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남편의 주제원 발령으로 온 가족이 모두 산동성 웨이팡의 수광이란 작은 시로 이사를 왔습니다.
큰 아이는 고1, 작은 아이는 중3을 마친 상태였습니다.
아이들이 유학을 오기에는 너무 늦은 게 아닌가 많이 망설였습니다.
중국내 한인까페나 유학생 까페 등에 자문을 많이 구했으나 백발 백중 부정적인 대답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빠랑 같이 살고 싶어 하고 중국에서의 유학을 원했기 때문에 모험을 결심했습니다.
아이들이 영어, 수학의 기본은 웬만큼 다져져 있고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준비만 잘해가면 가능성이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많은 까페 문을 두들겼습니다.
결과 한국 학생들이 많은 국제학교는 피하자.
두 아이의 학비도 문제이지만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을 배우기에는 로컬학교를 보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저희가 간 수광이라는 곳에는 현대중학교라는 산동성내에서 순위안에 드는 학교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에 투자한 투자회사의 자녀들이라 입학자격이 주어졌습니다.
중국으로 오기 전까지 중국어는 하지 않고 오히려 영어, 수학을 더 열심히 준비하였습니다.
중국어는 큰 아이가 외지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으므로 고1과정을 마친 후
집에 와서 1개월, 작은아이는 2개월 학원을 다니다 왔습니다.
막상 중국에 오니 시골이라 우리아이들이 다닐 학원이 없었습니다.
회사 식당에 길림성에서 유치원 원장을 하셨던 분이 있었습니다.
근무시간을 피해 낮에 집으로 와서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발음을 아주 잘배웠습니다.
다 큰 두 아이의 손을 꼭잡고 성의껏 지도하시던 분의 모습이 선합니다.
문장도 충분히 봐 줄 수 있어 한 두줄이라도 일기를 같이 시작했습니다.
저녁에는 통역하던 한족 직원과 몇 몇 여직원들에게 댓가도 지불하고 한국어도 가르쳐 주며
집으로 오라고 해서 아이들과 대화를 하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빠르게 중국어를 익혀 나갔습니다.
5월에 아줌마는 한국으로 가시고
한 달간은 한국의 중국어 학원 싸이트에서 끊어지는 동영상으로 문법을 하고
그림책을 사서 짧은 문장들을 외우기도 했습니다.
6월에는 대입시험을 마친 직원 동생들과 하루 종일 같이 굴렸습니다.
남매인데 둘다 공부를 아주 잘해 그 당시에 누나는 청도대학을 다니고 있었지만
벌써 당원이었고 지금은 상해 동화대학에서 석사를 마치고 공무원이 되어있습니다.
남동생은 그 때는 막 대입을 끝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생태였으나
지금은 후난성에 있는 중국 최고의 사관 학교를 마치고 장교가 되었습니다.
아침 9시 부터 저녁 6시 까지 중국 고등학교 교과 과정도 훑어 보고,
이야기도 하고 윷놀이도 하고, 포카도 하며 중국어를 익혔습니다.
놀이를 가르치며 배우는 과정에 중국어가 또 늘었습니다.
토요일엔 무조건 같이 수광 시내에 나가 밥도 먹고 쇼핑도 하게 했습니다.
밤엔 또 직원들이 오고.
그렇게 몇 개월을 집에서 지내다 드디어 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가기 전에 욕을 모르면 중국애들이 웃으며 욕을 해도 못 알아듣고 같이 웃어주는 놀림감이 될까봐
직원들에게 욕을 가르치라 했습니다.
실제로 학교 생활을 하다 그런일이 있어 큰 아이가 정색을 하며 그러지 마라고 했더니
그런 일이 다시는 없었다고 합니다.
군사훈련을 시작으로 학교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연히 교관의 구령을 못알아 듣고 눈치로 하다 보니 한 박자씩 늦어
한국학생이란걸 알게 되었습니다.
외국인도 별로 없는 곳인데다 외국학생이 처음이다 보니 학교가 난리가 났습니다.
그 때 부터 선생님, 친구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을 받아
행복한 학교 생활을 보냈습니다.
구보도 빠지지 않고, 옷도 되도록이면 중국에서 산 옷을 입고,
학용품도 한국것은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고 중국것을 썼습니다.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여긴 중국이니까'하며 참았습니다.
