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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개봉되었을때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던 영화였는데, 이번 수업을 통해 이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 사실 어떤 내용인지도 몰라 기대하지 않고 봤었는데 정말 충격 그 자체였다. 무서운.. 그러나 불가능하지도 않을 그런 스토리였다.
일단 이 영화를 크게 표면적으로 보이는 부분과 내적인 면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1.눈으로 본<아일랜드>
제작에 관한 이야기
마이클 베이에게 시나리오를 전달한 것은 드림웍스 사장인 스티븐 스필버그였다. 스필버그에게 시나리오를 받은 마이클 베이는 140페이지 분량의 시나리오를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은 후, 바로 작업에 응했다. 제작진은 <아일랜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감독은 마이클 베이 뿐이라고 확신했다.
마이클 베이의 가장 큰 장점은 촬영 시 발산하는 엄청난 에너지와 정열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파해 체감을 극대화 시킨다는 것. 또한 대단한 집중력과 추진력, 창조적 마인드의 소유자일 뿐만 아니라 수많은 로케이션 장소와 수백 명의 엑스트라, 거대한 세트, 디지털 효과, 실물적 효과 등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은 마이클 베이의 전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감한 소재이면서 블록버스터 영화인 <아일랜드>를 만들기 위해 마이클 베이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두 가지 접근이란 재미있으면서도 즐거움을 주는 여름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영화적인 것과 '만일 우리가 복제인간을 진짜로 맞이하게 된다면 우리는 과연?' 이라는 인간적인 핵심을 찌르는 근본적인 화두로서의 접근이었다. 두 말 할 나위 없이 시원한 초절정 액션 블록버스터이자 일종의 도덕적 문제를 제기하고 판단은 관객의 몫으로 남기는 <아일랜드>는 마이클 베이의 영화 인생에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캘리포니아, 네바다주, 디트로이트, 미시간
사막과 도시를 횡단한 거대한 로케이션
영화의 촬영은 2004년 가을,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의 사막에서 링컨과 조던이 수용시설에서 외부세계로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인물들이 수용시설에서 탈출하였을 때 최초로 마주하게 되는 황량한 세계를 연출하기 위해 남서부의 사막을 선택한 것. 더욱 메마른 사막의 풍경을 위하여 시각효과 팀과 인더스트리얼 라이트 & 매직 효과 팀은 디지털 방식으로 100피트 직경의 흡입 환풍기들을 동원해 비밀 지하시설을 환기시키고, 가상 매그 레브 자석식 열차를 등장시켜 링컨과 조던을 스폰서가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로 이동시켰다. 일주일간 진행된 사막 촬영이 끝난 후, 디트로이트와 미시간주로 이동하여 촬영을 계속했다.
멀지 않은 미래의 로스앤젤레스 장면에 미학적으로 가장 적합한 도시로 디트로이트를 선택했던 것. 고전적이고 시간대가 모호한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의 풍경을 암시하기 위해 거리의 간판과 교통신호등, 버스 정거장 등 거리를 변형한 후, 디지털방식으로 미래 건축 디자인을 표현했다. 디트로이트 시 당국의 협조로 8개 블록을 동시에 통제하며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워렌 앤 웻모어의 전설적인 건설회사에 의해 1913년 설계되었다가 1988년 폐기된 역사적인 건물, 미시건 중앙 역사 또한 이완 맥그리거가 일인 이역을 맡은 링컨 6-에코와 그의 '스폰서' 톰 링컨의 숨막히는 대결이 진행되는 장면에서 배경으로 등장한다.
특히 링컨 6-에코와 톰 링컨이 함께 하는 장면은 화면상으로 전혀 이음의 표시가 없어야 했기 때문에 모션 컨트롤 카메라와 초정밀 안무법을 활용한 방법을 사용했다. 시간 조절이 가능한 모션 컨트롤은 트랙 위 카메라의 타이밍을 이용하는 방법. 초정밀 안무법을 배운 이완 맥그리거가 링컨의 위치에서 연기한 후, 자리를 바꿔 다른 톰의 역할을 촬영해 이를 잇는 것이다. 정교한 작업의 성공으로 인해 그림자의 교차나, 눈동자의 위치 등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마치 두 명의 인물인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3D효과는 사용되지 않았다.
