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밤낮시를 위해 일부러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 3월7수요일 아침.한동안 내리던 봄비도 그치고 오랫동안 여러경로를 통해 듣고 맘속으로 벼르던 ‘산새소리 들리며 푸른 숲에 둘러쌓여 말풀과 땟장에 찌든 붕어천국 김해 진례지’에 갈 준비를 하며 아침부터 소풍가는 아이마냥 콧노래가 절로 났습니다.
차도 안막히고, 공기도 맑고, 날은 따스하고, 김해쪽으로 운전하는 내내 너무 기분좋았습니다.
배스터로도 유명하고 규모가 큰 저수지라기에 부근에 분명 낚시점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미끼를 준비안했는데 10km ,5km 3km 점점 진례지에 점점 거의 다와가도록 새우를 팔만한 낚시가계는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차트렁크안에 쓰다남은 지렁이가 조금 있었기에 죽어 쳐지지만 않았다면 조금남은 콩, 옥수수, 글루텐과 함께 어찌어찌 버텨봐야지 뭐 할 수 없지 하고... 있는 순간 제눈에 집채만한 불도저와 포크레인 그리고수십대의 덤프트럭이 보이며
오랜동안 벼르던 진례지는 시뻘건 배를 드러낸 모습으로 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공사장 신호수할아버지께 물어 보니 공사한지 2년 정도나 되었답니다. 좀 더 여러경로를 통해 알아보고 출조할 것을 하며 전화로 어느분께 김해쪽에 아는 곳이나 지역조우님이 계신가 물어보니 ‘마땅한 분이 없으신 것 같다’하기에 되돌아 내려가는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 졌습니다. 후회도 잠시 둑에서 아랫마을 쪽에 대숲에 둘러싸인 작은 소류지가 보였습니다. 긴가 민가 하며 출발.....
도착하여 한 바퀴 둘러보니 조용하고, 전주와 가로등도 없고, 주변에 물대는 농지도 없는 것 같고, 두칸대로 수심을 찍어보니 수심 또한 적당하고 조그마한 맹탕지이지만 느낌이 좋아서 차에서 짐을 하나하나 내렸습니다.
하지만 제방 무너미쪽 간판에 빨간글씨로 “마을노인회에서 잉어치어를 양식하오니 낚시 및 취사 ...금지”라고 써 있었습니다. 너무 늦게 안내문을 봤습니다.
이젠 우물쭈물하다가는 하루해를 넘길 것 같아 ‘불루길 많은 냉정지 4짜가 어쩌구’ 하는 글을 어디선가 잃은 기억이 나서 오는 길목에 네비에 뜬 냉정지, 산본지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확실친 않지만 이곳은 산본지라는 못인 것 같은데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니 찾길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낚시한 흔적이 전혀 없고 사진으론 표현할 길 없지만 1M이상 바닥이 보이도록 물색이 너무 심하게 맑았습니다. 이산이 아닌갑다...
다시 차를 돌려 냉정지에 도착하니
물색도 산본지랑 같이 너무 맑은 것 같고 미끼도 부족한 것이 영 찝찝하고 대를 펴고 자리잡기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싱숭생숭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림은 나오는데.... 날씨가 한층 따뜻해지면 꼭 다시 와서 대숲을 가로질러 생자리 다듬어야지 하고 냉정지에서 다시 차에 올랐습니다.
헐 !! 이젠 도대체 어디로 가지. 아~아 아는 곳이 없어! 김해 주촌면 어디에 괜찮은 데가 있다고 하던데.... 그곳에서 또 해매면 어쩌지...
화목수로, 삼락공원, 경마장앞중에 한곳을 정하지 않으면 오늘은 말짱 황이라 생각하니 목이 바짝 바짝 말라 옵니다.
9치 얼굴을 보여주며 가장 최근에 가본 범방배수펌프장뒤로 맘을 정하고 차를 달렸습니다. 아주 빨리. 새우는 아직 이를까? 갈등하다 인근 낚시점에서 지렁이만 한통 구입했습니다.
