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지 클럽 1월 정모 후기 (부제 : 지옥의 묵시록)
스포클럽회원님들은 거의 스사모회원이기도 하니
스사모 회원님들도 언제든 오프로드에 함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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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벽기상 & 출정
'따르르르르르르릉!'
한참을 꿈나라에서 헤롱거리고 있는 마당에
저 염병할 놈의 시계...
음냐.. 저놈의 시계를 내 언제고 박살내고야 말겠다.
대충 손으로 더듬어서 스위치를 눌러 버렸다.
매일 아침의 시작에서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굉장히 증오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는
내가 웬지 비정상인 것도 같지만,
그러나 저놈의 시계만큼은 정말 누구보다도 밉고
언제나 정말 깨부숴버리고 싶다.
아.. 회사 가기 시러라..
음... 그냥 눕게 되면 다시 잠드는데...
다시 잠드는데..
...잠드는데... 흠냐흠냐...
헉?????????
지각이닷!
시계를 보니 7시 10분!
7시 10분?
7시 10분이라니?
이게 뭐냐? 갑자기?
크헉!
그랬다!
오늘은 평일이 아니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게다가 스포티지 정모가 있는 날이다!
정모약속시간은 아침 7시!
지금 시각 7시 10분!
이럴수가!
회사가는 것도 아니고, 오프가는 날,
그것도 정모에 늦잠이라니!
이 순간부터 난 내가 아니다.
난 언제나 지각할 쯤이면
초능력과 같은 놀라운 힘을 발휘하곤 한다.
평소 20분씩 걸리는 머리감기와 이빨닦기등이 2분안에
끝나는 건 물론이요, 양말을 신으며 밥을 먹으면서
빗질도 할 수 있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여기다가
드라이에 무쓰도 바른다.
집에서 미리 원격시동을 걸어둔 나의
'스포티지 2001년형 백색 터보인터 숏바디 31인치'
에 나오기 까진 총 10분정도가 소요된다.
그래도 7시 20분,
헉?
전화벨이 울린다.
허드슨 : 여..여보세요?
뚱딴지님 : 허드슨? 왜 안와?
허드슨 : 옙.. ㅡㅡ; 지금 가고 있습니다.
뚱딴지님 : 부지런히 와.
허드슨 : 옙.. ㅡㅡ;
이제부터 나의 스포티지는 스포티지가 아니다.
스포티지는 언제나 내가 지각할 쯤이면
초능력과 같은 놀라운 힘을 발휘하곤 한다.
올림픽대로에서 스포 최고속내보기,
1차로에서 4차로까지 한코에 차선바꾸기,
컨디션이 좋을 때는 파이어버드, 이클립스랑
신호대기에서 스타트를 대등하게 달리는
일도 있다.
약 20여분을 달려 목적지인 팔당대교 진입전 공터에 도착
해보니 이미 10여대가 넘는 스포티지들이
도착해 있다. (대략 15-16대)
역시나 뮤님이 정답게 맞아 주신다.
'허드슨님, 이거 뭐야? 누가 늦으래? 엉?'
ㅡㅡ;
죄송하다고 눈웃음치고 아양떨려고
차밖으로 뛰어 나오니 조조님이
지금 출발하니 얼른 다시 차에 타란다.
선두는 역시 스포클럽 최강아저쒸 '조조'님의
32인치 모빌, 그 다음은 스포클럽 세컨드강력모빌
'까마구'님의 32인치 모빌이다.
이후로 신입분들의 순정모빌이 세대정도 포함되고
스사모에서 오신 30인치 세분이 계시고,
그외엔 전부 31인치다.
아래는 참가자와 모빌 (틀리거나 추가시 리플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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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님 : 32인치
뚱딴지님 : 31인치
세욱진님 : 31인치
참진님 : 31인치
까마구님 : 32인치
튀지님 : 31인치
버미님 : 31인치
뮤님 : 31인치
맹구님 : 31인치
테리님 : 순정
이구열님 : 30인치
청룡님 : 30인치
전봇대님 : 순정
허리케인님 : 30? 31?
박성일님 : 순정
김성겸님 : 순정
때때님 : 순정
페리도트님 : 순정
라이언님 : 옵션탑승
터보님 : 옵션탑승
허드슨(저) : 31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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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산까지는 거리도 멀고
정상까지 시간이 얼마 걸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아침 일찍 명지산 입구라도 걸쳐야 한다.
일요일의 오전이라 차막힘따위는
없지만, 워낙 많은 차량이 한번에 빠른 속도로
이동하려니 정속, 정간격 그룹드라이빙과는
거리가 멀다.
오... 그러나... 얼마만인가?
스포행렬이 이렇게 긴 꼬리를 이루어보는게?
경북구미정모 이후에 가장 긴 그룹드라이빙이다.
이렇게 길게 느리워진 스포행렬들의
안테나에는 한결같이 '스포티지'라는
글자가 박힌 푸른 색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2. 아침식사
휴게소에 들러 모빌을 정렬한다.
강원도 한계령에서 오신 테리님과
원주에서 오신 세욱진님이 합류하신다.
(총 모빌 19대 추정)
잡지사에서 취재를 온 터라
모빌들을 움직여 카메라포즈를 약간씩
잡아주고, 사람들도 모여서 한 컷을 날려본다.
'화이팅'하는 자세를 잡아 달라는데
글쎄...
모두 약간 이상하고 엉거주춤한 자세다.
이런 웃기는 자세로 매스컴에 첫출하게 되다니...
이러다 싸는 것은 아닌가? ㅡㅡ;
아침을 먹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하는
아리까리한 상황에서 누군가가 '그냥 먹죠'
하는 바람에 모두 '먹자' 분위기가 일어서
아침을 먹게 되는데...
