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4일
49세의 일기로
돌아가신지 27년만에
아버지를 군경합동안장식으로
대전국립현충원에 모셨다
항상 어머니가 말하시기를
성격이 불같더니
유언 한마디 없이
자식들 한명 임종을 지켜보지 못한채
가는길도 그리 가셨다 말씀하셨지요
우리 5형제는
아버지가 직업군인으로
늘상 임지로 옮겨다니셨기때문에
어린시절부터
친가와 외가에서 살았답니다
귀신도 잡는다는 빨간마후라의
해병1기셨던것을 뿌듯해 하시며
기분이 좋으실땐
6.25전쟁때 맥아더원수랑
인천상륙작전도 함께
치뤘던 얘기. 작전때 공을 세워
훈장을 타신 얘기들도 들려 주시곤 하셨지요
군생활 하시면서 받은 훈장을
어린시절 아래 남동생이
엿장수한테 주고 엿을 바꿔버린
웃지못할 사건 때문에
우린 커서도 그 훈장의 가치가 어떤것이며
또 어떠한 예후를 받는지도 모른채....
지나간 얘기로
장인어른의 얼굴도 모르고 결혼한
나의 옆지기(청지기)에게
아버지가 그리울땐 책상서랍에 많이
들어 있었던 여러가지의
훈장 얘기와 없어져버린 사건들에
대해서 얘기하곤 했었지요
청지기 흘러간 얘기로
듣지 않고 마음에 담아 두었든지
어느날 부터인가
자꾸 나에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주민번호며 호적 군생활에 관한것들을
묻기 시작하더라구요
워낙 오랜된 일들이고
또 함께 살지 않했기 때문에
모르는것은 엄마에게 물어가며
알려주었는데...
나름데로 해병대 해군본부 국방부 보훈처등
관계기관에 질의서 보내고 회신받고
법령집 들춰가며 오랜시간에 걸쳐 알아보고
복사본 훈장과 증서까지 만들어 가지고 와서
아버님을 현충원으로 모실수 있게 되었고
나중에 장모님도 원하신다면 합장도 가능하다며
장모님께 드리는 선물이라고 말하더라구요
사실 어머님이 갑자기
아버지 떠나 보내시고 심장질환으로
계속 치료를 받으시다가
약으로 치료가 어려워 수술을 하셨는데
수술 당시 절개한 횡경막 뼈가 지혈이 안돼서
하루에 세시간 간격으로
두번의 수술의 받고 나오시면서
치매는 아닌것 같은데 기억력이 흐려지셔서
자식들 집도 못찾아 다니시고
어려운 상황에 계셨거든요
오랜시간이 지난뒤라서
묘를 다시 개장해서 유골 수습하고
화장하고 현충원에 임시 봉안했다가
다시 안장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지만
여러명이 함께하는 합동 안장식에서
어떤 유가족이 하신 말씀이
오래도록 여운에 남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부귀와 권세를 가지고도
들어올수 없는곳이라구요
이런곳에 아버지를 안장할수
있게 힘써준 청지기에게
그동안 아무말도 할수 없었지만
이 지면을 빌어 고맙고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 아래의 사진들은 그날 조카넘이 디카에 담은 사진들입니다
1. 현충원에서 합동안장식 끝내고 묘역으로 유골함을 안고 가는 행렬들
2. 유가족 대표로 앉아 있는 안경낀 두사람 오라버니와 청지기
3. 아버님의 유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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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가족 이야기
아버님!! 돌아가신지 27년만에 현충원에 모시다
飛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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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23 18:47
댓글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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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봤네요. 청지기님이 정말 장한 일을 하셨네요. 딸만 가진 제가 기운이 좀 납니다.ㅎㅎ 그리고 청지기에서 특진 시켜드려야 하는 것 아니예요?
뮈토스님 딸들이 많아야 말년에 비행기 탄답니다 청지기에서 승진이면 어떤 계급장을 청지기에서 승진 소망하는 일들이죠
나도 이제야 자세히 읽었네요..그렇게 훌륭한 아버님이셨는데...이제라도 제 자리 찾으셨으니 정말 다행이네요..비상님은 정말 좋은 남편을 만나셨네요..물론 시집에도 좋은 며느리이지만...요즘은 아들보다 딸입니다.
언니 어제는 시낭송 동영상 보구 사무실에서 큰소리로 웃지도 몬하고... 좋은 사위이긴 한거 같은데 좋은 며느리 될라면 아직도 산넘어 산인거 같애요
아버님과 어머님께 가장 큰 효도 하신 비상 언니와 청지기님... 장하십니다.
언니! 숙제를 마친거 같은 기분이겠어요. 남편이 그렇게 친정일에 신경 써 주면 굉장히 고맙고 사랑스럽고 이쁜데 왜들 그걸 모르는지.... 난 어제 혼자 삼막사 가서 백중제사지내고 왔어요. 2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하며...
너무 늦게 본건가요? 얼굴도 모르는 장인어른에 대한 애정어린 청지기님의 사랑이 너무 감동적이야... 비상언니 !!!늦었지만 집을 찾아가신 아버님도 이젠 편안하실거구... 어머님도 무지 좋아하셨을거구... 내 가슴이 뭉클했어..
늦게보았습니다. 장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