밤새울 자리 바로 앞에서 덜그럭 거리면서 소란 떨며 랜턴을 켰다 껐다 하고 저녁을 먹는다고 왔다갔다 하지 않아도 될 만큼에 도착해서 케미를 꺽으니 바로 어두워 졌습니다.
아 좋다. 너무 좋다. 행복해....
짐 꾸릴 때 설램도, 묵직한 손맛도, 밤에 피는 물안개도, 낚싯대에 하얗게 내린 눈서리도 ,파라솔 톡톡 두드리는 빗소리도 모두 다 좋지만 저는 물가에서 모든 준비다 끝내고 찌불보며 의자뒤로 착 기대 담배 한 모금이나 커피한잔 넘길 때가 젤 좋은 것 같습니다.
그때 정적을 깨고 하류 쪽에서 낚시한다던 한분이 와서는 ‘모정수로가 어떻고, 주남지가 어쩌구, 10년전엔 낚시하기 좋은 시절이었다...자기는 올해들어서만 월척을 15마리 이상했다’까지는 좋았는데 ‘그쪽 채비가 둔한 것 같다. 수로낚시는 무조건 땟장에 붙여야 한다. 낚시는 부지런 해야 된다...’하나같이 맞는 말이긴 하지만 목소리 톤도 높아 귀에 거슬리기도 하고 슬슬 듣다 보니 자기자랑과 저의 채비에 대한 품평에 이르러선 짜증이 날 때쯤 ‘나중에 또 올께요.’ 하며 자기자리에 간다...... 제발 다시 오지 마시길.
입질올때가 됐는데 하던.....8시쯤
말풀에 붙인 제일 오른쪽찌가 오릅니다. 그래 올치, 올~치, 착하다. 더- 더- 더-
차악 챔질하니 찌가 하늘을 나릅니다. 너무 여유를 부렸나 봅니다.
항상 놓친 고기는 실물로는 본적도 없는 4짜,5짜일것만 같습니다. 아깝습니다.
또 올때가 됐는데...하는 10시쯤.
뭔가가 슬하고 끌고 갑니다. 다른쪽 보고 있다 화들짝 놀라 확 땡겼습니다.
농어를 닮았지만 농어가 아닌 이노무 씨키....고얀놈....
또 올때가 됐는데... 잠 잠
인제는 올때가 됐는데.... 잠 잠
제발 한놈만 물어다오..... 잠 잠
물속을 알순 없지만 챔질 할 순 없는 건드림만 몇 번...한참을 찌만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새벽3시쯤 ....
슬슬 바람이 불어 물속에서 일렁이는 찌보기가 영 불편하기에 어쩌나 어쩌나 하던차에,
기다리던 시원한 입질이 왔습니다.
좀더-좀더-좀더 피잉-묵직하니 큰 놈입니다.
아! 드디어 정월대보름날 빌던 소원이 이루어 지는 순간입니다.
어라 반대쪽에서도 대를 치고 나갑니다. 총알없었으면 2놈다 놓쳤겠다 놀란 맘 쓸어내리며 앗싸~땡기는데 이놈들 왔다 갔다 요동을 칩니다.
으~둘다 배스입니다. 바로 물위로 제압을 했더랬으면 채비는 망치지 않았을 텐데 오랜 기다림후 기쁜 마음에 낚시대 휨새를 즐기며 어물쩡 거리다 순식간에 6대를....... 할머니 파마머리처럼 말풀과 함께 뒤엉클어 놓습니다. 3칸대 회수하려다 원줄3호가 터져버립니다. 찌마져도 둥둥 떠내려 갑니다. 조심 또 조심하며 다른 대를 회수하는데 또 한 대는 초릿대 2번대가 뚝 부러졌습니다. 고치는 값이 새것보다 더 들어갈 만한 낡은 글라스낚싯대지만 많은 시간동안 함께하며 추억 많고 정이든 녀석인지라 내 손가락 부러진 것처럼 아프고 쓰라립니다, 마음이...
