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따질 때는...
새해가 되니 나이 한 살 더 먹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양력 1월 1일이 되거나 음력 1월 1일이 된다고 하여 한 살 더 먹는 일은 없다.
자기 생일이 돼야 한 살 더 먹는다.
이따금 年歲를 묻는 사람들이 있다.
모르고 묻고, 모르고들 답한다. 몰라도 아는 척하는 게 인간이다. 인간은 거짓말과 본능과 욕망 사이에서 헤매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죽는 동물이다.
연세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따질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죽을 때까지 연세의 뜻을 모르고 죽는 사람이 99.9999%(아는 사람이 백만 명 중 1명이라고 관대하게 계산)다.
年은 땅에서 헤아리는 나이다.
歲는 하늘에서 헤아리는 나이다.
年은 가을걷이가 기준이다. 가을걷이를 몇 번 했느냐가 그 사람의 나이다. 소 이빨로 나이 따지는 것처럼 옛날에는 가을걷이를 몇 번 했느냐가 중요한 기준이었다. 더구나 공구 공자 때만 해도 춘하추동이 없고, 봄과 가을을 가리키는 춘추만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가을걷이를 해야 한 해가 마감되는 것이다.
歲는 가장 헷갈리는 기준이다. 30세다, 50세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어원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북극성을 중심으로 한 천구(天球)에는 모두 12차(次)의 하늘시계가 있는데, 기준이 되는 목성이 해마다 한 차씩 이동한다. 그래서 제사 지낼 때 유세차라고 하면서 천상열차를 따졌다. 하늘이 가장 정확한 천문시계라는 걸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즉 천구 12차 중 몇 차나 지났는지 따지는 게 歲다.
(내가 개발한 바이오코드에서 歲는 G코드라 하고, 年은 S코드라고 한다)
* 연세 중 세는 천문 나이를 가리킨다.
* 바이오코드(Bioclock)에는 두 가지 기본 요소가 있다. 하늘을 12차로 나눈 것을 각각 G코드로 삼고, 태양 공전 궤도를 황도 기준으로 12절기로 나눈 것을 각각 S코드로 삼는다.