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이 한달에 이만원씩 회비를 모은다.
어느 정도 모이면 먹고 노는데 쓴다.
광주에서 기차타고 와 득량반점 중국술을 드시곤 하는 신사형님이
이번 모임은 득량에서 하자신다.
술 마시기 위해 차를 두고 간다.
10시 50분 고흥군내버스를 타고 11시 20분 S트레인을 타면 되겠다.
바보와 걸어서 정류장에서 기다린다.
서호에서 나오는 버스를 고개 뽑고 기다린다.
시각에 맞춰 버스가 온다.
버스는 동강에서 관덕으로 들어간다. 늦을까 조금 걱정이 된다.
11시 15분이 지나 벌교역앞 정류장에 도착한다.
역으로 걸으며 꼬막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3,600원을 주고 표를 사 나오니 여성이 표를 보더니 얼른 타란다.
파랑색의 열차는 무궁화호와 다르게 객량이 여럿이다.
자리는 많이 비어 있다. 시원한 차안의 의자에 앉는다.
배낭을 매고 옆칸으로 가 본다.
추억의 만화방과 6,70년대 영화 포스터와 표어 등이 가득이다.
영화 포스터와 표어 읽는 재미가 있다.
썩은자는 유흥가로 애국자는 일터로도 재미있고
뽕심고 누에쳐서 농가경제 부흥하세를 보며 웃는다.
'효도는 셀프'를 보며 셀프의 우리말로 물, 커피, 주유소 등에 효도도 보탠다.
난 웅변대회 흉내를 낸다. 차창 밖의 푸르름도 놓치며 우린 웃으며 논다.
조성을 지나치고 예당도 속도를 늦추더니 그냥 지나간다.
득량역엔 11시 45분쯤 도착한다.
떠나는 기차를 두고 사진을 찍고 득량반점으로 걷다가
나의 전화번호가 찍힌 '동화읽는 엄마들' 홍보 현수막 앞에 선다.
반점의 조사장은 부엌에서 요리 중이다.
난 숟가락과 물컵 등을 테이블에 셋팅하고 나온다.
12시 5분을 지나자 무궁화호가 들어온다.
신사 형님이 앞서고 도리포 바람 가족 차회가 나온다.
우린 주변 사람 의식않고 환영인사를 거창하게 한다.
백년지존을 한병 비우고 모자라 더 마시자고 내가 우긴다.
장군왕을 시킬까 하는데 주인이 백년지존을 권한다.
몇 번의 요리접시가 나오고 마지막엔 가느다란 면발의 짜장면이 나온다.
밖 무대에서 버스킹이 시작되나보다.
난 불이학당의 동학 공부 교재와 8월 풍경소리를 챙기고 나와
버스킹 리허셜을 하는 이들을 구경한다.
신사 형님이 행운다방이라고 뭘 마시거냐 전화하셨다.
커피와 쌍화차 중 난 배가 부르지만 쌍화차를 마시겠다고 한다.
한자 편액을 읽으며 아는 체 건방을 떤다.
오봉 정사제의 문집에서 용추석벽 시를 사진 찍는다.
문화원 회원이었다는 여주인은 고향이 추자도란다.
술에 취한 난 책을 넘기며 임진왜란 때 전라좌의병 임계영 장군의 종사관이던
오봉 정선생에 대해 아는 체 하며 며칠 전 마천에서 칡넝쿨에 싸여있던
오봉사가 안타깝다고 한다.
쌍화차는 숟가락을 떠먹을 만큼 고물이 많다.
배가 더 부르다.
밖으로 나오니 영화촬영하는지 몇 사람이 한사람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역앞으로 와 택시를 찾는데 안 보인다.
전화를 하니 기사가 자기 아들 승용차와 함꼐 왔다.
두대에 나눠타고 율포해수욕장으로 간다.
솔밭 아래 텐트가 가득하다.
우리도 좁은 사이에 자릴 잡는다.
떼어 내 온 동화읽기 프랑을 깔고 앉는데 좁다.
맥주사러가는 바람을 따라가 깔개까지 산다.
배가 부르지만 우린 맥주도 마시고 얼음과자도 먹는다.
물에 들어가고 싶지만 준비가 안됐다.
도리포와 물가로 가 사진 찍고 온다.
기차 시각에 맞춰 저녁을 먹자고 갯마을로 들어간다.
전어 코스요리로 대짜를 하나 주문하니 종업원은 부족할 거라고 하지만 우린 그대로 한다.
가느다란 회와 구이가 나오고 무침이 나온다.
소맥을 마시며 취한다.
택시를 타고 보성역에 가 7시 몇분에 떠나는 기차를 타러 들어가는 이들을 보고 우린
보성버스터미널로 걷는다.
5일시장 앞에서 벌교로 가는 작은 버스를 만나 급히 손을 든다.
시원한 버스를 타고 조성에 오며 조성 개인택시 박사장한테 전화한다.
회관 앞에서 내려 걸어 올라온다.
하루 보낸 이야기를 남기는 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술 먹고 노는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나 적고 있는 나는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