조명, 촬영, 의상, 세트, 특수효과
미래를 탄생시키기 위한 혁명들
<아일랜드>는 두 개의 구별된 세계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획일적으로 관리되는 단색의 가공된 세계이며, 또 다른 하나는 다양한 색채로 표현된 예측이 불가능한 지상의 세계이다. 두 구역의 구분적 구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조명 및 카메라 작업의 변형을 시도했다. 먼저 조명의 경우, 지하환경은 인공적인 조명으로 조성된 흑백의 세계로 표현하고 외부세계는 복제인간들이 태양과 자연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므로 진한 색채를 띠도록 만들었다. 카메라 역시 이러한 법칙에 따라 콘트라스트를 계속 유지했다. 영화 초반에서는 통제된 환경이라는 분위기를 위해 카메라를 이동하지 않고 가능한 형식적이며 객관적인 방향으로 유지하도록 했고 외부 세계는 많은 핸드-헬드 카메라들을 사용함으로써 훨씬 동적이고 주관적인 장면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초반에 등장하는 센터빌 수용시설은 컴퓨터로 생성되는 거대한 지하도시로 공동 작업장을 구성하는 세 개의 다층형 주거 거주 타워들과 중앙 아트리움으로 불리우는 운동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 도시 설계를 위해 미술팀은 각종 서적과 건축물을 조사한 후 수백 피트 고도의 콘크리트 타워들로 구성되어 있는 북해 유전의 리그선 설계와 예전에 군대에서 대재앙이 발생한 경우 1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지었던 건물을 모델로 무색의 콘크리트와 유리, 철재의 재질로 된 건물을 만들었다.
이 건물은 33만 평방미터 넓이의 과거 NASA/보잉사의 항공시설에 있는 다우니 스튜디오에 세워졌다. 이를 건축하는데 무려 5개월이 소요되었고, 그 크기는 풋볼 경기장 5개를 합쳐놓은 넓이이다. 가장 큰 세트인 중앙 아트리움의 넓이는 60평방미터이며 복제인간들의 식당은 6평방미터의 물탱크 안에 지어졌다. 여러 세트 중 가장 미래적인 세트는 시험관 복제인간들을 저장하는 인큐베이션 사일로와 새로 '탄생한' 복제인간들이 생명의 기억이 채워져 이식되는 화운데이션 룸이다.
다양한 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복제인간들의 신체는 생물 효과 아티스트인 그렉 니코테로와 KNB EFX그룹에 있는 그의 팀에 의해 제작되었다. 이들 신체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시회인 '인체의 신비전' 에서 영감을 얻었다.
세트와의 조화를 위해 의상 역시 강한 색채를 배제하고 단순한 순백색보다, 작은 얼룩 무늬가 있는 모양으로 하여 그래픽 요소를 가미하도록 하였다. 수백 명의 연기자들이 입어야 했기 때문에 다양한 체형이 모두 어울릴 수 있는 단 한가지의 디자인, 단순하고 깨끗한 유니섹스 디자인이면서도 약간 체형을 드러내는 기능적 감각의 의상을 만들었다.
2500만불의 요트와 700만불의 자동차
시속 150마일의 헬리콥터와 비행 모터 사이클 등 최첨단 기기들
미래 세계의 부유층인 플레이보이 톰 링컨은 모든 면에서 최고에 탐닉하기 때문에 엄청난 부와 미래적인 컨셉을 반영하는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제작진의 과제 중의 하나였다. 상업광고 감독이었던 경력을 살려 마이클 베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디자이너들을 섭외했다. 여러 후보들 중 최종 선택된 차는 갈매기 날개 형태의 '캐딜락 CIEN'이었다. 대여 비용만 무려 700만 불(70억). 원활한 촬영을 위해 특수효과 팀이 17일 만에 정교한 복제품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캐딜락의 비용은 실제로 링컨 6-에코의 꿈에 나타나고 후에 톰 링컨의 실제 세계에서 나타나는 보트의 비용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가격이다. 원작소설에서 표현된 것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완벽한 외관을 가진 보트를 찾던 중 발견한 '월리파워 118'는 이탈리아의 루카라는 사람의 선박으로 가격이 자그마치 2500만불(250억)이나 되었다. 내부는 최첨단 설비로 갖춰있고, 배의 윤곽은 마치 스텔스기를 연상시키는 이 요트는 세 개의 해리어 엔진이 장착되어 있고 속도는 시속 80마일에 육박한다.
