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혹서기가 한창이라 높은 산이 망설여졌는데
1100m 시원함을 느끼기 위해 신불산으로 향했습니다.
4시에 건암사에서 출발을 했고 최단 코스로 2시간 정도면
도착 할 수 있는 괜찮은 길이었습니다~(변수가 없었다면...)
계곡도 지나고 길 따라서 올라가다 보니 너덜지대가 나오길래
'좀 이상하네' 생각은 했지만 앞에 리본들이 보여서 계속 갔죠.
근데 갈수록 경사가 엄청나고 등로도 사라지고 바위를 사족으로 오르면서 ㅠㅠ
큰일 났다 싶더군요~
다시 내려갈 엄두도 안 나오는 험로의 연속...
그런데 또 가다 보면 어디선가 리본이 나오니까... 희망고문처럼~
거기다가 34도 더위에 땀은 물 흐르듯이 흐르는 상태라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3시간 째 되어 갈 무렵에
공룡능선이 나오길래 '이런 알바했구나 ㅠㅠ'
탈진 직전에 정상 도착하고 바로 드러누웠습니다 ㅎ
길 찾느라 물 마신 것 말고 먹은 건 없이 지쳐서...
물도 운행용만 챙기고 정상 근처 약수터에서 공급할 생각이었거든요.
시간은 곧 8시고 물은 조금 밖에 안 남아서 간월재로 넘어갈지
고민하다가 참아 보자 해서 그 자리에 박지를 잡고 텐트를 쳤네요.
비는 없었으나 바람이 강한 편이었지만 밤에는 운해가 정말 멋있었습니다.
자려고 텐트에 누워 있는데 텐트 앞을 '킁킁' 거리면서
멧돼지가 지나가길래 순간 놀래서 얼음이 ++
곧바로 폰으로 노래를 크게 좀 틀어 놓았다가 뻗었네요 ^^
건암사에 주차하고 본 하늘입니다. 요즘 하늘은 카메라만 갖다 대면 이쁘게 담겨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ㅎ
신불산 정상 최단 코스로 2시간~2시간 30분 거리입니다 (알바를 안 한다면 ㅋㅋ)
들머리의 건암사고 왼쪽편에 약수터도 있습니다
등로로 가다보면 물 공급 가능하다고 해서 휴대용 정수기에 운행용 물만 채웠습니다~(나중에 아주 큰 실수한 것이라는...)
20여분 정도 지나면 계곡을 건널 수 있고 하산길에 잠시 세수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물이 좋더군요
분명히 좋은 길인데 길만 보고 갔음에도 너덜지대가 나와서 좀 의아하긴 했습니다!(남녀노소 다 갈 수 있는 코스에 이런 길이라니) 여기서 부터 알바를 시작한 셈이더군요! 그런데 계속 가다보면 리본이 나와요 ㅠㅠ
정말 이렇게 2시간여를 헤쳐 나가고 급경사를 네 발로 올라가고... 바위도 네 발로 ㅠㅠ 산 타면서 이렇게 많이 사족보행한 건 처음이었어요~ 5미터 정도 가다 숨 돌리고를 반복하면서~ 도저히 내려갈 엄두도 안 날 정도로 위험해서 일단 올라가보자란 마음으로 걷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헷갈리게 길이 없는 듯 하다가 또 리본이 나와요 이게 ㅠㅠ
언제 길이 나올지 모른 상태에서 7시는 넘어가는 시간에 먹구름이 차더군요(소나기도 잠깐식 내리고)
마침내 3시간여 만에 정상가는 길이 나오더라고요~ 공룡능선길 ㅠㅠ 길을 잘못 들어서 심하게 알바했구나 생각하니 허탈했습니다~
정상에 도착하자 드러누웠습니다. 이 더운 날씨에 땀은 비오듯 흘리면서 길 찾느라 물만 마시고 아무 것도 먹지도 않았거든요
산안개까지 껴서 추가 물 찾기도 어렵고 금방 어두워질 때라 박지를 어디로 할지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지금 상태로는 간월재끼지 가는 것도 무리여서 정상 근처에 텐트를 쳤습니다~ 남은 물은 1/3 뿐이고 캔맥주 작은 사이즈 하나로 내일까지 견뎌보자고 결정하고요 ㅎ
얼음에 맥주 넣어서 마신 첫 모금에 고생한 게 한번에 다 스쳐 지나가더군요 ㅎ
너무 지쳐서인지 샌드위치가 잘 안 들어갔지만 억지로 먹고 정리했습니다
늦은 밤, 산 밑으로 깔린 운해가 참 멋있더군요~ 이런 보답이 있어서 그래도 위안이 되었습니다^^
잠자려고 누워 있을 때 텐트 앞에 멧돼지가 지나가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실제 본적이 있던 기억 때문인지 텐트를 건드릴 까봐 걱정이 되어서 다시 오지 말라고 폰으로 노래를 좀 크게 틀고 있었어요~ 한동안 ㅎ (더 오지는 않아서 다행)
밤에 어찌나 강풍이 많이 불든지 잠을 거의 설쳤네요~ 4:40분 일어나서 정리하고 내려갈 준비를 합니다
해가 산안개에 가려져서 뿌옇습니다~ 특별히 그림도 안 나와서 바로 정상 등로 방향을 찾아서 내려갑니다
정상적으로 올라 왔다면 2시 방향의 아주 좋은 계단길로 왔겠더군요 ^^
정상에서 20분 거리에 약수터가 있더라고요~ 바로 물 부터 벌컥 벌컥 ㅎ
이번 산행에서 배운 건 물은 충분히 미리 챙겨서 가고
길이 좀 이상하다 싶을 때 지도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
다음부터는 꼭 실천하려고요~^^
감사합니다.