평소 아침을 먹지 않아 버릇하는 나로썬
그냥 배를 채운다라는 느낌이외에
아무 맛이 없다.
휴게소가 들썩들썩할 정도로 입심좋은
뮤님이 식당에서도 한 잡담하시면서 식사를 하시는데...
다른 분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가시다가
뮤님의 밥이 반도 비워지지 않은 것을 보고
'어? 근데 뮤님 왜 안잡수세요?'
한다.
안 잡숫는게 아니라 계속 얘기하시느라
먹을 시간이 없었다. ㅡㅡ;
식사를 마치고 나와보니 다른 분들이 모빌구경을
하고 계시는데, 신입분들께선 조조님과 까마구님의
32인치 모빌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모두들 한결같은 반응이다.
'세상에, 탱크네'
'이거 뭐 봉고보다도 높아?'
'그냥 타면 못타, 뛰어올라타야 탈 수 있어'
가장 최신의 신삥모빌은 역시나 뮤님의 2001년 9월식
에 신형카텍휠과 굿이어랭글러 31인치타이어의 조합이다.
멋드러지게 트레드가 장식된 굿이어 랭글러타야는
싸구려 사베로와는 그 품격면에서 차원이
틀리다고나 할까 ㅡㅡ;
검은색의 모빌에 이렇게 치장을 해놓으니
거의 '온로드뽀다구' 모임등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만큼 잘 빠진 새색시다.
흐흐, 이것도 잠시...
2-3개월만 지나면 모빌옆면은 나뭇가지들의 기스로
파도를 치게 될 것이며 앞뒤범퍼는 충돌실험용
더미와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되고, 타야의 깍뚜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유를 찾아 떠나게 되리라...
슬픈 신삥 모빌의 운명이여 ㅡㅡ;
그러나 뮤님뿐 아니라 스포클럽 대부분의 회원들은
'오프'의 진정한 재미를 위해 이정도 겉멋쯤은
양보할 줄 안다.
여담이지만,
오프를 하지도 않으면서 31씩 끼우고 다니는
사람들은 적어도 '스포티지클럽'에서만큼은 전혀
이해되지 않는 이상한(?) 사람들이다.
마치 아프리카 사막에서 북극곰 털가죽 옷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고 뛰어다니면서 주위사람들에게
'나 멋있지? 헉헉..'하는 사람들이랄까..ㅡㅡ;
가장 높은 모빌은 스페어타이어를 캐리어에 올려서
웬지 크고 웅장하게 보이는 효과를 조성한
조조님의 완벽한 승리다.
바디업까지 된 그랜드모델이라 그 시각적 효과는
32 타야와 함께 가히 압도적이다.
오프로드모임에 처음 나오신 분들은 대개
다른 사람의 모빌을 보고
자신의 차를 앞으로 꾸밀 방향에 대해
어느정도 구상을 하게 된다.
보통 스포티지는 거의가 순정, 30, 31에 가끔 32나 33정도가
있기 때문에 너무 낮지도 않고, 너무 높지도 않은
그런 어중간한 모빌에 점수를 주는 경향이 많다.
한마디로 가운데에 콕 박힌 31이 가장 많은
눈짐작을 받는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튜닝된 오프용 스포티지에는
유난히 31이 많은데
이것은 특별히 31이 스포티지에 잘 맞고
오프로드에 유리하다라기 보다는
'너무 순정스럽지도 않고,
너무 오프스럽지도 않은 가장 어중간한 위치'
를 31이 보여주기 때문이겠다.
제대로 튜닝된 랭글러 38인치나 44인치 정도를
본다면 물론 이런 개념들은 전부 한번에
뒤바뀔만큼 상대적인 것들이리라.
다시 모빌들이 시동되기 시작하고,
46번 경춘국도를 쌔려 밟으며 명지산으로의
길을 달린다.
3. 명지산이여...
아! 공포의 명지산이여!
작년 11월, 난 명지산에서 쓴 고배를 마셔야 했다.
반도 채 못가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그 최악의 명지산.
명지산에 대한 기억이라곤 칠흑같은 어둠과
헤드라이트에 비춰진 날카로운 바위,
그리고 뒷자리에서 '조수미'처럼 비명을
질러대던 여자친구의 모습뿐이다.
('명지산이여 다시 돌아올 그날을...' 편 참조)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하는 나를 뒤로 하고
친구들은 '미친놈, 너나 다시 가'라고 말했으며
이미 일주일 뒤에는 모두로부터
왕따를 당하기에 이르렀으니...
내게 미친 정신적인 충격도 충격이요,
카드로 구매해버린 30인치 타야에 대한
무용론까지도 제기된 중대하고 심오하며
파장 큰 사건이였다!!! ㅡㅡ;
그 결과로 기어이 '중복투자하는 바보'
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며 산지 두달도 안되는
신삥 30인치를 양도하고 새로 31인치 사베로를
달고야 말았다.
드디어 오늘!
오늘이다!
명지산에 도전한다는 스포클럽의 정모공지를
보고 난 일하다 말고 담배를 물어 버릴 정도로
흥분하지 않았던가?
음...
작년 명지산은 수해이후 길이 많이 닦이지 못한
하드코어적 요소가 많았다고 하지만,
오늘은 눈이 그대로 남아 있고, 개울이란 개울은
모조리 얼음으로 뒤덮혀 있을 테니
절대로 만만할리가 없다.
얼마전 도전하신 오리발님의 인폼은
'30도 충분히 가능한 B급 코스정도'라고
하셨기에 그래도 일단은 초긴장, 초불안
상태는 한결 벗어나 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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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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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지 클럽 1월 정모 후기 (지옥의 묵시록편) 1부...
허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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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1.1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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