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만 해도 신도시(택지지구)는 대표적인 인기 주거지였다.
분당신도시, 일산신도시 등 공공기관이 주도권을 쥐고 계획적으로 조성하는 대규모 주거지는 높은 청약 경쟁률은 물론 비싼 가격에도 잘 팔렸다.
계획단계부터 인구밀도, 교통여건, 녹지율 등을 체계적으로 따져서 만든 주거지라 쾌적하게 조성된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착 가라앉았던 택지지구 주택시장이 요즘 꿈틀거린다. 집 사길 꺼리던 주택 수요자들이 내 집 장만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눈여겨보는 곳이 택지지구인 것이다.
요즘 조금씩 기운을 차리고 있는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를 살펴본다.
경기도 김포시 한강신도시. 정부가 한국의 베니스를 꿈꾸며 야심차게 계획한 수로도시다.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서울 접근성이 가장 좋은 신도시로 꼽힌다. 그만큼 가깝다는 얘기다. 분당신도시나 판교신도시가 뛰어난 서울 접근성으로 큰 인기를 끈 반면 한강신도시를 대하는 주택 수요자의 반응은 시큰둥이었다.
서울로 출ㆍ퇴근하기에는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도 도로 사정도 좋지 않았다. 여기에 대규모 택지지구인 한강신도시가 조성되면서 1만 여 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가 쏟아졌다. 그것도 국내 부동산 경기가 금융위기 타격으로 휘청이던 2008년부터 말이다.
김포 한강신도시, '한국의 베니스' 될까
분양이 잘 될리 없었고 한강신도시는 수로도시라는 매력을 발산하기도 전에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다. 분양권보다 싼 매물이 나왔고 건설업체는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
그런데 요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우선 미분양이 줄어들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김포시 미분양 아파트(1월 말 기준)는 3247가구로, 지난해 8월(4062가구) 이후 6개월새 25% 줄었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은 미분양이 거의 팔렸다.
분양권에 웃돈도 붙었다. 반도유보라 2차 59㎡(이하 전용면적)는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비싸게 거래된다. 롯데캐슬, 래미안 2차도 1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었다. 2009년 이후 최근까지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에 허덕였던 KCC스위첸 59㎡형은 분양가보다 500만원 비싼 2억3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한강신도시가 기운을 차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전셋값 급등이다. 서울에서 전세를 살던 세입자들이 오른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자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서울 양천구에서 입주 10년된 59㎡형 아파트 전세를 얻으려면 2억5000만원은 있어야 한다. 한강신도시에선 같은 크기의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 전경.
서울 전셋값에 새 아파트 장만
미분양 걱정에 건설업체들이 다양한 분양혜택을 내놓으면서 자금 부담이 줄어든 것도 이유다. e편한세상 84㎡형은 잔금 유예,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의 혜택이 있어 9000만원만 있으면 별 다른 자금 부담 없이 입주할 수 있다. 중대형은 가격 할인 혜택이 있다.
한라비발디 105㎡형은 최초 분양가보다 7000만원 싼 3억4200만~3억5200만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e편한세상 123㎡형도 가격을 6000만원 정도 낮춰 4억2000만원선이다. 장기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자금 부담이 확 줄면서 신혼부부 등 젊은 수요도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교통여건이 좋아진 것도 이유다. 2009년 김포한강로가 개통하면서 서울까지 이동시간이 확 줄었고 한강신도시에서 합정~홍대~신촌~서울역을 운행하는 광역급행버스(M버스)가 있다.
최근 한강신도시~반포~논현~양재를 오가는 M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 이들 버스를 이용하면 서울역은 30분대, 강남은 4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김포도시철도가 착공하면서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있다. 김포도시철도는 한강신도시에서 김포시청, 풍무지구, 고촌지구, 김포공항역을 잇는 경전철이다.
총 9개역이 들어서며 2018년 11월 개통한다. 이 노선이 개통하면 김포공항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다. 무엇보다 서울지하철 5호선과 9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어 강남까지 1시간 안에 이동할수 있게 된다.
여기에 각급 학교가 문을 열면서 교육여건이 좋아졌다.
경기 침체에 주춤했던 개발이 속속 진행된 영향도 있다. 최근 신도시 특화 사업인 아트빌리지 조성 사업이 본격적인 개발 물살을 탔다.
아트빌리지는 운양동 일대 7만8650㎡에 ‘예술을 담는 마을’을 주제로 문화예술 전시와 체험을 위한 아트하우스 13개 동, 예술가의 작품 활동이 이뤄질 오픈스튜디오 5개 동, 교육ㆍ공연 공간인 아트센터와 야외 공연장 등으로 이뤄진다.
최근 설계공모가 이뤄졌고 10월까지 밑그림(기본설계ㆍ실시설계)와 각종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2016년 6월게 완공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자연스레 유입인구가 늘어나고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게 된다”고 말했다.
교통ㆍ생활편의성 좋아져
분위기가 조금씩 살아나자 건설업체도 신규 분양에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단지는 한강 센트럴 자이다. GS건설이 장기동에 짓는 4079가구(70~100㎡) 미니신도시급 대단지다. 다음달 초 1차 3481가구를 먼저 분양한다. 분양물량의 97%가 중소형이다.
행정구역상 한강신도시에 속하지는 않지만 맞닿아 있어 사실상 같은 생활권이다. 주변에 수변 스트리트상가인 라베니체, 학원ㆍ병원ㆍ금융시설 등이 있다.
단지 남쪽에는 산이 있어 녹지가 넉넉한 편이다. 김포한강로를 이용하기 편하고 김포도시철도 장기역(가칭)이 가까워 수혜가 기대된다.
단지 안에 어린이집ㆍ유치원ㆍ초등학교가 있어 어린 자녀들이 통학하기 좋다. 단지 안에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소형 캠핑 데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 5월 초 분양하는 김포 한강센트럴자이는 4000가구가 넘는 미니신도시급 대단지다.
대우건설이 5월 분양하는 한강신도시2차 푸르지오 242가구(67~84㎡)도 있다. 길 건너편에 청수초, 김포제일고 등이 있어 통학하기 괜찮다.
시세차익보다 실거주 목적 매입 고려해야
냉기가 가시고 있지만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신규 분양단지에 청약할 때는 주변 시세와 철저히 비교해야 한다.
분양가 할인 등 분양 혜택이 많은 단지가 적지 않아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자금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따져봐야 한다.
빈 땅이 많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한강신도시 내 매각 대상 부지의 40% 정도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서울 전셋값 수준에 주거여건이 좋은 새 아파트에서 산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댓글 잘보았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정보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