https://youtu.be/Jfh--D3_qmM
첫댓글 수고했습니다.
네. 감사해여
신불릿지 가는쪽으로 올라가셧네요..... 요즘은 그쪽에 로프로 난간을 만들어놔서 알바할 일은 없을건데 재밋는 산행 하셧네요~~~~
아 그쪽이 신불릿지군요 ㅎㅎ 길 찾느라 ㅎ 고생 고생을 ㅎㅎ 다음에는 잘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ㅎ
유월말에 건암사 출발- 신불산 정상 - 간월재로 갔다왔습니다
그때 그쪽길 다녔던 친구와 함께여서 이야기 들은바 있었는데
수고가 많았겠습니다
그날도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처럼 운무가 가득해 조망은 꽝이었답니다 ㅜㅜㅜ
ㅋㅋㅋ 그러셨군요. 올라가면서도 도저히 다시 내려갈 엄두가 안 나던 험로던데요 ㅎ
첫 전망대에서 우측으로 길이 나있던데. 거기로 가시것 같아요. 좌축이 길인데. 암튼 고생하셨어요ㅠㅠ
아마 그랬던 것 같아요. 리본만 보고 산 방향으로 가다가 빠져 버려서 고생을 ㅎㅎㅎ
재밌는 산행기 잘봤습니다
ㅎㅎ 고생하셨습니다
네 ㅎ 감사합니다
너덜지대길 해질녘에는 길로 보입니다.
그곳을 그냥 지나쳐 가야 합니다.
야간 산행시 그곳에서 너덜지대로 가시면
신불산 공룡능선으로 향한 답니다^^
초행길 수고 하셨읍니다 ㅋ
아 ㅎ 아크님 잘 아시는군요~ 정말 오후 늦게 산행 시작해서 리본만 보고는 좋은 길로 생각하고 가다가 너덜바위랑 경사 나오면서 ㅠㅠ 많이 배운 계기였어요 ^^
맘튼 머찜 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신불산의 공룡능선 조금 빡센 코스 인데
산행에 알바가 없으면 그것도 재미가 없지요.
네 그것도 맞는 것 같아요. 힘든 만큼 더 기억에 남네여 ㅎ 감사합니다
신불릿지 참 재밌는 코스지요~저도 건암사에서 신불산으로 박 가는 거 좋아합니다.
허자연향님도 고수시군요 ㅎ 그 코스로 가셔서 박까지 하실 정도면 ㅎ 존경합니다 ^^
건암사에서 그쪽으로 가는분 처음 봤네요 ㅋㅋ
일부러 알바 하기도 힘들낀데 ㅋㅋ
살아와서 다행입니다.
네 아시는 분들께서는 다 그 말씀을 ㅎㅎㅎ 근데 막상 가다보니 그 길로 가고 있더군요 ㅎ 인지했을 땐 도저히 다시 못 내려갈 경사와 험로 ㅎㅎ
아 그쪽 길이 공룡으로도 가지는군요.. 아직 미지의 코스라 단독으로 엄두를 못내고 있는 상황인데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단독으로 가신다면 적극 말리겠습니다 ㅎ 위험하더라고요
남기신 후기가 신불릿지 계획하신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거예요 더운 여름날 수고하섰습니다
아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