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연합관(위) 및 일본산업관(아래) 사진)
상하이 엑스포의 푸시 구역에는 기업관이 있다. 이곳 기업관에는 중국의 대표 기업들이 나름 훌륭한 전시내용으로 관람객의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구역에는 특이하게도 한국의 기업연합관과 일본의 일본산업관이 외국인 기업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예상참가인원 7,000만명의 대규모 행사인점을 감안하면 한국과 일본의 선택은 타당성이 있어 보이는데,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이 될 중국을 생각해 보면 이보다 더 좋은 홍보효과가 없을 듯하다.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큰 기대를 가지고 한국기업연합관과 일본산업관을 둘러 보았다. 한국기업관은 삼성,현대,LG,포스코 등등 한국의 대표적인 대기업 10개가 공동으로 참가하여 마련한 기업관이다. 유려한 외관과 1층을 개방형 공간으로 만든 점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정작 본 전시관의 내용은 기억에 남는 게 없다.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정확하게 잡히지가 않는다. LCD를 이용한 대형화면이 있다는 것과 화면을 터치하면 새로운 내용이 나온다는 점이 거의 전부일 정도로 새로운 기술이나 상품을 선보이려고 하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10개의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모여서 그런한가? 하나의 기업만의 독자적인 행사였으면 달라졌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지만 어떤 정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한국기업연합관을 나와 일본산업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지리적인 이유로 또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 제일 먼저 비교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우리가 16강에 선착한 이후 가장 궁금했던 점이 일본의 16강 진출여부였다. 이처럼 일본은 늘 우리의 비교대상이자 영원한 라이벌일 수 밖에 없다.
한국기업연합관은 줄을 서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었지만 일본산업관은 일단 긴 줄을 서야 했다. 약 1시간 정도 기다리고 나서야 입장할 수 있었는데(참고로9월 현재 일본산업관은 보통 3, 4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한다) 줄의 차이가 전부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왜 이런 줄의 차이가 생겼을까? 궁금했다. 무엇이 중국인들로 하여금 일본산업관으로 몰리게 하는지 궁금했다.
1시간 정도 줄을 서서 입장한 후에야 알게 되었지만, 일본산업관은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중소기업들의 연합관이 일본산업관이었다. 매 중소기업은 자기들에 주어진 공간을 100% 활용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한국관은 10개의 대기업이 참여했지만 사실 어느 기업이 참여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에 반해 일본의 각 중소기업은 자신들의 대표적인 상품과 그를 뒷받침하는 선진기술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매 기업마다 독자적이며 제한된 공간을 활용해 관객들의 집중력을 이끌어 낸 점도 성공적이었다. 테루모의 인공심장, INAX의 황금변기, 키코만의 간장 등등 각 기업마다 특색이 있으면서도 선진기술이 담겨있는 상품과 이를 뒷받침하는 영상물을 만날 수 있었다. 참관이 끝나면 자세한 안내 팜플렛과 제품 샘플이 담긴 가방도 선물로 준다. 제품 샘플에는 키코만 간장과 오츠카의 과자 샘플도 들어 있어 직접 제품의 맛을 체험해 볼 수 있게 했다. 난 아직도 키코만 간장맛을 잊을 수 없다.
일본은 도쿄, 오사카, 아이치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엑스포 선진국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세계적인 대기업이 참가한 한국기업연합관의 초라한 전시 내용은 필자의 마음을 무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감동도 없고, 전시 내용도 없고, 심하게 얘기하면 겉만 번지르한 한국기업연합관, 타산지석으로 삼기 위해서도 상하이엑스포를 관람하는 한국인이면 반드시 들러 보자.
2012년 여수박람회에서는 이를 계기로 주최국의 자부심을 세워주기를 기대해 본다.
올레 상하이 저자
첫댓글 음 제 생각은요. 윗분과 전적으로 동감. 줄 서는 이유는 강제동선에 의한 그들만의 내용을 전달하려는 의도이고 일단 들어가면 나오지도 못하고 1시간동안 이동해야 볼 수 있습니다. 스타일이 완전다르죠. 기업관은 자유동선이구요 그리고 일본은 전시내용은 회사와 상관없는 미디어 작가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새로운 시도입니다. 그들도 결과적으로 반신반의 하는 내용이구요. 일단 첫발인 한국관이 아닌 한국기업연합관에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일본 너무 의식안하시는것이.. 다만 아시운건 저들은 3년을 준비했고 우리는 200일을 준비했다는 것인데 완패라는 표현은 좀... 여수는 상하이 엑스포와 비교하면 정말 정말 정말 작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