또한 사설경호대가 탈출한 복제인간들을 추적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휘스퍼스라고 불리우는 검은색 헬리콥터들은 영화에는 사상 처음 소개되는 최첨단 유로콥터 EC120 기종. 헬기 제작 역사상 가장 소음이 적은 기종이며, 시속 150마일의 항속이 가능하다.
영화에 등장하는 가장 미래 공상적인 이동 수단은 로렌트 사설경호대가 링컨과 조던을 추적하기 위해 이용한 비행 모터 사이클인 와습(Wasp)이다. 소형이지만 매우 강력하고 빠른 속도로 날수 있는 상어 모양의 비행 로켓인 이 와습은 특히 영화에서 가장 격렬히 심장을 두드리게 하는 스턴트 장면에서 부각된다. 비행 장면에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트레일러의 후방에 설치된 기구인 짐블을 이용해 상승, 하강, 전후, 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와습을 촬영한 후, 푸른색 스크린에서 실물 크기의 와습에 매달려 있는 연기자들과 CG 상의 탑승자를 삽입하여 장면을 만들어 냈다.
최상의 액션 장면을 잡아라
15대의 카메라와 특수 장치들이 동원된 대역 없는 배우들의 스턴트 연기
캘리포니아주 산페드로에 위치한 터미널 아일랜드 프리웨이에서 4 마일 분량의 촬영으로 진행된 격렬한 추격장면은 최상의 액션 장면포착을 위해 핸드 헬드 카메라를 포함하여 총 15개의 카메라가 사용되었다. 핸드 헬드 카메라 중 일부는 마이클 베이가 직접 잡기도 했다.
또한 최상의 액션 장면을 위해 <나쁜 녀석들2>에서 처음 사용되었던, 특수 제작 카메라 트럭인 '베이 버스터'라는 이름의 트럭 또한 동원되었다. 이 트럭 외부에 보호장치를 장착했기 때문에 트럭을 자동차 쪽으로 돌진하게 해서 전복시킨 후에도 카메라가 온전하게 남아 있다. 이 트럭과 유사하게 원거리 조종 카메라가 설치된 '베이츠 카트'라는 첨단 고속 카트는 부드럽게 기어변속 없이 제로상태에서 시속 130마일까지 가속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 추적 장면에서 뛰어가는 추적 장면까지 손쉽게 촬영할 수 있다.
이 영화 최대 스턴트 장면 중 하나는 링컨과 조던이 와습을 타고 로스앤젤레스 시내로 날아가면서 고층건물의 70층 벽에 충돌하는 장면. 충돌 후 복제인간들이 빌딩의 대형 "R" 로고 간판에 매달리고, 한 헬리콥터가 위협적으로 이들 위에서 공중 부양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13대의 카메라가 활용되었다.
일부는 디지털 효과로 진행되었지만 일부 장면은 연기자들이 직접 스턴트 연기를 도전했다. 이 전에 액션 연기를 전혀 해 본적이 없던 스칼렛 요한슨은 공교롭게 편도선 절제 수술을 받고 덜 회복된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해 고생이 심했다고. 로렌트와 사설경호대원으로 연기하는 지몬 혼수와 그 외의 연기자들의 경우, 퇴역한 특수부대 기술 자문관인 해리 험프리의 도움을 받았다. 전직 해군 SEAL부대원이며 전쟁전문가인 그는 <진주만> <아마겟돈> <더 록>을 비롯한 여러 영화에 전문적 기술을 자문하였다. 현역 및 전직 출신의 군과 사법집행 기관요원들이 가세하여 일급 경호대를 완성시켰다.
