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메르루주 피고인 누온 찌어, 학살정권에서의 자신의 책임 인정

[울트라-노마드]

(보도) Reuters [로이터통신] 2013-5-30  (번역) 크메르의 세계

크메르루주 피고인 누온 찌어, 학살정권에서의 자신의 책임 인정

Khmer Rouge Leader Shows Remorse for Killings  

(자료사진: AFP / Mark Peters) ECCC 법정에 앉아있는 누온 찌어 피고인의 모습.

(프놈펜) — 과거 캄보디아의 크메르루주(Khmer Rouge) 정권 지도자 중 한명인 누온 찌어(Nuon Chea) 피고인은 목요일(5.30) '캄보디아 크메르루즈 국제법정'(ECCC)에서 진행된 재판에 출석하여, 1970년대 '킬링필드'(Killing Fields) 정권기에 발생한 '170만명 가량의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표명하면서, 유엔(UN)이 재원을 후원하는 이 국제재판이 시작된 이래 최초로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그는 자신이 당의 2인자로서 집권했던 당시의 국호(=국명)를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주 캄푸치아'(Democratic Kampuchea) 시대에 발생한 일에 나는 책임을 갖고 있다.

그는 이 재 판에서 전쟁범죄 및 반-인도주의 범죄 혐의 등에 직면해 있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당시 정권기의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고의적이든 고의가 아니든 당시에 발생한 사건들에 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도의적으로 책임을 갖고 있다."

당시 정권에서 '브라더 넘버 투'(Brother Number Two)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누온 찌어 피고인은 당시 정권에서 국가수반을 지낸 키우 삼판(Khieu Samphan) 피고인과 함께 ECCC 국제재판의 공동 피고인이다. 하지만 키우 삼판 피고인은 아직까지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는 학살이 저질러진 사실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키우 삼판 피고인은 누온 찌어 피고인보다 앞서, 크메르루주 정권기에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부과됐던 "말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두 피고인이 이제와서 후회의 소감을 피력한 이유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라스 올센(Lars Olsen) ECCC 대변인은 이들 피고인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한 일을 환영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많은 피해자들이 크메르루주 정권의 지도자들로부터 사과나 유감 표명의 말을 듣게 되길 30년 이상 기다려왔다."

그러나 키우 삼판 피고인은 자신이 당시 정권의 명목상의 지도자였다면서, 살인에 관한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외부 사람들이 보면 내가 마치 큰 지도자였던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나는 커다란 동상에 지나지 않았고, 다른 사람을 구속시킬만한 실제적 권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 나는 당시 인민들의 생활 환경에 대해서는 전혀 지식이 없었다."

캄보디아와 유엔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ECCC 국제법원은 크메르루주 정권기의 유혈사태에 "가장 책임이 큰 이들"을 단죄할 목적으로 지난 2005년에 설치됐다.

ECCC는 현재까지 제001호 사건 한건에 대해서만 선고를 내렸다. 제001호 사건은 '뚜올슬렝 교도소'(Tuol Sleng prison: S-21 보안감옥)의 전직 소장으로서 일명 '돗'(Duch)이라 불렸던 깡 껙 이우(Kaing Guek Eav) 피고인을 재판하여 종신형을 선고했다. 악명이 높았던 '뚜올슬렝'은 프놈펜에 있던 학교를 교도소로 바꾼 후, 그곳에서 1만4천명이 처형당했던 곳이다.

현재 진행 중인 제002호 사건은 지난 2011년 6월부터 시작됐으며, 당시 정권의 고위지도자 4명을 구속상태에서 재판했다. 4명의 피고인들은 누온 찌어 및 키우 삼판 피고인 외에, 크메르루주 정권의 외무부장관을 지낸 이엥 사리(Ieng Sary) 피고인, 그리고 이엥 사리의 부인이자 당시 정권의 사회부장관을 지낸 이엥 티릿(Ieng Thirith) 피고인이다.

이엥 티릿 피고인은 크메르루주 정권의 최고 지도자로서 지난 1998년에 사망한 폴 포트(Pol Pot)의 처제로서, 구속 재판을 받던 중 '치매 증상에 시달리다 석방'(2012년 9월)됐다. 또한 그녀의 남편인 이엥 사리는 '금년(2013) 3월에 사망'했다.

취재: Prak Chan Thul, 편집: Alan Raybould 및 Ron Pope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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