선정되었다.
그림 - 브리기트 얀센
멕시코 과달라하라대학교에서 일러스트를 전공했다. 일러스트레이터 겸 미술감독으로 일하다 지금은 독일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옮김 - 유혜자
1960년 대전에서 태어나 1981년부터 1985년까지 스위스 취리히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며 독일어를 배웠다.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250여 권의 책을 우리말로 번역했다. 사고의 틀을 바꾸는 데 도움을 주는 책, 모르던 사실을 새로이 알게 만드는 책, 마음에 위로가 되는 책 등을 번역하려고 노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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