2.마음으로 본 <아일랜드>
현대사회는 기술과 문명이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상으로 발달해있다. 전자기술도 전자기술이지만 우리 인간에 대한 과학은 상상을 넘어선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인간들은 더 편리한 것, 더 좋은 것을 원하고 목숨조차 인간의 의지로 조절해보고자 한다. 인간의 영원히 살고싶은 욕망.. 그것이 이루어낼 최후의 수단이 복제가 아닌가한다.
어찌생각하면 막연할 수도 있는 복제의 개념을 이영화는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보는이로 하여금 인간을 복제할 경우 발생할 문제점들을 면밀히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인간이 자신들이 필요할 때 자기 유전자의 장기를 이식받기 위해 하나의 차단된 공간에서 복제인간을 만들어 거짓기억을 주입시키고 자기들 뜻대로 복제인간의 가치관을 형성시킨다.
물론 복제인간의 주인들은 그들의 복제인간이 식물이 자라듯 자라는 줄만 알뿐, 감정을 가지고 그들과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은 알지 못한다. 그 차단된 공간 안에서는 자신들이 인간이라 생각하며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가진 복제인간이 살고 있다.
영화 <아일랜드>속에 등장하는 이들은 사실 그냥 사람은 아니다.' 복제인간 ' 혹은 ' 상품 ' 이라는 단어가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아일랜드는 이들에게 폐기 후 다가오는 죽음을 뜻한다. 음모를 깨닫고 이곳을 탈출하는 두 남녀의 모험이 영화의 중심 줄거리이지만, 영화에는 간을 빼내던 중 도망치려던 한 클론(럭비선수의 클론)의 모습이나 대리 출산(일반 여성의 클론) 직후 아이를 보고 즐거워하지만 곧 어김없이 죽임을 당하는 산모 등 인간 복제에 대한 비관적인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현재 연구 되고 있는 것들과 인간 복제가 가져올 문제들의 모든 면에서 대해 다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영화 <아일랜드>가 앞으로 10년 후라는 것을 본다면 이야기는 한층 더 가깝게 느껴 질수 있다. 지금은 거짓으로 밝혀졌지만 영화제작당시 우리나라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의 업적으로 이 연구 분야가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만큼 영화를 둘러싼 논쟁들은 우리와 가깝게 느껴질수있다.
신문이나 여러 대충매체에서 나왔듯이 아일랜드의 배경의 시기설정에서 우리나라의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제작진들은 기자 회견에서 말한바가 있다. 영화<아일랜드>는 이 분야 연구가 주는 난치병 치료라는 긍정적인 면과 인류의 혼란이라는 부정적인 면 두 가지 모두를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 속 클론들은 거대한 양수 주머니를 통해 잉태되고 이 양수 주머니는 마치 물건을 포장해 놓은 박스처럼 다른 생산품과 다름없이 거칠게 운반된다. 영화의 중간에 총을 겨누는 경찰 앞에 마주선 클론과 그의 본체는 서로 자신이 인간이라고 외쳐댄다. 영화 속에서 돈 500만 달러면 생명을 연장 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당신이라면 하겠는가?’ 에 대해 질문을 던진 가운데 우리는 선뜻 동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이 장면을 보았을 때 500만 달러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면 투자할 만하겠다고 생각했었지만 끝으로 가면서 점차 이 질문에 대해 동의한 것을 다시 생각해 보았었다. <아일랜드>는 많은 문제점에 대해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듯하다.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정말 지금 현재에도 저런 일이 이루어지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기도 하고 보는이 에게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만든 것에 대해 이 영화의 성과가 아닐까 생각 된다.
