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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리온 뮤직 원문보기 글쓴이: 구름밭
경영학 박사이면서 대학에서 제자들을 길러내고 있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김효근 교수는 음악에 푹 빠져 학창시절을 보냈다.
피아노를 칠 줄 아는 남학생을 찾기 힘들던 시절, 중학교에 입학하며 가정환경조사서의 ‘특기’란에 ‘피아노 연주’를 써냈던 그는 바로 합창부 담당 교사의 관심을 끌었고, 합창부 반주자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제가 반주한 첫 합창 발표곡이 가곡 ‘고향의 노래’였어요. 무척이나 멜로디 라인이 아름다운 노래였는데, 그렇게 조금씩 클래식 음악에 빠져들기 시작했죠.
마침 그때 음악 연습실에 새로운 오디오 스테레오가 들어왔어요. 음악선생님이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 원판을 사와서 저희를 앉혀놓고 들려주셨어요. 신세계 교향곡의 4악장을 처음으로 듣던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면서 음악이 전신을 감싸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았죠. 바로 그 순간 제게 신세계가 열리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눈'은 1981년 제1회 MBC 대학가곡제에서 대상을 받았던 곡이다. 작사,작곡자인 김효근은 당시 서울대 경제학과 3학년이었으며, 노래 또한 서울대 성악과 1학년 조미경이 했었다는 기록이다.
노래도 멋지지만 이 노래를 만든 사람, 부른 사람 둘 다 새파란 아마추어로 대학가곡제에 입상해서 우리에게 알려지게 되었다는 사실에 음악 외적으로도 더 호감이 간다.
우리 가곡의 가사라면 유명한 시인들의 시를 빌려썼던 것이 관례인데 대학 3학년의 때묻지 않은 눈빛을 통하여 별 기교없이 쓰여진 것이 마치 수채화로 그려진 깔끔한 설경을 대하는 느낌이다. 대학 1년 여학생의 목소리와 김효근의 꾸밈없는 가사는 순백의 이미지에는 제대로 어울린다.
작곡과 학생들만 참여하다시피 했던 대회에서 그는 유일한 타과 학생임에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거머쥐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고 작곡가로서의 발판을 굳힌 가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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