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선암 천병선 회백 심사위원 참여...서울특별시장상 대신 수여
한국미술협회 이사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사)한국미술협회’ 가 주최하고,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부문 운영위원회’ 가 주관한 ‘2024년도 제4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이 지난 7월 10(수)일부터 7월 11일(목) 양 이틀간 ‘한국화.서양화분 1.2.3차 심사. 수채화.조각 1.2차 심사’ 가 안산시 단원구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화랑전시관’ 에서 실시됐다.
한국화 심사에 선암 천병선 화백이 심사위원으로 위촉을 받아 1차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1.2.3차 삼사를 받아 오른 수상자인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서울특별시장상, 서울시의회의장상, 평론가상, 특선, 입선을 선정해 7월 15일(월) 오후 2시 시상식을 했다.
이날 시상에 선암 천병선 화백이 '서울특별시장상' 을 대신 수여했다. 수상자는 수채화 분야 ‘흔적’ 을 그린 신귀화 작가다.
사전적 의미로 ‘흔적은 어떤 현상이나 실체가 없어졌거나 자나간 뒤에 남은 자국이나 자취다‘ 라고 정의했다. 서울특뱔시장상은 받은 신 작가는 “흔적은 나의 입장에서는 내가 남긴 어떤 ’발자취‘ 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에게 남기고 간 ’영향‘ 이다. 신 작가는 자신의 흔적들을 내 외부적으로 바라보며, 그 과정들이 쌓여 ’나‘ 라는 사람을 만들고, 그것이 내 행동으로 내 표정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 같다” 고 했다. “이번 출품작 흔적에 대한 그 흔적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한 번쯤 생각을 해보는 것도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해서 작업한 것” 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잃어가는 과정에서 내게 존재하는 많은 방식의 흔적을 떠올리며, 그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좀 더 의미 있고 행복한 내 인생의 시간들로 채워나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고 했다.
흔적은 기억을 더듬는 작업이다. 흔적의 기억이라고 할까.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흔적’ 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흔적은 ‘흔적의 기억’ 이라 지칭하는 것이었다. 이 명칭 또한 작업 방식을 설명하기 위한 언어이기도 했다.
흔적은 심안에서조차 물질적, 물리적인 행위를 전제로 한다. 흔적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기억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고, 그 모든 표현의 궁극적인 지점은 시간의 고정과 형상화이다. 흔적은 시간의 층위를 가지며 각인의 과정을 통하여 기억으로 존재한다. 기억이나 경함이라는 관념을 물질로 고정시키는 과정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수채화가 신귀화 작가의 금번 출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현현이라 일컬어도 좋을 것이다” 라고 심사평을 냈다. 반복적으로 지난한 삶의 과정, 즉 신체적 에너지 또는 환경적 에너지를 투사한 삶의 현장이 된 화면을 고요하고 빛나는 순간으로 고정시키는 연금술 과정을 거친 것이기 때문이다. 신 작가는 흔적을 구현하는 방식에 전통적이지 않은 수채화의 표현법을 도입하였다. 인지하지 못하는 고통의 근원과 그 자유스런 표현에의 욕구라는 상징의 위치에 행위의 정당성이 부여된 작품으로서의 인정을 받아 서울특시장상으로 선정됐다.
신귀화 작가는 “일상에서, 빛을 보면서, 집 뒤 안뜰을 상상하면서 대상을 보고 결정하고 판단했다” 며 “이런 모습은 기억 또는 발견하는 모습, 가치를 찾거나 자연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모습과 덞아 있다” 고 흔적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또 “여러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단지 대립이 아니라 상호적인 인과관계를 만들어낸다” 며 “작품 속에서 비움의 의미가 상통하고 있음을 인지하며 무엇을 채울 것인지에 결정하였다면, 그 흔적은 누군가에게 자연스러운 것, 혹은 반대의 모습” 이라고 했다.
신 작가는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했다. 그 가치를 따라서 표현되는 흔적들은 우리가 기억하고 남는 모습과 닮아있다고 봤다. 자신을 일인칭, 삼인칭의 눈으로 보는 사고는 일상 가운데 어느 곳까지 선택해야만 하는 갈림 길, 선택되는 이 길이 지금 내 앞에 번복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멈춰서 보고 있다. 가끔은 가볍게 그렇지 뭐 라는 표현으로 넘어가진다. 자연스러운 것처럼 하며 흔적 작품에 기술했다.
신귀화 작가가 남긴 흔적, 누군가의 기억 속에 기억된 존재다. 우리 삶속에서 누군가의 행동이나 존재는 종종 우리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들이 남긴 흔적은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간직하곤 한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영감을 주기도하고, 또 어떤 이들은 아픔이나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우리 안에 영원히 존재하며 우리의 존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속에 남은 모든 흔적들은 우리의 인생 여정을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신귀화 작가의 흔적은 우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어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자하는지에 대한 단사를 준다. 이점에 제4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수채화 구상부문 시상에서 신 작가의 ‘흔적’ 작품이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 것이다.
흔적은 물감이 캔버스 표면에 닿은 순간에 만들어지는 자국으로 작품화했다. 우리가 흔히 그림 속의 흔적에 주목할 때는 그것이 결정적인 한 획이기 때문이었다. 대상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그려 사실적인 느낌을 추구했던 19세기 전반의 회화에서 붓 자국 하나하나인 존재는 희미했으며 또 희미해야만했다.
