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헤롯의 최후의 밤(1)
단출한 나그네의 광야 여행은 지루하게 계속되었다.
그리운 고향 땅에 가까이 다가왔다.
길에서 만나는 나그네를 통하여 소식을 들어보았다.
천사의 기별은 틀림없었다.
그렇다. 헤롯 대왕은 죽었다.
그런데 그 죽은 꼴이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말했다.
“베들레헴의 어린이들을 학살한
그 놈은 미친놈이었어.”
“아이들의 시체가 무덤에서 썩기도 전에
그 학살을 하던 군인 놈들은 차례차례 죽어나갔소.
헤롯의 자식 놈이 제 아비를 독살하려 했었지.
그런 소문을 이집트에서 들었나요?
그래서 헤롯은 제 자식 놈을 죽여버렸소.”
“참 지긋지긋했죠. 예루살렘 사람들은
밤마다 헤롯이 죽기를 빌었다오.
늙은 할머니들은 매일 성전 처마 밑에서
새들이 이상하게 울었다고 하였소.
시체를 먹는 독수리들이 낮게 떠돌며
머지않아 있을 땅 위의 성찬을
냄새를 맡는 것처럼 날았소.
모든 사람들이 무슨 징조라고 수군댔지요.”
“궁 안의 형편은 비복들의 입을 통하여
쉴 사이 없이 우리에게 전해졌죠.
그래서 헤롯의 심한 공포와 고민에
신음한다는 것도 모두 알았지요.
그의 몸 안에서 열이 차츰 일기
시작하여 점점 뜨거워 갔던 모양이죠.
이상한 일은 그것이 놀라울 만큼
식욕을 일으켰던 것이죠.
그래서 그는 쉴 새 없이 먹어댔죠.
창자가 썩어갔기 때문에
배가 아파 견딜 수 없었던 가 봅니다.”
“그래도 헤롯은 죽는 순간까지 전에도
앓다가 나았으니 이번에도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모양이지요.
세계 각처로부터 백 명이나 되는 의사를 불러다가
좋다고 하는 것은 무엇이고 했대요.
별별 짓을 다 했지요.
그러나 효험이 없었던 모양이죠.”
“그 때로부터는 제 아무리 애써봐도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았던 모양이죠.
그로부터는 좀 수그러져 한 동안 친절해졌대요.
그래서 군인들에게 50 드라크마(50 일 품값)씩의
상여금을 지불하라는 명령을 내렸대요.”
“어느 날 아침 그는 수상(首相)을 불러서
이스라엘의 명사들, 유대인의 지도자 200 명을
체포하라고 명령했어요.
튼튼한 우리를 만들어
그 속에 죄수들을 가둘 방을 만들고
거기에 그 사람들을 처넣었어요.
수상이 하도 답답하여 왕한테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하려는가 물었대.
왕은 화를 내며 상관 말고 나가있으라고 했대요.
헤롯은 그의 여동생 살로메(Salome)와
그의 남편 알렉시스를 불러다가 이런 말을 하였답니다.
그 말한 것을 우리 편 사람들이 커튼 뒤에서
몰래 듣고 받아쓴 것이 있어서 틀림없는 얘길 거요.”
▼ 헤롯왕의 무덤이 발견된 예루살렘 인근 헤로디움의 전경.
AP 연합 (2007-05-09)
출처: 영원한 사랑, 위대한 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히말라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