중국어도 부족하고 사투리가 심해 반밖에 못알아 들으니
종례 후엔 항상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내가 들은게 맞나 확인하고
중국애들은 잠깐이면 할 숙제를 밤새워 가며 했습니다.
이렇게 2년을 보내고 그 학교에 적을 둔채 로컬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대입을 위해 북경입시학원에서 1년을 보내고 큰 아이는 첫 해에,
작은아이는 한 번 더해서 둘 다 북경대에 진학을 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중국에서 유학하는 아이들이 한국에서 문제가 있었고
한국의 10위권 대학에 갈 수 있는 아이들이 있냐는 글을 읽고 안타까워서입니다.
장래를 위해 열심히 생활하는 아이들 정말 많습니다.
열심히 하는 이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선입견을 버리고 예쁘게 봐주세요.
중국에 계시는 분들이 쓴 이런 글들이 또 그런 말들이
한국에서 읽고 계시는 분들께 얼마나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갖게 할 지 걱정입니다.
상해에 와서 보니 아이들이 한국과 다름없는 생활들을 하고 있군요.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잘은모르지만 이왕 중국에 와서 중국을 알기에는
주변 환경이 너무 한국적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이 고생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로컬로 살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대책없는 소린가요?
첫댓글 ^^; 적극동감한다고 저희 애기 엄마가 글달아 달라고하네요^^;
이렇게 관심을 가져 주셔 감사합니다.
저두 곧 상해들어가는데 제 생각을 많이 깨우쳐주는글이네요~~
부모님이 함께 하시고 준비만 많이 해 오시면 잘이겨내실 거에요.
상해는 저희와 또 경우가 다르므로 각각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여건만 된다면 한국인인 많지 않은 곳에서 로컬 생활 하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굉장하십니다. 저도 공감...^^
제가 얼마전 댓글에 미국,유럽 또는 한국의 상위 10위권 대학에 갈 실력있는 학생들이
중국으로 유학을 오겠느냐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그 댓글은 중국 고등학교가 점점 졸업하기 어렵게 바뀌고 있어서 (수업에 땡땡이 쳐도 안봐주고)
힘들다는 발제글을 보고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사실 부모님과 함께 중국에 와서 공부하는 학생들에 비해
혼자 유학을 온 학생들이 다른 유혹에 쉽게 빠지기 쉽고
그런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안타까운 마음에 한 마디했던 것이고요
어딜 가든 학생의 본분을 잃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도 분명히 있지요.
암튼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예 초류향님의 의견과 저 역시 같습니다. 과정은 어떻게 되였던 결과만을 성취하면 된다는 것은 어떤 말로도 용납해서는 않될 일입니다. 더구나 교육에서는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중국에서의 많은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결과를 얻지 못했기에 중국에 왔는데, 더욱더 그릇된 과정을 택하여 스스로의 인생을 망친다면.... 그리고 이런 그릇된 과정으로 이룩한 졸업장이나 결과를 가지고 세계의 다른 한국인 경쟁자들과 같은 대우를 받기를 바란다면, 유학생들에 대한 나쁜 선입견은 계속 지속될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 유학생들 스스로의 모습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잘못된 과정의 결과를 남에게 인정해 한다면 힘든 일이겟죠.
별보는 조향사//글 중에 납득할 수 있는 말이 있어서 댓글을 달아봅니다. 중국에서의 많은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결과를 얻지 못했기에 중국에 왔다고 하는데, 도대체 뭘 보고 이런 결론이 나오는건가요? 더욱더 그릇된 선택을 한다? 중국에 유학을 오면 이미 그릇된 선택을 한겁니까? 저도 유학생으로서 굉장히 불쾌하기 짝이 없는 말이네요. 그러면 영미권에서 유학하면 굉장히 올바른 과정을 택한겁니까? 많은 유학생이 학업보다 유흥에 더 관심을 쏟는다는 점은 온전히 틀리다고 할 순 없지만, 이런 말도 안되는 편견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건지 이해가 안 되는군요.
어머니의 열린 생각이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 주셨군요~~
존경스러여...저흰 준빌 많이 못하고 맘만으로 도전했는데...
마니 노력해야 겠어여~~활짝웃을 그날을 위해*^^*
부모님과 자녀 분들 모두 한 마음으로노력하시면 분명히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힘내세요!
저희도 아이들이 다행히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아 밤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다 큰 녀석들이 힘들어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요.