또한 인간 복제에 대한 입장을 종교계를 비롯하여 여러 나라들이 인간 복제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가 낮아 질수도 있다는 생각에 반대하는 것이고, 이를 찬성하는 것은 불치병을 정복할 수 있다는 생각들로 찬성하지 않는 것 인가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하나를 정복하면 또 다른 문제점이 생기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영화의 시기 설정에 영향을 끼친 작년 이맘때쯤인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에 대해 큰 열풍을 일으켰던 것은 우리가 비판 없이 그 연구과정을 보려 하지 않고 연구결과만을 흡수하려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처럼 영화 속 클론들이 믿고 가고 싶어 하던 아일랜드가 장기추출과 죽음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편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한편으로는 우리들도 클론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된다.
어렸을 땐 부모님들이, 커서는 사회가 세뇌시켜준 우리들이 생각하는 아일랜드를 향하여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 되면서 결국 우리도 죽음을 맏이 하게 되는 순간에 깨닫게 되는 아일랜드는 결국 우리 자신의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아일랜드>가 던지는 인간복제의 윤리적인 것들을 생각할 때에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
감독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 <아일랜드>는 복제인간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가지고 평균치 혹은 기대 이하, 이상의 효과를 이룬 영화라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SF 블록버스터라는 영화라는 특성상 과도한 액션으로 인해 그 성과가 빛을 바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로 ‘인간 복제가 가지는 각종 쟁점들에 더 많은 관객들이 편하게 생각할 수 있었겠다’ 는 생각에 이 영화가 나타내고자 했던 점은 크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영화는 SF 영화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는 동시에 감동과 질문을 성공적으로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아일랜드>에서 클론들도 기억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기억은 그들이 직접 겪은 기억이 아니다. 단지 클론들을 속이기 위해 회사가 만든 기억을 주입시킨 것일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주인공 링컨 에코는 어느 날부터인가 악몽을 꾼다. 꿈 만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강렬한 느낌의 악몽과 생전 처음 보는 뭔지 모를 형체의 끈임 없는 형상 후에 그 형체가 링컨의 원래 주인의 기억임이 밝혀지면서 영화는 다시한번 무거운 주제에 힘을 싣는다.
이제 클론들은 주입된 기억만이 아니라 그들의 것이라고 해도 무방한 진짜 기억을 갖게 된 것이다. 그들은 기억을 통해 무수한 생각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갈 것이며 이것은 그들의 추억이 되고 뿌리가 되며 존재 이유가 될 것이다. 복제가 <아일랜드>를 이루는 기본 배경이라면 호기심은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클론들은 그들이 선택받은 인간들인 줄 알고 있다. 외부의 세계는 재난으로 인해서 소멸되었고 그들은 닫힌 공간이긴 하지만 별 불만 없이 살아가고 있다. 누구 하나 의문을 제기 하지 않는 클론들, 나름대로 유토피아로 가는 희망을 안고 별 탈 없이 살아가던 클론들 사이에서 링컨의 호기심은 유독 유별나 보인다. 링컨이 호기심을 가지게 된 것이 시스템의 문제 때문이긴 하지만 그 호기심을 끊임없이 파헤치는 것은 분명 링컨 개인의 선택이었다.
무화과를 따 먹지 말라는 경고에도 호기심으로 이를 따먹은 아담. 종교학 적으로 아담의 호기심은 인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그리고 알의 부화에 대한 에디슨의 호기심은 2000여개에 달하는 발명품을 개발해 냈고 움직이는 영상에 대한 뤼미에르 형제의 호기심은 영화의 서막을 열었다. 호기심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 이는 복제를 가능하게 한 힘이기도 하다.
영화 초반 관객은 주인공 링컨의 시선을 따라 움직인다. 뭔가에 불안해하고, 지하 통로구로 날아온 나비를 신기해하는 링컨의 행동에 궁금증을 지녔던 관객은 서서히 그가 왜 그토록 불안해했고, 나비가 날아온 경로에 대해 극대한 호기심을 가졌는가를 알아나간다. 유토피아라도 믿었던 <아일랜드>로 가는 행에 당첨된 동료들은 싸늘한 시체가 되어 링컨의 확장된 동공에 꽂힌다.