하지만 오늘날 흔적은 예술작품을 이루는 하나의 구성요소로만 그치지 않는다.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해 축적된 작가의 물리적인 흔적은 이전보다 튼 존재감을 드러냈다. 붓 자국과 먹선 같은 사소한 흔적만을 모은 것도 현재미술에서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물감 외에 플라스틱, 인조 보석 등의 재료가 남긴 자국도 흔적이라는 창작의 기본단위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 이렇게 과거와는 다른 흔적의 위상을 보여주는 흔적에서 작품으로 전이된 신귀화 작가의 출품작이 물감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색선에서 붓질뿐 아니라 번짐, 튀김 등 캔버스와 물감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나타난 작품을 발견할 수 있어 이번 서울특별시장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다.
모든 예술작품은 흔적으로부터 출발한다. 창작의 기본요소인 작품의 창작과정, 작가의 작품세계, 그리고 재료가 남긴 흔적은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어 시각적 긴장감을 유지한다. 흔적이 모여 작품이 됐을 때 우리는 그것을 산재한 무언가로 볼 수도 있고, 하나의 이미지로 볼 수도 있다. 작품을 비로소 예술로 만드는 것은 하나하나의 흔적들일까, 아니면 그것이 만들어낸 하나의 거대한 이미지일까? ‘흔적에서 작품으로’ 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그 질문이 신귀화 씨의 작품에서 답을 말한 듯하다.
흔적의 역사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가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런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또 하나의 작가에 선암 천병선 화백을 둘 수 있다. 이 땅에 남겨진 수많은 역사적 흔적, 그 흔적의 역사를 현대사적 고찰로 고전한국화 미술과 현대미술의 접점에서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형성해온 선암 천병선 화백이다. 법고창신의 예술철학으로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한 문인화가 대가인 선암 천병선 회백은 이번 국전에 심시위원으로 참여, 서울시특별상을 대신 수여할 정도로 그의 위상은 드높다.
선암 천병선 회백은 ‘금강산 만물상, 비경에 신비로움 더하다’ 주제로 150호의 대작으로 그려내 화재가 됐던 대한민국 중견작가다. 그는 ‘대한민국 미술역사에 문화예술을 더하다’ 슬로건으로 대한민국 미술발전을 위해 작업에 열중한다. 미술에 과학을 더하다. 예술에 기술을 더하다 이런 사고로 국내 최고의 한국화계에 대가를 만나보게 하고 있다.
금강산을 그린 작가, “조선시대의 정신이 있었다면, 이 시대에는 선암 천병선이 있다” 라고 말해 된다.
선암 천병선 화백이 그린 금강산 만물상은 단수하면서도 개성 있게, 화사하게, 독특하게 강력한 생명력을 표현한 그만의 독자적인 작품이다. 금강산 만물상에 ‘생명의 순환’ 이라는 주제로 재해석하며 미적을 넘어 ‘흔적’ 인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겸재 정선이 금강전도는 선(仙)과 도(道)가 담겨진 작품이라면, 선암 천병선 화백이 그린 금강산 만물상의 단풍 뷰 작품은 ‘현(顯)과 상(祥)’ 이 담겨진 작품이다. 이런 작품을 그려낸 화가로서 이번 제4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화 구상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사)한국미술협회 이사로 있는 선암 천병선 화백은 영암읍 서남리 출신으로, 덕진면 소재지에서 자라면서 월출산을 바라보며 화가의 꿈을 꾸엤고, 그의 아호를 신선 선(仙), 바위 암(岩)자를 써 ‘선암’ 으로 했다.
선암 천병선 화백은 광주시전, 전남도전, 무등미술대전, 대한민국 한국화 미술대전 등 각종대회에서 입선 및 특선을 다수했고, 대한민국 한국화 미술대전 초대 작가로 활동했다.
의제 허백련 선생 추모전에 다수 출품하고, 한국현대회화제 초대전, 한류미술의 물결 초대전(그리스 아테네 국립현대미술관), K-아트 프로젝트 초대전 개인전 3회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펴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한국화대전 추천작가, 제35회 대한민국 한국화 구상부문 1차 심사위원, 제59회 경기미술대전 한국화 구상부문 2차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한국미술협회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암 천병선 화백은 수원시 팔당구 인계로 매교역 부군에 ‘선암화실’ 을 두고 있다. 그는 서울 인사동에 개인전을 앞두고 현재 월출산 사시사철 등 작품 준비 중이다.
선암 천병선 회백의 ‘흔적에서 작품으로’ 주제로 그가 거주하고 있는 수원화성을 주로 그려냈다. 이제는 금강산이나 그의 고향인 월출산과 강과 바다와 아우러진 산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월출산의 비경, 운해의 광경을 수묵담채로 담아내는 작업에 구상 중이다.
도(圖)가 도(道)이다 라고 주장한 선암 천병선 화백, 그가 그려낸 한국화는 선경(仙境)에 이르고 있다. 그는 ‘道는 圖이요, 圖는 道이다’ 라고 설파한다.
'미(美)는 선(仙)이요, 선(仙) 미(美)이다' 라고 설파하기도 한다. 소나무와 구름의 그림을 송운도(松雲圖)라고 부르듯이, 선암 천병선 화백이 그려낸 흰 구림에 싸인 소나무 풍경의 송운도는 신선이 노니는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