그 때마다 서로 격려하며 방법을 찾았습니다.
분명 활짝 웃을 그 날이 올것입니다.
맞아요~~ 그리고 저도 같이 용기를 얻고 갑니다... 문제있는 아이들만 오는거라면....저는 초3꼬마 데려와서 9월로컬 입학 기다리고있는데요... 너무 슬퍼지죠...우리꼬마 한국에선 성적 탑이었고(나름 학군때매 아파트 비싼 동네였습니다...) 가끔 아니 자주우리꼬마가 천재가 아닌가 의심하며살았답니다 ㅋㅋ 보통 초4되면 엄마의행복한 환상이 깨진다고... 선배들이 그러더군요..... 암튼 .... 억울해서라도 ...단디 키웁시다~~~~ 아자!!
우리 한국에선 초4부터 교과과정이 어려워지고, 아이의 자아가 생기면서 무조건 엄마의 생각데로만 움직이지않으니 그만큼 엄마가 힘들어진다느 예기일거에요. 현명하게 잘 해나가시길 바랍니다. 단디 단디~
중국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중국 역시 열려있는 곳입니다. 현재의 중국 유학생들이 늘 문제로 다가오는 것은 많은 이들이 배우고자 하는 의지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에 편중하여 돈을 벌고자하는 말도 않되는 어른들의 상술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국까지 와서도 그릇된 한국에서의 교육방식을 계속 중국에서도 고수하려는 부모들의 문제입니다.
교육은 인간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스스로 배워서 하나의 인간이 되고자 한다면 유학생들에게도 미래가 있을 겁니다.
훌륭한 자녀분들의 모습과, 쓰신글 잘보고 갑니다.
상해에 와서 국제학교와 국제부의 학비를 보고 놀랐고, 한국과 같이 수 많은 학원을 보고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그럼에도 교과과정이 입시에 편중되어 있다니 걱정이되는군요. 대신 아이들이 각 학교에서 부족한 기초과목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야 될 것 같아요.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다면 우리역사에 대한 책도 많이 읽어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어디서 살던 당당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교육이라는 것은 인간을 만드는 과정이기에 중국로컬에서 교육을 받으면 중국사람이 되간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일 겁니다. 이점은 부모들의 나름의 노력이 있어야만 균형잡힌 교육이 될 수 있을겁니다.
생각보다 많은분들이 열심히 로컬화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빙산의 일각만 보시고 염려하지 마세요. 나름 자기 방식대로 중국에서 열심히 땀흘리며 내일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고 로컬화로 현지식으로 살아가는 가정도 많습니다. 즐거운 상하이 생활 기대합니다.
그렇죠. 일부 아이들의 잘못된 생활과 어른들의 편견으로 이런 아이들도 같이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건 '이제 그만'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만 나무랄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중국에 와서 얼마나 한국적으로 살고 싶어하는지도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도 올해 고1되는 아들 때문에 고민하다 그냥 한국에서 학교 마치기로 남편과 이야기하고 지금 남편만 상해에서 생활합니다 이 글을 읽고나니 정말 대단하신것 같아요 그리고 저에게 용기를 주신글이구요 힘도 되네요
제가 결심할 때 제일 도움이 된 말이' 잘하던 아이는 어디서든 잘한다.' '중3이 끝난 시기가 아이의 가치관이 성립된 이후라 유학을 하기에 딱 좋은 시기다.'이에요.
영,수가 기초가 되어 있고 아이가 원한다면 결심을 하셔서도 괜찮을 것 같아요. 오히려 일찍 온 아이들은 정체성에 혼란을 가질 수 있지만 커서 오면 본인의 장래를 생각하며 힘들어도 방법을 찾아 나가더군요.
온 가족이 합심해서 방법을 찾을 수 있으니 좋으 결과를 얻으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저는 모국어를 잘하는 아이들이 영어, 중국어 모두 잘한다는 생각이예요. 중국로컬이든 인터스쿨이든 모국어도 함께 쌓아가면 힘들더라도 정체성 혼란 등을 덜 겪지 않을까요. 말을 잘하는 것과 공부를 잘하는 건 별개문제이고. 말과 글만큼 문학과 문화도 함께 알아가야 해요. 영어, 중국어를 잘하지만 현지인들과 대화를 하려면 문화, 풍습, 문학을 잘알아된다고 생각해요. ^^* 아이를 위해 애쓰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