출산을 앞두고 기쁨에 들떠 아일랜드로 떠났던 여자 동료가 꿈의 공간이 아닌 싸늘한 시체가 되어 차가운 분만대 위에 놓여 있는 모습을 보게 되고, 같은 시기 아일랜드로 떠난 또 다른 동료가 유명한 미식축구 선수의 장기이식을 위해 탄생한 클론임이 밝혀지면서 유토피아라고 여겼던 <아일랜드>는 한 순간에 지옥이 되고 만다. 그리고 나 역시 잠시 발달된 미래의 모습에 “와~우”를 외치던 함성을 거두고 “어쩜”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링컨이 통로를 빠져나가 그의 호기심을 풀어내는 곳 까지 영화는 “제한적 내레이션”을 적절하게 분배하며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는다. 그런데 이 반환점을 지나면서 감독은 “제한적 내레이션”을 버리고 “비 제한적 내레이션”을 선보이며 호기심을 흥분으로 한 순간에 바꾸어 놓는다. 그리고 이 전환은 얼핏 “SF영화” 장르에서 “액션영화” 장르로의 변환을 나타내는 듯도 하다.
“제한적 내레이션”을 표방했던 극 초반이 SF적인 느낌을 표출했다면, 진실을 알게 된 후 도망을 가는 장면부터는 액션영화 같은 느낌을 더 강하게 표출한다. 그 경과야 어찌 됐든 영화는 이 반환점을 돌면서 영화 특유의 색깔을 잃고 마이클 베이 감독의 색깔로 채워지고 만다. 아쉽게도 액션의 장르를 치중하게 되는 이 부분부터 영화는 기력이 떨어진 마라톤 선수의 모습을 보이고 만 것이다.
두 주인공의 탈주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이 마이클 베이 식의 액션을 보여주는 <아일랜드>는 볼거리에 있어서만큼은 그 화려함으로 실망을 시키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게다가 꽤 의미 있고 현 인류가 고민해야 할 복제에 대한 철학적 의문까지 영화 초반에 맛 들어지게 깔아놓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액션의 화려함만으로 뒷부분을 덮기에는 뭔가 엉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악당은 죽지만 주인공은 건제하는 액션 영화의 공식을 따르려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클론인 주인공이 살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이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죽는 모습은 왠지 가치 전도된 미래의 상황을 보는 듯하다.
범인을 잡기위해 투입된 경찰은 무슨 잘못이며 공사하다가 떨어지는 간판 파편에 맞아 부상당하는 시민들은 또 무슨 봉변이란 말인가. 이런 와중에도 클론인 주인공들은 슈퍼인자를 이식 받은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위험을 잘도 피해나간다. 이 정도면 클론이라기보다는 슈퍼 영웅에 가깝다. 아무리 액션영화라지만, 아무리 마이클 베이의 영화라지만 어느 정도의 현실성은 지켜줬으면 하는 생각이 저절로 나왔다.
그리고 아무리 감정이입 된 주인공을 응원하는 것이 보는이 의 자연스러운 의식 흐름이라 긴 하지만 무고한 인명의 지나친 희생은 뭔가 떨떠름한 불쾌함을 지울 수 없게 한다. 두 사람의 러브신 또한 영화 전체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었음에도 왠지 눈요깃거리를 위해 배치된 하나의 장식으로 비취진다. 주인의 연령으로 빠르게 의식 성장을 해 나가는 링컨은 그렇다 치더라도 소녀 적 감수성을 지닌 순진무구한 조던이 갑자기 섹스 앞에서 허물어지는 것은 속된 말로 웬 황당한 시추에이션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섹스를 하고 나서 마치 진정한 유토피아에 온 것 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여유는 진정 사방으로 조여 오는 주위 상황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순진함이란 말인가. 또 하나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문제는 복제인간 링컨 6 에코와 그를 의뢰한 인간인 톰 링컨의 대비이다.