9대중에 가운데 부분만 뒤집어 놓아 양쪽으로 1대 ,2대 아침까지 도리도리 하며 케미불빛3개를 볼 생각을 하니...... 막 막 합니다. 지금이라도 콩이나 옥수수로 바꿔야 하나 이제 4시도 안됐는데....
열이 확 올랐습니다.
아 속이 너무 상해서 아무 생각이 안 납니다.
그냥 낚시고 머고 접고 짐을 꾸릴려고 해도 날이 밝지 않으면 6~7미터 앞쯤에서 수초와 함께 엉켜버린 찌 몇개는 놓쳐 버릴 것이 분명 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의자 뒤로 확 째끼고 누웠습니다. 씩-씩- 분해서 잠도 않옵니다.
이생각 저생각 하다 아들녀석이 생각 낳습니다
이다음에 자기가 돈벌면 넓은 땅에 집을 짓고 안압지만한 연못을 만들어 준다는 배포 큰 녀석이지요.
최근에 저랑 몇 번 낚시같다가 얼음구멍에서 나온 송어손맛도 보고
일광에선 망상어도 구경 할 뻔한 아들녀석은
요즘 낚시에 빠져서 FTV에서 본 빅배스,가물치,자이언트 트래발리,크루거,돗새치,잿방어니 하면서 맨날 작은민물고기 꽝치는 붕어낚시꾼 아빠를 엄청 무시합니다.
이 귀여운 녀석과 일전에 화목수로에서 낮낚시 할땐 자꾸 수선떨며 물에 돌이나 나무작대기 던지고, 가지고 놀아라고 준 낚시대 한대는 바늘을 돌과 나뭇가지에 밀걸림시켜 10분에 한번씩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드는 걸 심하게 혼 낸 적이 있습니다.
붕어가 아무리 좋아도 저에게 아들만 하겠습니까?
오늘 제가 낚은 배스도 정작 초봄 배스꾼 입장에서 보면 기분좋은 수확일수도 있을 텐데 하는 생각과 ......
전 붕어에 환장한 사람이지 낚시를 즐길 줄 아는 조사는 아직 되지못한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 아들과 아내와 함께 어디 좋은 구경도 하고 맛있는것도 사줘야 겠습니다.
아침에 찌를 빼낸 3칸대로 물속수초에 감긴 찌 4개를 퐁당거리며 회수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집에 와서 원줄다시 묶었지요. 8짜매듭 간만에 원없이 했습니다.
아직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부산에 와서 알게된 쭈니,땅땅이,빈바늘,강냉이 그외님들.
오늘낮에 진주 진성에 수로낚시를 한다고 연락 받았습니다. 장박을 한다지요.흐 흐 .
내일은 토요일....
낚싯줄은 다 묶었고.....
떠나기만 하면 되는데 가족과 함께 해야하나 붕어얼굴보러 가야하나 .....
배스가 가져다준 교훈은 온데 간데 없이 갈등 가득한 금요일 밤입니다.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4~5년전에 가봤던 곳인데 사진으로 함 보네요
주말도 낚시 가야지예
다음주 시조회때 뵙것습니다.
행님... 17일 아니고... 24일입니다~
다음주 아니고 다다음주~
내 분명히 전화 통화 할 때 말 했는디... ㅋ
감동적인 글입니다. ^^
가족을 사랑하고 낚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글 여기저기에서 느껴집니다.
간만에 토욜인데 출근 했네요. 이제 회장님과 하룻밤 보내기 위해 준비를 하려 합니다.
다녀와서 글 남기겠습니다. ^^
이노무 배식이넘들 붕순이들 먹구로 좀 놔두면 될텐데 그치요. 추운데 고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