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1위 공급사 TSMC는 5월 10일 월요일에 2021년 4월 매출을 발표했다. 4월 매출은 1,113억 대만 달러(US$ 40억 달러)로 전월 대비 13.8% 감소했다. 4월에 청명절 및 어린이날 휴일로 영업일수가 3월 대비 상대적 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영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4월 매출은 2021년 월별 매출 중에 2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월별 매출이 최저 수준을 기록한 시기는 춘절 연휴로 영업일수가 평소보다 7일 부족했던 지난 2월(1,065억 대만 달러)이다.
영업일수의 감소와 더불어 스마트폰향 반도체의 계절적 비수기도 전월 대비 매출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매년 4월에는 TSMC의 입장에서 주요 스마트폰 고객사의 비수기로, 이와 같은 흐름이 반복된다. 지난 2년 동안의 4월 매출을 살펴보면, 2020년 4월 매출은 전월 대비 -15.4%를 기록했고, 2019년 4월 매출은 전월 대비 -6.3%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시기는 더운 여름에 해당되는 7월 혹은 8월이다. 애플향 Application Processor 신제품의 출하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TSMC의 2021년 매출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20% 성장하는 것이다. US 달러 기준으로 제시된 가이던스이고 대만 달러가 2020년 4분기부터 US 달러 대비 강세인 점을 고려하면, 대만 달러 기준으로는 20%의 매출 증가율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1~4월 누적 매출이 4,747억 대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다는 것은 TMSC가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달성할 가시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역 분쟁이 한창이던 2019년과 코로나 발발과 화웨이 제재조치에 따른 불확실성이 컸던 2020년에 TSMC가 매출 가이던스를 거의 틀림없이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TSMC의 2021년매출 가이던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선단 공정 증설의 영향을 받아 하반기로 갈수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TSMC의 매출이 2021년에 상저하고 흐름인 것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매출도 상저하고 흐름으로 예상된다. 상저하고 흐름 속에 양사의 공통점은 여러가지로 확인할 수 있다. [1] 상반기가 하반기 대비 전통적으로 비수기라는 점, [2] 상반기에 2월 미국 오스틴 한파와 4월 대만 남부과학산업단지 정전이 각각 삼성전자와 TSMC의 상반기 매출의 증가를 평소보다 더욱 제한한다는 점, [3] 하반기부터는 7nm 이하 선단 공정 증설분이 매출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삼성전 자의 경우에는 2021년 3분기부터 평택 2기 1층의 비메모리 파운드리에서 양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파운드리 사업부의 증설 규모는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10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TSMC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파운드리 사업을 계획대로 전개하고 있지만 최근 주가는 부진하다. TSMC의 경우 ADR의 주가 수익률을 살펴보면 2021년 2월 중순을 정점으로 주가가 하락해 최근 1개월 동안 -2.5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S&P 500 지수는 +3.74%를 기록했다. TSMC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이유는 TSMC의 실적 지표가 무난하더라도 경기 민감 업종의 지표가 더욱 견조하기 때문에 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월 대만 품목별 수출의 경우 반도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Parts of Electronic Product는 +34.0% Y/Y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양호한 증가율처럼 보이지만, 경기 민감 업종에 해당되는 Base Metals and Articles of Base Metal(+40.7% Y/Y) 및 Plastics & Rubber and Articles Thereof(+52.5% Y/Y)의 증가율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주가가 답답한 국면을 벗어나려면 상반기 대비 매출 증가 흐름이 본격화되는 하반기(3, 4분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