영화는 클론인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해서 지나치게 인간을 악인으로 내 몰고 있다. 복제인간 링컨은 가끔 영양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찾기도 했고, 하지 말아야 할 돌발 행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니고 있는 어린 아이 같은 왕성한 호기심과 동료를 버리지 않는 모습은 탐욕스러운 웃음을 짓는 그의 의뢰인 톰 링컨(클론인 링컨 에코를 주문한 진짜 주인)과는 엄연히 구분된다.
자신의 생명을 위해서라면 복제품쯤이야 어찌 되든 전혀 개의치 않다는 야비함을 보이는 톰 링컨을 보며 관객은 어느 쪽을 응원해야 하는지 그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통일되고 만다. 같은 인간으로서의 톰 링컨을 응원하기보다 복제품인 링컨 에코를 응원하는 관객. 그리고 톰 링컨의 야욕에 눈살을 찌푸리는 관객. 여기에 마이클 베이는 복제라는 철학적 질문에 절묘하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냈다.
즉,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금보고 있는 것은 인간과 복제인간의 문제가 아니라 선과 악의 대결일뿐 이라는 놀라운 구멍을 말이다. 이렇게 은근슬쩍 발을 뺀 구멍 때문에 <아일랜드>는 마이클 베이식 액션영화의 구조에 함몰되고 말며 상업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를 나타내는 것같다. 안타깝다. 그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미비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내가 본 영화의 마지막 엔딩장면은 해피엔딩을 가장한 불행의 시작이었는데 그 이유는 클론들의 해방은 그들의 탄생 배경이 어찌됐든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인간존중의 사상을 보여주는듯 하면서도 인간존중사상을 위협하는 야누스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
‘과연 이들의 해방에 이 사회가 받을 충격과 무질서는 없을 것인가?’ ‘자신과 똑같은 복제인간의 등장에 과연 두 손 들며 반겨 줄 진짜 주인은 몇이나 될까?’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의문에 앞서 해결되어야 할 ‘과연 인간의 생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클론들이 물건처럼 취급받는 것이 타당한가?’ 에 이르기까지 <아일랜드>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의문은 이 영화의 딜레마이면서도 가장 큰 매력임에 분명한다.
클론과 조금다른 개념이긴 하지만 영화<터미네이터>나 <AI>에서는 인간과 너무나 닮은 사이보그들이 등장한다. <터미네이터.에서 아놀드 스왈츠 제네거 가 스스로 용광로에 들어가며 흘리는 눈물이나, <AI>에서 인간의 감정을 지닌 로봇 할리조엘 오스먼드가 양 부모에게 사랑받고 싶어 흘리는 눈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주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 때문에 인간 중심의 고귀함이 위협받고 있다는 생각까지는 들게 하지 않는다.
기존 영화에서 우리는 인간 우위의 자존심을 지키며 아무리 인간 모습을 한 로봇이라도 인간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그들의 불행에 대한 죄의식으로부터 자유로웠다. 하지만 <아일랜드>에 등장하는 클론은 사이보그와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백과사전에서는 클론을 “단일세포 또는 개체로부터 무성적인 증식에 의하여 생긴 유전적으로 동일한 세포군 또는 개체군” 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클론들이 인간의 생명 연장 또는 대리모의 역할을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해도 그들은 엄연히 인간과 같은 심장과 세포를 가진 하나의 인격체이며 독립적 존재인 것이다. 과연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인간복제에 대해 어떤 가치판단을 두고 이 영화를 만들었을까? 할리우드 영화를 두고, 그것도 흥행의 귀재라 불리 우는 마이클 베이 감독에게 당신의 가치판단이 어떤 것인지를 묻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결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인간복제라는 소재는 영화가 얼마를 벌여드릴 수 있냐하는 의구심과 함께 쉽게 간가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님은 확실하다.
<아일랜드>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진다. 또 다른 의미의 휴머니즘 부활? 아니면 살아남은 클론들로 인해 초래될 영화의 뒷이야기? 선택은 각자의 몫 이지만, 머지않아 이 문제가 개인의 선택으로만 여겨질일이 아님을 알게 될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